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존재
이석원 지음 / 달 / 200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인이 세상에서 보통의 존재일 뿐이라고 인정할 수 있을 때 읽기를 권한다. 
글쓴이가 활동했던 뮤지션 언니네이발관 1집부터 5집까지 전곡을 빼놓지 않고 들었고, 서점가면 눈에띄는 노란양장표지 디자인이 심플하고 예뻐 마음에 들었어도, 쉽사리 책을 펼치지 못했던 건 20대였던 당시 나를 감싸고 있던 '나는 특별한 존재야'라는 자존감 때문이었던 것 같다. 30대가 되어서야 '나 또한 보통의 존재일 뿐'이라는 자각과 겸손이 생겼고, 뜻하지 않게 대학원 수업에서 교수님의 선물로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책 내용에서 드러나는 내밀한 감정의 표현과 공감적 요소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그보다 중요한건 바로 나에대한 '기록'의 필요성이다. 일기와는 약간 다르다. 그렇다고 메모라 하기엔 무겁고, 산문이나 수필같은 문학적인 느낌은 아니다. 매일 다양한 사람과 사건들로 인해 만들어지는 감정 그리고 생각과 행동패턴을 부지런히 글로 정리한 이것을 무엇이라 정의할 수 있을까? 필자의 말을 빌려 '매뉴얼'이라 하고 싶다. 가전제품 사용설명, 근무수칙, 운영방침, 사건발생시 지침에만 매뉴얼이 필요한가? 사람도 매뉴얼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책처럼 나도 나에대한 매뉴얼을 작성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