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의 마지막 저녁 식사 - 살아가는 동안 놓쳐서는 안 되는 것들
루프레히트 슈미트.되르테 쉬퍼 지음, 유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호스피스에서 마지막 음식을 만들어온 요리사가 전해주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호스피스'에 관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호스피스'(Hospice)란 죽음을 앞둔 말기환자와 그의 가족을 사랑으로 돌보는 행위로서, 남은 여생동안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영적인 돌봄을 통해 삶의 마지막 순간을 평안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하며, 사별 후 가족이 갖는 고통과 슬픔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총체적인 돌봄(holistic care)을 뜻한다.

즉, 호스피스란 임종자들이 죽음을 받아들이고 희망 속에서 가능한 한 편안한 삶을 살도록 하며 삶과 죽음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을 의미한다. - 출처 : 네이버 용어 사전

 

용어사전에서 알려주듯, 아름다운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돌보아 주는 것인데 어떻게 보면 이런 쪽은 굉장히 민감할 수 있다.

사람이 꼭 죽기를 바라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아름다운 죽음의 조건' 이라는 책을 통해 '호스피스'를 미리 접하였다. 그리고 가까운 가족을 잃어보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이런 문제에 민감하다. 막상, 나에게 닥쳐온 일이라면 믿겨지지 않고,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만약 내가 그런 경험을 하지 않고 '호스피스'를 접했다면 아마 욕을 할지도 모를 일이다.

요즘은 '상조회사' 광고를 참 많이 한다. 그 광고를 볼 때마다 인상이 찌푸려지곤 한다. 지금 엄연히 나와 함께 숨쉬고 있는데, 미리 준비를 하라니! 고사라도 지내라는 말인가,

하면서 괜히 역정이 난다. 영원히 함께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한 사람이 태어나면 꼭 한 사람이 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더라. 그게 세상의 이치이니 시간이 더디게 가기를, 지금 이 순간을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과 오랫동안 함께하기를 그저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사람은 누구나, 사소한 실수를 한다. 가족에게 의지하는 부분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밖에서의 스트레스는 자연스레 가족에게 풀게 되고, 마음에도 없는 모진소리를 아무 생각없이 내뱉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고는 이내 후회하고, 마음 아파함의 반복이다. 정작 돌아보면, 진정한 나의 편은 가족인데도 불구하고 마음먹은대로 잘 되지 않는다. 소중한 것은 잃어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듯이, 잃어보지 않으면 절대로 소중함을 깨우칠 수 없다. 마음으로는 잘해야지, 화내지 말아야지 마음먹어도 가까운 나의 편이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어도 나를 떠나지 않을 거라고 믿는 의존 성향이 강한 것 같다. 소중한 것일 수록 더욱 보듬고 안아줘야하는데, 자꾸만 그것을 잊어가고 있는 요즈음이다.

 

또 그렇게 나의 사람들에게 소홀할 때 즈음, 이 책을 만났다. '내 생의 마지막 저녁식사'라는 제목만으로 뭉클한 느낌이었다.

나에게도 마지막이 오겠지. 그럼 나의 마지막 식사는 무엇으로 하면 좋을까. 그런데, 더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늘 마음 속에 갈망하는 음식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이라고 하면, 생의 가장 낭만적이고 황홀한 느낌을 느끼고 싶어할 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 소개된 주인공들은 소소한, 평범할지도 모르는 그들이 평소 즐겨먹던 음식을 선택했다.

나의 경우, 즐겨먹던 음식은 아니다. 처음 먹어본 음식이었고, 엄마의 손길이 담긴 추억이 담긴 요리였다. 징그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내가 마지막으로 먹고 싶은 음식은 바로 '곱창볶음'이다. 왜 마지막을 이 요리로 마무리하고 싶은가 하면, 초등학교 3학년 때 두어본 먹어본 이후, 여태껏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 그 맛을 찾아 곱창을 요리하는 음식점은 꽤 많이 가보았는데, 전혀 그 맛이 나지 않는 것이었다. 어디에도 찾을 수 없는 맛, 지금 이 세상에는 없는 맛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들과 같은 점이 있다면 추억을 완성할 수 있는 요리라는 것이다. 그 요리를 먹음으로 인해 추억의 필름이 무한정으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든다.

