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스이카 놀 청소년문학 4
하야시 미키 지음, 김은희 옮김 / 놀(다산북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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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저자 서문)
"따돌림은 이미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물론 내가 어렸을 때도 따돌림은 있었다. 분명 편가르기가 있었고, 튀는 애와 그렇지 못한 애가 있었다. 존재감이 강한 애와
존재감이 거의 없어서 있는 듯 없는 듯한 애가 있었다. 하지만 그 때는 지금처럼 악의적이지 않았다. 심술궂긴 했지만 이렇게
지독하지는 않았다. 좀 더 단순했고, 어쩌면 정말 가벼운 장난에 지나지 않는 수준이었다.
아이들은 어른들을 보고 배운다. 아이들 사회가 이렇게 암울해졌다는 것은 우리 어른들의 사회가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 '따돌림'이라는 문제는 비단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학교뿐 아니라 회사에서도 은근한 따돌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른다. 그것은 대학교로, 직장으로, 노인사회로 아니면 가족간으로 번질 수도 있다.

그러니 진심으로 부탁한다. 이책을 아이들에게만 권하지 말고 어른들도 직접 읽어보기를. 그리고 함께 모염서 서로의 마음을 나눠보기를.
분명 조그맣지만 소중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남도 소중하게 대접해주고 싶은 것이다. 만약 이런 마음만 잘 간직한다면 집단 따돌림 같은 건
싹 사라져버릴텐데.
집단 따돌림, 그것은 사실 단순한 문제다.
'살면서 해도 되는 일,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 단지 이 두가지만 잘 구분하면 된다. 결코 복잡하지 않다. 그럼에도 집단 속에 들어가면
사람들은 이 간단한 사실을 잊어버린다.

중학교 2학년. 열네 살. 타치야마 스이카.

... '하긴 뭐... 이유없이 왕따 당하겠어? 당할 만하니까 당한 거겠지. 틀림없이 잘난 척하는 재수탱이였을거야.!
절대 나랑은 다른 애들이야, 이렇게 마음속으로 선을 그었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 유별난 일이나 겪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세상에 '절대'란 없다. 눈빛이나 말투가 싫어졌다며, 웃음소리가 귀에 거슬린다며 어제까지 반갑게 인사했던 친구들이
복도에서 차갑게 고개를 돌려버릴 수도 있다.

인권?
 '나는 아무짓도 안했어. 그냥 보기만 했으니 괜찮아'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는데 그게 얼마나 잔인한 짓이었는지.
괴롭히는 사람이나 그걸 보고 있는 사람이나 사실은 모두 똑 같았던 거다.

사고로 학교를 쉬고 있는 앞 못보는 소녀 유리에. 아이들의 마음을 닦아주고 공부보다 더 소중한 '마음'을 가르쳐주고 싶다는 아이.

... 선생님은 애들이 보는 앞에서 나를 무시했다. 선생님이 고개를 돌려버림으로써 나는 누구에게도 보호받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이제 2학년 3반에 타치야마 스이카란 존재는 없다.

... 그래, 그랬다. 나는 지금까지 줄곧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는 걸 확인받고 싶었던 거다.

등교거부나 우는 것, 엄마에게 진실을 털어놓는 것, 모두 지는 거라고 생각했다. 지긴 싫다고 생각했다.
창피하게 사느니 차라리 용감하게 죽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용감한게 아니었다.
그게 바로 도망치는 거였다. 그동안 나는 혼자만의 고집 속에 빠져 있었던 거다.

등교거부든 뭐든 살아가는 데 필요하다면 그렇게 해. '죽음'을 생각할 정도로 용기가 있다면 자신을
'쉬게 할 용기'도 가질 수 있는 법이니까. 그러니 힘을 내. 난 그렇게 할 줄 아는 사람이 존경스러워.
자신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 줄 아는 사람이 진정으로 강한 법이야.

내가 왜 여기에 있을까, 왜 태어난 걸까 하는 생각이 들때마다 이말을 기억해 줘.
결국 사람은 사랑하고 사랑 받기 위해서 태어난다는 것을...

