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긋는 여자 - 떠남과 돌아옴, 출장길에서 마주친 책이야기
성수선 지음 / 엘도라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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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읽어야지. 했었던 것 같다. 제목이 참 마음에 들어서. 지인에게 선물하기 위해 서점에 들렀었는데, 그 때는 이 책의 매력을 발견하지 못했었다. 마음에 드는 내용이 하나라도 있을라치면 바로 구입할 생각이었는데 표지의 내용을 참고했지만 그닥 끌리는 부분이 없었고, 스르륵 넘겨보았을 때도 그저 그랬었다. 그래서 집에 그냥 돌아오고, 온라인으로 구입을 했다. 물론, 내가 읽을 것은 아니었다.

 

  막상, 책이 나의 손에 들어오고 시간이 좀 흘렀다. 마침 읽고 있던 책을 집에 놔두고 왔던 터라 회사에서 짬짬이 볼 것이 없었는데 그 때 선물하려고 놔두었던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스르륵 넘겨볼 요량으로 턱을 괸 채 '성수선'이라는 저자에 대해 훑어보았다. '책' 자체를 좋아해서 읽었다는 말이 마음에 들었다. 서점에 가서 훑어 보았을 때는 책에 대한 개인의 평가 같은 색이 짙어보였었는데, 막상 발을 들여놓으니 저자 말대로 독서일기였다. 그 책을 읽게 된 상황과 저자의 일기같은 문체가 점점 책 속으로 나를 빠져들게 만들었다.

 

  선물을 줄 책인데, 그래서 그냥 괜찮은가? 느낌만 보려고 했던 것이. 아차! 어느순간 나도 모르게 몰입하며 정독을 하고 있던 터였다. '그만 읽어야 돼. 그래도 나름 선물 준다고 먼저 이야기한 책인데 내 흔적을 남길 순 없잖아. ' 머릿 속에선 이미 갈등이 시작되었다. 3가지 책에 대해 맛보고 있는 무렵. 앞으로 돌아가 포스트잇을 붙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고는, 새 책을 사서 다시 선물하고 이 책은 내가 읽어야겠다. 하고 결론을 내렸다. 나에게 올 인연이었구나, 하면서..

 

  독서일기. 한 번은 써보고 싶었다. 물론, 일기나 블로그를 통해 간간히 나의 느낌을 써놓긴 하지만 게으른 것도 있거니와 남의 눈을 의식하는 것도 있다. 그래서인지 내 마음이 전부 옮겨가지 않고 형식적이 되어 버리곤 한다. 이런 말을 쓰고 싶었었는데, 막상 옮겨 놓은 글들은 보이기 위한 글 뿐이었다. 다독을 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폭 넓은 세계에 있지 않다는 자신감이 결여된 것도 있으리라.  무조건 글을 잘 써야 된다. 누구에게나 공감을 받는 글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섣불리 잘 써질리 만무하지만.

 

 ★ 이 책의 좋았던 점.

첫째, 강요하지 않는다. (상황에 맞는 독서를 권유하며, 미래보다는 현실을 중요시한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경제나 경영, 실용서 위주로 도움이 되는 책만을 읽게 한다. 그래서 조금은 폭넓지 못하고, 앞만 좇아 나아가는 경향이 있다. 일을 하면서도 어학을 공부해야하고 늘 미래를 설계해야 된다고 말하는 현실에서, 현재 순간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래를 계획하는 것보다는 현재를 충실히 상황에 맡게 살아가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 저자의 독서일기의 형식을 보면 저자에게 일어나는 상황에서 책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으레 신간소식이나, 베스트셀러의 소식에는 잘 알고 있다. 그 당시 흐름에 따라 유행하는 책이 베스트셀러지 않은가. 그래서 베스트셀러라면 너도 나도 사본다. 모든 책은 상황에 맞게 읽어져야 자신에게 유익하다. 아무리 베스트셀러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상황과 맞지 않다거나, 흥미가 없는 내용이었을 경우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으로써 독서의 흥미를 떨어뜨리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어떤 상황에 있었을 때 이런 책을 읽으니 도움이 되더라. TIP으로 이런 책도 보면 좋다. 는 식으로 강요하지 않고 그 상황에 맞는 독서를 권유하고 있다.   

 

둘째,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위로와 용기를 준다.