나 또한 그 요리를 생각하면 엄마, 그리고 그 당시의 상황이 흑백필름으로 쫙 지나간다. 그리고 거기에 머물러 있고 싶음을 느낀다.  

 



 

 

책으로 다시 돌아와서, 그는 왜 '호스피스'의 요리사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을까?

사람들의 죽음을 밝히는 '촛불'이 두렵지 않을까? 보통의 마음으로는 분명 이겨내기 힘든 고통이 뒤따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년째 이 일을 하고 있는 호스피스의 요리사.

 

요리사가 사람들의 몸이 필요로 하는 그 이상의 것을 채워줄 수 있다면 믿겠는가?

제대로 음식을 먹을 수도 없는 호스피스의 환자들은 '음식' 그 자체가 괴로움을 동반한다.

'죽음'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음식'이 그들에게 과연 무슨 소용일까.

하지만, 그는 마음으로 요리한다. 그들이 아름답게 삶을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그들을 돕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분명 힘들게 요리를 하지 않아도 됨에도 불구하고 많이 먹지도, 잘 먹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요리하는 그가 정말 멋지다.

자신을 낮춰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음을 알고, 단순한 먹기 위한 요리가 아닌 사회에 환원하는 요리를 원하는 그에게 어쩌면 가장 적합한 직업일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원하는 요리를 만들지 못했을 때 그는 더욱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주문 받은 요리를 주문자의 주문에 최대한 맞게 요리하는 것이 그의 임무이다.

자신이 요리를 잘한다 할지라도, 호스피스 환자들의 추억과 기억속의 그 요리가 되지 못한다면 그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오직 그 마음을 다하는 만큼 그의 요리가 환자들의 마음에 안식을 주고, 아름다운 추억의 필름을 완성하는 시간이 된다고 믿는다.

 



 

 

꼭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에 온 마음을 다해서 대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리고 온 마음을 다 해야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또한 사회에 환원하는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처럼 요리를 멋지게 할 수는 없더라도 마음을 다 하는 일을 찾아볼까 한다.

나의 손길이 필요한 그런 일을 말이다.

 

아직은 '호스피스'나 '안락사'에 대한 이미지는 좋지 않다. 나 또한, 사람의 생명을 그 누구도 왈가왈부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내가 이 책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필요한 과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요리가 아니라 죽음을 앞둔 이를 더욱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이 담긴 마무리의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 나의 추억의 필름을 아름답고 따뜻하게 완성시켜주기 위해 기꺼이 요리해준다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무리가 되는 것이리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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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곽길 북한산 둘레길 - 서울의 고운길 걷기여행 길따라 발길따라 7
황금시간 편집부 엮음 / 황금시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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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걷기 여행의 최강을 꿈꾼다!

 




 


 

     

01 | 서울 걷기여행은 내게 맡겨라
 
02 | 나는 핸드북도 품고 있다!
     

 

겉 보기에도 딱 지도를 품고 있을 것 같은 느낌

 

그렇다.

 

이 책은, GPS로 답사하여 어디 내놓아도 흠잡힐

데 없는 지도사진으로 한껏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

표지가 심심하다?

들여다보면, 깜짝 놀랄걸~~!!
 
 

색인까지 다 ~ 해도 280페이지 정도.

그런데 과연 이것이 끝일까?

 

보통 핸드북보다는 얇고,

지도를 보기 편하게 하기 위해

큼직큼직한 사진과 지도를 수록해두었다.

얇지만 속은 알찬 60페이지 가량의 핸드북까지!!

그야말로, 꿩먹고~알먹고!

 

 



내부가 궁금해요!!

 

 




 

     

01 | 목차 구경하기 1
 
02 | 목차 구경하기 2
     

 

 

북한산 둘레길

서울 성곽길

 

구간별로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숲과 공원

강과 하천

 

4가지로 분류하여

숨은 걷기여행의 진주들을 소개한다.

 

 




 

     

03 | GPS 지도? 어떤거야?
 
