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혼자 공부를 시작했다 - 온전히 나를 위한 어른의 공부
와다 히데키 지음, 장은주 옮김 / 더퀘스트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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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少年易老學難成 소년이로학난성 / 一村光陰不可輕 일촌광음불가경 / 未覺池塘春草夢 미각지당춘초몽 / 階前梧葉已秋聲 계전오엽이추성 .

[소년은 늙기 쉬우나 학문을 이루기는 어려우니,  한순간의 짧은 시간도 가볍게 여기지 말지어다 . 연못가의 봄풀이 채 꿈을 깨기 전에 , 섬돌 앞에 오동나무 잎이 가을을 알린다 ]

이 글은 중국의 사상가 주자의 <주문공문집>에 실린  '권학문' 으로 사람이 젊다고 생각하고 있는 동안 어느새 늙어 버리고  뭔(배움)가 이루기 어려운 삶을 돌아보게 한다 . 

<마흔 , 혼자 공부를 시작했다 > 는 와다 히데키 교수의 책을 앞에 놓고 보니 절로 '소년이로학난성' 이 떠올려 졌다 . 제목의 마흔은 '계전오엽이추성' 에 이르러도 떨궈진 오동나무 잎을 보며 뭔가를 깨닫는 지성을 말하는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 죽을 때까지 배움은 끝이 없다는 참 증명처럼 . 

와다 히데키 교수의 독학론은 쉽고 재미있었다 . 무엇보다 점점 독학이 힘을 발휘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언 같은 말은 위로가 되었다 . 다만 어른의 공부에서 중요한 것은 인풋만 해서는 안되고 배운 지식을 자기 나름대로 아웃풋 하는 방식에 있는데 일반 상식 수준의 아웃풋으론 박식함에서 벗어나지 못할 뿐이니 독자적 관점 , 남과 다른 자기만의 다른 관점을 아웃풋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인상깊었다 .

분류하자면 이 책도 자기계발서로 봐야한다 . 특히 자기 일에 성공 한 사람이 전하는 '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 쯤으로 . 186 페이지 한 권으로 그리 길지 않은 내용이었는데 정리를 하자니 , 전하고 싶어 하는 게 너무 많아서 받아들이는 쪽은 오히려 난감하였다 . 블로그의 글로 보자면 한 포스팅 분량의 글이 각각의 제목으로 늘 어서 있는 것과 같았으니 말이다 . 그나마 위로되는 건 어려운 전문 용어 없이 읽을 수 있는 내용이라는 것 일까 .

마흔 , 애매한 나이이다 . 마음은 청년같은데 , 몸은 슬슬 그렇지 않 다고 알려오는 시기 . 침침해지기 시작하는 눈을 비비며 노안을 염 려하는 나이 . " 아직 , 아직 , 무슨 , 무슨 ~ " 하며 불안의 감정을 널 뛰는 나이 . 그래서 이런 책도 잡아보게 하는 나이 . 걱정과 불안에 서성이는 동안 누군가는 열심히 책을 묶어 낸다고 생각하니 , 마음 이 헛헛해 지기도 한다 . 물론 이 사람은 본업에 이미 성공한 전문 가이지만 그외의 일에도 시간을 쪼개서 기웃기웃 거릴 정도로 열 정 청년인 셈이다 . 마흔의 나이 따위는 숫자에 불과해! 를 실천하는 사람인 것 . 

그러니 세월이 안겨주는 나이 마흔을 의심하자 . 안주하며 주저할 시간에 의심하자 , 세상이 그냥 던져주는 것들에 의심을 해보자는 것을 이 책에서 줍는다 . 저자는 내내 엘리트라고 , 방송이라고 , 노벨상이라고 , 권위자라고 모두 옳거나 맞는 말을 하는게 아니라는 얘길 한다 . 의심하고 자기 논리를 찾아보라는 이야기를 겁도 없이 시원하게 한다 . 데이터를 의심하고 , 뉴스와 통계를 무조건 맹신치 말라는 말을 한다 . 마흔 쯤 되면 자기 주관 쯤은 분명하게 세워야 그런 주장도 할 수있는건지 모른다 . 나? 나는 잘 모르니 일단 모르 는 것을 채워가는 걸로 해야할 것 같다 . 와다 히데키, 기억해야지 .

