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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컨스피러시
매디슨 데이비스 지음, 이지선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6년 9월
평점 :
반고흐 컨스피러시
매디슨 데이비스 지음
마로니에북스
모처럼 서가에 꽂힌 책 중에서 그저 표지만을 보고, '한 번 읽어볼까?' 하는 마음으로 덜컥 대출해본 책이다. 표지에 나온 그림처럼 제2차 세계대전의 화염 속에 사라진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 을 소재로 쓴 팩션이란다. 팩션이란,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을 합성한 신조어로써 역사적 사실이나 실존인물의 이야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덧붙여 새로운 사실을 재창조하는 문화예술 장르를 가리킨다. 컨스피러시(conspiracy)는 공동모의, 또는 공모라는 뜻이다. 사랑, 음모, 배반이 얽힌 긴박한 추격전, 그리고 서서히 밝혀지는 미술품 약탈의 진상, 유럽의 여러 나라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흥미로운 이야기다.
매디슨 데이비스는 박식한 베테랑 범죄소설 작가로 프랭클린 앤 마셜 컬리지에서 그리스어를 전공하고, 메릴랜드 대학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하여 학사학위를 받고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서던 미시시피 대학에서 영어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소개된 책은 이 책, 『반고흐 컨스피러시』 뿐인 모양이다. 나에게는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출판계의 동향이야 어떠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 작가는 데뷔하고 1990년부터 꾸준히 저서를 발표하고 있고, 오클라호마 대학의 선임 교수로서 전문인 글쓰기 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스라엘 첩보기관인 모사드의 여성 요원 에스터 고렌이 시카고에 나타난다. 그녀를 기다리던 늙은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에스터 고렌의 생부이지만 모친인 로사가 늘 '돼지'로 부르면서 별다른 애정이 남아있지 않은 존재인 새뮤얼 마이어가 암살당한 뒤에 미국 재무부 소속의 특별 조사원이라는 마틴 헨슨이 홀연히 등장한다. 그리고 누군지 알 수는 없지만, 두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며 끈질기게 쫓아온다. 이는 아마도 에스터와 함께 새뮤얼 마이어가 암살된 현장을 탈출해 나오던 마틴 헨슨이 들고 나온 고흐의 자화상 때문일텐데, 이 그림은 제 2차 세계대전 중 화염 속으로 사라졌다는 이 명화를 발견한 것부터 굉장한 사건이 될 것이다. 집필벽(미친듯이 글을 써내려가는 증상)이라는 정신 질환을 앓은 고흐는 그림을 복제하는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이 자화상이 진품인지, 아닌지, 이 그림의 주인이 누구인지, 또한 새뮤얼 마이어와 스테판 마이어베어가 동일 인물인지, 새뮤얼 마이어는 왜 암살당한 것인지를 풀어내야 한다. 과연 페오도르 민스키가 이 그림의 원 주인이 맞을까?
99쪽에는 마틴 핸슨이 태권도를 검은 띠 6단까지 땄고 일본에서 수련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현실성 없어 보인다. 태권도를 5단을 딴 후 5년이 지나야 한다는데, 일본에서 태권도 6단을 딸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소설이지만, 일본에서 배운 거라면 가라데 정도로 표기하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굳이 태권도라고 한 것이 납득이 가지를 않는다.
2015.8.31.(월) 두뽀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