친구를 괴롭히는 행동은 상대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상처가 된다는 걸 왜 모르는지. 남의 마음에 겨누었던
창끝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법이다. 그러니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상대방을 존중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제발, 마음에 상처 내는 짓은 그만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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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기는 읽지마세요, 선생님 우리문고 13
마가렛 피터슨 해딕스 지음, 정미영 옮김 / 우리교육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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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주인공 티시는 고통스럽고 혹독한 사춘기를 겪으면서도 꿋꿋하고 당당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아내와 딸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가출을 반복하는 무책임한 아버지, 그런 아버지에게 길들여져 무기력하고
자포자기 상태인 어먼, 아무것도 모른 채 어른들이 휘두르는 무책임과 방임의 폭력 앞에서 두려움에 떨며
누나에게 매달리는 어린 동생 매트... 그런 티시에게 위안과 힘이 되는 것은 바로 일기 쓰기였다.
티시의 일기에는 십대 소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거운 현실과 냉담한 학교체제, 그리고 삭막하기만
한 사회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p. 64
... 싸우는 소리를 들으면 들을수록, 점덤 더 울화가 치민다. 설령 내가 평생토록 두 사람에게 고함을
지른다해도, 이 분노는 사라지지 않을 듯 싶다.

...할머니의 뜨개질. 왜 하세요?
"누군가를 때리는 것보다는 낫잖니."
"다른 건 마음대로 못해도, 털실만큼은 네 마음대로 할 수 있단다."

p.89
... 하지만 너무 일이 꼬여서 뭐라도 하지 않으면 폭발할 것 같다. 그리고 글로 쓰다 보면, 기분이
한결 나아질 때가 더러 있다. 아빠가 집을 나갔다. 이번에는 영영 떠난 것 같다. 이게 다
내 탓이란다. 엄마는 전부 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p. 101
..... 말이야 바른 말이지, 진심으로 저를 염려해 주는 어른이 있었던들, 제가 요 모양 요 꼴이 되지는
않았을걸요. 제가 매트에게 그토록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 것도 다 이런 이유에서랍니다.
그렇다고 제가 그 일을 썩 잘 해내고 있다는 말은 아니지만요.

p. 106-107
진짜 어른다운 어른을 만나고 싶다. 내가 외할머니를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인 것 같다.

할머니는 늘 말씀하셨다.
"네가 너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이 널 사랑해 주길 바라서야 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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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뿐이다 놀 청소년문학 11
마이클 콜먼 지음, 유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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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우리 둘뿐이다> (마이클 콜먼 지음 / 유영 옮김 / 놀(다산북스))에서는 학교 내에서 아이들 간의, 아이들과 교사 간에 벌어지는 일을 통해 관계망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모든 문제를 논리적으로 풀어내려는 영재 대니, 초등학교 입학하던 날 부터 다른 모든 아이들보다 훨씬 컸고 그 사실을 이용해 학급의 약탈자가 된 토저.
"우리는 단 한 번도 친구였던 적이 없다. 그렇게 되길 바란 적도 없다. 우 리는 물과 기름처럼 항상 다른 부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저는 수년간 내 인생 속에서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자주는 아니었지만 드물지도 않았다. 마치 다 잊었다고 생각하는 때쯤 다시 나타나는 악몽처럼"(p.14)
이 문구에 작가의 집필의도가 반영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아이 둘. 학교 내 강자 그렉과 플릭과 연합해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토저. 일관되게 학교 아이들에게 무관심으로 대응하는 '괴짜 천재' 외톨이 대니. 그리고 이 둘을 무시하고 아이들 앞에서 조롱하는 것을 무기로 하는 체육선생 액셀만.
우연히 참가한 여름방학 캠프 프로그램. 적대감과 무관심으로 무장된 두 아이와 액셀만 선생이 한 동굴에 갇히게 되는 긴박한 상황에 놓이면서 조금씩 마음을 여는 과정을 현실적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깜깜한 동굴에서 여태 왜 자신을 괴롭혔는지를 묻는 대니의 질문에 괴롭힌이유를 모르겠으며 자신을 포함한 모든 아이들과 액셀만 선생조차 대니를 부러워하고 질투하고 있을 것이라는 말을 건넵니다. 그러면서 토저는 늘 악행을 함께 저지르며 붙어 다니는 그렉과 플릭 또한 한 번도 친구인 적이 없었으며, 지금껏 한 번도 진짜 친구를 가져본 적이 없다고 고백합니다.
긴박한 상황에서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토저의 나약하고 여린 마음을 보게 되는 대니는 토저라는 악몽을 서서히 벗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동굴에 물이 차오르는 극단적인 상황에 직면하면서 토저는 의식을 잃은 액셀만 선생을 향해
"난 그가 너무 싫어. 그는 항상 날 원숭이라고 불러. 그래서 모두가 날 비웃게 만들지."(p.209) 하며 여태 담아두었던 자신의 분노를 강하게 표출하며 쓰러진 액셀만 선생을 버려두고 가길 원합니다.
액셀만 선생의 조롱에도 언제나 일관되게 웃는 표정을 유지했던 토저에게 이런 깊은 분노가 있었을 줄...
과연 두 아이는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갈까요?
작가가 놓아 둔 극단적이지 않은 매듭을 만나 아이들의 내면에 한 발 한 발 깊숙이 발을 들여놓으면서 독자들 또한 작품속의 대니 혹은 토저가 되어 때로는 마음에 생채기를, 때로는 해결의 기쁨에 빠져들게 됩니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는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나' 혼자가 아닌 '우리'의 관계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으며 누군가에게서 받는 일관된 관심과 지지가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대니에게 보였던 캠프 관리인 로니의 따뜻함이 위기의 순간 대니가 문제 해결에 다가설 수 있게 한 것처럼.
이제 막 관계의 중심에 자신을 올려놓은 우리 아이들과 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하고자 마음먹은 어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 상처 주지 않고 위로가 될 준비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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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을까 VivaVivo (비바비보) 14
쿠로노 신이치 지음, 장은선 옮김 / 뜨인돌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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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의 정점. 충격적인 사건의 주인공. 중학생.
요즘 주변에서는 중학생들이 제일 무섭다고 농반 진반으로 이야기들 합니다.

