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다녀왔습니다
신경숙 지음 / 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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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다녀오겠습니다" 저자는 이 말을 남기고 요가원으로 간다. 

설사 집에 아무도 없을지라도. 

이 말이 새삼 참 좋게 느껴진다. "요가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오겠다는 말이 따듯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요가란 언제나 따뜻한 햇빛을 등에 쬐는 것처럼 안온하다. 

이 둘이 합쳐졌으니 얼마나 좋은 말인가. 


신경숙 저자는 소설쓰기 만큼이나 요가를 오래 해왔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인지 할 수록 아사나가 더 힘들어진다는 것이... ㅜㅜ

가장 공감하고 위로 받았던 부분은

잠시 요가를 멈추고 다시 하면 통증이 더 심해지고, 되던 아사나도 되지 않더라는 부분이었다. 

나는 나만 그렇게 뻣뻣한 줄 알았다. "마치 내 몸은 더 나무가 되려고, 바위가 되려고 하는 거 같아"라고 말한 적도 있다. 며칠 요가를 게을리하면 여지없이 전처럼 굳어지기 때문이다. 

다시 아사나를 하려하면 전에 보낸 고통을 다시 마주해야 한다. 

그 고통을 다시 뚫고가지 않으려면 꾸준히 해야 한다 요가는. 

그래서 좋다. 

뭔가 평생 꾸준히 해야 할거 같은 기분이랄까.

그리고 책에서 안 되던 자세도 어느날 갑자기 되더라니, 라는 부분이 있었는데, 

참 멋진 경험이다 그것은. 나도 얼마전에 그렇게 애쓰던 머리서기 자세를, 어쩌다 남 앞에서 하게 되었는데 어랍쇼 되더라는 것이다. 안 될 줄 알았는데 되어서 나도 놀라 금방 아래로 내려왔지만 말이다. 


5

하루하루 지날수록 나의 요가 자세들은 지금보다 너 나빠질 것이고 나의 몸도 지금보다 더 많은 통증 앞에 던져질 것이며 나의 글쓰기도 지금보다 더 고독해질 것을 예감합니다. 

(내 메모; 내 삶은 더 고독해지고 내 몸은 더 쇠약해진다. 그래서 '동반행'이 필요하다. 요가 같은.)


24

문학이란 '깊은 우물 속에 자신의 얼굴을 비춰보는 것'


41 머리 서기를 두고 존재의 뿌리를 하늘로 다시 역전시키는 자세라는 문구에 반해서


42

요가를 하면서야 나는 내 새끼발톱의 기형 상태가 이제는 치료되지 않을 수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중략0

어디 하나 뺴놓을 데 없이 나의 몸은 불균형으로 이루어져 있따는 것을 실감하게 한 게 나에겐 요가였다. 내 육체의 불균형들을 알아챌 수 있었던 것은 요가를 하는 동안 오로지 내 몸에 집중할 수 있어서였다. 


86

요가를 시작한다는 것은 그동안 쓰지 않던 숨은 근육을 사용하기 시작한다는 뜻


87 

몸이 믿기지 않게 가벼워졌다. 그 몸의 가벼움에 감동하지 않았다면 나는 요가를 그만두었을 것이다. 하지만 통증은 사라진 게 아니었다. 어쩌다 오래 집을 떠나 있게 되어 요가를 일주일 이상 하지 않고 지내다가 집으로 돌아와 다시 동네 요가원에 나가면 쉬었던 만큼 그 통증도 다시 시작되었다. 


89

뉴요커들은 지금은 요가를 안 하지만 언젠가는 하고 싶고 지금도 요가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는 거 같아요, 라고 했따. 내가 그건 또 왜? 물으니 진복적이고 멋있짢아요, 라고 쾌할하게 답했다. 


90

집을 떠나 있는 동안 어떤 식으로든 매일매일 요가를 하지 않으면 집으로 돌아가 다시 통증을 통과해야 한다는 생각에 요가매트를 여행가방에 넣었다. 


124

어떤 선생님은 몸은 자신이 할 수 있다는 한계를 넘어갔을 때의 상태를 기억한다고 말해주었다. 몸의 기억력은 대단히 뛰어나서 한번 도달해본 그 지점을 잊지 않는다는 것.

(와!!!!!!!!!!!! 뭔가  위로되고 굉장히 용기 주는 말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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