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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 2018년 제63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김성중 외 지음 / 현대문학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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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상 속 ㅡ 김성중 , 2018년 제 63 회 현대문학상 수상작품집



KBS라디오 문학관으로 단편들을 듣는다 . 책을 몇권이나 쌓아 놓고 활자에 집중이 안되는 며칠이 이어진다 . 헛손질이나 헛발질처럼 텅 비어 있는 곳을 할퀴는 느낌 . 세 권의 책을 들쑤시다가 포기했다 . 억지로 읽은 책도 있었지만 그런 상태로는 읽은 맥락조차 정리를 못한다 . 왜 이렇게 방황하나 싶다 .

E-BOOK 에서 팟캐스트로 , 별 관심도 없던 TV 종영 드라마로 공간을 떠돌 뿐이다 . 그러다 지난 해 말에 라디오 문학관에 올라온 김성중 작가의 < 상속 >을 기억해 내곤 듣기 모드로 전환했다 . 몸은 일상의 일로 도피하면서도 귀는 그쪽으로 열어 둘 수 있어서 마지못해 선택한 방법이었다 .

마침내 < 상속 > 한 편이 끝나고 잠시 숨을 골랐다 . 지금은 책 속 문장과 라디오문학관의 단편들 속 문장을 퍼즐처럼 맞춰보는 시간 . 라디오 문학관은 말그대로 단편을 연속극처럼 재연하기에 문장과 똑 맞아 떨어지진 않는다 . 행간을 건너 뛰고 , 열과 줄을 바꾼 글의 짝을 맞춰 찾듯이 그런 시간을 갖느라 겨우 책장 속에 눈을 박아둘 수 있었다 .

소설 속에선 기주 언니와 선생님이 화음처럼 들리도록 다자이 오사무의 ' 사양 ' 속 문장에 겹쳐 긋던 밑줄처럼 나는 라디오 문학관의 상속과 내 책 속의 상속을 고르고 펴는 일을 하는 중인 셈이랄까 . 그렇지만 내가 앓고 있는 이 허무를 상속이 뭔가 채워주진 못한다 . 더 반짝이는 '상속'으로 다음 선을 잇지도 못한다 . 하지만 겨우 알아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대체로 신이 의미도 모르게 낭비처럼 퍼부어주는 재능에 대한 의문문만은 어쩐지 내가 익숙하게 알던 세상의 것이었다는 작은 깨달음이다 . 그것만이 유구한 진실의 낱말처럼 혀 밑에 사파이어로 자리한다 . 아릿하고 투명하게 .

소설에서 기주 언니였다가 나 ' 진영 ' 이었다가 결국은 작가 김성중이 말하는 읽고 쓰는 인간에 대한 고찰이 그들이 보낸 찬란하고 아름답던 여름나기로 독백처럼 이어지고 있었다 . 작가는 어느 날에 익숙하고 가깝던 이들을 떠나보내고서야 다음 문장으로 마침내 이륙할 수 있었을까 ?

정말로 지독한 일을 겪으면 그에 대해 입을 다물게 되는 법이다 .
마찬가지로 진영 또한 자신의 결혼생활에 대해 함구했다 . 시시콜콜 일상을 털어놓던 아이가 입도 떼기 싫을 만큼 끔찍했구나 , 짐작할 뿐이다 .


" 이렇게까지 힘든데 고통이 글자로 변하지 않아서 화가나요 . "
진영은 여전히 책 속 문장처럼 말하는 버릇이 있다 .

" 불행한 건 괜찮아요 . 고통스러운 인간은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생각에 매달리는 법이니까 . 저는 언제나 불행을 숭상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 어릴 때는 불행이 모자란 것 같아 불행했을 정도로 . "
" 그만큼 네가 평탄하게 살아왔다는 소리지 . "
" 막상 내 처지가 되고 보니 그런 개소리는 집어치우게 되더라고요 . "
(본문 13 쪽 )

