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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 먹는 하마 ㅣ 꿈터 어린이 36
이나영 지음, 노은주 그림 / 꿈터 / 2022년 3월
평점 :
아침마다 거울을 보며 눈가 주름이랑 기미도 없어졌으면 좋겠고, 옆구리랑 허벅지 살도 사라지면 좋겠다는 상상을 한다. 나 같은 아이가 또 있다. 바로 <ㄹ 먹는 하마>의 주인공 '공주은'이다. 성이 공씨라서 공- 주은이 아니라 공주-은이 되어버린 주은이. 반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놀리는 유치원부터 단짝친구 태호가 있다. 태호는 양쪽 볼의 주근깨가 가득한 공주은을 놀리는데 하루는 잡채에 주근깨 같은 깨소금이 나오는 바람에 더 놀림을 당하고 만다.
발차기도 잘하고 급식표도 잘 외우는 당당한 공주은이 자신의 색깔을 잃어버리는 위기가 찾아온다. 그건 자기 자신을 인정하지 않고 다른 사람 시선에 맞추어 변화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전학온 이루미의 날씬함과 좋은 피부, 원피스가 부러운 나머지 원래 자기의 색깔을 잃고 자꾸만 '이루미'를 기준으로 바뀌고 싶어한다. 그 바람을 우연히 얻게 된 'ㄹ 먹는 하마'로 현실이 되고.. 공주은은 불편한 원피스를 입고, 먹고 싶은 음식도 참아가며 다이어트를 하고 보지 않던 거울만 들여다보게 된다.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참아가며 다른 모습이 되기 위해 무진장 애를 쓴다.
<ㄹ 먹는 하마>는 미디어가 만들어 놓은 美의 기준에 아이들까지 개성을 잃고 획일화 되는 현실을 꼬집고 있다. 어린이 다이어트 약, 다이어트 운동 프로그램, 화장품 등. 언제부턴가 어린이들의 외모도 상품성을 가지고 그것에 점점 더 어린아이들까지 현혹 된다. 중학교 들어가는 기념으로 쌍커플을 하는건 더이상 놀라울 만한 일도 아니다.
우리는 '나다움', '너다움'을 교육해야 한다.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특별한 '나'는 하나의 기준으로 만들어가는 존재가 아님을 'ㄹ 먹는 하마'가 엉망징창인 이 것을 다 삼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