내 친구의 집 사계절 중학년문고 36
우미옥 지음, 차상미 그림 / 사계절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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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친구의 집'은 아주 소박하지만 예쁘고 빛나는 마음이 담긴 단편동화다. 한때는 가졌지만 지금은 잃어버린 어른들에게 추억을 환기시키기도 하고 어린 독자들에게는 '나도 그런데' 하며 공감을 가질 수 있는 동화다. 모든 걸 다 가지고 있어서 부럽기만 한 친구에게도 말못할 고민이 있다는 것도 알고 또 그 친구의 물건이 탐이나서 잠깐 실수하고 잘못을 인정한 후 돌려주는 '휴대폰 때문에'는 어린이기에 회복할 힘을 보여준다. 또 이해하고 괜찮다라고 말해주는 아이도 등장한다. 

 어른들은 아이에게 사정을 숨긴다하지만 직접 이야기 하지 않아도 부모님 사이를 눈치로 다 알고 있다. 비밀이라기엔 아이들도 이미 다 알고 있다. '멸치인어'에서는 오랫동안 보지 못한 아빠를 찾아나서는 아이가 등장한다. 멸치 인어를 바다로 데려준다는 설정이지만 주인공의 마음속에 있는 한걸음 더 성장할 시간을 보여준다. 

 '인형 장례식'은 나에게 소중한 애착 물건의 이별과정을 보여준다. 어른은 결코 이해하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그랬던 적이 있던 소중한 인형과의 이별을 장례식이라는 특별한 이벤트로 장식하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 마음이 예쁘다. 이 동화에 나오는 다섯 아이 모두 가까이 귀 기울여 이야기 듣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이 아이들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이 독자들에게도 분명 전달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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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털한 아롱이 그림책이 참 좋아 72
문명예 지음 / 책읽는곰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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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털한' 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서 아롱이의 성격이 털털한 줄 알았는데 진짜로 털털털털털- 털이 많은 아롱이었다. 면지에서 가을 끝무렵 덜덜 떨고 있는 새들의 추위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반려견이 있는 집은 잘 알겠지만 털은 어마무시하다. 특히 털갈이를 하는 시즌이 되면 털과의 전쟁이다. 눈 똥그란 아롱이의 소개는 '털'이야기로 시작한다. "아롱이는 털이 엄청 많고, 또 엄청 빠져" 털집이 되자 새들도 찾아오고 토끼, 코끼리, 펭귄, 여우 곰 부터 털이 없는 뱀까지 다들 몰려온다. 그들은 아롱이를 왕으로 추대하고 기쁜 나머지 털들을 더 뿌리게 되어서 모두 털춤을 추는 신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이런 기쁨의 시간도 잠시... 그렇게 뿌려졌던 털들은 엄마의 무지막지한 청소에 끝나버지고 엎드려서 상상하던 아이도 아롱이도 무참히 당하고 만다. 

 그야말로 상상의 나래를 실컷 펼치면서 한판 깔깔깔 웃을 수 있는 유쾌한 그림책이다. 털로 인해 스트레스가 아니라 털로 인해 재미를 느끼는 건 역시 어린이의 상상 주머니밖에 없다. 그 상상 주머니를 두드려주는 문명애 작가님께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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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나무자람새 그림책 1
다비드 칼리 지음, 모니카 바렌고 그림, 엄혜숙 옮김 / 나무말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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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쓰는 반려견 이야기일까? 아니다, 반려견이 쓰는 작가의 이야기다.

다비드칼리와 모니카 바렌고가 만나 한편의 아름다운 관계를 선물하는 그림책이다.

앞면지로 부터 시작된 이들의 이야기는 뒷면지를 지나 뒷표지까지 보아야 비로소 막을 내린다.

매일 아침 시작을 글쓰기 (반려견의 말에 의하면 탁탁이)로 시작해서 먹는 것도 잊고 평생 혼자 살아야 할지 모르는 걱정 덩어리 주인을 곁에서 오히려 엄마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는 사랑스러운 아이.

이 아이의 매력적인 눈에 계속 눈이가고 표정의 변화에 읽는 내 표정도 같이 변하게 된다.

햇살 가득 머금은 따스한 색감과 섬세한 터치가 고스란히 보이는 그림과 글은 한편의 짧은 영화를 본 것 처럼 여운이 남는다.

너무나 사랑하는 사이는 사람과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아니라는거

지금 함께 살고 있는 독자라면

어쩌면 조건 없이 모든 것을 내어주는 이들의 사랑에 가슴이 지릿해 지는 느낌을 느낄 것이다.

말하지 않아도

침묵 속에 더 큰 것이 담겨있다.