요즘의 문제는 생각과 감정을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 분노는 분노로 된 생각일 때가 많았고 , 생각을 파고들다 보면 화가 치밀거나 눈물이 흘러나와 중단된다고 했다 . 이렇게 정신없이 상태가 변하는 통에 그럴싸한 표현하나 걸려들지 않고 , 그저 주어진 일만 묵묵히 하는 나날이라는 것이다 .
진영은 불행을 극복하기보다 거기에서 뭔가를 얻어내려고 애쓰고 있었다 . 빌어먹게도 작가인 것이다 . 작가로 변해버린 것이다 . 이 애는 여전히 자신에게 몰두하는 일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
(본문 14 쪽 )

" 어떤 책을 한창 재미있게 읽고 있는 도중에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어 . ‘ 여기서는 안전해 . ‘ 그러니까 왈칵 좋은 거야 . ‘ 안전 ‘ 이라는 말이 너무 정확해서 . 바깥이 어떻게 돌아가든 책을 펼치고 문을 닫으면 보호받는 느낌이 들었어 . "
(본문 17 쪽 )

선생님이나 기주 언니 같은 사람들에게 재능은 왜 있는 것일까 ?
선생님은 주목받는 유망주였지만 첫 책을 낸 지 2년도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 가슴에 품은 수많은 이야기들은 밖으로 나갈 기회를 못 찾은 새들처럼 선생님과 함께 영원히 봉인되어버렸다 . 기주 언니의 재능은 분명했지만 나이도 환경도 받쳐주지 않았다 . 선생님이 돌아가신 이듬해 가출한 딸이 돌아와 보상을 요구했고 ,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날들이 시작됐으니까 . 이륙하는 데 성공한 언니의 비행기는 마침표를 찍지 못한 채 영원히 허공에서 맴돌고 있다 .

참으로 잔인하고 신비로운 일이 아닌가 . 아무리 참담한 슬럼가에도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드는 아이들이 태어난다 . 인구가 많으면 그중 몇퍼센트에게는 반드시 예술적 재능이 발현된다 . 재능이 삶을 낫게 만들어주지도 않고 , 삶 쪽에서는 재능을 펼칠 기회를 주지도 않으면서 퍼부어주는 것이다 . 이런 재능은 대체 왜 존재하는 것일까 ?
(본문 27 쪽 )

발밑에 채는 무수한 파편들 , 사금파리의 연약한 미광 , 빛은 거기에서도 나왔다 . 일찍 죽은 천재가 쓰지 못한 다음 책 , 세월을 통과하지 못한 새태소설 , 잔업에 지친 회사원이 마침표를 찍지 못한 ‘야근‘ 이라는 제목의 소설과 대학생 습작품 속 뜻밖의 좋은 두 문장 , 요컨대 성공을 거두지 못한 모든 소설의 잔해가 거기 있었다 . 모래보다 작고 반딧불보다 약한 빛의 입자가 대지 위에 빛무리를 이루었다 .
(본문 35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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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김성중 #2018년_제63회_현대문학상_수상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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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숙_아주사소한이어로의특별한쓸쓸함 
#편혜영_개의밤 



#작가님들은_대체_무얼_상속하고_싶으신가요?
#현대문학



문학상 수상작들이 대책없이 쌓이고 있다 . 이전같음 받자마자 읽 기 급급 소화 급급 , 그랬을텐데 ... 읽기 정체 중이다 . 잔뜩 밀린 방학 중 일기처럼 시름만 늘고 도무지 헤쳐나갈 의지 상실 단계이 다 . 일기는 복, 붙도 안되 는데 ... 

한 일본 문화가가 우리나라에 대한 재미있는 해석을 한 걸 며칠전 보았다 . 대한민국은 모든 것이 도덕성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었다 . 재미있고 또 의미도 있어 보였다 . 인물이나 사건에 대해 , 나 역시 최종에는 착함 , 착할 것과 동일어 같은 느낌으로 도덕성을 저울질 하지 않았던가 ? 

문학은 ? 문학은 어떠해야 하나 ? 문학을 하는 사람을 어찌 봐야 하나 ? 이전엔 작은 문제는 큰 기량이 있다면 덮어주는 것이 가능했는지 몰라도 지금 시대엔 작은 문제가 큰 문제가 된다는 식의 이해를 날로 더하고 있다 . 문학 자체에 도덕은 필요없다 . 문제 의식이 있을 뿐 . 그러나 문학을 업으로 삼는 이는 사람이므로 도덕과 떨어질 순 없다 . 그렇다고 내가 그들에게 한 없는 도덕 품질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 왜 ? 사람이니까 . 사람이므로 , 최소한의 권리를 그들도 갖고 나도 갖고자하는 거다 . 당장 먹고 살기 팍팍하므로 라는 변명이어도 나는 이해할거다 . 그 궁핍함을 모르지 않으므로 ...나의 이 겨운 왜 ?! 에 누군가는 답해주면 좋을텐데 ...

