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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 (무삭제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20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6월
평점 :
자유론 - 존 스튜어트 밀
고전이란 것은 꼭 읽어봐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언제부턴가 생겼다.
위인들이 쓴 오랜 세월 전해져 내려온 책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리고 독서를 하는 이유에는 사색과 고찰이 꼭 필요한 이유에서 있는 그대로가 아닌 생각하는 독서를 하기 위해 고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여러 책을 통해서 주입해왔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는 나의 독서 실력으로 이 책을 처음부터 이해하기란 무척 힘이 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인내심이 거덜나 초반에 덥어버리려 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2/3정도 읽었지만 아직도 힘들다.
그러나 오늘 서평을 꼭 서야한다는 사명감으로 꾸역 꾸역 읽다가 그동안 접어두었던 감명 깊었던 페이지를 다시한번 펼쳤다.
그랬더니 놀라운 일이 생겼다.
부분만 밑줄을 쳐놨던지라 이해가 되지 않아 그 챕터를 다시한번 읽게 되고 부분 밑줄이 아닌 전체밑줄을 그으며 한번 더 읽었다.
도대체 1800년대에 태어난 사람이 현 시대의 상황을 어찌도 이리 꿰뚫어보듯이 알수 있단 말인가.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알지 못한 많은 영역에서 자유를 억압받는다는 것이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에 영원한 진리는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종교를 억압하고 다른 사상을 가진 이들을 마녀라 창하며 화형 시켜 죽이던 시절에 행하여지던 진리라는 행위는 이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되었고, 현재는 내가 확신하는 어떤 모든 것 또한 미래에는 진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감명깊에 읽었던 부분은 인류의 복리를 위해 필수적인 개성을 강조하는 챕터였다.
이 챕터 또한 우리가 사는 현실의 문제를 그대로 비춰주고 있다.
P. 138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따라하기만 할 뿐이고 자신의 의견을 따라 살아가는 것이 전혀 없는 경우에는, 아무도 그 사람의 행위와 삶이 훌륭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이 자신의 생활방식이나,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서의 행동에 자신의 판단이나 개성을 반영하지 않는 것이 훌륭한 삶이라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이 마치 인류는 자기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존재하긴 했지만 자신의 삶이나 행위에 유익한 것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듯이 살아가거나, 이 세상에서의 경험이 어떤 실존방식이나 행위가 다른 것들보다 더 유익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데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한다는 듯이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어처구니 없는 일일 것이다.
나는 이 챕터에서 우리나라 현실의 문제점을 그대로 보았다.
우리나라에는 왜 스티브잡스나 마크 저크버그같은 창의적인 사업가가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 즐비하는 것인가.
우리는 대학을 가기 위해 12년을 교육받고, 좋은 직장에 가기 위해 2년에서 4년간 더 교육을 받는다.
하지만 회사에 들어가면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
정년도 채우지 못한 채 사회로 내동댕이 쳐질 것을 두려워 하며 이직과 퇴직을 반복한다.
그러다 진짜 세상에 벌거벗은 채로 내동댕이 쳐졌을 때, 그때서야 자신이 할 줄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무엇을 위한 교육을 받은 것일까. 산업사회의 소모품처럼. 자본주의에 부품처럼 쓰여지다 버려질 것을 위한 교육을 받았던 것일까.
생각하는 데로 살지 않으면, 사는 데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생각을 위한 교육을 받지 않았고, 사회에서는 생각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존 스튜어트 밀은 말한다. “개성”은 겉보기에는 사람들을 분열시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유로운 토론 속에서 개성이 극대화 될 때에만 개인과 사회는 그런 부작용을 제거하고 역동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고전치고는 쉬운편에 속한다고 하지만 나는 아직까지는 이런 종류의 책은 어렵기만 하다.
그러나 이 책을 다시 펼쳐보았을 때는 더 많은 공감과 깨달음을 얻게 될 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