"어른의 독학은 자신을 스스로 지키는 것으로 이어진다 ."

(본문 67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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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1 2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8-01-21 22:28   좋아요 1 | URL
치매예방을 치맥예방으로 읽고 혼자 ㅋㅋㅋ 치맥은 쉬지 않아도 되는뎅~~ 이럼서요!! 그쵸~^^?

서니데이 2018-01-21 2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다 히데키는 노트정리법으로 유명한 학습법 책으로 처음 보았는데, 정신과 전문의라서 다른 책들도 많이 소개되고 있어요. 이 책은 마흔인데, 어느 책은 오십이더라구요.
그장소님, 따뜻하고 좋은 일요일 밤 되세요.^^

[그장소] 2018-01-21 22:27   좋아요 1 | URL
아..오십도 있나요? 죽을 때까지 공부하란말로 들어야겠네요! ㅎㅎㅎ 서니데이님도 굿밤되세요!!
 
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 - 청일전쟁부터 태평양전쟁까지
가토 요코 지음, 윤현명 외 옮김 / 서해문집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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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역사책처럼 관념적이지 않고 현실적으로 와닿는 게 신기합니다.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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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도리 2018-01-20 2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천황을 이해해야 태평양 전쟁을 이해할 수 있지요 ㅠㅠㅠ

[그장소] 2018-01-21 09:05   좋아요 0 | URL
정확히는 대신들이라고 하려했더니.. 어찌보면 허울뿐인 천황을 이해해야 하는게 맞기도 하네요!
 
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 - 청일전쟁부터 태평양전쟁까지
가토 요코 지음, 윤현명 외 옮김 / 서해문집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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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겨보는 웹툰 중에 <왕 그리고 황제> 라는 웹툰이 있다 . 정이리이리 작가의 작품인데 , 발상이 아주 발랄 기발하다 . 역사는 흔히 그 자 체로 스포일러라고 우스갯말을 하곤 하는데 이 작가는 그 뻔함에 변화를 타임슬립이나 공간이동으로 주지 않고 원래의 인물 속에 다 른 인물이 빙의되는 형식을 취한다 . 

 

우리 역사에서 태종을 고종으 로 고종을 태종으로 서로 영혼 교환하듯 겉모습만 유지시키고 속은 다른 인물이 활약하는 시대상을 그려낸 거다 . 때는 고종이 ( 물론 가상이다 ㅡ 태종이 ) 북양대신 리홍장으로부터 서신을 받고 영국과 미국등의 나라와 교류하여 노서아 ( 러시아) 와 일본을 견제하라는 조언을 듣는 이이제이 편 . ( 웹툰 39화) 그 보다 앞서서는 고종이 일본보다 선수를 쳐 재교섭을 맺는 과정을 보 여 주는데 거기서 서계에  유리한 조항을 넣으려는 회차( 22화)가 있어 아주 통쾌하게 본 기억이 있다 . 물론 뜻대로 되지않아 리홍장 의 서신까지 오가는 상황이 된 걸테지만 .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 좀 뜬금없게 보이겠지만 이 가토 요코 교수의 역사 책이 단순한 역사서가 아닌 법의 이야기이기 때문 이다 . 지금까지 역사책이라고 하면 우린 각각의 연대에 주루룩 나열된 인물과 나라 , 그 나라의 군대 이동과 승패에 관해서만 뻔히 아 는 이야기를 정말 교과서처럼 들어왔었다 . 