내 애정이 흔들리고 있다 . 종내는 책이란 것이 무에 의미가 있을거라고 ! 하며 집어던질까 두렵기까지 하다 .  아버지 등에 업혀 글 읽는 소리를 듣 고 자라 내 스스로 글을 읽기 시작한 후 지금까지 , 밥은 굶어도 책은 못 굶 어 하던 나였는데 ... 그런 내가 한국 문학에 대한 깊은 회의로 안개 속을 걷고 있다 . 읽다 보면 뭔가 찾아지는 것이 있겠지 했는데 , 그것도 아닌 것 같다 . 어쩌면 이젠 정말 이 지긋한 애정을 끊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 그러 면 나는 살 이유가 없을텐데 ... 저 책들의 이유가 사라지면 ...나를 지켜주던 것들이 헛된 것이라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면 , 내겐 사망 권고와 같다
. 권고 사직도 아니고 ... 하핫 ...

나는 단지 누구라도 소신을 말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거다 . 그것들이 계속 되어도 계속되는 것의 의미를 알고 있다면 안다고 , 모르면 모르지만 모르 는 대로 의미가 있을 거라는 하다못해 변명이라도 듣기를 바라고 있다 . 묵묵부답의 상태로 작가는 오직 글만 쓸 뿐 .이 라는 무성의한 대답 앞에  벽을 마주한 듯한 이 막막함 . 

아 , 이걸 왜 현대 문학상에 붙여 쓰는지 모르겠다 . 문제의 수상작 들은 이 게 아닌데 ... 하긴 , 어쩌면 누구의 말처럼 다 그 밥에 그 나물 ㅡ 일까 ?! 괴로워 . 괴로워 . 정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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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8 0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7-12-28 01:15   좋아요 1 | URL
여러 사정이란게 있으니까요 . 바빴던건 아녔어요 . 아무리 바빠도 책 못읽을 만큼 바빠본 적은 출산 당시 외엔 없었네요. ㅎㅎㅎ 계속 읽기는 했지만 정리를 않은 셈이랄까요 . 좀더 열의를 채워야할텐데 ... 방황하는 중입니다~ 저... ( 사춘기예욧!!^^)
안부 감사합니다 . 닉네임이 바뀌신 거죠? ^^
그래도 누군지 알겠네요 . 단번에~^^ ㅎㅎ
저도 새해 인사 반사!!! 입니다~~~

2017-12-29 0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7-12-29 02:35   좋아요 1 | URL
맞아요. 글투 !! 그게 지문처럼 있어요! ^^ 변하지 않아 좋기도 하고 그러면서 변화를 꾀하니 인간이란 생각도 들어요 . 사람은 잘 못 변한다 ..하잖아요 . ( 좋은 의미로 쓸게요! 변하지 않는 단 말의 앞엔 대체로 관계 악화가 있지만 우린 그럴게 없잖아요!^^) 그대로여서 좋은 점 있어요!^^

2017-12-30 0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7-12-31 17:34   좋아요 1 | URL
다른 건 몰라도 꾸준하고 열심이셨단 건 제가 알죠 . ^^
그럼요 . 분명 그러기 위해 노력한 시간들이란 걸 아니까요!! 애쓰셨어요. 올 한해~^^
새해 복 많이 받으실거예요!!

2017-12-28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7-12-28 12:05   좋아요 2 | URL
네 ~ 고맙습니다. 꾸역꾸역이지만 ㅎㅎ 읽기는 숨쉬기 같네요. 안 할수도 없고..ㅎㅎㅎ 유레카님도 연말 잘 보내시고요!! 새해 맞이도 잘 하시면 좋겠어요!!