04 | 코스설명에, 고도표까지?
     

 

 

도보로 현장을 직접 답사 후,

GPS에 저장한 디지털 정보를 지도 위에 옮긴 것

 

버스정류장, 화장실, 식수보급처, 주차공간 등

상세하게 만들어놓은 지도가

가히 칭찬할 만 하다.

 
 
 

걷기여행에 요즘은 왠만하게 거리, 시간,

난이도 등은 기본으로 알려주고 있는데

거기에다가!!

고도표까지 표시해놓는 센스까지 발휘.

 

나처럼 주의깊게 등산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다지 필요없을 수도 있는데..

가파른 정도로만 참고하기에는 좋을 듯.

 

 



NO. 1


2011.01.18


 


 

내부 들여다보기

- 나는 이런 장점도 있다!


 



01 역사와 함께하기

02 walking Tip

03 맛집 소개



 
 

 

 
 
 




         

01 | 역사와 함께하기

 
02 | walking Tip
 
03 | 맛집 소개
         

 

 

각 걷기코스마다

함께 하는 역사가 있다.

내가 몰랐던 역사도 함께하면서

실제 가이드와 여행하는 기분.

 

사진도 함께 있기 때문에

역사와 함께 하는 시간이

더욱 즐거웠다.

 
 
 

 

구비해가면 좋을 준비물,

본인의 기호에 따라

구간을 재설정하는데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

 

조심해야할 상황과

예약하는 법 등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걷기여행 코스보다,

어쩌면 더 매력적이었을

맛집 소개 코너!

 

사진을 보면서

군침이 뚝뚝 떨어져보긴

또 처음이다.

 

가격, 교통편도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조금은 색다른 매력에 퐁.당.

 





 


 




 


 


 


 


01 | 조금은 특별한 각주


 


02 | 주요 색인


 


 


 


 

사진에 부연설명을 해놓은 것들을 보면,

보통은 여기가 무슨 길이다. 등의

이름만을 열거해놓기 쉬운데,

우리가, 폴라로이드에 느낀 감상을 쓰듯이

사진마다 감상문이 펼쳐져 있다.

 

그냥 사진일 수도 있었던 부분이,

조금은 다르게 느껴졌던 순간이었다.


 


 

색인을 참고해서

여행을 할 수도 있다.

 

목차를 보고 하는 여행과는

또 다른 재미를 엿볼 수 있다.

 

색인을 보면서

시간순대로 하는 여행이 아닌,

내 맘대로 순간이동 여행이 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어쩌면 주인공일지도 모른다. 핸드북!!

 

 




 

     

01 | 모든 코스가 한 눈에 쏘옥~
 
02 | 코스마다 사진이 있어요
     

 

어쩌면, 실제 책보다 더 알차다.

역사와 함께하는 여행이 즐겁기도 했지만,

세세히 보는 것은 사전에 미리 보는 것으로 충분하고, 실제 가서는 내가 직접 느껴야한다고 생각

하기 때문에, 코스만 참고하고 싶다면,

핸드북이 많이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작지만 강하다!

 
 
 

코스마다 이정표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그 길에 다달았을 때,

아! 내가 이만큼 왔구나.

코스대로 잘 가고 있구나.

헤매지 않고 바로 확인할 수 있다!

 
 

 ★★★★☆

 

표지나, 내용이 컬러풀하거나 감상적인 내용이 많은 요즈음.

실용적인 것이 하나쯤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실제와 흡사하기 때문에 포장되지 않은 느낌이 조금은 덜 멋스럽게 보여질 수도 있겠지만

걷기여행이라고 할지라도, 정확도가 그 여행을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갔다고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이 책을 마치 다른 나라를 보듯이 대해보았다.

사진이 풍부하고, 그에 따른 세세한 역사에 대한 설명이 가이드와 함께 하는 여행같은 느낌이라,

굳이 설명해줄 가이드가 없더라도 혼자서라도 가능할 것 같을만큼 친절한 책이었다.