자신이 괜찮었던 책이니 읽어보아라. 는 식의 내용이 아니라 마음에 들었었는데 거기에 저자의 표현인 즉슨 '지친 영혼에 보습을 주는 밑줄 긋기'

이 책을 한마디로 정말 잘 표현한 것 같다. 어느 하나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밑줄은 없었다. 다 나에게도 일어났었고, 일어날 법한 상황에서의 도움이 되는 책이 많았었고, 하루하루 무료하지만 그 시간을 활용하지 못하면 남보다 뒤처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 현대인에게 꼭 맞는 책이 아닐까 한다. 먹는 이야기를 하다가 울컥 감성을 자극하는 내용이며, 책을 선물하는 매너라든지 소소한 일상에서 오는 감동이라든지, 나 자신을 보듬어 줄 수 있는 마음이라든지, 그 상황, 상황을 잘 엮어 하나가 되는 기이한 느낌을 받았었다. 별로 관심이 없던 책에도 흥미가 생겼으며, 벌써 이 책에 나오는 책 중의 하나는 꼭 필요한 사람이 생각나 선물을 하기도 했다. 책을 선물할 때 나는 나의 안목을 상대가 어떻게 평가할지를 염려해 늘 마음을 졸였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건 간에 중요한 건 나 자신이며,  마음이라는 것.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고 아무 이유없이 나를 안아주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그런 사소한 내 마음의 응어리들을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당분간 다른 책은 읽고 싶지 않을 만큼의 벅참. 그 자체였다.

 

셋째, 쉽게 잘 넘어가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출장이 잦고, 사람을 많이 상대하는 직업을 가진 저자라서 더 활동적이고 그래서 부러운 면도 분명히 많았지만 저자도 사람인지라 나랑 닮은 구석이 많았다. 겉으로는 강하지만 속으로는 여린, 사회생활을 하며 많은 일을 겪고 더 꿋꿋하고 씩씩한 모습에 나도 절로 힘이 났다. 저자가 그은 밑줄과 일기만으로도 이 사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고나 할까. 이 책을 잡는 순간 훅~ 하고 다 읽어버렸지만 내용만큼은 속이 꽉 차 있었다.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글이었기에 더더욱 위로 받고 마음의 여운이 많이 남는 것 같다.

 

넷째, 나 자신이 중요하다. 그리고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보다는 재미가 중요하다.

소설은 읽어서 뭐해?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책을 읽고 있으면서도 내심 불쾌했다. 나는 책을 공부하기 위해 읽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책마다 다 도움이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터인데. 저자는 실용서만 읽다가는 감정이 없는 차가운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 소설도 읽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나도 결국 내가 좋아서 책을 보기보다 남의 눈을 의식했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순간 부끄러웠다. 일을 하면서도 학교에 다니고, 어학공부를 한다. 하지만, 하루 중에 내가 좋아하는 시간은 정말 내가 좋아하는 책을 보는 일. 그 책을 잡고만 있어도 내 얼굴에는 연신 미소이다. 그건 누구보다 나 자신이 가장 잘 안다. 저자의 그런 점이 참 마음에 들었다. '하고 싶으면 해~ 남의 눈치를 왜 봐. '하면서 내 등을 떠밀어 주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치열함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도 필요함을, 이 책을 통해서 무언가를 얻어야 되겠다. 무엇을 하든 나에게 이득이 되는 것을 만들겠다. 하고 덤비기 보다는 단지 흥미로워서, 재미있어서 그것을 접했을 때와 결과물이 달라짐을 알려주었다. '재미' 이것이 삶의 정답이었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 '내려놓음'도 동시에 가능했다. 하나를 시작하더라도 원리, 원칙대로 근원부터 찾는 나의 효율적이지 않은 습관도 저자 말대로라면 나중에는 다 도움이 될 것만 같았다.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어렵더라도 괜찮다고,   '잘하고 있어' 하고 용기를 주는 따뜻한 책이었다.

 

짧은 글이더라도 이제 일기를 써야겠다. 그리고 나중에 모아서 다듬고, 다듬어 나만의 글을 손에 넣고 싶다.

새로운 시야로의 여행이었고, 즐거웠다.