서니데이 2017-12-30 18: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장소님, 새해인사 드리러 왔습니다.
바깥에 눈이 내리는 것 같은데, 창밖은 어떤지요.
올해도 좋은 이야기와 인사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멀리 있어도 좋은 이웃은 가깝다는 것을 느낍니다.
내일을 지나면 새해예요.
새해에는 소망하시는 많은 것들 이루시는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즐거운 주말 그리고 희망 가득한 새해 맞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장소] 2017-12-31 17:32   좋아요 2 | URL
여긴 비였어요 . ^^ 눈발이 섞인 비였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 계속 ebook 듣기를 하느라 밖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했어요 .
벌써 올해 마지막 날이라는게 안 믿기기도 하고 , 그게 무슨 소용이라고 싶기도 하고... ㅎㅎㅎ 매일 하루하루가 있을 뿐인데 . 하핫
함께 해주신 한 해 정말 고마웠습니다 .
내년엔 북플 , 알라딘에 좀더 정성을 쏟아볼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 밤의 경숙 - 2013년 제58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김숨 외 지음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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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빵 구워줄까ㅡ조경란

 


누군가는 버리려 할때 스스로 집을 찾아 오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스스로 나서서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도 있겠지 .
여기 아이들은 스스로 나서도 알아서 귀가하는 귀소본능이 있어 다행이다 . 손을 놓는 어른의 불안한 심리가 고스란히 읽히는 소설들은 힘겹다 . 벤치에 데려다 앉혀 놓곤 신발조차 앗으며 꼼짝 말라 해놓고 정작 어디로도 갈 수 없어 죽음을 택한 엄마와 이젠 결혼에서 돌아와  그 엄마대신 엄마의 오븐이 그 자릴 대신 차지하게 해놓고 텅빈 집을 맞이한다 . 오랜만에 조경란의 글 이다.

 

이 단편을 읽느라 오후가 길게 늘어진다 . 지친 발걸음 마냥 ...
엄마의 옥수수빵 같은 애씀이 고모인 나'의 시간에도 여전한 건 좋은복선일까 나쁜 복선일까 ...아 , 그런 복선은 없겠다 . 단지 좋거나 나쁜 상황이 생길 뿐 ... 좋은지 나쁜지는 아이들이 나중에 독백처럼 되새김질 할 성질의 것일뿐 , 지금의 나" 처럼 ... 

시간은 무한 루프속에 갇힌 것 같이 돌고 돈다 . 벗어날 수 없는 유전의 성질처럼 우울질은 나'를 애들의 고모를 위성 처럼 돌아서 아이들도 지치게 한다 . 여긴 없는 사람들을 찾아 나선 조카가 먼 언덕길을 지나 구슬땀을 흘리며 돌아오는 시간에 옥수수빵을 구워줄까...속엣말을 삼키는 고모의 시간 ...
엄마는 빵들을 구우며 뭔 생각을 했을까 . 전설의 화덕이라도 되면 자신 보단 아이들을 구울까 생각을 했었을까 . 그게 안되니 자신이 들어가려고 했나? 헨젤과 그레텔이 만난 마녀가 엄마였을까 .

잔혹 동화같지 않은 잔혹소설 . 아빠는 집에 들어가기 싫다며 올케의 가겔 찾아가 취한 밤 ... 어른들은 책임의 자린 다 피하고 싶어하는 중에 혼자 아이들을 거두는 고모의 시간이 노릇노릇 마녀의 화덕처럼 예열되고 있을까봐 섬짓하다 .

밝고 환하게 꾸미려다 실패한 가정들이 가정과 만약처럼 눌어붙어있는 시간에 띠리리리 띠리리 , 고장난 오븐의 알람이 울리는 듯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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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6-12-17 0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옛날빵이라고 말하면 소보루, 단팥빵 이런 걸 들잖아요. 전 어릴 때부터 밤식빵이 싫더라고요. 먼훗날의 옛날빵은 뭐가 될까요.

[그장소] 2016-12-17 05:43   좋아요 1 | URL
음...공갈빵~^^? 푸하핫~
이건 현재도 있지만 ..전 그 밍밍 담백한 맛이 좋더라고요!^^
술빵, 찐빵 , 어릴때 엄마들이 집에서 쪄주는 그것도 좋은데요!
 