실제, 여행을 해본 적이 많이 없기 때문에 실용서를 볼 일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느끼는 친절함일 수도 있겠지만,

실제 전담기자들의 감상도 젖어있고, 역사의 정취도 함께 했기 때문에

그 길을 실제 걸으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생각한 부분이 많아서

더 친절하다고 이야기할 수 밖에 없다.

 

보통은 많이 홍보하기 위해서 좋은 점만을 이야기하는 여행서도 많다.

이 책에서, 눈여겨보았던 점은 좋지 않은 부분

(예를 들면, 구간이 주민들의 항의로 멀어진 점이나

공사에 의한 불편함 등)까지도

세세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이곳에 가면 이런 불편함도 있겠구나,

하지만 그 불편함을 미리 알고 있기에 당연하게 느낄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

솔직함에 점수를 주고 싶다.

 

 


잠깐 하늘을 원망하다 '어차피 젖은 거 그냥 즐기자' 는 기분으로 다시 길을 나선다.

체념이 동력이 되는 시간. 마음을 편하게 먹으니까 힘들 게 없다.

 

260쪽 중에서

 


이런 느낌의 글이 많다. 실제 길을 오르면서 그것을 토대로 글을 써내려가서 그런지,

실제 함께 걷는다는 느낌도 많이 들었고,

여행에 대한 묘미랄까, 걷고 싶은 충동을 불러 일으키는 면도 있었다.

자연을 돌아볼 줄 아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소소함과 감상은 다른 여행서에 비해 적을지 몰라도,

친절함, 솔직함,은 더할나위없이 칭찬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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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너스에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
권하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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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의 아이들 (게이), 땅의 아이들 (레즈비언), 해와 땅 (이성애자)

이런 소재로 만들어낸 성장소설. 나의 편견을 깨어버릴 수 있을 것인가.

 

아주 가끔, 책을 통해 나의 성(姓)에 대한 정체성을 점검(?)해본다. 고독의 우물(남자가 되고 싶은 여성 이야기)과 같은 고전을 읽을 때에는 나도 여자에게 이런 느낌을 받았던 때가 있는 것 같은데.. 하고 추측하며, 그 상황에 몰입하고 한없이 착각 속에서 허우적 댔었다. 여자를 봐도 그 책의 느낌때문에 자꾸 여자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지만, 남자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그저 나에게도 그런 성향이 있을까 생각해본 것이리라.  그리고 아이돌을 좋아하다보면 누구나 팬픽(그룹의 멤버끼리 서로 좋아하는 설정, 여자-여자 이거나, 남자-남자이거나 이성보다 동성이 강한 경향의 팬들이 지어낸 소설류)을 접해보았을 것이다. 보통 10대 소녀들의 경우, 남성 아이돌 그룹의 팬픽을 즐겨 읽는다. 나 또한, 남남커플의 팬픽을 달고 살았었지. 연예인이기 때문에 그들은 어떤 삶일까 생각해보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멤버들을 커플로 이어준다. 대개 남성 아이돌 그룹의 팬들은 차라리 너네 멤버끼리 사귀지, 다른 여자아이돌과는 안된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녀팬들의 로망이자 만인의 연인이지 않은가, 그들은... )  팬픽을 읽는 순간은 안그래도 좋아하는 사람들이겠다 상상이 절로 된다, 이런 일이 없으란 법도 없지뭐, 하며 쿨한척 팬픽을 즐긴다. 하.지.만.. 조금씩 아이돌에게서 눈을 돌리고 먹고 사는 문제에 치이며 살게 되면, 연예인은 그냥 연예인일 뿐, 돈 많은 남자 물어서 취집 (요즘은 시집이 바로 취업이란다.;)하는게 남는 장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꽤 강하다. 여자로써 사회생활을 견디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며, 여성의 지위가 많이 올라갔다고는 하나, 육아와 살림을 겸해야 하는 이상 대부분의 남성들처럼 오래 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나같은 보통인의 경우, 나와 다른 성정체성을 가진 이들을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픽션 속에서나 보았지 실제로 내가 겪고 있는 일이 아니라서 더욱 그렇다. 그 사람들의 마음이나 감정따위를 전혀 알 수가 없다.

