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먹는 법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100
전병호 지음, 송선옥 그림 / 봄봄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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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병호 시인의 시와 송선옥 작가와 만난 시 그림책! <사과 먹는 법>

시인은 우리가 늘 보던 것도 다르게 보는 게 틀림없구나. 읽으면 나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콜롬버스의 달걀처럼 시는 같은 것을 다르게 보게 한다. 

 '사과, 어느 것부터 먹을까요?

 큰 사과? 작은 사과?

 싱싱한 사과? 시든 사과?

 잘 익은 사과? 덜 익은 사과?

 이 사과부터 먹을까요? 저 사과부터 먹을까요?'


어느 사과부터 먹을까 고민하게 되는 사이 다른 질문을 던진다. '그럼, 어떻게 먹을까요?'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까지 긁어주는 시인의 재치에 웃음이 절로 난다. 


전병호 시인의 시를 두배, 세배로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 것은 송선옥 작가님의 그림이다. 

문자로 시의 언어가 펼쳐지는 길 위에 생동감 있게 행하는 그림 속 친구들이 있다. 

사과를 향해 돌진하는 달팽이, 무당벌레, 개미, 벌, 지렁이, 거미 등등 곤충들은 그 시 언어 위에 춤을 춘다. 

곤충들의 귀여운 표정에 사과를 절로 내 주고 싶다. 

시의 마지막 행은 '사과 먹는 법, 또 무엇이 있을까요?' 라면 그림 이야기는 뒷면지에서 더 이어준다. 


시를 시로만 읽어도 좋지만, 그림이 있어 더 재미난 <사과 먹는 법>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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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사랑 웅진 푸른교실 19
박효미 지음, 유경화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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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 살,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들이 무슨 사랑을 알까 싶지만 사랑 앞에서는 진지하다. 몇 년 전 우리 반 남학생이 여학생을 무척이나 좋아한 적이 있었는데, 매번 "00아~ 좋아해" 하면서 졸졸졸 따라 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 남학생은 부끄러움은 전혀 없었고 자신의 사랑에 당당한지 여학생이 이쁘다면서 엄청 좋아했다. 지금쯤 스무살 청년이 되었을텐데 그 때를 어떻게 기억할지 궁금하다. 초등학생의 연애는 이제 더이상 숨길 이야기가 아니라 오히려 부모님들도 기뻐하며 오픈하는 경우가 더 많다. 

 <열 살, 사랑>은 갑자기 찾아온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 주인공 힘샘이의 좌충우돌 사랑기를 보여준다. 자꾸만 해주의 곁에 후광이 비치고 생각이 나고, 그 감정이 엄마와 누나로 부터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랑이라는게 누가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저절로 알게 되는 법인데, 어리기에 서툰 표현에 싸우고 오해하고 아프고 그런 과정을 보여준다. 이런 과정은 '사랑', '연애'라는 단어보다는 서로 다른 사람과의 사귐에서 어떻게 표현하고 인정해야 하는 존중의 관계를 배워간다고 보면 된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고 모든 일과를 공유하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입장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쪼끔 배우게 된 첫 사랑! 우리 힘샘이와 해주가 아름다운 우정을 계속 지켜나가기를 바란다. 어른을 흉내내는 사랑말고 어린이들의 순수한 사랑이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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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언제나 돌아와
아가타 투신스카 지음,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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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외면한다고 해서 그 일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존경하는 선배 선생님께서 내게 해주신 말씀입니다. 세상에는 보고 싶지 않고 알고 싶지 않은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학대, 환경 파괴, 동물, 가난, 폭력, 전쟁.. 그것의 종류는 너무 많지만 하나로 이야기 하자면 모두 평화에 반하는 일입니다. 예전에 역사를 가르칠 때도 깊이 있게 마음을 다하면 가르치기도 전에 제가 소진되기도 했습니다. 

 유년시절에 읽었던 <안네의 일기>는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유대인 학살에 관한 역사적 사실은 야누스 코르착의 <아이들> 책을 읽고 또 한번 충격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우리나라 역사 속에서도 학살을 사회시간에 다루기도 했습니다. 사실을 교과서나 기사의 활자로 읽을 때는 아주 잠깐의 슬픔이지만 문학작품으로 접할 때는 온 정신이 거기에 머뭅니다. 너무 괴로울 거라는 핑계로 역사적 사실이나 진실을 보지 않으려 했습니다. 서두에 말했듯이 그렇다고 해서 그 일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엄마는 언제나 돌아와>는 이보나흐므엘레프스카의 그림이라 얼른 보고싶었습니다. 아름다운 자수와 인형들을 가진 그들의 삶이 결코 아름답지 못합니다. 자전적 사실에 기반한 그림책이라도 그 잔인한 역사를 온전히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캄캄한 지하에서 밖으로 나가본 적 없은 아이가 엄마를 하염없이 기다린다는 것 그것만이 저를 꺼이꺼이 울게 만들었습니다. 아무리 암묵적으로 어두웠던 역사적 한 시절이라도 아이가 엄마를 기다리는 일은 목놓아 울게 만듭니다. 게토의 생활이 유년시절의 전부였기에 엄마와의 대화, 흙바닥 놀이, 엄마의 노래, 엄마가 만들어준 인형과의 대화까지 기억하고 있습니다. 