낚시하는 소녀 - 2012년 제57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전성태 외 지음 / 현대문학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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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라고 하니 영화 곡성의 미끼 이야기부터 떠오른다 .
뭐가 걸릴지 어떻게 알고 낚시를 하겠는가 ... 그냥 드리워 놓으면 제 알아서 걸리는게 있고 그게 미끼를 문 그날의 물고기가 될 뿐 ...아이들이 재미로 던지는 돌팔매에 개구리는 맞아죽는다던가 ...엄마는 가슴이 무너지는 일 였겠지만 아이는 원해서 뭔가를 찾았던 건 아닐게다 .
아이는 어른보다 훨씬 어른스럽다 . 아픈 엄마를 살피는 것도 그렇고 집 안 단속하는 것도 야무지다 . 하지만 애는 애라서 혼자있는 시간에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달리 알지못해 오동나무의 새 가족들에게 집중적으로 시간을 쏟는다 . 이파리가 다 자라 새둥지를 가리기 전에 까치의 공격을 받을까 노심초사하는 면들이 ...퍽 귀엽다 .
어른들이 아이들 모르게 잘 숨긴다고 생각하고 모르길 바라는 것들을 아이들은 아이들만의 기막힌 감각으로 찾아내 보곤한다 . 다만 세상보는 폭이 좁다보니 다 한가지로 줄을 잇듯 그림을 만들어 보지 못 할 뿐이다 .
아이의 집과 오동나무를 기점으로 이웃해 있는 여관 샹그릴라에 엄마가 그 이상한 신음의 주인공인걸 아이는 아는지 , 모르는지 .대체 뭐가 억눌린 신음을 내게 하는지 상상이 안갈 뿐일거란 생각은 엄마처럼 가슴을 치게 만든다 .
생의 허방이 이런데 있는거라고 자조하며 소주를 마시고 피를 토하고 병원에 실려가는 삶 .
여자는 동네에서 몸을 파는 일을 한다 . 나이도 많고 살도 찌고 눈밑도 다크서클로 시커멓다 . 혼자 사는 삶이 고단한게 여실하게 보인다 . 저 혼자 자라는 듯해 보이는 아이는 엄마를 끔찍히 위한다 .다 큰 아이같다고 생각하면서 어쩐지 나도 숨이 잘 안쉬어졌다 .
뭣이 중하냐고 묻는다면 ...뭐라 답해줄까...나는?!
빈 낚시대를 창밖으로 드리우고 오동나무의 새 가족들에게 음악을 들려 주기도하고 새들이 뭔 소릴 내는지 궁금해 녹음을 하기도 한다 . 녹음 파일엔 늘 알수없는 생의 비밀같은게 원치 않아도 녹음 된다 . 마치 낚시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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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9-27 14: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소설에 푹 빠지신듯 ^^ .그런가요?

[그장소] 2016-09-27 14:31   좋아요 2 | URL
아휴, 매일이 소설이죠, 이건 이전달에 쓴 걸 옮겨온 거예요.. ㅎㅎㅎ
곶감 빼먹듯 하나 둘씩 ...^^
오히려 날은 좋은 요즘 책을 더 못읽고 있는걸요.. 겨우 겨우 단편 하나씩 소화하나봐요..하루 한권도 아니고..^^;;
 
환희의 아이 2
덴도 아라타 지음, 송태욱 옮김 / 현대문학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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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의 아이 ㅡ2

결코 꺽이지 않는다거나 지지 않기 때문에 포기를 모르기 때문이 아니었다. 이 제목의 연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기 때문에 더 고난을 함께한다는 의미에서 환희를 찾았기 때문에 고생길에 선 각오의 환희이기도 했다 . 앞으로 더 단단한 마음으로 살겠다는 .

