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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브 (양장) ㅣ 소설Y
단요 지음 / 창비 / 2022년 5월
평점 :
p.7
서울은 언제나 한국의 동의어였다.
전 세계가 물에 잠긴 2057년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다이브"에 담겨 있다. 이야기는 세상이 물에 잠기고 난 뒤 물 속에 잠긴 서울에서 쓸만한 물건을 건져내는 물꾼으로 생활하는 '선율'과 '우찬'의 내기로 시작된다. 보름 안에 둘 중 누가 더 '쓸만한' 물건을 가져오는가로 시작한 내기는 노고산에 살아가는 사람들, 노고산에 살았던 사람들 그리고 더 나아가 물에 잠기기 전 서울에 살았던 사람들의 얽히고설킨 매듭을 풀어주며 마무리된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피부로 와닿는 요즘,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SF 문학은 세상이 얼어붙거나 물에 잠기거나, 역병이 창궐하는 등 작가들마다 다른 방식의 상상력을 무대삼아 이야기가 진행된다. "다이브" 역시 먼저 나온 소설, 웹툰 등에서 처럼 세상이 물에 잠기자 높은 산으로 올라가 생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다만 "다이브"가 다른 작품과 차별화된 점은 '기계 인간'이라는 소재가 자연스럽게 녹아있다는 점이다. 선율이 내기에서 이길 물건을 찾던 중 우연히 발견한 기계 인간들 중 하나인 '수호'를 만나고, 수호를 깨운 뒤부터 소설은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기 시작한다. 마치 내가 소설 속으로 들어가 소설 속 인물들과 함께하는 것처럼 이야기는 입체적이고 흡입력이 뛰어나다.
단순히 물에 가라앉은 세계에 집중한 것이 아닌 그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물에 잠기기 전 세계에 살던 사람과 현재를 사는 사람의 연결고리와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관계들에 대한 이야기. 또, 인간 존재의 이유에 대해서도 심오한 고민을 할 수 있었다. 기억 이식 기계에 대한 소설을 볼 때마다 죽은 사람의 기억을 온전히 보관한 채 기계 인간으로 만든다면 그 기계는 '그 사람' 그 자체라고 해도 되는 것일까. 늘 이러한 의문이 가득했는데 역시나 "다이브"를 읽을 때도 물에 잠기기 전 서울에 살던 "수호"와 기계 인간이 된 "수호"를 과연 동일한 존재로 봐야 하는 것인지, 또 기계 인간으로서의 "수호"의 존재의 의미는 무엇일지 고민해보게 되었다.
소설Y클럽 1~4기로 활동하는 동안 작가님이 마지막까지 블라인드 되었던 적은 처음이라 대체 이 소설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졌고, 며칠 전 창비 인스타를 통해 신인 작가인 단요 작가님이라는 것이 공개가 되었다. 이 상상력이 신인 작가님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작가님의 차기작 혹은 2~3년 뒤의 작품은 더 재미있어질 것 같다는, 또 한 명의 믿고 보는 SF 소설을 쓰는 작가님이 등장한 것 같다는 기대감이 가득하다.
다만 이번 소설Y클럽 4기에서 다소 아쉬웠던 점은 편집상의 오류인지 비슷한 구간이 반복되는 곳이 두어 군데 있었다는 점이다. 작품을 몰입해서 읽다가 데자뷰처럼 비슷한 문장이 반복되는 구간을 연달아 지나치고 나니 몰입이 살짝 깨지는 아쉬움이 있었다. 출간되는 책에서는 이 부분이 수정되어 나올테니 책으로도 소장하여 또 읽어봐야겠다. 이 또한 출간 전 가제본 형태의 책을 미리 읽을 수 있는 소설Y클럽만의 매력이 아닐까. 5기에는 또 어떤 재미있는 책이 함께할지, 5기도 연임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그동안 소설Y클럽으로 활동하며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말이지만, 출간 전 가제본을 대본집의 형태로(아몬드 제외) 제작해 서평단을 운영하기로 한 담당자분이 궁금하다. 모쪼록 이 아이디어를 처음 낸 담당자분께서는 칭찬감옥에 갇히셔서 적게 일하고 많이 버시길. 매번 대본집을 받을 때마다 즐거운 기분으로 받을 수 있어 참 좋았다고 어디에선가 꼭 한 번은 말하고 싶어 이렇게 남긴다.
* 창비로부터 서평단 활동을 위해 가제본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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