아닌 말로 이 책의 차례만 봐도 1장 , 2장 , 3장 , 4장 , 5장 에 쓰인 각 전쟁의 기록만 대충봐도 견적이 뻔한 교과서가 연상되었다는 게 솔직한 내 심정이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 , 세상에 역사의 관점을 이렇게 달리 볼 수 있다니 ! 왜 이렇게 재미있게 쓴 역사책을 어쩜 그렇게 하나같이 재미없게 표현해 놨을까 ! 하고 무척 놀랐다 .

역사책이니 그렇다 고 하면 할 수 없지만 가토 요코 교수는 부러 강 의를 통해 나눈 주제를 가능한 그대로 우리에게 전하려고 애를 쓰 고 있었고 그것은 전쟁으로 얻는 , 혹은 얻을 각국들의 실리 , 즉 상 법 , 민법을 구체적 으로 어떻게 변화시켜 근현대에 이르렀나 하는 걸 요목조목 알려주고 있었다 . 

전쟁이 상대국에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가 하는 단순한 질문을 던져 학생들로 하여금 계속 문제를 주지시키는 점 , 전쟁이란 상대국의 헌법을 바꾸는 것이라는 이야기 ( 장 자크 루소 ㅡ본문 46  )는 정 말 흥미로웠다 . 
' 역사는 수다 . 정치는 수천명이 호소한다고 해도 움직이지 않는다 . 수백만 명 정도는 돼야 비로소 움직인다 ' 고 한 블라디미르 레닌 ( 본문 37 ) 
그를 뒷받침하듯 각 국력 비교 그래프까지 ( 인구 , 상비군 , 전투기 , 주력함 , 구축함 , 잠수함  ㅡ 연합국, 삼국동맹 , 미국 , 소련 ,1931 ~1945년 ) 보여 준다 . 

세법 , 돈의 흐름 , 각국의 이익을 꾀하는 관심거리가 그 시대에 무 엇이었는지 다시 보게된 책이기도 했다 . 지금까지 이런 역사책은  없었다 . 이런 관점으로 역사를 이야기한 선생도 없었다 . 이런 주제로 역사를 배우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 전쟁사하면 감히 재미있다고 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 이 책은 재미있다 . 한마디로 신박하다 . 올 해 첫 역사책으로 넘 즐겁게 읽어서 기억에 두고 두고 남을 것 같다 . 

#그럼에도일본은전쟁을선택했다
#가토요코_지음
#윤현명_이승혁_옮김
#서해문집
#파란자전거
#신박한_역사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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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도리 2018-01-20 2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엔 헌법에 대해서 암기로 외웠는데...
헌법은 그 나라의 정체성 그 자체라는 걸, 조금씩 알게 됩니다..
읿몽이 헌법에 천황을 명시해 놓응 것처럼 말이지요...

[그장소] 2018-01-21 09:02   좋아요 0 | URL
그런 일본의 헌법 구성이 전정후엔 연합군 총사령군에 의해 미국의 , 그것과 흡사해 진다는게 넘 놀라웠어요 . 그 영향이 우리나라에는 안 미쳤나 , 돌아보게 만들기도 했고요 .
 
운명과 분노
로런 그로프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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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과 분노 ㅡ 로런 그로프 , 정연희 역 , 문학동네

 

  다른 이들의 삶은 파편들처럼 한데 모아진다 . 하나의 분리된 이야기를 비추던 조명이 어둠 속에 머물러 있던 또하나의 이야기를 밝힐 수 있다 . 뇌는 기적을 이룰 수 있다 . 인간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피조물이다 . 파편들은 제 힘으로 한데 모여 전체를 만든다 .
( 본문 561 쪽 )

 

 

   이 책엔 한 사람 , 한 사람 , 한 남자 , 한 여자의 인생이 송두리째 들어있기도 하지만 길게 보면 결혼이라는 행위로 묶인 두사람의 결합된 삶이 ,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기에 매 장을 넘길 때마다 압축된 폴더를 열듯 운명과 분노를 읽다보면 한 사람에게 배당되는 인생 총량의 길흉화복이란 , 참으로 공평하게 신이 인간에게 내려주는 인생의 달란트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만다 .

