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목욕 기린과 달팽이
리사 비기 지음, 팔로마 코랄 그림, 문주선 옮김 / 창비교육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른들에게 목욕 시간은 당연히 매일 하는 일상의 습관 같은거라면, 아이들에게 목욕시간은 놀이시간이고 또 상상의 시간이다. 나의 기억 속에는 이미 희미해졌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발견하게 되는 상상의 세계! 우리 아이는 욕조에 인형친구들을 데리고 가서 한시간 쯤은 거뜬하게 논다. 몰래 들어보면 이야기도 나누고 모험도 떠나고 물 속에서 펼쳐지는 어떤 상상의 세계가 있는 것 같다. 그런 시절이 오래 되지 않기 때문에 마음껏 이 시기를 즐겼으면 한다. 

 <두근두근 목욕>은 이런 아이들의 특성을 그림으로 잘 표현한 작품이다. 목욕을 하는 동안 주인공은 한 판 신나는 상상의 놀이를 한다. 목욕탕에 있는 목욕 용품들이 아이의 세계에서는 더 이상 평범한 목욕용품이 아니다. 

 그림책 구성을 보면 왼쪽은 현실 세계, 오른쪽은 아이의 상상의 세계를 보여준다. 목욕호스는 소방관의 호스로 변하고 목욕 스펀지의 거품은 세차장 안에서 바라보는 차 밖의 거품을, 함께 목욕하는 엄마의 무릎은 보물섬이 된다. 

 '두근두근'거리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멋진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곧 사라져요 - 2023 ARKO 문학나눔 노란상상 그림책 85
이예숙 지음 / 노란상상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 바닷가에 아이와 함께 간 적이 있다. 간이 해수욕장이라서 관리가 잘 안되어 있었고 전 날 주말에 다녀간 사람들이 쓰레기를 그대로 두고 가서 보기 흉했다. 100리터 쓰레기 봉지를 두 장 사서 아이와 함께 버려진 쓰레기를 주웠다. 대부분이 플라스틱이었고 그대로 바다로 흘러 들어 간 것들은 얕은 곳 밖에 줍지 못했다. 

 이예숙 작가님의 '우리 곧 사라져요' 그림책은 그런 사람들로 인해 사라져 가는 바다 동물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미안해서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의 일들이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환경에 대한 엄청난 책임감이 결여된 채로 후손들에게는 망가진 지구를 물려주고 있다. 환경을 더럽히고 동식물의 생명은 중시하지 않은 우리는 그대로 죄값을 받을 것만 같다. 

 독자가 보고 있는 <우리 곧 사라져요>를 그림책 속 아이가 보고 있고, 또 이후에 그 아이가 그려진 책을 외계생명체가 보고 있다. 그림책은 우리에게 무거운 메시지를 전달한다. 

 나는 아이에게 국어 수학과 함께 환경을 지키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몸에 배여있지 않으면 실천하기 어려운 작은 습관들을 아주 어릴적 부터 중요하게 가르쳐야 한다. 학생들과도 <우리 곧 사라져요>를 읽고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 나누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열두 살 장래 희망
박성우 지음, 홍그림 그림 / 창비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진로 탐색을 해야 할 초등학생들에게 주는 선물 같은 책이 나타났다. <열두 살 장래 희망>은 장래 희망을 '직업'이 아닌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참 다행이다. 선생님들이 알고 있는 직업은 너무나 한정되어 있고, 학생들에게 알려주는 어른들도 거의 대부분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교실에서 '직업'에 대한 희망을 조사하면 반 아이들 수에 비해 턱없이 종류가 적다. 

 언젠가부터 반 학생들에게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묻지 않는다. 너무나 흔한 질문인 장래희망도 묻지 않는다. 대신에 박성우 선생님이 쓰신 이 책의 철학처럼 '넌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니?' 이 질문을 한다.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무엇을 할 때 가슴이 두근거리는지 그걸 찾아가는 것을 도와주면 어떨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매번 바뀔 수 있다. 하지만 꽤 괜찮은 어른이 되기 위해 계속 답을 찾아가는 건 청소년기에 필요하다. 

