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객관적인 기록인 동시에 개인적인 고백이 될 수 있으며, 실제 현실의 특정한 순간을 담은 믿을 만한 복사본이자 필사본인 동시에 그 현실에 관한 해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오랫동안 뛰어난 문학이 그처럼 되기를 갈망했으나, 문학적인 의미에서 결코 성취해 내지 못했던 그런 경지이다. - P48
사진은 전문적인 훈련이나 수년 동안의 경험을 지닌 사람일지라도 전혀 훈련받지 않고 경험 없는 사람보다 훨씬 많은 이점, 즉 아마추어들로서는 극복하기 어려운 이점을 갖게 되는 건 아닌 유일한 주류 예술이다. 그 이유는 다양한데, 특히 우연(그도 아니면 운)이 사진 촬영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렇다. 그리고 무의식적이고 거칠며 불완전한 것[사진]을 둘러싼 세간의 선입견도 이에 일조한다(전혀 우연이나 운에 기대지 않을 뿐더러 언어의 조탁이 특별히 불리한 점으로 작용하지 않는 문학, 철저한 훈련과 일상적인 연습 없이 진정한 성취를 이룰 수 없는 공연 예술, 그도 아니면 동시대의 상당수 예술 사진을 둘러싼 반예술적 편견이 뭔가 주목할 만한 영향을 조금도 미치지 못하는 영화 같은 분야에서는 이에 필적할 만한 일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 P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