   처음부터 말했듯 책의 반은 예정된 수순처럼 너무나 뻔했지만 , 또  그것들이 왜 거기있는지 모른채 읽어내려 가야 했지만 남은 책의 반 ,  이후부터 마지막까진 그것들이 왜 거기 있어야 했나를 차근차근 꺼내 우리에게 보여주므로 마치 누군가의 인생을 슬라이드 필름에 넣고 돌려 보는 것 같았다 .

 

   그래서  분노 편이 너무 압도적이다보니 앞의  운명 편이 없었다거나 조금 축소된 채로 발표가 되었데도 어느 정도 상상으로도 이해가 가능한 지점에 있었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

 

   그러니까 운명에 크게 실망 할수록 분노에 더 뜨겁게 반응하게 된다 . 그렇기에 어쩌면 반대로 분노의 편에 실망하는 독자도 있을 수 있겠다 . 그렇다면 역시나 운명의 편에서 깊게 동조를 하지 않을까 ?  사랑을 경험해봤던 이라도 , 혹은 아직 사랑의 경험이 없어 운명이라거나 , 사람에 대한 배신이나 분노가 이해 불가의 미지 영역에 있는 사람이라도  이 뗄 수 없는 동전의 양면같은  부부를 애틋하게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단정마저 마구 내려버리고 싶어진다 .

 

   단적인 예로 마틸다의 생에 있어 태양같은 존재인 로토와 , 로토에게 있어 한 점 의혹없이 수많은 사랑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사랑으로 마침표를 찍게 한 확신의 여신이자 달과 같은 마틸다 . 겨울의 추위가 있어 따듯함을 갈구하게 되고 , 여름의 뜨거움에 있어 시원함을 갈망하게 되듯이 서로를 희구하게 된 젊음들 . 그들의 사랑은 아름다웠지만 마지막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

 

   삶의 이면들을 잔뜩 가진 비밀스런 사람들 . 그건 로토는 스스로 원해서가 아니라 그가 가진 환경이 그렇게 만들었고 , 그도 모르는 사이 비밀이 만들어져 있었다 . 좋은 환경이 있었던데 반해 그를 스쳐지나간 여자들의 과거는 불행해졌다 . 대체로 사랑의 뜨거움에 불행해졌다 . 특히 로토의 어머니와 연관되면 더 그렇게 되었다 .

 

   그리고 정반대의 환경을 가진 마틸다는 좀더 밝은 삶을 추구하기 위해 로토를 희망했고 , 그 희망은 로토의 어머니 앞에서 꺽일뻔 했지만 그녀는 대립하는 마녀들처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 그래서 로토와 마틸다는 가난한 청춘을 보내야 했다 .

   누구보다 능력이 출중한 청춘이었던 이들은 젊음을 그렇게 애쓰느라 지쳐가기도 한다 . 그리고 로토에겐 늘 껌처럼 달라붙어 있는 친구들 몇이 있는데 , 그 친구들 역시 비밀을 가진 친구로 어릴 때 누이가 로토의 아이를 낳고 우울증을 앓다 자살한 것을 로토에겐 사고사로 말하고 계속 로토의 곁에 머물러 있는 친구가 있고 , 그 외에 여전히 로토를 사랑하지만 마틸다를 어쩌지 못하는 여자친구들이 언제고 기회가 되면 마틸다 자리를 노리며 오랜 친구들 노릇을 하고 있다 . 하지만 늘 자신만 의식하는 로토는 다른 사람의 삶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 또 누구도 그에게 그늘의 삶을 알려주지도 않는다 . 그는 쇼윈도 안에 장식된 표본처럼 보기 좋게 있어야만 한다 . 

