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모른다고 걱정하지 마라 - 영혼의 철학자 몽테뉴 인생 수업
미셸 에켐 드 몽테뉴 지음, 고봉만 옮김 / 아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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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죽음을 모른다고 걱정하지 말라

죽음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인류가 오랫동안 풀지 못한 숙제였다. 대부분의 사람은 죽음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삼거나 애써 외면하려 한다. 하지만 책 죽음을 모른다고 걱정하지 마라는 이 두 가지 태도와는 전혀 다른 길을 보여준다. 죽음을 하나의 자연스러운 과정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시각을 제안한다. 죽음을 이야기하는데도 불구하고 무겁거나 음울하지 않고 오히려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문장들에 놀라게 한다. 마치 오래된 걱정을 친구와 나누다가 어느 순간 피식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경험과도 비슷하다.

책의 첫 장은 우리가 죽음을 어떻게 학습해 왔는지 다룬다. 어릴 적부터 부모나 사회는 죽음을 두려움의 그림자로 가르쳤다.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는 어른들, 금기시되는 죽음의 언어 혹은 텔레비전 속 사건 사고가 무심코 각인 시킨 두려움 하지만 이런 사회적 학습이 반드시 진실은 아니라고 말한다. 죽음을 모른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 속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을 무조건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는 뼈 있는 지적이 담겨 있다. 불확실성은 불행이 아니라 가능성의 다른 이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책은 죽음을 단순히 공포가 아닌 사유의 대상으로 다시 데려온다.



책의 중반부 죽음과 맞닿은 여러 가지 삶의 이야기가 나오며 환자들의 마지막 순간을 곁에서 지켜본 경험을 서술하면서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태도가 의외로 평온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들은 남겨둔 일에 미련을 가지기보다 함께 했던 기억과 작은 기쁨을 떠올리며 미소 짓는다. 죽음 앞에서 사람이 진짜로 붙드는 것은 결국 사랑과 기억 뿐 깨달음을 자연스럽게 안겨주기 때문이다.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 더 중요하게 챙겨야 할 것이 무엇인지 책은 조용하지만 명확하게 알려준다.

죽음을 바라보는 태도가 곧 삶을 바라보는 태도라는 주제로 죽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역설적으로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귀한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죽음을 생각하는 일이 결코 우울한 일이 아니라 오히려 현재를 충만하게 살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오늘 하루의 대화가 마지막 대화일 수도 있다는 가정은 우리의 말투를 조금 더 부드럽게 하고 관계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든다. 이 지점에서 죽음을 두려워하는 대신 죽음이 알려주는 삶의 지혜를 배우자는 메시지를 받아들이게 된다.



구의 장례식에 참석할 때마다 고개를 숙이고 돌아서는 순간, 죽음은 내 일이 아니라고 마음속에서 밀어내곤 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회피의 태도가 사실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든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순간 삶의 무게도 가벼워지고 오히려 두려움이 줄어든다. 내가 언젠가 맞이할 죽음을 담담히 인정할 수 있다면 지금의 선택과 행동이 훨씬 단단해질 수 있음을 느끼게 한다.

책의 후반부는 철학적 사유와 더불어 종교적·문화적 맥락까지 아우른다. 불교에서 무상, 기독교에서 구원, 동양 전통에서 말하는 조상의 의미 등 다양한 관점을 비교하며 죽음을 해석한다. 덕분에 한 가지 시각에 갇히지 않고 보다 넓은 프레임으로 죽음을 바라보게 된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죽음을 이해하는 다양한 방식이 결국 모두 삶을 더 잘 살기 위한 길이라는 결론이었다. 문화권은 달라도 죽음을 대하는 인간의 지혜는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삶과 죽음 사이에 놓인 다리를 보여주는 안내서에 가깝다. 삶만 강조하는 책은 현실을 반쪽 짜리로 만들고 죽음만 강조하는 책은 절망을 불러온다. 그러나 죽음을 모른다고 걱정하지 말라는 두 가지를 연결해 하나의 원으로 만들어낸다. 죽음을 이해하면 삶이 더 깊어지고 삶을 충실히 살면 죽음도 담담해진다. 이렇게 선순환의 고리를 제시하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죽음의 두려움이 아니라 삶의 충만함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책을 읽기 전과 후의 마음 상태가 확연히 달라진다는 경험은 흔치 않다. 어떤 책은 지식을 주고 또 다른 책은 위로를 주지만 이 책은 지식과 위로를 동시에 건네면서도 실제로 삶의 태도를 바꾸게 만든다. 하루를 더 소중히 살아야겠다는 결심이 새삼 단단해지고 있다.


