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시원한 바람이 부는 가을, 이 책을 만난건 행운이었습니다. 초2 저희 아이는 1학년때부터 줄곧 통합학급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주변에서 흔히 장애를 가진 친구를 볼 수 있고 함께 공존하고 예의를 표하는 법을 배워나가는 중입니다. 비단 장애뿐일까요. 사회는 다양한 모습의 구성원들이 함께 살아가는 장입니다. 이 책은 다양한 인종과 문화, 장애와 비장애 그리고 그 구성원들이 어떤 마음으로 함께 해야하는지 어린이의 마음으로 깊이 생각하게 해줍니다. 측은지심이 깔린 관계가 아닌, 장애가 하나의 정체성으로 다루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아이들 마음이 더 넓고 깊어지길 바랍니다.
밤의 교실의 김규아 작가님이 신작을 내셨다기에 반가운 마음으로 초2 아이에게 소개해줬다. 한 자리에 앉아 푹 빠져 읽은 딸이 상기된 표정으로 " 엄마, 이 책은 꼭 읽어보세요!" 하고 다시 밀어준다. 이 책은 2038년 학교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그래픽 노블이다. 처음에는 미래를 그리는 기발한 표현들에 우와 탄성을 지르게 되고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주인공의 마음에 깊이 공감해 이야기에 빨려들어갈수 밖에 없더라. 사고를 당해 로봇팔을 달고 사는 주인공이 관계 안에서 겪는 깊은 외로움, 그리고 그 주변에서 힘이 되어주는 든든한 가족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내 마음속 가시를 마주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른인 나도 어느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하는 어른으로 자라길 바라며 꼬마 친구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은 비단 교사들에게 한정된 책이 아니다. 훈육 없이는 교육이 가능하지 않고 교육 없는 훈육은 아무 의미 없다고 저자가 들어가며 밝혔듯 학부모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학교는 서로 다른 여러 구성원들이 모이는 다이나믹한 장소이면서도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이 책은 교육의 본질에 대한 고민 없이 서로 손가락질하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곳이 아님을, 그곳에서 상처받은 구성원들이 성장을 위해 결국 어떻게 나아가야하는지 고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교육 위기의 시대라는 요즘 위로가 필요한 선생님들, 교단에 설 날을 꿈꾸는 예비교사분들께 조벽 교수님의 진심을 추천한다.
아이 손 잡고 산으로 들로 매주 나가는 제게는 정말 보물같은 책이네요.시인 같은 생물학자라는 작가 소개가 딱 맞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야기 서술이 무척 아름답고 따뜻합니다. 손주에게 말을 걸듯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글이 정겹고 이해하기 쉽네요.미처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던 자연 속 작은 생명 하나하나가 특별해지는 마법. 언제든 산책길을 나서고만 싶어지는 매력. 여름이 다 지나가는 이 때, 다음 책이 몹시 기대됩니다.
1권부터 순서대로 읽어온 민담집. 19권은 두 가지 별개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언젠가 들어봤음직한 지지배배 덩더꿍 이야기는 이미 익숙한 여러가지 모티브를 담고 있는데 이를테면 내가 준 병을 내가 치유해준다든지 치유시 결혼 약속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이 점은 고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치로 여러 다른 버전의 이야기가 있겠으나 황석영 선생님만의 이야기는 어찌 풀어나가시는지 민담집에서 확인 가능하다. 실제로 아이는 민담집 중 19권을 다른 몇 권과 함께 최고라고 꼽더라. 두번째 갇힌 이야기 또한 조금씩 변형된 버전의 그림책을 먼저 잡한바 있는데 일러스트가 찰떡이라 새로운 이야기처럼 즐거이 읽을 수 있었다. 초저 아이도 쉽게 혼자 넘겨볼 수 있을만큼 쉽게 풀어나가는 점이 돋보이며 무엇보다 황석영 선생님만의 정겨운 서술이 따뜻한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