 

   그런 그가 안쓰럽기도 하지만 안다고 뭐가 달라졌을까 싶다 . 그가 몰랐기에 마틸다는 그의 곁에 있을 수 있었을 것이다 . 내내 침묵을 비밀이 아니라는 , 거짓이 아니라는 자기 위로를 끌어 안고 , 곁에서 언제든 위협해 오는 로토 주변사람들의 뾰쪽함을 기꺼이 감수해 낼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

   로토가 연극배우에서 희망을 접고 극작가로 명성을 날리고 성공하며  , 또 나중에 그가 알게된 진실 때문에 충격으로 죽은 후에 밝혀진 건 , 그를 극작가로 이끈 초기작을 빼곤 대부분은 마틸다가 손을 댄 것이라는 사실 역시 무겁고 무서운 진실이고 로토가 모르는 기만이었다 .

 

   그녀의 과거가 불행하고 어두웠다는 건 사실 나에겐 별로 충격을 주지 못했다 . 반전처럼 준비된 그녀의 불행 , 그 일들이 그녀를 로토에게 보내는 추진력이 되고 , 마침내 로토가 마틸다의 운명이 되고 , 그녀 자신을 옭아매는 것이 되었다는 게 나에겐 오히려 충격이었다 . 그녀가 얼마나 능력있는 여자인가 생각하면 , 그녀가 소진한 많은 에너지가 아까워 내가 다 안타까웠다 .

 

   그러면서도 이율배반처럼 그 이유 역시나 알 수 있었다 . 그녀가 무얼 그토록 간절하게 원했는지를 ... 그녀에게 드리워진 유년의 그늘은 얼마나 힘이 쎈가 . 과거의 힘은 얼마나 뾰족하고 날카롭길래 숨겨지지 않고 세월을 20여년이나 보내고도 튀어나와 상대를 찌르고 가슴을 파고들어 심장을 멎게하나 . 그런 생각을 했다 .

 

   그러므로 읽어라 , 읽고 또 읽고 계속 읽어가라 . 마침내 분노와 마주칠 때까지 운명을 읽어라 . 예정되고 뻔한 운명에서 실망하고 왜 이런 인생을 보여주는 것이냐고 책을 앞에 놓고 질문하고 답답해 하면 할수록 분노 앞에서 마주치는 세밀한 장치들에 전율하게 되고 말 것이다 . 그리고 마침내는 어째서 미국 전 대통령이 이 소설 한 권에 극찬했는지 새삼 깨닫게 되고 말 것이다 . 

 

   숨이 멎도록 몰입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 이토록 뻔한 스토리 임에도 불구하고 , 이 작가의 차기작이 벌써 기다려질만큼 ...  아 , 아 , 읽어보지 않으면 이 기대감 , 이 고양감은 알 수 없다 .

 

 

 

 

 

 

결혼 , 서로 다른 부분들이 만나는 결합 . 로토는 소란스럽고 빛으로 가득했다 . 마틸드는 조용하고 신중했다 . 로토 쪽이 더 나은 반쪽 ,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쪽이라고 믿기 쉽다 . 그가 지금껏 경험한 모든 것이 마틸드를 향해 차곡차곡 쌓여간 것은 사실이다 . 그의 삶이 그녀가 나타난 그 순간에 대비해 그를 준비시키지 않았다면 , 그들이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
(본문 16 쪽 )


" 결혼이란 건 거짓말투성이야 . 대체로는 친절한 거짓말이지만 . 말하지 않는 거짓말 말이지 . 날마다 배우자에 대한 생각을 입 밖에 내어 말한다면 결혼생활을 짓밟아 뭉개는 거나 마찬가지일 거야 . 그애는 거짓말은 하지 않았단다 . 그저 말하지 않았을 뿐이지 . "
( 본문 313 쪽 )


그때조차 그녀는 이 세상에 기꺼이 , 같은 일은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 절대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 . 신들이란 우리를 엿 먹이기 좋아하는 존재들일 뿐 .
( 본문 351 쪽 )