빵셔틀, 담배셔틀, 와이파이셔틀까지 학교 폭력이 지능적으로 진보하고 있고 학교에 만연해 있는 왕따와 우울. 학교 폭력을 넘어서는 사회적 폭력까지. 어느덧 아이들은 우리 어른에게 조차 무서운 존재로 거듭나고 있는 현실입니다.

요즘 아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단어 중에 중2병이라는 게 있답니다. 그 증상을 살펴보면,

-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자신이 우울증에 걸렸고 크게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 미니홈피나 블로그를 허세 글로 도배합니다.
- 혼자서 중얼거릴 때가 많습니다.
- 뭐든지 부정적으로 보려고 합니다.
- 나 빼고는 다 유치해 보입니다.
'중2병'이라는 게 2011년 핫 키워드에도 선정될 정도였다니 우리는 아이들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살았던 건 아닌지...

<어쩌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을까> 쿠로노 신이치. 뜨인돌. 2012.

이 책의 주인공인 스미레도 중2병을 심하게 앓고 있습니다. 갑자기 놓여진 중학교라는 곳이 두렵고 낯설기만 하지요.
... 초등학교 5학년에서 6학년이 될 때는 거의 변화가 없었는데,
6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이 된 순간 마치 다른 차원에 내던져진 것
같았다. 양쪽 다 딱 한 살 더 먹은 것뿐인데. <p.6>
...오히려 초등학생 시절이 훨씬 더 어른스러웠다. 다들 사이좋게
지내려고 서로 배려했다. 가벼운 다툼이 있어도 금방 화해했다. 반의
리더 같은 아이가 중재하기도 했다. 나쁜 짓을 하면 함께 반성했다.
몸가짐도 발랐고 언제나 힘을 모았다. 공부도 다 같이 열심히 했다.
이편이 훨씬 더 어른스럽지 않은가?
어째서 어른스럽던 아이들이 천둥벌거숭이로 퇴화해 버린 걸까? <p.56>
스스로 성실하고 착한 아이라고 생각하는 스미레. 중학교 1년은 도시락을 같이 먹는 정도의 친구 한 명으로 근근이 버텼지만 2학년이 되면서 학급의 권력구도에서 방관자요 외톨이인 고립노선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됩니다.

하지만 수학선생의 타깃이 된 스미레는 그룹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고, 반에서 제일 스타일리쉬한 아이들로 구성된 아이오 그룹에 속하기 위해 고군분투 합니다.

