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열차 그림책이 참 좋아 74
고수진 지음 / 책읽는곰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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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움이 표지부터 끝까지 마구마구 나오는 그림책! 아기 빗방울 퐁당퐁들이 먹구름 열차에서 시작하여 다시 수증기가 되어 날아가는 여정을 표현하였다. 빗방울들이 살아 있다면? 어떤 과정으로 우리 곁에 와서 다시 하늘로 날아가는지 궁금해 본 적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런 상상의 세계를 그림책이라는 그릇에 소복히 잘 담은 예술작품이다. 

 먹구름 열차에 타고 있던 퐁당퐁이는 개성 넘치는 귀여운 아이들이다. 면지에 귀여운 똥머리 친구, 불꽃머리 친구, 양갈래머리 친구, 책머리 친구를 장면마다 찾는 재미가 있다. 아이와 함께 보면서 귀여운 이 퐁당퐁 친구들의 행동에 깔깔 웃을 수 있었다. 

 여운이 남고 생각이 많아지는 그림책도 좋지만 이렇게 눈으로 보는 즐거움이 있는 어린이 그림책도 좋다. "엄마 빗방울이 이렇게 내려와서 놀다가 하늘로 다시 가는거야?" 하면서 계속 반복해서 읽어달라고 한다. 

 글자를 모르는 아이지만 반복해서 읽어주니 혼자 다시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출판사에서 보내준 만들기 세트로 연극하면서 재창작 놀이를 하게 하는 작품이다. 

 마지막 뒷면지에 머리위에 새로 만난 친구가 달려 있는 걸 보며 다시 한번 폭소했다. 작가님은 장면 하나하나 아주 작은 부분까지 신경 써서 그리셨다. 세밀한 부분을 보기 좋아하는 독자들의 취향저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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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도시, 파리 빨간콩 그림책 10
에릭 바튀 지음, 김영신 옮김 / 빨간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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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에릭바튀'의 작품이라 망설임 없이 골랐다. 프랑스에서 나고 자란 작가의 작품 세계가 주변 환경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지 싶다. 자유롭고 낭만적인 예술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프랑스 작가 '에릭바튀'는 파리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자유롭고 낭만적인 예술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예술가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이다. 아마 주인공의 자유로운 발상과 색감은 에릭바튀 자신이 아닐까 싶다. 

  에릭바튀는 전작에서도 빨강을 주요 색으로 썼기에 빨강의 이미지가 강렬하게 온다. 어디에나 떠 있는 붉게 타오르는 태양이 파리를 비추고 있다. 이름만으로도 유명한 파리 곳곳의 명소가 작가의 손에서 새롭게 태어난다. 한편의 파리 여행 그림책으로도 손색이 없다. 

 빨강이 아닌 파랑의 태양을 그린 그림이 여러 사람의 손에서 손으로 옮겨지다 '루브르 박물관'까지 오게 된다. 

"왜 태양을 파랗게 그렸습니까?"

"답은 무척 간단해요. 난 그림을 그릴 때 무척 행복해요 

그래서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맘껏 그려요." 

마지막 장면 에펠탑 위에서 붉은 태양을 초록으로 칠하고 있는 예술가는 작가 바로 자신이다. 그림에서 '무엇은 어떠 해야 한다.' 라는 것이 없다. 모든 것이 가능하고 모든 것이 자유로운 작가와 파리가 무척 잘 어울리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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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속 친구
이자벨라 팔리아 지음, 파올로 프로이에티 그림, 김지연 옮김 / 이야기공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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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책은 자기가 처한 상황만큼 해석하고 보인다. '상자 속 친구' 그림책은 짧은 그림과 글 속에 내가 겪었던 많은 장면들과 사람들이 생각난다. 상자를 바라보는 입장과 상자 속 입장 모두 보고 듣고 겪어 보았지만 이렇게 따뜻하고 완벽한 결말을 기대해도 괜찮을까? 

 표지는 등장하는 모든 동물들이 한 곳을 응시하고 바라본다. 바로 구멍이 두 개 있는 네모 상자다.

그 상자를 바라보는 눈빛은 적대적이지 않다. 호기심에 바라보지만 완전 가까이 가 있지도 않고 공격하려고 하지 않는다. 적당한 거리에서 모두 상자를 바라본다. 

 그리고 등장 인물 모두 상자 속 친구에 대해 염려하고 걱정하고 기다려줄 줄 안다. 힘을 사용해 밖으로 꺼내려 하지 않고 함부로 뚜껑을 열지 않는다. 함부로 단정짓고 조언하거나 충고하지 않는다. 스스로 상자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유쾌하게 기다려 줄 뿐이다. 위험한 상황에서는 기꺼이 감싸주는 상자 밖 친구들.


 그림책에서 장을 넘길 때 마다 시간이 지나가니, 그렇게 상자 밖으로 나오기 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을거다. 그 오랜 시간 동안 묵묵히 기다려 준 상자 밖 친구들은 드디어 상자 속 친구를 만날 수 있다. 

 

 아무런 편견 없이 상자 속 친구를 기다려 줄 수 있을까?