방황하고 있는가? 어떤 방황이든 좋다. 이 책이 당신의 방황하는 길에 빛을 비춰줄 것이고, 보듬어 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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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어, ... 널 이별해
김현희 지음 / PageOne(페이지원)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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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한효주가 내레이션을 했었다. 그 촉촉하고 고요했던 그녀의 목소리. 손에 쥐고 있던 풍선을 하늘로 띄우며 올려보내듯 스르륵 바람결 같았던 '바람이 불어, 널... 이별해' 하며 눈물 한 방울이 툭. 했던 그 영상과 목소리가 겹쳐져 아.. 이 책은 언젠가는 꼭 읽어보고 싶다. 했었는데.. 

  가을이 되니, 이런 장르에 손이 간다. 아무래도 '이별'을 소재로 했기 때문이리라. 헤어짐의 통보를 받고 나서 치유 되기 까지의 상황과 심리의 변화를 말해주고 있었다. 감성적인 사진과 그 상황에 어우러질 법한 BGM과 책의 구절들을 함께 수록해두었다. 예전에는 CD로 함께 판매했던 모양인데, 음악을 들으면서 글을 읽을 수 있었다면, 그 상황에 더욱 빠질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하지만, 쉽게 접할수 있는 BGM도 많았고, 알고 있는 노래도 꽤 있어서 -슬픈 음악을 즐겨 듣는 나의 취향 때문이다-  읽는 동안 그 슬픔과 아픔을 배로 더 느꼈었던 것 같다.


늘 우리집 앞까지 바래다주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었어.

사랑하는 나를 위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도 생각했거든.

나를 바래다주고 가는 길, 외롭고 긴 길을 혼자서 돌아갔던거니?

이제는 날 혼자 두었다는 미움보다는 미안하고 뭉클한 마음이

그    리    움    으    로        돌    아    온    다  .  - Page. 129
 

  나는 타인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고, 정작 내 마음은 어떻게든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인줄 알았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나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었다. 내가 꼭 피해자인 것 처럼. '누구나 타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 자신이 피해자라는 입장에서 말을 하게 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글을 읽지 않았다면, 나도 그렇다는 것을 한참 뒤에나 알았을 것이다. 아니면, 아예 모르는 체 살아가거나.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 지금에야 세상이 흉흉해서, 여자를 혼자 들여보내는 일은 거의 없는 것 같지만, 나도 연애초기에는 저런 일로 싸운 적이 있다. 난 여자니까, 하는 생각. 그 사람이 그 길을 혼자 걸어갈 그 외로움은 생각 못 했었다. 전화로나마 그 길을 함께 걷는 것 같은 느낌은 줄 수 있지만, 그래도 뭔가 외로웠을텐데. 하고 생각하니 마음 한 쪽 구석이 시큰해진다.


 왜 내게서 단지 너를 뺐을 뿐인데 네가 있던 자리만큼이 아니라

전부 다시 만들어야 하는 거냐고. 마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처럼.

-Page 194

 

이별, 다른 말로는 '버려짐에 대한 고찰.' - Page.232
 

 이별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에는 그 사람이 그립고, 애잔하고, 보고 싶고, 내가 잘못된 것들만 생각나고, 다시 만나면 더 잘해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나에 대해서, 나의 아픈 마음에 대해 미안한 감정이 생긴다. 내가 뭐가 못나서, 세상엔 그 사람 말고도 얼마든지 있어. 하고 말이다.

 그 사람 하나 나에게 없을 뿐인데 전부를 잃은 것 같은 아픔을 주는 이별. '버려짐에 대한 고찰'이라는 말이 정말 딱 맞는 것 같다. 중국에서는 헤어짐을 일컬어 분수[分手]라고 한단다. 손을 나누다. 즉, 잡았던 손이 떨어져 갈라지는 것이다. 손을 잡았던 설레임보다, 손을 떼어낼 때의 아픔이 더 오래가는 것은 함께했던 추억을 더이상 공유하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이별은 도망치는 자와 남겨진 자의 갈림길. 추억을 서랍 속에 고이 넣어두어야 하는 쓰림. 다시 꺼내어 볼 때, 부디 괜찮기를 다짐하며..

  삼십년 남짓 다르게 살아온 남녀가 온전하게 같은 생각을 한다는 건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니까. 어떤 경우의 수를 넣더라도 외로움에는 서로가 서로에게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이 있으니까.