끝 모르게 추락한 성적, 세 번씩이나 접어 입은 짧은 치마, 도를 넘어선 색조 화장과 염색...스미레의 변화만큼이나 부모님과의 갈등은 깊어지지만 결국 스미레가 원했던 아오이 그룹 진입은 성공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가까이서 바라 본 아오이 그룹은 스미레가 진정 원했던 모습은 아니었지요.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선물받기 위해 헌팅 남을 이용하고, 술과 담배를 거리낌 없이 권하고, 양심의 가책 없이 도둑질까지 하는 모습에 거리감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 자신이 남몰래 짝사랑했던 타쿠에게 아오이의 실체에 대해 전하면서 아오이와의 관계는 되돌릴 수 없게 되고, 아오이 그룹이 시킨 도둑질을 거부한 스미레에게는 또 다시 고독이 찾아옵니다. 반 아이들이 보내는 무시 행위와 괴롭힘에 아무에게도 말을 섞지 않은 채 모든 정보를 차단하고 조용히 시간이 흐르기만 기다리는 이른바 뇌사상태에 돌입하지요.
그러나 그런 스미레에게 말을 거는 단 한 사람. 노구치 준이치. 학년 초부터 꿋꿋하게 고립노선을 선택했던 광물을 좋아하는 아이. 하지만 아이들은 준이 말을 걸어주고 관심을 보일수록 괴롭힘의 강도를 더합니다.
결국 자신의 책상을 없애버리는 아이들을 보면서 학교를 쉬게 되는 스미레. 폐인처럼 살던 스미레는 전학 간다는 준의 편지를 받는 순간 리스트 컷을 생각했을 정도로 최악의 상황에서 말을 걸어주고 반 아이들에게 자신의 분노를 대신 표현해준 준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못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 나는 얼마나 지독한 이기주의자였나.
책상이 없어진 날, 준이 아니었다면 나는 분명 폭발했을 것이다.
커터칼을 들고 아오이한테 덤벼들던가, 비틀거리며 옥상에 올라가
몸을 던졌을지도 모른다.
그가 내 분노를 대변했고, 쿠션 역할을 해주었다. 그 덕분에 소년원
이나 시체 안치소에 수용되지 않았다. 준 덕분에. 나는 지금 여기 앉
아 느긋하게 감자칩 부스러기를 볼에 묻히면서 음악씩이나 듣고 있
을 수 있는 것이다. <p. 177>
잠옷 차림으로 준의 집을 찾아간 스미레는 이삿짐 트럭 속의 준에게 진심으로 손을 흔듭니다.
과연 스미레는 중학교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을까요?

주인공이 중학교 2학년 때 육성으로 녹음해 놓은 파란만장한 일들을 열아홉 살이 되어 다시 들어보고 회고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쓰기 조차 힘들어 녹음기에 말로 했을 정도로 그 때가 힘들고 고통스러웠다고 회상하지만 절대로 그 무렵의 자신을 잊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 경험 덕에 지금의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나요.
아마 우리 주위의 중학생들도 스미레처럼 갑자기 변화된 환경과 주위의 갑작스런 기대 때문에 자신을 바로 세우기가 무척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무조건 꼿꼿하게 바로 세우기보다 아이가 숨을 고르고 기댈 수 있도록 주위를 편안하고 아늑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빠의 넓은 가슴을, 엄마의 폭신한 가슴을 아이들이 언제나 느끼도록.
이 책을 읽는 청소년은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기에, 부모님은 사랑하는 아이들의 힘든 상황을 들여다 볼 수 있기에 더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늘 깨어서 빛나는 삶이되기를 바라는 뜻으로 기획된 뜨인돌 출판사의 청소년 문학 브랜드인 '깨어 있는 삶'이란 뜻의 에스페란토 어인 'VivaVivo' 시리즈의 한 편인 이 책으로 인해 앞으로 나올 책들이 더 기대됩니다. 오늘은 책날개에 소개된 또 다른 아이를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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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해도 괜찮아 - 꿈을 찾는 진로의 심리학 사계절 지식소설 8
이남석 지음 / 사계절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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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내 아이의 현재 모습일 수 있는 너무나 평범한 아이 주인공 태섭. 절망적인 성적표를 받아들고 열심히 공부하리라 마음먹지만 늘 언제나 작심삼일. 딱히 잘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없는 아이. 게임만큼 공부를 하면 하버드라도 갈 것 같은 아이입니다.