 

청소년(혹은 미성년자)의 눈으로 보았을 때는 그렇게 성 정체성이 확고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바른 성교육이나 개념의 정립등이 꼭 필요하다. 나처럼 그 입장이 되어 착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실제 그것이 자신의 일인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요즈음은 다른 성을 좋아하는 것이 비교적 많이 드러나있기 때문에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이해까지 가능한 정도는 아니다. 그저, 그럴 수도 있겠구나. 의 수준.

 

한 아이의 엄마가 되면, 이런 문제에 올바로 대처해야 할 필요가 분명히 존재한다. 나의 아이는 평범하게 자랐으면 하고 바라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막상 나의 아이가 그렇다면, "오냐. 그래, 너의 마음가는대로 하거라. 나는 언제나 네 편이야." 라고 할 수 있는 부모가 몇이나 될까? 대한민국에서 자녀를 키우고 있는 대다수의 부모들은 역정을 내겠지. 왜 하필 내 자식입니까,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그리 지었습니까. 이 책의 주인공 강성훈의 엄마가 그랬듯 말이다. 아이의 눈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할 것이고, 눈 앞에 두고 보기가 힘들 것 같다. 나 또한.

머리로는 그럴수도 있겠다, 하고 생각할 수 있을지 몰라도 마음은 그것을 쉽게 허락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 책에는 성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의견을 조율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무조건 현실도피가 아닌, 정면승부인 것이다.

남의 이야기라면 모르지만 나의 이야기라면, 어떻게든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인정할 것인지, 아니면 보지 않고 살아갈 것인지.

성훈의 엄마는, 자신의 아들이 게이인 것을 알고 학교를 자퇴시키고 유학을 보내려고 한다. 하지만 주변에서 받는 홀대와 엄마에게까지 외면당하는 자식이 받았을 충격을 헤아려 줄 사람은 그녀 뿐이기에 나중에 시간이 흘러 사람을 기피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레즈비언 친구가 운영하고 있는 상담소에 성훈을 보낸다. 그 상담소에서 성훈은 보통 사람과는 조금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재확립하고, 자신의 성향을 인정하기로 한다. 그리고 다시 똑바로 바로 볼 수 없을 것 같던 절친인 영무에게도 다가설 만큼, 용기도 생기고 점점 삶의 활기를 찾아간다.

 



 
동성애자인 것을 주변에 알릴 수 없었던 성훈은, 주변을 철저하게 속인다. 여자를 좋아하는 척 숨긴채 살아간다.

그것이 결국 자신에게까지 거짓으로 살아가는 삶이 되고, 어떤 것과도 섞일 수 없는 자신의 처지와 마주하게 된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고, 주변에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는 것이, 편견이 난무하는 현실에서는 무척이나 힘이듬을 안다.

세상과 동 떨어진 기분.. 성훈이는, 얼마나 외롭고, 괴로웠을까. 자신에게도 솔직하지 못함은, 얼마나 고독한 슬픔인가..

 



 

 남들과 조금 다른 성향으로 따가운 시선을 받는 성훈. 그런 따가운 시선은 편견을 가진 사람으로부터 나온다.

그들은, 우리와 조금 다를 뿐이지 틀린 것이 아니다. 그들의 몸과 마음이 이끄는대로 따라갈 뿐.

따듯한 눈으로 주변을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성훈, 순수한 영혼이기에 많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만인을 사랑하는 비너스.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엄마에게도, 절친인 영무에게도 자신의 성향을 말할 수 없어 성훈은 비너스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어떤 이야기든 다 들어주는 비너스. 편지글의 형식으로 되어 있어 굉장히 몰입이 잘 되었고, 꾸밈이 없는 순수한 영혼을 만난 느낌이랄까. 내용이 뒤죽박죽 되더라도,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편지의 느낌을 잘 살린 것 같다. 편지글이자 자신의 일기 같은 느낌의 글이어서 실제 닫혀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비너스를 통해 다른 사람과는 조금 다른 소통의 방법을 보여준 것이다.

