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 세이 네버
심윤서 지음 / 가하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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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글 분위기를 좋아하는데, 검색하다가 우연히 리뷰 읽어보고 이제서 늦은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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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제가 사는 곳이 낙천적인 서커스라고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이곳은 동심이 지켜지고 어린아이들이 행복해지는 장소가 아닙니다. 이곳은 왕궁입니다. 이곳은…… 왕궁입니다.
이곳은 왕궁이면서, 대체 왜 어릿광대를 들이는 욕심을 부렸단 말입니까?
왕녀님, 당신을 죽도록 내버려 뒀어야 했습니까? 몇 번씩이나 당신을 삼키려고 어슬렁거리던 죽음을 내쫓지 말았어야 했습니까? 순수를 간직한 채 10년이라는 짧고 결백한 삶을 마치시도록 보내 드렸어야 했습니까? 그렇게 해야만 당신의 손에 피가 묻지 않을 수 있었습니까?
그럼…… 차라리 태어나지 않으시는 편이 나았잖아요.
이 무슨 잔인한 이야기입니까. 그렇게까지 해서 동심을 지켜 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광대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세상 모든 아이다움을 지켜야 하는걸요. - P290

화려한 눈속임을 이용해 오점을 덮고 저들로 하여금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인생의 어느 순간에든 자신을 환영할 평탄대로이자, 아군인 척 동반자인 척 상존할 터이기에 감미로운 회피다.
설탕 길을 걸으면 어김없이 썩음을 베로나는 모르지 않는다.
백성의 무지로 간신히 연명하는 혐오스러운 나날을 어찌 감당할까. 구더기로 뒤덮인 왕관을 쓰고 거울을 보며 매일 헛구역질이리라. 양심이든 자존심이든, 지금 그녀를 지탱하고 있는 한 가닥 고귀한 무언가가 용납하지 않을 일이었다. - P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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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녀님, 세상의 불의가 어찌 그리 기쁘십니까? 무엇이 왕녀님을 그렇게 만들었습니까? 그런 잔인한 농담들은 제게나 시키시고 하염없이 정의로우십시오. 그것이 제가 존재하는 이유란 말입니다. - P294

왕족들과 귀족들은 언제나 누굴 괴롭힐 준비가 된 상태입니다. 그러므로 아랫사람들 역시 언제든 괴롭힘당할 준비를 하며 살아갑니다. 우리는 구별할 수 있습니다. 지금 받은 명령이 그저 우리를 고생시키기 위한 것인지 아닌지.
왕녀님은 너무 강하셔서, 가끔 손가락만 까딱하셔도 그 바람에 날아가는 사람들이 있음을 잊으시는 것 같습니다.
아니, 오히려 너무 잘 아시거나요. - P331

용서를 구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저를 몇 번이고 때리셔도 만족하지 못하실 것을 압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왕녀님을 채워 드릴 수가 없습니다. 왕녀님을 파괴하지 않고서는, 왕녀님의 인간성을 소실시키지 않고서는 행복을 드릴 방법이 없습니다.
이도 저도 아닌 편에 서서 어물거릴수록 저는 야속한 존재가 되어 갑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원치 않는 상처를 주며 점점 슬퍼집니다.
얼얼하게 달아오른 뺨에 차가운 손바닥이 와 닿습니다. 왕녀님의 선연하신 이목구비가 다시금 코앞까지 다가옵니다. 극한의 고통 후에는 극한의 희락이 따르는군요. 이것은 천국인가요, 지옥인가요? 왕녀님의 눈에 고인 것은 눈물인가요?
그래요. 언제나처럼 은연중에 서로를 용서합시다. 다시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계략을 꾸미고 비밀을 만듭시다. 언젠가는 또 실망할 것을 알면서도 서로에게 기대를 걸어 봅시다. 그게 우리가 잘하는 행위잖아요.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요?
구원은 찾아올까요?
왕녀님.
저를 미워하지 마세요. 저를 버리지 마세요. 제발요. 저는 언제까지나 당신의 것이란 말입니다.
하지만……. 하지만…….
제가 아무리 당신의 것이라 해도, 저는 새장에 갇혀 평생을 살았던 울새의 죽음을 안타까워할 것입니다. 봄을 못 넘기고 땅에 떨어진 나비를 묻어 줄 것이며, 사냥꾼의 화살에 맞은 어린 사슴을 추모할 것입니다.
그 감정은 당신을 향한 충성심과는 아무 연관이 없습니다. 피어 보지도 못하고 스러진 작은 것들을 바라볼 때 당연히 느끼는 슬픔일 뿐입니다. 어찌 그조차 느끼지 말라고 하십니까? - P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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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아기 마님은 복수 메이커 2 아기 마님은 복수 메이커 2
리사벨 / 필연매니지먼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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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쁨받고 빌런들 골탕먹이는 과정들이 시원해서 쉽게 넘어간 2권이다. 근데 뭐지? 또 다른 일이 벌어지려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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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아기 마님은 복수 메이커 1 아기 마님은 복수 메이커 1
리사벨 / 필연매니지먼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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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로는 덜덜 떨면서 안아달라고 팔 벌리는 앙큼함이 왜 이리도 귀여운지... 피폐했던 전생과의 대비로 오히려 더 흐믓해하며 보게되는 우쭈쭈 1권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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