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천재의 비밀 마주별 중학년 동화 10
성주희 지음, 박현주 그림 / 마주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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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상상력이 돋보였고 파격적인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호불호가 아주 갈릴 것 같은 책이구요.

중요한 것은 부모님이 꼭 같이 읽고 이야기를 나눠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은 욕을 잘해야만 성공하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욕을 잘해야만 남에게 무시당하지 않고 쌔 보이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무진이는

우수한 욕 성적으로 큰 회사에 들어간 아빠와 욕짱 대학교 욕문과 교수인 엄마와는 달리

욕을 못해서 학교의 욕 시험에서 최초로 빵점을 받은 학생이 됩니다.

"욕을 잘해야만 상대방의 기를 확실히 누르고 쌔 보인다"라는 말이 눈에 콕 박히더라구요.

아마 아이들이나 어른들이 남에게 욕을 하는 이유 중 큰 이유가 바로 여기에 해당되겠죠.

특히 욕이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남이 하는 욕을 듣고 무작정 따라하는 아이들의 경우

왠지 욕을 하면 쌔보여서 그런 경우가 많겠지요...

그런데 정말로 그런 세상이 이 책 속에서 펼쳐지고 있어요.





첫페이지부터 나오는 과격한 단어들에 순간 흠칫 놀랬네요 ^^;

아무래도 아이들이 보는 동화다 보니까 삐~ 이런식으로 나오려나 하고 생각했는데,

작가님이 써놓은 글에 보니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오는 말은 그대로 사용했고, 규범 표기가 확정되지 않은 신조어와 욕 및 비속어 표현은 인물의 성격과 이야기의 현실감을 살리기 위해 일부 변형하거나 그대로 표기하였다고 되어 있어요.

사실 어른들은 저 정도는 욕처럼 생각하지 않아도 요즘 아이들은 욕이라고 생각하고 있더라구요.

참 다행입니다~

근데 또 한 편에서는 이런 말을 전혀 모르고 쓰지 않던 친구들이 이 책을 보고 배울까봐 살짝 걱정도 되더라구요.

이 책은 중학년동화라고 연령대가 선정되어 있으니

옳고 그름을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는 3~4학년 이상의 어린이들이 읽거나

옆에서 옳고 그름을 설명해줄 수 있는 부모님이 꼭 같이 읽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단순히 재밌어보인다고 따라하는 친구들도 간혹 있을 수 있으니까 말이에요.

다행히 저희집 친구는 실제로 욕을 하는 것이 얼마나 나쁜지도 알고 토론도 많이 해 본 아이라

책 자체의 컨셉만 신기하고 재미있게 받아들이지 따라하진 않더라구요.

그리고 사실 결말까지 다 읽고 책 내용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친구라면

쉽사리 따라하진 않을겁니다^^

그래도 노파심~~ ㅎㅎ 꼭 부모님이 같이 보시길!




욕을 너무 못하는 무진이때문에 무진이 엄마는 학원도 보내고 과외도 알아보다가 정말 유명하다는 욕천재 학원으로 무진이를 보냅니다.

학원의 원장 최고수는 욕껌을 주고 무진이는 그 욕껌을 씹으면 하루동안 무적으로 욕을 할 수 있게 되지요.

다만 욕껌의 가치는 높아서 일주일치를 받는 대신 좋은 말(이 시대에서는 나쁜 말로 취급되는)을 흡입기에 내야합니다.

그럼 그 사람은 그 말을 영영할 수 없게 되지요.

무진이는 욕껌의 대가로 고마워, 좋아해라는 말을 떠나보내고 정말 좋아하는 친구에게도 그 말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욕껌 덕분에 시험도 잘 보게 되고 학교에서 욕짱도 되지만 마음 속에 화는 점점 쌓여가고

친해지고 싶었던 친구와도 점점 멀어집니다.

그리고 그 욕껌에는.. 자신이 몰랐던 치명적인 비밀도 있었지요~!




모두들 욕을 잘해야 살아남는다고 하는 세상 속에서 딱 두 사람만이 무진이에게 그러지 말라고 합니다.

바로 무진이의 할머니와 무진이가 좋아하는 친구 수아에요.

특히 무진이의 할머니는 세상이 변하는 과도기에 사셨던 분이라서 예전의 아름다운 우리말이 사라져 가는 걸 안타깝게 여기고 무진이의 부모님 몰래 예쁜 이야기가 담긴 동화책도 읽어주고 아프신 와중에도 무진이를 위해 공책에 아름다운 우리말을 적어서 선물로 주십니다.

무진이는 이런 선물을 받고 고맙고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말하고 싶지만

그 말을 잊었기에 말할 수 없었고, 자신이 무언가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요.





욕껌의 비밀이 밝혀지고 욕껌의 저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무진이.

과연 세상은 다시 아름다운 말로 가득찰 수 있을까요?

몇몇의 아이들로도 그게 가능할까요?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세상의 큰 변화도 결국 몇몇 사람의 작은 한 발자국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우리 아이들에게 바른말 고운말을 사용하게끔 잘 알려주지 않게된다면

언젠가는 책 속에 나오는 욕을 잘해야 살아남는 세상이 오고,

욕을 가르치기 위한 학원이 생기고

욕을 가지고 실기시험, 필기시험을 보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지요..ㅠ_ㅠ

세상은 아주 작은 것으로부터 변화되기 시작한다는 걸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해주는 책이었어요.

그리고 우리말의 아름다움도 이야기해볼 수 있는 책이고요.

부모의 지도가 없다면, 혹은 책의 권장연령보다 어린 연령의 친구가 본다면 단순히 웃기고 재미있는 책이 될 수도 있으니 꼭 같이 읽어보시고 생각도 나눠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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