- Page. 220

 사랑은,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서 같은 부분을 만들어 가는게 아닐까? 너무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끼리의 연애가 그다지 오래 가지 않듯, 그 다른 매력에 끌려 사랑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게다가 남자와 여자. 태어날 때 부터 다른 성향을 지녔으니, 내 마음이 이 사람 마음과 같기를 바라는 건 어쩌면 처음부터 힘든 일 일지도 모른다. 서로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거기에 따른 대처 방식이 달랐듯, 모든 공백을 그 사람 하나로 채울 수 있을리는 만무하다. 그게 만약 가능하다면, 이 세상에서 헤어지는 일은 아예 일어나지 않을테니.

 헤어진 연인들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저자가 물음을 던졌다. 나는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헤어진 연인과 다시 연애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 처음 콩깍지와는 다르다. 예전과 달라진 점은,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이별'이라는 녀석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사랑'이라는 녀석안에, 분명 '이별'이라는 녀석도 함께 내포되어 있음을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이별의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책의 글귀를 보면서, 읽었던 책은 내가 느꼈던 느낌과 사뭇 다른 느낌을. 못 읽어보왔던 책은 좋은 느낌을 담아두고, 이 책을 덮었다. 그리고 코 끝이 시릴 정도는 아니지만, 현재의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이 책을 가슴에 품고 있는 지금. 마음 한 켠에는 지금 함께 하고 있는 그와의 추억을 떠올리고, 다른 한 켠에는 그와의 예전. 아팠던 기억을 떠올린다. 그리고, 새로운 추억을 다짐한다. 지금 이 순간, 순간은 늘 행복하기를. 늘 후회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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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 불통의 시대, 소통의 길을 찾다
정관용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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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성신여대 교수를 역임하고 있는 '손석희 님'과 한 때 방송토론 프로그램에서 진행자로서  쌍벽을 이루었던 '정관용 님'의 사회 비평 에세이이다.


'소통 중재자'로 돌아온 그의 목소리를 들어보기 위해 책을 펼쳤다.

'소통' 이란 무엇인가?

소통 [疏通] [명사]
1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2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

사전적인 의미는 알다시피 저런 뜻이다. 막히지 아니하는 것. 그래서 서로 잘 통하는 것. 상호간의 뜻이 잘 맞는 것.

가족간의 관계이든, 친구간, 사회에서 중간의 입장에 서 있는다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다. 실제 일어난 상황의 중간에서 중재를 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어느 의견에도 치우치지 않아야 하고,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의무가 있으며 둘의 의견이 합치점을 찾도록 도와주어야한다.  실제로 토론 혹은 대화에 있어서 의견차이는 분명히 있을 수 있다. 그 의견을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관건인데 자신의 생각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대화 혹은 토론을 한다면 일방적인 싸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소통의 중요성을 느끼고 살아간다. '소통'이라는 단어를 자주 쓰지 않아서 그렇지 대화를 하는 흐름이 잘 흐르고 흐르지 않고를 느끼며 살아간다. 갈등이 없이 원만한 대화의 흐름. 이것이 바로 '소통'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갈등이 발생되기 마련이다. 무조건 합치점을 찾는다면 우리 사회는 소통이 원활한 것이리라. 하지만 어디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의견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그 갈등 혹은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고 대화 혹은 토론을 하게 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충돌하고 합치점을 찾는 생활을 하고 있다. 점심메뉴를 고른다던가 친구 선물을 산다거나 하나의 주제를 놓고 어떤 것이 더 좋을 것인가 상의한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토론이다. 저자는 올바른 토론문화가 정착되면 소통이 쉬워질 것이라 얘기한다. 하지만 '토론'하면 '방송 토론'을 떠올린다. 정치판의 싸움, 난장판. 다들 자신이 잘났다고 큰 목소리를 낸다. 이것은 싸울려고 얼굴을 맞대고만 있는 것같다. 토론 주제에는 관심이 없고 싸움구경만 하게 된다. 뉴스를 보면 어김없이 나오는 토론장의 난투극을 볼 때마다 한숨만 절로 나온다. 이제는 하도 그러니까 채널을 돌리게 되더라. '방송 토론'은 서로 다른 두 상대편이 만나 커다란 주제를 놓고 끊임없는 경쟁 공방을 펼친다. 하지만 의견합치를 보기 위한 토론이 아니라 대중에게 보여주기 위한 '방송'에 나오는 토론.  카메라와 대중을 의식한 발언을 하는 그런 토론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거나 상대방의 이야기에서의 장점을 찾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너무 급격한 사회변화로 처리해야 될 문제들이 산더미이다. 일제 잔재의 청산이나 남북 통일 등 이슈가 되는 것들은 참 많은데 정확하게 자신이 보수인지, 진보인지 중립인지 우왕좌왕한채 서로의 목소리만 높이고 자신들 편에서 칭찬받고 상대는 이기고 짓밟아야 한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보니 토론이 잘 될리 만무하다.

