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9
가 보지 못한 길을 가 본다는 것은 이 나이엔 긴장감이 앞서는 일이다.
그러한 긴장감 못지 않게 산이 풍기는 그 매력적인 맛은 깊고 높은 산이 아니더라도
초보자에겐 달리씨 안내한 산으로 충분하다. 그러고보면 울진 소광리도 분명 산이었는데
끝까지 오르지 못해서인가, 내 기억에 산을 갔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으니, 우르르 갈때와
조용히 갈때의 차이도 있는 듯 하다.
'정말이지 산이로구나!'하는 감개무량함으로 한동대를 바라보며 억새 속에 눕혀진 자전거를
보니 즐거움의 비명이 절로 나온다. 늘 도로만 달리던 맛과는 무엇보다 고요함이 다르고,
자전거 아래로 부서지는 마른낙엽 소리는 심장에 그대로 꽂힌다.
행여 넘어질까 갈때는 소심함이 극에 달해 여차 싶으면 내려서 끌지만, 돌아 올때는 한결
수월하다.
이러나 저러나 언제나 마지막을 면하기 어려운 체력이지만 앞선 이들의 미소로 미안한 맘은 늘
그러하듯 삼킬 수 있으니... 감사한 일이다.
그 고요함 속에서 불던 바람소리, 낙엽 부서지는 소리...
아직도 여운을 남긴다.
-달리님, 처음으로 동성이 주는 편안함을 맛 봅니다. '우리끼리'라는 이름으로 인솔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재바름과 안내, 설명.. 또한 잠시 나눈 대화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 봅니다.
생각의 차이가 얼마나 큰 사고의 전환을 가져 오는가를... 황금같은 놀토 오전 시간을 기꺼이
나누어 주어서 가보지 못한
길을 누비는 긴장감과 행복감으로 3시간을 잘 보냈습니다. 고맙습니다.
-저의 첫 산은 '한동대 뒷산'이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