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밤의 경숙 - 2013년 제58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김숨 외 지음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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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읽고 쓴 리뷰를 보니 비밀없는 생에 대한 위로랄까 ..하는 글로 정리를 했놨더라고 , 이번에 다시 읽고 비밀을 만들어 내는것이 무엇인가 에 집중을 하고 봐서 그런지 어째 나무는 가만히 있으려하나 바람이 가만두질 않는 다던 싯귀가 생각나 버렸다 .
나는 그저 평교사로 학교에 재직중이던 선생였는데 , 어느날 아내가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가고 혼자 그 쓴 감정처리를 술로 달래다 거짓말을 반복하게되고 점점 성실치 못한 인간으로 낙오된 사람였다 . 여기저기서 동정을 받아 그것을 안주삼아 동정을 부풀리고 그 마음으로 응원과 격려를 해주던 이들의 등을 친 사람이라고 해도 아주 틀리진 않을 것이다 . 

이전엔 이 오빠면서 나 '의 입장을 제법 건조하고 착실한 인간으로만 봤던 모양이다 . 그래서 운이 나쁜 인간으로 나 역시 그 쓸데 없는 동정을 퍼다준 모양였는데 다시 읽으니 행간에 이 남자의 무심과 무심을 가장해 그간 많은 이들을 상처줬을 어떤 단면이 보인 건 우연이 아니었다 . 그때도 읽으며 별 상관치 않던 이 무심이 갑자기 왜 크게 다가들었는지 모를 일인데 ... 다르게 보자 작정을 해 그런지 몰라도 이렇게 다른 시선으로 또 볼 수있는 여지가 있는 소설이 얼마나 좋은지 백번을 말해도 부족할 것 같다 . 재독이 아니면 도무지 알 수 없는 것들...
경술의 입장보단 또 오빠인 나' 에 촛점을 맞춰 보는 이유가 경술이 와서 그녀에 대한 말을 하려는 처지가 나'이고 보니 서술자의 일방적 시선을 따라가는 모양새를 크게 벗어나진 못하고 만다 .
비밀의 호의는 알아도 모른 척 ㅡ다 아는 것도 모르는 척 하는 것에 있었다 . 몰라서가 아니라 알 만한 것들이기에 짐짓 모른척 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사소한 ( 사소한가?) 비행을 어른의 입장에서 너그러울 수 있었던데 있는게 바로 그 호의"였다 . 그런 호의나 오해를 그냥 자신은 내버려두고 내심 사는데 큰 불편을 불러오지 않는 한 정정따위는 구태 의연해 내버려 두었다면 경술은 그것을 낱낱하게 바꾸고 수정하는( 그렇다고 바르게도 아닌 ) 인물로 조금 이 오빠면서 나"에겐 얄미운 인물 ...인 셈 . 그래서 결국 그녀가 앞이 안보이는 피붙이가 되었다해도 아무도 모르는 세에 요양원에 내버리듯 떨구고 오는 사람이 이 오빠면서 나" 인 것 . 이런 사람이니 아내는 왜 안떠났겠나 ......싶었다면 나도 퍽 남의 일이라고 냉정한 시선을 주는 사람이 되는데 , 내 일가붙이가 아니더라도 내 일상을 ( 별거 없는 일상이나마) 누군가 와서 주변부터 뒤흔든다면 악의를 가지건 호의였건 치우고 싶은게 인간의 마음일 거란 생각 . 그건 알아도 자신이 어찌해 볼 수없는 몰인정이라 모르는 척하는 주변의 호의를 그냥 받고 살면 또 될 일 ... 

자신의 마음이 좀 불편했으나 그건 저울질 해봐야 소용없는 것이란 이야기 . 

