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인 나카야마 유지로는 여러 매체에서 글을 쓰고, 소통을 하는 일본의 의사다. 그래서 문체가 에세이를 쓰는 작가 같은 부드러움이 있었고, 의사의 인턴 시절이나 병원의 현장감을 잘 표현하였다. 의학적인 용어가 가끔 나와도 정말 쉽게 등장인물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 병원이나 의사의 일상이 궁금한 사람들이 읽으면 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할 것이다.
내가 실제로 병원에서 인턴을 한 듯한 생동감 넘치는 체험을 한 듯하다. 의사들은 환자의 육체를 치료하고, 회복하는 환자에게 정신적인 치료를 받는다. 병원에 가면 의사들은 왜 무표정에 무뚝뚝할까? 그에 대한 이해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의사의 감정이 드러나는 순간 환자나 환자의 가족들은 더 많은 고통을 받을 수 있고, 의사는 환자나 가족에게 선택을 하는 사람이 아닌 선택을 할 수 있는 권환을 위임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들은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와 같이 작은 일에도 상처를 입고, 살아가는 보통 사람이다. 다만, 의사라는 직업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일에 대한 사명감이 있어야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신적으로도 강하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 것 같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병원장이 VIP를 먼저 치료하라는 병원장에 맞써 싸우는 의사를 영웅으로 묘사를 한다. 감성적으로 볼 때는 의사의 행동이 옳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도 그게 옳을까? 심장은 의사의 편이지만 몸은 병원장에게 가는 게 현실이고, 이 부분은 연차가 쌓일 수록 당연해진다. 처음에는 돈 앞에서 사람을 차별하는 매정한 사회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을 보면서 꼭 그렇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힘들게 의대를 졸업하고, 인턴이 되어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에 류지는 울적했지만 어쩌면 모두가 류지이거나 류지와 같은 상황을 경험하는 건 아닌가? 우리 모두 인턴이었다. 힘들고 좌절스러운 현실이어도 이를 이기고 인턴을 졸업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