 

 마흔이 다 되어 가지만, 전쟁에서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 아이들을 죽이는 것, 아이에게 엄마를 빼앗는 것들에 대해서 조금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차피 모두는 죽는데 사는 동안 인종과 종교 때문에 왜 고통스럽게 해야하는 걸까요? 이것에 대해 나는 내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하염없이 자신을 기다릴 걸 아는 엄마는 다른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서도 애쓰는 일을 하였지만 한 아이에게는 엄마가 죽어버렸으니 그 외로움은 어떻게 보듬을 수 있을까요.. 


" 그럴 순 없어. 살아 있는 엄마는 없어. 없다고. 다른 애들한테 다 물어봐. 살아 있는 엄마가 누가 있나."

 

다시 역사는 반복됩니다. 뉴스 속에서 미얀마 숲에 숨은 가족들의 두려운 눈이 우리집 평온한 티비를 통해 보여집니다.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요?

아이에게 엄마를 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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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 잘하는 아이는 이렇게 공부합니다 - 초2 때 시작해 4년 만에 수능 모의고사 만점 받은 문해력 영어 학습법
김도연 지음 / 길벗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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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억대 연봉 영어 강사의 자녀 교육법' 이라는 홍보문구에 나는 따라할 수 조차 없는 영어의 세계겠구나 싶어서 기대 하지 않고 책을 읽었다. 엄마표 영어 교육책을 여러권 읽었지만 정작 아이에게 제대로 적용할 수 있는 건 몇가지 책을 구입하는 정도에서 그치고 말았다. 출발점도 다르고 영어실력도 달라서 엄마가 영어 못해도 괜찮다는 말은 그냥 하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다른 과목에 비해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엄마로서 영어 사교육에는 일찍 관심을 두고 아이에게 시도해 보았는데 일반 유치원에 다니면서 어쩌다 한번씩 해 주는 영어 노출은 효과가 없었다. 

 <영어 공부 잘하는 아이는 이렇게 공부합니다>는 '영어' 공부에 관한 이야기보다 '공부'에 관한 이야기다. 그래서 영어 교육의 스킬을 얻은 것 보다 몇 배 더 도움이 되었던 어떻게 아이 공부를 서포트 해 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대한 팁을 얻었다. 형편 때문에 보내지 않았던 영어유치원에 대한 미련도 떨칠 수 있었고, 영어 공부에 앞서 충분한 우리말에 대한 기초가 쌓여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와닿았다. 탄탄한 독서 습관 위에 영어 공부가 쌓일 수 있는 것이지 무작정 영어노출이 답은 아니라는 거다. 또 엄마와 아이의 관계가 학습에서도 긍정적인 관계 속에서 '엄마표'가 될 수 있다. 관계의 무너짐 속에서는 아무리 좋은 '엄마표'도 독이 될 수 있다. 

 뒷부분의 영어 코칭도 물론 시기가 되면 따라하고 싶지만 앞쪽에 행복이 엄마가 했던 마음가짐과 행동들에 더 믿음이 가고 그렇게 뚜렷한 철학을 가지고 아이의 학습을 도왔다는 것에 존경스러운 마음이 든다. 단지 점수로서의 영어가 아니라 한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언어의 즐거움으로 접근 할 수 있도록 부족하지만 차근히 아이와 함께 성장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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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오는 날 기린과 달팽이
돌로레스 브라운 지음, 레자 달반드 그림, 정화진 옮김 / 창비교육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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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오는 날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의 아기가 우리곁에 온 날을 의미한다. 가슴으로 낳은 소중한 아이와의 만남을 앞둔 부모님의 심정을 그림책으로 노래한다.

아이의 얼굴은 있지만 엄마 아빠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표지를 지나 아이를 품은 장면에서 보이는 엄마, 아빠의 미소와 따스함에 안도하게 된다.

'서로를 알아 가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었어.'

누군가의 소유물이 아니라 한 개인과 개인으로 만나는 관계는 비단 입양의 관계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렇게 서로를 알아가며 기뻐하는 따뜻한 이 가족을 응원하게 된다. 입양가족의 이야기가 편견없이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다가오기를 그림책을 통해 느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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