내 신발안의 잔 돌이 더 크게 느껴지지 눈 멀은 타인의 앞에 놓은 큰 바위보단 말이지 ...대체 삶이란 어떤 호의와 악의로 씨줄과 날줄이 얼크러져 있는지 이 짧은 단편에서 마른행주 훔치듯 엿보게되는 것이였다 .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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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로 - 2015년 제60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편혜영 외 지음 / 현대문학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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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랙스는 한국에 와있다 . 자신을 버린 부모지만 사연이 궁금해서 꼭 그렇지만도 않다 . 이제와서 생각하면 그런 건 아무렇지도 않다 .
안다고 뭐가 달라질 것 같단 생각도 들지 않는다 . 이미 자신의 삶을 의미있게 하거나 변화시키는 것들은 세상에 없는 것들 .
찾아진다고 눈에 보이거나 할 성질의 것이 아닐 것 같다는 기분이랄까...
히스레져의 팔에 문신 된 올드 맨 리버 . 그를 두고 알려진 대로만 안다고 할 수 없듯이 자신이 내 뱉는 익숙한 말도 모국어인지 이국의 언어인지 스스로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을 , 타인에게 어떻게 설명해야하나...
보이는 대로 사람들은 보고 겉을 이해할 뿐이고 이름지을 뿐이란 얘기 같기도 하고...
한국에선 한강을 두고 , 자신이 온 나라에선 미시시피강을 두고 늙은 남자들의 방황을 보고 있는 알 . 니콜라는 죽었지만 , 이 한국의 남자는 죽지 않을 것 같다 . 난해하고 해독불가능한 지도를 들고 길을 헤매는 기분의 단편이다 .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지 , 아무리 짐작한데도 당신들은 사로잡힌 물고기의 입 안 그 느낌을 알수는 없는 것처럼 보상 될 차원의 시간이 아니라는 얘기인 것인지 ...
늙어지면 그때서야 자신도 ( 알랙스) 저 강들에 대해 뭐라고 한 마디나 할 수 있어 질까... 강 같은 세월을 살았다고 ... 겉으로 강이라 불렸으나 속으론 한없는 흐름을 견디는 일이었다고.. 강바닥을 긁는 물의 유속에 대해 ...지나온 것들에 대해 말해봐야 소용없다는 듯...

`내 팔에 있는 문신 올드 맨 리버는 그저 노래가 아니라네 .거기에는
몇가지 뜻이 있지 . 나는 무언가를 기억해야 할 때는 몸에 문신을 새
겨 . 지금 내가 그대에게 할 대답은 하나 . 나는 이 강에 무언가 영원
한 것이 있다고 느낀다네 . 나는 작은 보트를 타고 노를 저어 올드 맨 리버를 흘러가네`
( 본문 p .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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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로 - 2015년 제60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편혜영 외 지음 / 현대문학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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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주제인데 아프고 날카로운 글을 이렇게 회화적 구도로 보여줄 수 있다는데 신선함을 느낀다 .
더구나 이 작가는 원로 작가라 해도 무방한 중견이상의 작가라고 여겨왔던 터라...이런 글쓰기가 , 시도와 해석이 스스로 벼려온 날붙이 같이 느껴지는데는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기까지..했다.
한장 사진으로 출발해서 부모의 아픔과 시대의 아픔 그리고 그 자신이 격는 작가로서의 고충과 후배를 바라보는 시대까지 골고루 묻힌 양념처럼 , 이렇게 처음부터 재료 손질이 잘 되서 층층이 재대로 간을 해야 할 데에 간을 한 음식을 맛보듯 소설 한편이 주는 맛이 풍미가 깊을 때 느끼는 만족감이란 ... 더할 나위없는 만찬 같다고 해야하나 .
철조망이 주는 고통을 아버지와 한수영의 입장으로 풀어 본 다음에 그것을 다시 사진 한장과 엮어서 그 때로 거슬러 간 다음 사진 속의 인물로 태어나기까지의 과정들이 만들어지는 내용을 작가 스스로 구성하며 쫓은 소설 탄생 이야기 .
어쩌면 사진의 배경이야기 일 뿐인지도 모르지만 . 거기에 이야기를 입히는 재주는 작가의 몫이니만큼 탁월한 글이었다고 ...