저자는 진정한 토론은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서로 배우기 위해서 입장차를 좁히는 것이라 말하고 있다. '방송 토론'은 잊어버리라고 얘기한다. 진정한 토론문화가 정착되는데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우리라도 '소통'의 참 뜻을 이해하고 진정한 토론문화를 정착시키기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대화를 하면서 서로 의견 충돌이 일어나면 대화로 바로 푸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래서 '화'가 난다. 분명히 상대방이 잘못이 있더라도 대화로써 풀어야 하는데 '화'가 나면 'win-win'  상대의 잘못을 상대가 다치지 않고 나의 의사를 전달하는게 힘이 든다. 그래서 화법의 연습이 필요하다. 저자가 든 예시를 살짝 줄여 설명해보겠다.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중요한 통화를 하는 중에 옆 사람이 말을 걸어서 대화를 제대로 듣지 못하게 되었다. 이런 경우 '화'가 날 수 있다. 그래서 불쑥

"당신 때문에 중요한 통화내용을 다 놓쳐버렸잖아." 보다는 "제가 지금 중요한 통화중이었는데 당황스러웠습니다. 갑자기 말씀을 하셔서 대화내용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다음번에 혹시 급하게 전할 말씀이 있으시면 통화가 끝난 후거나 메모로 전달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 이처럼 '아'다르고 '어' 다르다고,  앞의 내용은 정말 버럭 '화'를 내버려 자신의 말을 제어가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말을 건 사람이 고의가 아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상황 설명을 해주었어야 서로 기분이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뒤의 내용처럼 상대방의 잘못을 열거하되 이렇게 해주었으면 서로 합치점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해주면, 상대방도 조심하게 될 것이다. 무턱대고 잘못을 나무라면 대화는 단절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은 나에게 그리고 우리 사회가 인정해야만 하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있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답답함을 호소했고, 내가 가고 있는 길에 대한 불확실성을 느꼈다. 인생 삼모작을 하라고 말한다. 인생을 세 번 살 준비를 해야한다고 말이다. 30-20-40 이 무엇일까?

서른까지 학문에 몰두하고, 50까지 일하고 40년을 살아야된다는 것이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정년퇴직도 빨라지고 한가지 일로는 90세까지 살 수 없다. 뭔가를 준비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현실이다. 자식에게 부양받는 시대도 지났고, 수명은 계속 늘어만 간다. 불투명한 미래로 인해 자살을 결심하는 사람도 요즘은 너무 많다. 그만큼 살아남기 힘든 것이다. 저자는 '성공신화'에서 벗어나 '행복신화'로 가자고 말한다. 선진국에서 정착되어 가고 있는 '복지국가'이다. 남을 밟고 자기자신만 잘 살면 된다는, 돈만 있으면 성공이라는 이런 신화말고, 서로 도우면서 '소통'하는 사회가 진정한 성공한 국가라는 것이다.