 

이 책은 일반성향과 다른것이 틀린 것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다. 부모라면, 꼭 읽어봐야할 성장소설이 아닐까한다. 순수함과 소통을 강조하며, 성향이 다를 뿐 이 세상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살아가고 싶은 한 소년의 몸부림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소설이다. 섞일 수 없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저 나와는 성향이 다를 뿐임을 조금은 쉽게 인정하게 되는 계기가 되어준 책이었다.

 

너는 그냥 너이면 돼. 똑같이 살아가려고 발버둥치지마. 앞으로는 따뜻하게 바라봐주는 시선이 너를 향해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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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시대
장윈 지음, 허유영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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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으로 중국소설을 읽고는, 한동안은 멀리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인들의 드러내는 경향을 많이 보아오다보니 책도 그런 경향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뭐랄까. 한국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 밑바닥으로부터 전해지는.. 나를 감싸며 울리는 느낌이랄까, 그런 잔잔하고도 여운이 남는 작품을 중국작품 중에는 접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기대를 아.예. 하지 않았다. 그저, 기존에 읽었던 느낌보다는 좀 더 업그레이드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을 뿐이다.

 

기대를 하지 않고 책을 보다보면, 혹 하는 부분과 마주할 때 찌-잉 하는 신호가 온다. 괜찮은 책으로 인식하거나 혹은 변하는 나의 생각의 신호체계랄까, 어딘가 미궁 속으로 빠지는 듯하면서 물고 물어늘어지는 관계들이 상호간에 성립된다. 이야기의 주인공이 챕터마다 변화하며 오른쪽으로 벌어지며 이어지는 부등호가 있다. 그들은 동떨어져 있는 존재이기도 하고, 연결되는 존재이기도 하다. 서로간에 같은 마음일 수도 있고, 도저히 이어질 수 없는 마음이 되기도 한다.

 

-주인공 소개 및 줄거리-

시인인 망허와 시인을 동경하는 천샹, 그리고 망허와의 시작을 겁내하는.. 하지만 망허의 그녀 예러우, 천샹의 남편 라오저우, 천샹과 밍추이는 대학동기, 천샹과 라오저우의 아들 샤오촨, 밍추이의 아들 샤오좡, 후에 본명으로 새 삶을 시작한 자오산밍, 그의 아내 나타샤.

시인을 동경하던 천샹이 첫눈에 반하고 가슴에 품어온 남자 시인 망허. 그는 천샹과 하룻밤을 지내지만 그대로 떠나버리고, 천샹은 그의 아이를 임신하게 된다. 동경하던 그의 씨를 품은 천샹은 차마 아이를 지우지 못하고 낳기로 결심한다. 대학시절부터 천샹을 마음에 품고 있던 라오저우는 누구의 아이인지 다 감수할 자신이 있다며 그녀와 결혼하기를 청한다. 먹고 살기 편한 직장에 다니던 망허는 주변의 예상과는 달리 그 생활보다 진정한 시인이고 싶어 사표를 던지고 먼길을 떠난다. 논문을 쓰기위해 지역 답사를 다니던 예러우를 보고 반하게 되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예러우는 시인은 감성적인 존재라 언젠가 자신을 훌쩍 떠나버릴 것이라는 생각에 쉽게 그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지만, 망허의 진심을 느끼고 사랑을 결심한다. 그 후 둘은 지역답사를 함께 하며 이야기를 들으러 다닌다. 그러던 어느 날,  자궁외 임신으로 인한 과다출혈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진정으로 사랑하던 그녀를 잃고 방황하던 그는 러시아에서 예러우를 놓아주기로 결심하고, 나타샤와 함께 고국으로 돌아온다. 건설업을 크게 하던 자오산밍(망허의 본명)은 본인이 후원한 학생들을 위한 건물을 짓게 되는데 그 곳에서 천샹을 만난다.

 

그들의 관계는 미로를 형성하고 있다. 망허와 천샹 < 망허와 예러우 < 천샹과 라오저우 < 천샹과 밍추이 = 샤오촨과 샤오좡 < 다시 망허와 예러우 < 밍추이와 망허 < 자오산밍(망허의 본명)과 나타샤 < 자오산밍과 천샹. 이런 부등호를 나열하며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다.