  <열두 살 장래희망>도 '잘 웃는 사람',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 '솔직한 사람', '귀 기울이는 사람' 등 33가지의 어떤 사람을 소개한다. 그리고 그렇게 살았을 때 훗날의 내가 지금의 나와 관계를 맺는 구성으로 되어있다. '~한 사람'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 그리고 직업명 속에서 나를 찾지 못하는 학생들도 '~한 사람'에서는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 순간 꿈꾸는 것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선물 같은 책이 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영 이불 사계절 그림책
재희 지음 / 사계절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더운 여름 딱 어울리는 시원한 그림책

 당장이라도 마스크를 벗고 그림책 속의 시원한 물 속으로 첨벙 뛰어들고 싶다. 


 노란 수영모자를 쓴 주인공을 바라보는 독자의 시선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볼 수 있게 되어있다. 소년이 쓴 물안경에 비치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는 뜻이다. 파아란 물속에 일렁이는 바닥 타일을 보며 함께 수영하는 기분이 든다. 물결에 닿는 손 발 주변으로 튀어오르는 물의 양이 얼마나 많은지, 소년이 얼마나 큰 동작으로 앞으로 향하고 있는지를 정지된 화면 속에서도 느낄 수 있다. 

 '나는 수영이 좋아요'

자유형, 평형, 접형, 배형 영법을 보는 재미도 있다. 수영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보면서 몸이 움직 거릴지도 모른다. 허공에 팔을 한번 저어볼 지도 모른다. 

 그림책은 분명 멈춰있다. 하지만 <수영이불>에서는 시원한 촉감, 참방거리는 청각, 파아란 물결을 보는 시각, 나아가 수영장 냄새까지 느껴진다. 감각을 깨우는 그림책이다. 


 수영은 여럿이 함께 하고 있지만 혼자만 하는 운동이다. 주변의 빨강 검정 모자들이 보이지만 노란모자 소년은 그들을 모두 배경처럼 느끼고 혼자만의 시원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당장이라도 첨벙 수영이불 속으로 들어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 슬프니 오늘밤 욕조에라도 물을 받아놓고 들어가 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춤바람 소원우리숲그림책 7
박종진 지음, 송선옥 그림 / 소원나무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스크림 걸음>의 선동이 율동이 형제가 이번에는 춤바람을 일으킨다. 꽃이 한가득 피어있는 공원에 엄마와 형제들은 나들이를 왔지만 표정은 시무룩하다. 엄마는 한장이라도 더 이쁜 사진을 찍으려고 애를 쓰지만 엄마의 그런 마음을 모르는지 장난스러운 표정이나 무표정뿐이다. 엄마가 화를 내자 선동이는 엄마에게 은밀하게 거래를 하고...

 그렇게 시작된 형제의 재미난 사진찍기 놀이에 독자들도 함께 초대받는다. 꽃이 한가득 한 그 곳에서 꽃과 어울리는 춤을 추는 두 아이의 실감나는 몸짓에 같이 따라하게 된다. 그림책은 정지된 한 장면을 보여주는데도 그 한장면에서도 소리와 리듬이 느껴지며 동적으로 느껴진다. 그림작가의 표현이 대단하다고 감탄할 수 밖에 없다. 

 나비춤, 곰춤, 엉덩이춤, 접시춤 등 10가지의 춤을 꽃에서 찾아내어 표현한다. 그림책 맨 뒤에 어떤 꽃인지 이름과 춤이름이 함께 나와있어서 익힐 수도 있다. 또 이 작품은 눈으로만 보는 작품이 아니라 함께 춤을 추면서 읽는 움직이며 읽는 그림책이다. 반 아이들과 함께 읽고 나서 꽃을 보여주고 춤으로 표현한다던지, 또 이 그림책에 나와있지 않은 다른 꽃에 맞는 춤을 만들어 보면 좋겠다. 다음 율동이 선동이는 어떤 모습으로 독자를 찾아올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