요즘은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 개인주의가 팽배하고 있다. 그래서 진정한 의미의 '소통'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사람을 의심하고 얼굴만 맞대면 으르렁. 잘못된 성공이 부른 사회분위기이다. 지금이라도 잘못된 분위기를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서로 믿고 도우는 세상이 조금씩 보여지고 자리잡을 때 '소통'이 원활한 사회가 될 것이다. '소탕'이 아닌 '소통'하는 사회를 위해 내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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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스물일곱, 너의 힐을 던져라 - 20대 女의 꿈과 성공법
임희영 지음 / 베스트프렌드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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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나이 스물 여섯. 한창 나의 미래에 고민이 많은 시기이다. 직장생활 7년차에 접어든 지금. 하루하루 똑같은 생활의 반복속에 나자신이 희미해져 가고 있음을 느낀다. 이대로 나를 취집(취업을 포기하고 시집가는 것)으로 가게 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던 찰나. 나에게 황금과 같은 이 책이 다가왔다.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 저자의 자랑 정도 되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내가 생각했던 그런 따분한 책이 아니었다. 내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것을 먼저 경험한 저자의 이야기 속에 나도 모르게 매료되고 있었다. 스스로 일어서지 않으면 안되는 방법, 여자가 남자에게 사회에서 밀리는 이유를 냉철하게 비판하며 내 안에 있는 잠재의식 구석구석을 살펴 볼 수 있게 하였다.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나로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가득했고 나는 알파걸 (완벽주의) 에 속하는 어찌보면 똑똑한 것 같지만 답답한 여성의 일종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알파걸인 여성은 자신의 주장이 강하기 때문에 쉽게 다른 사람들의 말을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해온 일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나다. 상대방이 나의 진행에 말을 덧 붙일라 치면 내 안의 방어막이 살아난다. 한 껏 나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칼날이 돋아나 상대도 말하기를 포기한다. 이런 경향이 계속되면 항상 나는 제자리 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게 해주었다. 알파걸에서 유래된 알파맘, 베타맘이 있다. 알파맘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자신의 뜻대로 (아이의 꿈은 상관없이) 아이의 진로를 결정하고 이끌어 가는 것을 말하고, 베타맘은 아이의 생각을 존중하여 아이가 아이의 미래를 아이 자신이 직접 설계하도록 해주는 것을 말한다. 이렇듯 자신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고 발전해 나가는 '베타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개그맨 최양락씨의 부인 '팽현숙씨'를 예로 들어 지금 이 시대의 필요한 아내상, 여성상을 적절히 알려 주었다. 우연히 힐러리 클린턴 예전 남자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클린턴의 "당신이 저 남자와 결혼했으면 주유소 사장이 되어있겠지?" 라는 물음에 "아니, 바로 저 남자가 대통령이 되어 있을거야." 클린턴 내외의 유명한 이 대화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과 같은 당당한 여성, 그 당당함과 내조로 남편과 아이들 그리고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여성상이 필요함을 강조하며 내 안에 있던 주눅과 현실안주를 속시원히 깨어 주었다. 뭔가를 해야만 한다. 이대로는 주저 앉을 수 없다는 생각을 읽는 내내 심어 주었다.
  아직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저자는 아직도 늦지 않았다고 나를 위로해 주었다. 하고 싶다고 생각되는 것이 있으면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는데, 어느 순간 부터인가 현실에 얽매여 나를 위한 삶을 언제부터인가 접고 들어가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당장 먹고 살기 힘드니까 나의 꿈을 접는 것은 나의 남은 인생을 내팽개쳐 버리는 것과 같다. 저자도 평탄한 삶, 여유롭게 자신의 꿈을 이룬것이 아니었다.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지금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나처럼 무조건 마음만 조급해 하지 않았고,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으면 10개든 그 이상을 찾아보고 비교해 보았다. 파티플래너도 그랬고 플로리스트도 그랬다. 일단 국가기관에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나, 블로그 동호회 같은 것들을 찾아 자신이 거기에 적성이 맞는지를 찬찬히 지켜보았다. 그리고 나서 자신의 소질을 하나씩 개발해 나갔다고 한다. 좋아하는 것과 소질이 있는 것이 일치하면 좋겠지만, 그것으로 밥까지 벌어먹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으리라. 나에게도 분명 그것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관심이 가는 것에 대해 정말 나와 맞는 것인지 궁합을 알아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아한다고 무조건 그것이 나의 미래를 대변해 줄 수는 없다. 끼니를 놓치더라도 붙잡고 있고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 정말 나를 위한 일이라 생각한다. 하루하루 이룬 것 없이 흘러가는 시간속에서 나의 삶의 방향을 잡아준 이 책에 감사드린다.

  플로리스트, 파티플래너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접한다면 자신감과 지식을 동시에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창업을 꿈꾸는 여성 CEO가 읽기에도 얻을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연애사업에 대한 소개도 되어 있고 플로리스트로 해외영주권을 취득하는 법, 유학에 도움이 되는 자료들도 소개되어있고, 간단하게 파티를 준비할 수 있는 방법도 보여주고 있어 읽을거리가 쏠쏠한 그런 책이다. 성공한 여성들의 인터뷰도 담아두어 자신의 꿈을 이루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나라고 성공하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 다만 다 자기 나름의 성공이 있겠지만, 자신감을 되찾고 내가 나아갈 방향을 잡는 것 만으로도 이미 반은 설계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자신감, 자신의 열정, 미래 설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가? 그러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나의 열정은 아직 내안에 무한으로 숨쉬고 있으며 이 책과 마주하는 순간 한걸음 더 나아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들이여, 더 당당해지고 멋있어 지자.  