 

중국 이름이 익숙해지지도 않고, 지역도 상상이 되지 않아 묵묵한 마음으로 읽어내려갔지만 마음 한 구석에 가라 앉아 있는 느낌은 내내 계속 되었다.  시(詩)를 동경하던 시대의 작가이니만큼, 시적인 표현이 많아 강물에 돌멩이를 던져 퍼져가는 작은 일렁임이 가득한 소설이었다.

안타까운 이야기가 주를 이루어,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하고, 또는 공허했으며 격정적인 치달음도 있어 파도에 밀물과 썰물이 있듯 잔잔한 일렁임속에 간간히 치는 파도를 바라보는 느낌이 이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였다.

 



 


 

언제나 우리들은 꿈꾼다. 부자가 아닌 다음에야 한방 신나게 터져주기를. 그러면 내 인생도 역전이 되지 않을까 하는 헛된 기대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물론, 차곡차곡 한걸음 한걸음 차분히 그 길을 묵묵히 가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만은 여유롭고 풍요롭게 살고 싶은 욕망을 지니고 살아간다. 영원히 살고 싶다던가, 뭔가 꼭 해내어 보여주겠다. 하는 야심은 한 낮 젊었을 때나 가능한 망상일 뿐, 책임감에 눌려 현실에 안주하고 아둥바둥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에게는 망허가 느꼈던 것처럼 '삶을 사랑하는' 능력을 가지지 못한 것이리라.

망허는 시를 참되게 사랑하지 못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들도 그렇지 않은가. 정작 좋다고 말하고는 있지만, 그것이 정말 내가 좋은 것인지.. 알지 못한다. 그저 좋은 것이겠지. 하는 추측일 뿐.

 

학창시절에의 야심, 누군가를 동경함, 진정의 사랑으로 빠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사랑에 대한 확신, 그렇게라도 지키고 싶은 욕망, 모든 것을 부정하고 싶은 도피,의 길을 함께 걸었다. 우리는 늘 선택의 기로에 놓이며, 가능한 후회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한다. 끊임없는 선택의 기로에서 주인공들과 함께 방황하며 안개 속을 걸었던 이 소설은 모든 것이 분명하지 않은 우리네 인생의 길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 작가의 작품은 처음 접해보지만, 중국문학의 편견을 깨주기에 충분했다. 숨김의 미학이 부족하다고 느꼈던 중국문학에서 새로운 미적인 감각을 가진 작가를 만나 무척이나 반갑고 기쁘다. 혼자 외로운 길을 고수한 작가라고 해설에서 보았는데, 이런 느낌의 글이라면, 다른 작품도 접해보고 싶을 정도의 일렁임이었다.

 

아직도 고독한 길을 걷고 있을지도 모르는 이들. 그렇게 속내를 직접 보여주지 못한 채, 오로지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틀안에서 서로를 추억하는 사람들. 우리네 인생은 어쩌면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품은 채 함께 걷고 있다 하더라도 실제로는 혼자.. 걸어가야 하는 어둠속의 터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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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박범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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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선뜻 읽을 엄두도 내지 않았었다. '은교'의 작가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은교'도 그다지 눈길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제나 새로운 작가를 대할 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반감. 사람들이 너도나도 좋다, 좋다. 를 연발하면 그 책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는 나를

느끼곤 한다. 모두가 yes할 때, NO. 라고 말할 수 있는 나도 아니지만 부딪쳐보지도 않고 실망하면 어쩌나, 다시는 보고 싶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사서하는 걱정과 근심으로 가득찼던.. 내 눈 앞의 안개를 걷어내지 못한 채 그냥 무작정 읽기에 돌입했다.

장윈의 '길 위의 시대'를 먼저 읽고 연달아 읽은 작품이라 설레임이 조금은 있었다. 나는 역시, 한국사람인가보다.

 

야릇한 표지에서 풍기는, 비즈니스의 실체. 작가 특유 성향을 알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무작정 읽어내려간 글에서 휘감기는 느낌을 받았다.

