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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이불 ㅣ 사계절 그림책
재희 지음 / 사계절 / 2021년 7월
평점 :
무더운 여름 딱 어울리는 시원한 그림책
당장이라도 마스크를 벗고 그림책 속의 시원한 물 속으로 첨벙 뛰어들고 싶다.
노란 수영모자를 쓴 주인공을 바라보는 독자의 시선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볼 수 있게 되어있다. 소년이 쓴 물안경에 비치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는 뜻이다. 파아란 물속에 일렁이는 바닥 타일을 보며 함께 수영하는 기분이 든다. 물결에 닿는 손 발 주변으로 튀어오르는 물의 양이 얼마나 많은지, 소년이 얼마나 큰 동작으로 앞으로 향하고 있는지를 정지된 화면 속에서도 느낄 수 있다.
'나는 수영이 좋아요'
자유형, 평형, 접형, 배형 영법을 보는 재미도 있다. 수영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보면서 몸이 움직 거릴지도 모른다. 허공에 팔을 한번 저어볼 지도 모른다.
그림책은 분명 멈춰있다. 하지만 <수영이불>에서는 시원한 촉감, 참방거리는 청각, 파아란 물결을 보는 시각, 나아가 수영장 냄새까지 느껴진다. 감각을 깨우는 그림책이다.
수영은 여럿이 함께 하고 있지만 혼자만 하는 운동이다. 주변의 빨강 검정 모자들이 보이지만 노란모자 소년은 그들을 모두 배경처럼 느끼고 혼자만의 시원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당장이라도 첨벙 수영이불 속으로 들어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 슬프니 오늘밤 욕조에라도 물을 받아놓고 들어가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