다른 관점으로 보자면 환희란 짧은 생애 동안 살며 삶을 반추해 느낄 여지의 것으로는 어쩐지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고 해야할까 , 그렇지만 길고 짧음은 별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

이 소설에서 잘 보면 리트와 마코토 사이를 잇는 그림 (사진 =카메라) 가 있고 누군가가 외부에서도 그들을 지속적으로 응원하고 계속 달리기를 바라고 있다는걸 알게된다 . 유혈지역이니만큼 , 그런 상황에선 모두가 바람 앞의 촛불같은 목숨이나 같으니 타고난 나이를 셀 수도 없고 오래 살아야만 경험의 진리니 가치니 할 수도 없다는 그런 얘기이다 . 전장의 땅에서 아슬아슬한 외줄을 타며 시험을 받듯 왼발이 지뢰일지 오른발이 지뢰일지 하는 게임에 번번히 좋은 운으로 승리를 ( 생명)쟁취 할때 외부에서 보는 입장은 얼마나 환희와 환성을 지르게 하는 아이일 것인가 ㅡ 바로 그런 부분에서 이 아이들은 환희를 받는 아이 ㅡ환희 ㅡ감을 타인에 주는 아이란 그런 의미이지 안을까 ...하는 생각 을 했다.
꿋꿋한 풀포기가 살아남은 포화의 와중을 ㅡ그런 장면은 경이로울 것이라고 .

다시 원래의 아이들에게로 돌아가자면 ...

처음엔 참으로 부모 복이 없는 아이들이라고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었다 . 열심히 사느라 노력은 했지만 한순간 실수로 기울기 시작하니 와르르 무너졌고 , 거기다 다같이 노력해도 부족할텐데 아버지 마저 도망이라니 , 헌데 쇼지가 너무 어머니에 지극 정성인 것과 가오리가 보는 그것 때문에 어쩜 , 죽은 것이 아닐까 했었다 . 슬픈 예감은 틀림 없다는 게 난처할 지경였다 . 더구나 엄마의 실수라니 . 그 충격으로 자기 정신을 놔버린 것ㅡ이라기보단 그이전의 건강 이상이 불러 온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 다만 쇼지의 행동이 놀라웠다는 것 . 1권에서 시작하며 들개가 자꾸 창 앞에 똥을 눠서 어쩌구 하던것은 전부 쇼지 스스로가 주워다 놓은 것들 ㅡ 이라는 점 . 아버지는 어디에도 가지 않았다는 것 .
가오리는 유치원 무리를 이끌고 후쿠시마에 다녀온다 . 가데나가 엄마를 만나고 싶어해서 그곳에 교도소가 있기 때문이다 . 무리는 함께 신칸센을 타고 모험을 하고 교도소에 도착하기는 하지만 만나지는 못한 채 각각 흩어져 돌아오게 된다 .
마코토는 시마자키와 사이키들 사이에서 계속 팽팽한 밥그릇 싸움에 또 어둠과 빛의 세력 간 권력 틈에서 위태로운 선택지를 종용받고는 한다 .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빚과 살아있다고 믿기힘든 아버지를 놓고 저들이 거는 도박에 넘어가길 거부한 채 남아 동생들 곁에 있기로 한편 집에선 가택 수색이 이뤄 지고 있었다 . 마코토 일당에 신고가  접수 되었다며 압박하는데 쇼지는 모른다고 입을 다물고 마침 가출해 옆 공장 빈터에 있던 가오리의 유치원 친구들이 가세해 가오리와 시선을 혼란시킨다 . 어머니는 정부 지원센터로 그리고 군경찰은 마약 소재를 불라고 하는데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고 , 마약이 든 인형은 가오리 친구가 들고있다가 잊은채 바닥을 뒹굴고 있고 어느새 사람들이 모여 구경하는 장터가 된 집 앞에서 삼남매들은 모여 먼 빛을 하늘을 본다 .
마코토는 끊임없이 스스로 생각하려고 애를 쓴다 . 물론 그마저도 벌써 누군가 해준 이야기에 기댄 것일수는 있지만 전체 이야기를 종합하고 사고를 한다는 것이 대견한 것 ㅡ보통은 당장의 앞만 보기도 급급 할 나이 인데 어른들에게도 휘둘리지 않는 심장을 가졌다 . 고집이 쎄다면 쎈 거라고 할 수 있겠지만 혼란 중엔 이런 확신이 절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하며 , 멀고 긴 시간 ...독특하고 멋진 아이들과 좋은 경험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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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1 16: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1 1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1 16: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09-21 18:32   좋아요 1 | URL
늘 자극되고 그래요! 안주 하지말란 말 , 더 할수도 있다는 말로 들려서 고맙고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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