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학교에서 무얼 배울까? - 학교에서도 알려주지 않는 초등 공부 사용설명서 바른 교육 시리즈 26
유정원 지음 / 서사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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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초등학생의 엄마. 내년이면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알아서 잘 하겠거니, 아이의 힘을 믿는다. 그럼에도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을까? 호기심이 일었다. 그런데 초등학교를 졸업한지가 어언 ... 계산하기도 겁난다. 대학 입시도 휙휙 바뀌는 판국에 초등학교 환경이라고 다를까. 믿을만한 전문가의 핵심 조언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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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런 점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초등학생 1학년에서 6학년까지 국영수가 대략 어떤 과정을 거치고 어떤 단계를 밟아가는지 실질적인 청사진을 제시해준다. 그 시간들을 어렵지 않게 보내려면 최소한 무엇이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지, 무엇을 도와줄 수 있는지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예방주사를 맞는 느낌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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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여 이 책이 우등생이 되는 법, 혹은 1등 하는 법, 성적 잘 받는 법을 알려줄 거라고 기대한다면 그건 아니다. 초등 교육과정 로드맵. 딱 그거다. 잘 놀고 건강한게 최고지! 라고 하는 부모님들(나도 사실 그게 중요하다). 그게 곧 초등학교에서 해야 하는 기본적인 수행도 아~~~무것도 안해도 되고 규칙도 필요없고 너 하고싶은 대로 살아! 는 아니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아이가 보낼 기관에서 하게 될 과정의 기본 틀은 알아두자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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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진학할 때 다들 성적에 맞추어 대학을 가기 급급했던 시대에 대학을 진학했다. 그래도 나름 진로를 탐색했던 세대였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대학에서 무얼 배우고 그 학과에서 무얼 할 수 있는 지 알려주는 선생님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런 사람이 곁에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에 나는 고등학생들을 만나면 대학의 현실적인 모습들을 들려주기 위해 좀 더 소통에 노력을 기울인다. 이 책은 초등학교 진학을 앞둔 아이들에게 그런 지침서가 되어준다. 물론 아이들이 읽기 보다는 엄마들이, 아빠들이, 주 양육자들이 읽어 도움을 줄 수 있을 터. 예비 초등학생을 둔 부모님들께는 개인적으로 모두 추천드리는 책. 특히 나처럼 요즘 교육과정으로부터 먼 생활을 했다면 더더욱 유용한 책. 우리 같이 예방주사 맞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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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도 분명 고양이가 있을 거예요 - 25년간 부검을 하며 깨달은 죽음을 이해하고 삶을 사랑하는 법
프로일라인 토트 지음, 이덕임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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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얼굴은 염을 마치고 관에 들어가는 그 모습이다. 실은 그래서 다행이었다. 마지막 인사일 거라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라며 어린 나에게도 혼자 할아버지와 보낼 시간을 준 병원의 배려에도 불구하고 나는 하염없이 "할아버지, 할머니 잘 돌볼게요. 걱정마세요."라는 말 말고는 아무 말도 못 전했다. 사랑한다는 흔한 말도 못 했다. 의식이 왔다갔다하는 와중에도 내 목소리에 활처럼 몸을 휘며 반응하는 할아버지였는데, 따뜻하게 한 번 안아주지도 못 했다.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는데 다시 마주한 할아버지의 얼굴은 몹시도 평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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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에 마음의 준비 없이 할아버지를 염 하는 과정에 생생하게 노출되었던 입장에서, (너무나 힘든 경험이었지만) 나는 아이가 장례식이나 염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찬성한다. 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상세한 설명과 함께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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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매 순간 죽음과 함께 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복잡할 것도, 어려울 것도 없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삶의 한 과정이고, 순리이고, 자연스러운 순서이다. 그렇다면 그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준비할 것인가, 죽음 앞에 어떻게 애도할 것인가 하는 문제 또한 자연스럽고 일상적이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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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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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무엇이고,

마음이란 어디에 있으며,
의식은 어디에서 어디까지이고,
또 나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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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코스모스를 읽은 바로 직후여서일까.
그냥 읽었다면 난해하거나 불편했을 대화들이 비교적 더 편하게 받아들여지는 부분들도 있었고, 그간 외계인과 소통이 불가했던 이유라던가, 긴 시간 후 인간 진화(정확히는 종말 혹은 멸종)에 대한 작가님의 상상력에는 머리가 찌릿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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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인간이란 무엇이고, 나는 인간답게 살고 있는지에 대해 돌아보게 만들었지만 끝내 답은 알 수 없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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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 특별판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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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동안 전 우주적 관점에서 바라보자니 내 존재감이 하루살이의 날개짓만도 못 한 존재인 듯 하다는 생각에 하염없이 작아지고 겸허해지다가도, 별의 자손이자 코스모스의 자녀로서 나를 생각하니 심장이 끝 간 데 없이 끓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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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 우주에 대한 막연한 로망도, 또 다른 행성으로의 테라포밍도,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도, 은하 대백과 사전도 모두 좋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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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세이건이 말하는 과학하기. 심리학도로서의 과학하기를 조금은 벗어나 광범위한 의미의, 일상 속에서도 과학하기가 가능해지기를 바란다. 지금보다는 조금은 더 열심히 기록하고, 소통해보자. 내 개인이 작은 도서관이 되어보자. 다시 별이 되어 돌아가는 그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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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가 사랑을 기억하는 법 - 사랑과 기억에 관한 가장 과학적인 탐구
이고은 지음 / 아몬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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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 깊이 빠졌던 적이 있다.
개인적인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아마도 많은 이들이 그러했겠지만)
희도와 이진의 사랑에 자꾸만 겹쳐지는 과거의 추억이 컸다.
20대 초반, 그 때의 나여서 가능했던 많은 사랑의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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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또다시 사랑의 기억에 잠겼다.
시간을 설명하고 우리의 삶을 정의하는 기억.
내게 기억은, 내가 기억하는 사랑은 그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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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전 연애를 훔쳐보는 것만 같아 은근한 재미가 쏠쏠했고
무엇보다 전작에서도 그랬지만(마음실험실, 이고은, 심심 출판사)
심리학 책임에도 불구하고
이 저자 특유의 편안하고 위로의 인사를 건네는 듯한 따뜻함과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유머러스함이 반짝여서 참 좋았다.
(신에게 선물받고 싶은 게 유머라던데, 이미 지니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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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했던 과거의 사랑의 기억에 잠기고픈 누군가도,
현재의 치열한 사랑의 순간에 살아가는 누군가도,
앞으로의 사랑을 고대하고 있을 누군가도,
위로와 유머 그리고 심리학 한 스푼씩 얹어 편히 읽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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