'너는 내 이야기에서 가장 아름다운 페이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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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견 오드리 추리는 코끝에서부터 사계절 중학년문고 35
정은숙 지음, 이주희 그림 / 사계절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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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은숙 작가님은 '사건 추리'소설을 어린이 청소년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게 잘 쓰시는 분이시다. 어른인 독자도 이렇게 푹 빠지게 쓰시니 책을 권하면 아이들 역시 "선생님, 너무 재밌어요!" 이 이야기가 나온다.

전작 '용기 없는 일주일'은 인물 마다 피해자와의 관계를 읽어내며 추리했고 '댕기머리 탐정 김영서'는 역사 속에서 사건을 해결하는 영서를 중심으로 나타냈다면 이번 '오드리'는 사람보다 관찰력 뛰어나고 마음 따뜻한 명견을 중심으로 사건을 해결한다.

오드리가 가진 캐릭터는 3가지 사건에 더 빠져들게 한다. 표지에서 부터 똘똘함이 뭍어 나오는 오드리! 자신의 이름도 자기 마음에 드는 이름으로 가지기 위해 표현을 하고, 스쳐지나가는 사람의 냄새와 생김새를 통해 사건의 단서를 찾기도 한다. 또 오드리에게는 준이라는 떠돌이개 친구가 있어서 사건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거기다 주인 범이 어깨넘어로 한글도 깨우쳤으니! 오드리에게 빠져들 수 밖에- 이처럼 작품 전체에서 '오드리'가 주는 강렬한 인상은 이 작품을 더 사랑받게 하는 요인이 된다.

작품은 '추리 동화'라는 사건과 범인을 찾는 구조 속에서도 소외된 이웃이나 우리 사회의 문제를 비추고 있다. 형편이 어려운 명현이 이야기를 통해서도 게임기를 훔쳐간 사건 뒤에 명현이의 가질 수 없는 형편이 느껴진다. (물론 훔친 것이 정당화 되지는 않는다) '미안해'라는 쪽지와 함께 돌려주는 용기도 아이만이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 길고양이 학대 사건은 요즘 문제가 되는 실제 사건을 생각나게 한다. 어떤 이유로든 생명을 함부로 죽이고 괴롭히는 것은 나쁘다. 그런 이들이 작품 속에서 나마 명탐견과 소정이(캣맘)에게 응징을 당하니 속이 다 시원해진다.

뛰어난 후각을 가진 오드리가 앞으로도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게 사건을 해결해 주기를! 우리 사회에 진짜로 존재하는 명탐견 말고 명탐정 경찰, 검찰들도 오드리 처럼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고 약자들이 고통받지 않게 탕탕 해결해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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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집 그림책봄 13
다비드 칼리 지음, 세바스티앙 무랭 그림, 바람숲아이 옮김 / 봄개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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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환상의 콤비 '다비드 칼리'와 '세바스티앙 무랭'의 새로운 그림책, '나의 집'은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다. 그것도 이것 저곳 더 나은 곳을 향해서 방황했던 나같은 사람에게는 마음을 공감해 주는 작품이다. 앞표지에 모든것이 담겨있다. 가방을 메고 큰 스케치북을 든 한 남자. 이 남자는 저 멀리 바다에서 태어나 도시로 더 큰 도시로 , 무인도로, 세계 곳곳으로 다닌다. 왜냐하면 진짜 '나의 집'을 찾기 위해서다. 어느 한 곳도 오랫동안 '나의 집'이라 생각하고 지내지 못한다. 남자가 원하는 '나의 집'은 무엇을 의미할까? 

 나도 한때 여행자의 삶을 살았었다. 그것이 숙명이라 생각했다. 현재 내가 있는 이 자리는 잠시 견디는 곳이고 나의 진짜 집은 길 위에 있고 그 곳을 누비는 내가 진짜라 생각했다. 현실에 오랜 시간 살고 있는 나의 집은 나의 집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주인공처럼 어느곳도 '나의 집'이 될 수 없었다. 그것은 '집'의 문제가 아니라 내 마음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돌고돌고 돌아 맨 처음 벗어나고싶었던 바닷가 집으로 간다. 

"그래서 이곳이 진짜 나의 집일까?/ 글쎄, 그건 나도 모르지" 하며 저 멀리 가는 비행기를 바라보는 노란 사나이는 바로 내 모습이었다. 

 여기 지금 이곳이 제일 편안하고 아늑한 곳이 되기 위해서 나는 많은 곳을 다녔지만 아직 주인공처럼 현재 진행중이라는 슬픈 사실이다. 진짜 '나의 집'은 넓고 커다랗고 멋진 집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 편안하고 따뜻한 그런 곳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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