어떤 이유가 있는지 작품 속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그저 추측할 뿐이다. 우리도 움츠려드는 아이들을 보면서 분명 이유가 있을 것으로 짐작한다. 너는 왜 그렇게 숨어 있냐고 얼른 나오라고 소리치게 되면 그 아이는 더 작아질 수 밖에 없다. 상자 밖 친구들처럼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신뢰를 쌓아야만 비로소 안심하고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다. 그런 친구가, 그런 선생님이 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저마다 사정이 있다. 억지로 손을 끌어 잡을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자리에 늘 내밀고 있을 수 있는 넉넉한 어른이고 싶다. 그렇게 온기가 느껴지면 그 아이도 내가 내민 손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상자 속 친구>는 글 서사와 그림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 동물들의 털 하나 하나 세밀하게 표현하고 색감도 너무나 따뜻한 그림이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상자 속 친구가 더 이상은 상처 받지 않고 베푸는 사랑을 기꺼이 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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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불 뿔 창비청소년시선 33
이장근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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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청소년 문학이 좋다. 쉬운 글이라 좋고 추억을 더듬을 수 있어서 좋다. 교사가 되고 나서는 6학년 아이들은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니라 청소년이라 생각하니 더더욱 청소년 문학과 가까이 하게 된다. 오래전에 창비 청소년 시집을 만난 후로는 도서관에서도 자주 손이간다. 아이들의 비밀 일기를 훔쳐 보는 기분과 함께 내가 오래 전에 썼던 눈물 젖은 그 일기가 떠오르기도 한다.

반 학생들에게 시요일 마다 시 읽어줄 때 창비 청소년 시집에서 골라 읽어주면 눈빛에서 공감 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불불 뿔>은 <칠판 볶음밥>으로 이미 익숙한 '이장근' 작가님의 청소년 시집이다. 어떻게 이렇게 아이들의 마음을 찰떡같이 알까 싶었는데 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모든 선생님이 아이들 마음을 잘 아는 건 아닌데 선생님께서는 특별히 더 아이들의 마음에 귀 기울이시는게 분명하다.

#가족안에서 꿈틀거리는 아이 엿보기

모든 어른들은 다 중학생 시절이 있었음에도 부모가 되면서 싹 잊어버린다. 그 시절 했던 고민과 방황들은 기억하지 못하고 '점수'로만 자기 자식들을 평가하기 시작한다. 왜 그럴까? 살아보면 공부 말고도 중요한게 많다는 걸 분명히 알텐데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 부모님의 자식들 마음이 시집에서 나타난다.

"세상의 모든 집은 감옥이야

집주인이 만든 규칙을 지켜야 하거든

그곳에서 나는 내가 아니야

내가 만든 규칙이 아니니까

나는 단지 누군가의 규칙을 따르는 존재일 뿐이야

착하다는 말은 집어치워

그건 자유를 버렸다는 거야"

- 고양이의 완벽한 이사 中-

편안해야 하는 집에서 아이는 숨이 막힌다. 그걸 어른의 글로 아이의 마음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 <비버가족>에서는 함께 살지만 각자의 집에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가족도 등장한다.

"가깝고도 먼 외딴집에서

우리는 각자 외롭다"

-비버가족 中-

#중학생은 중2병만 있냐고요?

농담으로 북한이 우리나라 중학생들이 무서워서 쳐들어오지 못한다는 말도 있다. 중2병이 걸리면 답도 없다고도 말한다. 그건 중학생들을 제대로 몰라서 하는말이다. <불불 뿔>의 중학생들은 더럽혀진 자연도 걱정하고, 동물권도 생각한다. 또 복학생에 대한 편견을 같은 편으로서 감싸주기도 한다. 진짜 원하는 꿈은 무엇인지 고민도 하고, 친구 문제에 마음도 아프다. 사랑 때문에 말 한마디도 수천번 고민하는 그런 아이들이다.

청소년들에게는 위로가 되고, 어른들에게는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시. 선생님이라면 학생들과 읽고 부모님이라면 한권 선물 해 준다면 멀어진 관계를 살짝 좁힐 수 있는 시도가 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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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우리 할머니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기억합니다
한성원 지음 / 소동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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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열기 전, 마음을 다 잡았다. 마음이 너무 아플까봐 읽다가 차마 다 못읽을까봐 망설였던 책이다. 이전에 읽었던 위안부에 관한 책들이 너무 사실적이라 (사실은 모든 것은 사실이지만) 고통스러웠던 감정이 아직도 있고, 학생들과 함께 읽었던 그림책도 서로가 울면서 읽었었기에 이 책을 앞에 둔 나의 심정은 비장했다. 

 <할머니, 우리 할머니>는 독자에게 '고통'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고통 속에서 살아남은 산 증인들에게 헌정하는 작품이었다. 책 속의 그림과 색감이 너무나 밝았고 할머니들을 곱고 곱게 표현 된 것에 감사했다. 이제 정말 우리 곁에 남아 계시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너무나 적다. 살아계시는 동안 정말로 이렇게 밖에 해드릴 수 없는지 묻고 싶다.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까, 얼마나 원망스러우셨을까. 역사가, 이 나라가 지금의 우리들이 말이다. 그러나 할머니들은 오히려 우리에게 괜찮다고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베풀어주신다. 그래서 우리는 죄인이다. 할머니들에게 사라진 그 시간을 돌려드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힘없는 국가가 한 개인에게 가해진 폭력을 어떻게 보상할 수 있을까. 어쩔 수 없다는 말로 너무나 큰 희생을 보고 있다. 

 기억해야 한다. 기억해내야만 한다. 남겨진 우리들은 할머니들의 상처를 이렇게 책으로 기억하고 읽어내려야 한다. 연약한 한 소녀가 인권 운동가가 되었고 역사의 증인이 되기 위해서 얼마나 큰 용기를 가지고 세상앞에 섰는지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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