일본작품에 익숙해 있는 나이기에 한국작품과 그리 친하지는 않은데, 한국작품 특유의 무거움이랄까 질질 끄는 느낌이랄까, 한없이 고독한데

그 책임감을 등에 업고 살아가는 적막같은 시린 어둠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담담하게 상황을 드러내고 있는데 그 상황 하나하나에 대한민국의 뼈져린 아픔이 서려있다. 무언가 바늘로 콕콕 찌르는 느낌이 나를 엄습해왔다. '길 위의 시대'를 읽을 때와는 다르게 완전 몰입한 나를 보고

조금 놀랐다. 빨아 당기는 그 느낌을 주체할 틈도 없이 나의 시선을 잡아끄는 통에 신이났다. 조금 더 조금 더 달음질 쳐. 하면서..

 

이 책은 '자본'의 노예가 된 시대를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금의 현실과 직시하도록, 말이 뱉어진 그 순간 주워담을 수 없는 것 처럼,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그 상황을 낱낱하게 속속들이 보여준다. 자식을 위해 '비즈니스'도 마다 하지 않는, 그런 지고지순한 크고 큰 어머니의 바다인가 싶지만, 실제 그것이 자식을 위하는 일인지 무엇을 위해 그렇게 까지 하는 것인지 알지 못한 채 그렇게 자본의 노예가 된다. 먹고 살기 위해 자식과 함께 잘 살기 위해 선택한 일들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음이 마음이 아플 뿐이다.

 

형식적으로 사람을 만나고, 자신의 편의를 위해 사람을 이용하기도 하는 '진심'이라는 것이 통하지 않는 시대. '진심'? 그것이 대체 무엇일까?

내일이면 다시 보지 않을 사람들처럼 그렇게 만나고 헤어지는 사람들. 상처받지 않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며 사는 이 세상에서 제대로 가면을 벗고 제대로 된 숨을 쉬며 살아가는 이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우리는 그렇게 진심을 숨기고,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며 오늘 하루 그냥 무사히 지나가기를, 그렇게 무미건조하게 살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삶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모든 의미를 포괄한 '비즈니스'를 행하고 있다. 어찌보면 win-win, 꿩먹고 알먹고, 누이좋고 매부 좋고인거다. 그것이 실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끼치는 피해따위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로지 나만, 혹은 나와 관련된 사람들만 한정해서 괜찮으면 된다는 그런 생각이 팽배한 이런 시대에서 오로지 자신보다 좋지 않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몸을 낮추고 마음을 보여주는 이들마저 하나도 존재하지 않게 된다면, 그 때는 이미 이 세상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지 않겠는가.

 

이 책은, 제발 살아달라고 그것이 사랑이란 이름이든, 연민이라는 이름이든, 애정이라는 이름이든 간에 무엇이든 좋으니 그저 살아남아달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진짜 나의 모습을 찾으라고, 진정한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을 깨달으라고, 자본의 노예따위는 되지 말자고 말이다.

 



 


 

우리가 달려가는 길 끝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본적이 있는가?

그저 남들보다 잘 살기 위해 먼거리를 오가고, 너도 나도 강남을 찾고, 수도권에 들어서야 교육이다 뭐다 최상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지금 우리의 이 안타까운 시대를 어찌하면 좋을까.

 

나 자신이 걸어온 길을 잠시 돌아보자. 나만을 사랑해서, 상처받기 싫어서 정작 주변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무언가를 떠넘긴 적은 없는지.

차도남, 차도녀를 꿈꾸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의 시대는 자꾸 차가워져만 간다. 서로의 진심따위는 안중에도 남기지 않은 채 하루하루 먹고 살기에만 급급해 하고 있다. 물론, 나 또한 그렇지 않다고는 할 수 없기에 이 소설을 만나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 작품을 통해, 박범신이라는 작가를 다시 보게 되었고 내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는 시간도 갖게 되었다.

세상이 다 아니라고 할 때 나의 소신을 꿋꿋하게 지킬 수 있는 온정을 품은 젊은이로 거듭나기를 바래본다.

'자본'에 얽매이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나의 진정한 자본은 우리들 자신, '사람'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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