"...적은 우리 자신 속에 정체를 감춘 채 숨어들어 있었다 . 살아남기
위해서는 내 쪽에서 죽여야 했다 . 내가 저들의 적이었고 , 내가 곧 나 자신의 적이었다 . 나는 우울하고 무기력한 수용소의 죄수처럼 한손
에 삐라를 들고 터덜터덜 산을 내려왔다 . ...명색이 작가인 나는 분단으로 인해 수천만 의 한국어 독자를 빼앗긴 가련한 소설가였다 . 그렇다면 독자를 되찾기 위해 , 그리고 만성적인 우울증에 걸려 쥐가 난 근육을 풀어주기 위해 뭔가를 써야 하는데 , 무엇을 써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
...그 오랜 여행 끝에 다시 이 장면 앞으로 돌아온 지금, 비로소 나는 나 자신이 바로 이 순간 막막한 공포를 가면으로 간신히 억누르며
경쾌하게 몸을 놀리는 포로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 이제 나는 사진의
안팎을 넘나든다 . 내가 포로가 되고 , 또 비쇼프가 된다 . "
( 본문 p . 257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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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로 - 2015년 제60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편혜영 외 지음 / 현대문학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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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면도기와 매년 반복되는 어떤 과열증상에 대한 무감각한 반응에 대한 저항 ㅡ 이라고 해야하나 ...
글 속의 여자는 화가나고 분노해야 할 입장인데 무기력하다 . 어쩌면 그 분노의 대상이 분노로 인해 사라지게 되면 갚을 길 없는 분노나 상실을 고스란히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서 그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뱃 속의 아이가 심장이 뛰지 않는다는 진단에 혼자 전전긍긍하다 수술 일정을 잡고 입원한 여자는 어떤 예고도 없이 미뤄지는 수술 시간에 항의조차 할 보호자가 도착하지 않아서 견뎌야 한다 .
츨장을 간 남편이지만 , 꼭 그날이 아니었어도 되었을 출장을 간  남편에 서운함조차 표현 못하는 여자 .
여자는 들었다 . 남편이 친구부부에게 자신의 임신에 대해 뭐라고 하는지를 , 완전 사기 임신이라고... 까지 표현하던 남편 .
술취한 자신을 강제로 덮쳐서 임신한 거라나 뭐라나... 그러니까 한 마디로 이 임신은 자신의 계획과 무관하며 책임에 많은 걸 느끼지 못하며 억지로 붙잡혀 있다는 말" 이라는 것 .
엿들은 말은 그녀를 얼어붙게 했을거다 . 그래서였을까 ... 아이가 심장이 멈춘 것은 , 그래서 불러 오는 배를 꺼트리듯 주저 앉혀야 했을까...

무신경 자체의 남편을 매년 돌아 오는 프로 야구
시즌의 과열의 시간에 빼앗겨도 묵묵한 여자 .
여자가 회복 시간을 누워있는 동안 들락날락하며 몇대 몇이네... 따위의 점수나 보는 것을 견디는 시간 . 그녀는 간호사가 놓고 간 도루코 면도기를 또 자신의 옷도 아닌 다른 여자의 옷과 신발을 그대로 입고 들고 와버린다 . 도둑처럼 . 타인의 시간을 훔치듯
참 ... 뭐라 할 수 없이 막막하게 느껴지는 소설 ..
내용은 짧고 , 형식적이고 볼품없는 오래된 남편이 하는 사정 같이 참담하기까지 하다 . 그런데도 곁에 두고 얼굴 보고 살아야 해서 견디는 여자의 침묵이 무섭게 면도기와 겹치는 ... 싫다 . 이런 느낌은 ... 어쩐지 내가 고구마 줄기 같이 말라가는 것만 같이 느껴져서... 그만큼 적나라한 느낌이었다는 게 맞을테니... 이런 생생함을 ... 날로 주는 작가의 숨이...참 버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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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6-09-02 05: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회용 면도기에 대해서도 까다롭게 따지는 사람 봤음. 그걸 쓰는 사람이 무신경하냐 예민하냐 문제가 되겠죠.
일회용 면도기야, 네가 단순한 건 아니지. 그럼그럼.

가을이라고 오늘은 하루종일 하늘에서 철새가 날아가며 우는 소리가 들려요. 집에 있으니 신기한 게 많네!