슬픔은 내면화된 고통 , 영혼의 종기다 . 분노는 에너지로서의 고통 , 갑작스러운 분출이다 .
( 본문 460 쪽 )


그녀의 삶이 크게 베여나간 자리들은 남편에게 흰 공간으로 남았다 . 그녀가 그에게 말하지 않은 것은 그녀가 말한 것과 산뜻한 균형을 이루었다 . 하지만 세상에는 진실이 아닌 말과 진실이 아닌 침묵이 있었고 , 마틸드는 절대 말하지 않음으로써 로토에게 거짓말을 한 것뿐이었다 .
( 본문 497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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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1-19 2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예스24 중고샵에 가니까 있더만요.
<천둥과 꿀벌>도 있고.
사 보고 싶은 생각이 없는 건 아니지만 넘 두께워
인연이 있으면 나중에 또 볼 것이라고 생각하고
고히 내려놓고 나왔습니다.ㅠ

[그장소] 2018-01-20 05:52   좋아요 1 | URL
중고샵 ~ 전 아직 한번도 못가봤어요. 부럽~ 부럽~ 가까운데는 없거든요.
천둥과꿀벌도 그렇고 두께에 비해 읽는 속도는 순식간예요!!^^ 나중에 ~~ 보시면 아시겠지만요!^^

깐도리 2018-01-20 2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가지고 있는데,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 미루고 있네요...
천둥과 꿀벌은 도사관에서 ㅎㅎㅎ

[그장소] 2018-01-21 08:57   좋아요 1 | URL
의외로 이 책 반응은 50대 이상에서 먹히더라고요 . 그 이유를 이제는 이해가 좀 됐고요 . ㅎㅎ 저는 넘 재미있게 읽었지만 서둘러 읽으시라 권하고 싶진 않아요 . 정말 천천히 만나도 아깝지 않은 소설이니까요 . ^^

2018-02-09 15: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09 1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당
#2017_12월미션북_정세랑_피프티피플
#미션_선물
#두둔💕
#잘왔어요
#우편함에서_조금_울었습니다
#비에젖어_슬픔에젖어_눈물에젖어
#하염없이_젖은
#이상한_태그의_향연
#창비
#지금은_2018년_1월입니다만,
#어쨌든_계속해보겠습니다~
#다림질해야할까요?^^;;


책 ㅡ하 !!^^

새해부터 책읽는당 미션은 조금 변화를 가졌답니다 . 이달의 책은
소설부문엔 구병모 작가 위저드베이커리 입니다 . 저는 진작에 읽
은 책이고 소장도서라 리뷰를 북신청에 별도로 넣지 않고 책 인증
과 함께 기존 도서 리뷰로 등록을 해야합니다 . 새로 리뷰를 써야
할까요? 아니면 이미 쓴 리뷰를 정리해서 올려야 할까요? 고민이
됩니다 . ㅎㅎ
변화한 시스템을 한번씩 둘러보긴 했는데 잘할 수 있을지 걱정입
니다 . 어쨌든 계속해보겠습니다 .
며칠 지독하게 아프고나서 실제 몸은 무겁게 느껴지는데 어쩐지
기분은 공중으로 붕 뜰 수도 있을 것 같은 그런 날입니다 .
미세먼지와 일교차가 큰 날들에 건강 잘 챙기는 하루 하루 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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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8 1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18 18: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깐도리 2018-01-20 2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느 이상하게 책읽는 당이 안 끌리더라구여...

[그장소] 2018-01-21 08:51   좋아요 0 | URL
ㅎㅎㅎ올핸 또 룰이 바뀌어서요.. 작년과 다르게~ 깐도리님 참여중인 북클럽이 있으신가요? 전 민음 북클럽 , 창비 책읽는당
해봤는데 두 곳 모두 오프라인 아닌 온라인 상의 북클럽 활동~ 그런데로 재미있었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