우리에겐 아직 풀지 못한 숙제들이 많이 있다. 세상아, 덤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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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책 읽기 - CEO를 위한 경영서 100
고승철 지음 / 책만드는집 / 200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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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0 페이지의 분량과 제목에서 오는 거리감 때문에 처음부터 지레 겁을 먹고 읽기 시작하였다. 경영 경제서적을 평(評)한 책으로 총 10개의 Chapter로 나뉘어져 있다. 1개의 Chapter안에 10개의 책소개와 평이 담겨있고 CEO성공학부터 리더십 자기계발, 마케팅, 경제학, 경제동향, 금융시장, 미래동향, 조직인사, 경영전략, 인문교양까지 입맛대로 원하는 책의 간략한 평을 살펴볼 수 있다. 처음에 제목만으로 봤을때는 아직 경제나 그 흐름도 자세히 알지 못하면서 이 책을 무심코 읽어도 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어느정도의 지식을 기초로 두고 읽어야 할 것만 같은 부담감이 다가왔다. 책표지의 추천글을 보면서 이 한권에 소스만 약간씩 접해보아도 평소에 잘 접하지 않는 책을 두루두루 살펴볼 수 있겠구나 생각하여 책에 뛰어들 수 있었다. 목차를 보고 관심있는 분야를 먼저 읽기 시작했을 때 아.. 이 책은 어떻게 해야한다의 방식이 아니라, 이런 방식으로 읽으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라던가 혹은 이해가 어려운 책이면 조금 쉬운 책을 권해주던가 받아들이는 사람을 많이 배려한 책이었다. 나처럼 경영초짜인 사람들이 보아도 쉽게 경제흐름을 이해할 수 있고, 간단하지만 꾸준한 습관을 기를 수 있는 방식들을 제시해준다. 이 책의 이런 점들이 좋았고, 부족했던 부분도 기술해 놓아 그 책을 더 자세히 읽고 싶을 때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집필되어 있다. 이 책과 같이 곁들이면 좋은 책도 함께 소개되어 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왜 그런행동들을 하게 되는지, 고충과 해결방안도 제시해 주고 있어 나름 공감가는 부분과 반성해야 할 부분, 나의 발전 가능성을 찾을 수 있었다. 나도 이런 부분들을 조금 보완한다면 부하직원이 아닌 경영자의 조건도 갖출 수도 있겠다는 희망도 가지게 해주었다.  
몇가지 밑줄 그은 부분들을 소개하겠다.

page. 35-36

"40년세월을 어머니는 홀로 우리를 키웠습니다. 우리 집은 가난했고 어머니는 늘 잔병치레를 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평생 절대 하지 않은게 한가지 있었지요. 바로 불평이었습니다."

 

page. 103

"가난했기에 직공 등으로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몸이 약했기에 운동을 부지런히 해 건강해졌고,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기에 세상 사람들을 모두 스승으로 여기며 언제나 공부했다."

 

 

page. 309

가난한 기업을 부자기업으로 바꿀 수 있는 경영자의 특성

자신의 색깔을 잃지않고 자신의 한계를 솔직히 인정하며 끊임없이 많이 공부함은 물론 한결같이 꾸준히 실행하는 사람

 

page. 327

매력적인 입술을 갖고 싶다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런 눈을 가지고 싶다면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을 발견하라

날씬한 몸매를 원하거든 굶주린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라

아름다운 머리를 갖고 싶다면 하루 한 번 아이의 손으로 쓰다듬게하라

멋진 자태를 원한다면 결코 혼자 걷는게 아님을 명심하라

-샘 레븐스의 '아름다움의 비결' 중에서

 

밑줄 그은 내용은 아마 나에게 지금 부족한 부분과 반성할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나 싶다. CEO경영서를 맛 봄으로써 내가 살고 있는 세계보다 더 큰 세계가 있고 부족한 부분을 돌아보게 만들어 주었다. 현실에 안주하는 것은 자신의 발전 가능성을 포기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말처럼 나는 아직 나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다. 더 다듬고 노력하는 내가 되어야내가 바라는 미래를 제대로 된 시각에서 바라보고,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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