[그장소] 2016-09-02 06:03   좋아요 1 | URL
음~ 이건 출산을 해본 사람만 아는 감각일것 같아요 . 혹은 큰 수술을 받아야해서 솜털까지 제거해야하는 경우를 당해보지 않음 ..그 도루코
면도기 ㅡ 병원 ㅡ그 관계를 잘 모르지 싶어요 . 여성적인 ㅡ날카로운 소설였어요 . ^^
그럼요 ..일회용도 세날 짜리 한날 짜리 다양하잖아요 ..좀 더 비싼거 아닌거..있고
...ㅎㅎㅎ 누가 해준얘긴데 대용량 사다 쓴다고 .. 100개들이 ㅡ막 이런거요..ㅎㅎ
우린 집이라도 있어 철새는 아닌 셈?
여긴 이상하게 까마귀도 많아요!

AgalmA 2016-09-02 06:08   좋아요 1 | URL
아, 그게 그런 거군요. 이 소설을 읽지 않아 그런 세심한 연결 관계를 제가 몰랐군요. 수술할 때 그 면도기. 소재 연결이 흥미롭네요.
병원은 참 얘기거리가 많은 장소. 병원갈 때마다 써보고 싶은 이야기가 저도 많더라는.

[그장소] 2016-09-02 06:28   좋아요 1 | URL
그래서 더 섬뜩했어요 . 지금 이 여잔 정상적 심리상태일수 없거든요 . 아일 잃었죠 . 원수같은 남편은 철딱서니 없죠 ..증오가 혹은 상실감이 커서 복수라도하고픈 그런 심정여야해요. ㅎㅎㅎ 그러니 남의 옷을 입고간게 아닐까 ..인상착의에 대한 ㅡ변화 !
알리바이같이 ...거기에 면도칼까지 챙겼다구요 ..ㅎㅎ 스릴러죠!
병원 ㅡ 무궁무진 할것 같지 않나요..소재~~^^ㅋ
 
소년이로 - 2015년 제60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편혜영 외 지음 / 현대문학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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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에 옷젖는 줄 모른다던가 ... 시나브로라고도 하고 , 살면서 물에 물을 탄 건지 , 술에 술을 탄 건지 잘 모르게 될때 ... 그런 일이 비일비재 할때 어떤 충격파는 충격이 왔었는지 있기는 있었는지도 감각하기 어려워지곤 한다 .

몇 년을 만났는지 몇 번을 싸우고 지겹
게 헤어지고 만나길 반복해 왔는지 , 무감한 애인과의 사이에서 여자는 말한다 . 남자는 먼저 일어서 나가고 자신이 그가 피다 끈 꽁초의 재터리에 남은 재같다고 , 털어 내고 싶다고 ... 그게 말처럼 생각처럼 쉽지 않아서 한번도 제대로 된 마음을 보인적이 없었다고 생각을 한다 . 어쩌면 남자도 그런게 아닐까 . 똑바로 마주서서 바라 볼 진심이 두려워서 진짜 감정은 다음으로 미루고 미루고 헤어짐을 반복해온 일들 , 속엣말 조차 하지 못한 많은 날들 ... 처음의 파도는 파도였을까 ... 아홉번째 파도를 조심하라는 어부의 말은 사실 좋은 말 같지만 , 첫번째 파도도 물의 일랑으로부터 였을거고 숨막히는 건 다 같은 게 아닐까 ... 아홉번째든 첫번째든 ... 힘든 건 다 같은 걸 거라고 견디는 건 한번도 시작한 적 없었기 때문이라고 혼자 생각한다 .
각자 결혼을 했다가 이혼도 각각 , 타인의 아이를 서로 가지고 많은 만남과 이별 끝에 마주해선 나이들어 하는 사랑은 늘 계산이 먼저여서 진심보단 잇속이 먼저 계산으로 끝나버릴 때 .

먼저 일어나 나가는 것
을 속수무책으로 봐야하는 일이 생기고 , 그걸로 끝 일줄 알지만 또 다시 옷을 적시고 신발을 적시는, 흙탕물에 발을 담그는 일들의 반복이 나이 든 감정의 연애라면 ...   그런 파도는 애초부터 피하고 말겠다고 발이든 옷이든 어디 한자락 내어주지 않을 거라고 나라면 , 어설픈 감정의 확인따위는 하지 않을 거라고 ... 하지만 글 속의 여자는 내가 아니니 , 그 여자가 옷이 젖는 걸 보고 있을 수밖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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