<뭘 해도 괜찮아> 이남석. 사계절. 2012


이런 태섭이 '공부는 내 길이 아닌가? 그럼 난 뭘 해서 먹고살아야 하지?'라는 고민을 하게 되면서 생각의 고리를 이어나가고 현실적인 길과 보탬이 더해지는 지식소설입니다. <꿈을 찾는 진로의 심리학>이라는 부제처럼 읽다보면 꿈을 찾아 한 발 한 발 나아게 되는 태섭을 만나게 됩니다.
주위의 친한 친구들에게 뭘 해서 먹고 살 건지 물으면 잘생긴 얼굴 팔아먹고 살겠다, 사업이나 하지 뭐, 연봉 6천 정도로 먹고 사는 데 지장 없고 여유를 누리며 살 수 있는 직업을 가질 거라는 현실적인 대답들이 돌아옵니다.
그럴수록 불안감은 더해지기만 하지요.
태섭은 덜컥 겁이 났다. 딱히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하고자
하는 다른 것도 없었다. 그래도 공부가 아닌 길을 가는 상상을 하
면 벼랑길을 굽어보는 듯 아찔한 현기증이 났다.
어른들은 모든 것을 공부와 연결시킨다. 고민도 공부에 집중하면
해결되고, 성공도 행복도 공부로 이룰 수 있는 것처럼 말한다.
어른들은 공부가 만능열쇠나 되는 것처럼 말한다. 그럴수록 공부를
못하는 태섭은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기분이 들었다. 공부 잘하는
학생이 예약된 승리자라면, 자기는 벌써 패배자가 된 것 같아 힘이
쏙 빠졌다. <p.34>
그러던 중 사서 교사인 김영아 선생님이 진로 문제를 올해의 특별 테마로 잡으면서 잠재되어 있던 고민이 수면 위로 떠올라 태섭의 일상으로 진입하게 됩니다.
링컨의 실패담이 고스란히 담긴 책을 건네는 김영아 선생님, 배구선수에서 체육 교사가 되었지만 스포츠에 대한 사회의 인식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공부를 하다 사회 과목에 재미를 들여 이제는 사회 교사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담임선생님. 입학사정관 컨설팅을 받고 확실한 인재로 포장하기 위해 장애인을 위한 영상물을 찍다가 진심으로 일과 아이들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같은 학년 규리.. 이들과의 만남과 소통을 통해 태섭은 조금씩 자신을 알아갑니다.
저자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진로 지도 강사로 참여한 전문 직업인보다 변두리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종훈이라는 강연자의 입을 통해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합니다. 꿈이 없는 청소년에게 무식하라고. 무식하게 이것저것 도전해 보며 찾아가기를 계속하는 방황(방랑)의 시간을 경험하다 보면 끊임없이 고민하는 자신을 만나게 되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자기가 선택하지 않은 행동으로 얻는) 성공은 실패의 어머니!
(자기가 선택한 행동으로 얻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계속 방황해라! <p.147>
이 책에서 태섭이 정확한 자신의 미래를 찾고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부모님의 끊임없는 간섭과 조언으로 준비한 평탄한 미래에 자신을 맡기는 결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끊임없는 자기 찾기와 방황이 계속되겠지만 그렇게 찾은 자신의 미래는 훨씬 더 탄탄하게 뿌리가 내려져 있을 테니 땅의 기운을 마음껏 빨아 올려 자신의 자양분으로 삼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정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고민하는 부모님과 자신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고 싶은 친구들이 꼭 한 번 읽어보았으면 합니다.

이 책을 쓴 저자 이남석 선생님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엮는 하이브리드형 작가입니다.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했고, 인터랙션 사이언스 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한 후 현재 서강대학교 평생교육원 심리학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먹을 꼭 써야 할까?>이남석. 사계절. 2011


폭력의 피해자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방관자와 가해자로 고등학교 시기를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청소년을 상담하던 중, 날로 심해지는 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지 가해자만을 선도해서 될 일이 아님을 깨닫고 여러 청소년들이 고루 폭력에 대한 성찰을 얻을 수 있는 지식소설을 쓰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그렇게 출간된 책이 <주먹을 꼭 써야할까?>라는 책이지요.
이 책도 부모님들에게 꼭 한 번 읽기를 권장합니다. 학교 폭력을 심리적인 관점에서 풀어놓은 멋진 책입니다.
선생님의 작품 <자아 놀이 공원>과 <주먹을 꼭 써야할까?> <뭘 해도 괜찮아>를 따라 읽다보면 진심으로 청소년 만나고, 아이들의 일상을 이해하고, 미래를 고민하고 사랑하고 있는 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 아이들이 손 내밀면 따뜻하게 손을 잡아줄 수 있는 거리에 이런 멋진 어른들이 쑥쑥 생겨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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