삶이 왜 허무하게 느껴지는지 무엇을 붙들어야 할지 혼란스러운 사람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죽음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삶의 의미가 더 선명해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죽음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죽음을 모른다고 걱정하지 말라는 제목은 그래서 역설적이면서도 진실하다. 죽음을 모른다는 것은 모르는 그대로 두라는 뜻이 아니라 알 수 없는 것에 매달려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그 시간을 현재의 삶에 쓰라는 권유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죽음을 다루지만 삶의 책이다. 무겁지 않고 오히려 가벼워지는 이유는 죽음을 삶의 일부로 통합했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은 힘이 있고 따뜻함도 같이 준다. 죽음을 더 이상 두려움의 그림자로 두지 않고 삶과 나란히 걷는 동반자로 받아들이는 시각을 전해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분명 특별하다. 그 특별함은 독자의 마음에 오래 남아 일상의 순간마다 삶을 조금 더 깊게 살아가도록 이끌어줄 것이다.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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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첫걸음 - 주식보다 똑똑한 투자의 정답
조진우.김성천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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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라는 세계는 늘 우리를 설레게 하면서도 동시에 불안하게 만든다. 뉴스 속에서 들려오는 증시의 등락, 지인의 무용담처럼 들리는 대박 수익 이야기, 그리고 주식 초보자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답답한 손실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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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첫걸음 - 주식보다 똑똑한 투자의 정답
조진우.김성천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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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주식보다 똑똑한 투자의 정답 ETF 첫걸음

투자라는 세계는 늘 우리를 설레게 하면서도 동시에 불안하게 만든다. 뉴스 속에서 들려오는 증시의 등락, 지인의 무용담처럼 들리는 대박 수익 이야기, 그리고 주식 초보자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답답한 손실의 기억까지 많은 사람들이 안정적인 재테크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막연한 기대와 불안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게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책 주식보다 똑똑한 투자의 정답 ETF 첫걸음은 독자에게 길잡이가 된다.

단순히 ETF 상품을 소개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ETF 왜 알아야 하는지, 주식과 무엇이 다른지, 개인 투자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장기적으로 우리의 자산을 어떻게 건강하게 키워줄 수 있는지 차근차근 풀어낸다. 주식을 직접 사고팔며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한 사람이라면 이 책이 건네는 메시지가 뼈 깊이 와 닿는다.


왜 ETF가 주식보다 똑똑할까. 사실 처음엔 다소 과장된 표현이라 생각했다. 주식 투자가 재테크의 기본처럼 여겨지는 한국 시장에서 ETF는 말은 여전히 생소한 이들에게 주식보다 낫다고 말하는 건 무리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읽을수록 말하는 똑똑함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고 ETF는 개별 종목의 리스크에 휘둘리지 않는다. 특정 기업에 대한 정보를 완벽히 알 수 없다면 그 기업의 주식을 사는 건 사실상 운에 기대는 도박과도 같다.

반면 ETF는 여러 종목을 묶어 한 바구니에 담는다.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ETF 예로 들면 특정 기업이 부진해도 다른 기업이 보완해 주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은 지수의 평균을 따른다. 이 말은 곧 투자자가 기업 실적 발표에 잠 못 이루거나 갑작스러운 악재에 공포 매도를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ETF는 우리를 장기적이고 합리적인 투자 습관으로 이끌어 주며 개인의 정보력과 판단력의 한계를 뛰어넘어 시장의 평균 성과에 올라타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ETF가 주식보다 똑똑하다는 저자의 핵심 논리였다.

투자의 세계에서 가장 큰 적은 사실 외부가 아니라 내부 즉 나 자신이다. 급등하면 욕심이 앞서고 급락하면 공포가 지배한다. 많은 투자자가 멘탈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실제로 이를 지켜내는 사람은 드물다. 책 속 저자는 바로 이 지점에서 ETF가 개인 투자자의 심리적 약점을 보완한다고 말한다.

ETF는 꾸준함을 전제로 한다. 주식처럼 단기간에 두세 배 오르는 희열은 주지 않지만 반대로 하루아침에 반 토막 나는 공포도 주지 않는다. 대신 장기적으로 우상향 하는 그래프를 따라가도록 설계되어 있다. 저자가 말하듯 이는 인간의 감정이 개입할 틈을 줄여 준다. 실제로 많은 심리학 연구에서도 분산 투자가 투자자의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투자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고 보고한 바 있다.

주식 투자 경험을 돌아보면 이 말이 뼈저리게 느껴진다. 어떤 종목을 들고 있을 때는 하루에도 수십 번 호가 창을 확인했다. 빨간불이 들어오면 흥분했고 파란 불이 오면 괴로웠다. 그러나 ETF 매수했을 때는 마음이 훨씬 편했다. 개별 종목처럼 급격한 변동이 없으니 굳이 하루하루 들여다보지 않아도 됐다. 책에서 전하는 안정감의 가치는 단순한 수익률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책의 장점은 ETF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풀어냈다는 점이다. 흔히 투자 서적은 어려운 용어와 복잡한 수학적 개념으로 독자를 지치게 만든다. 하지만 이 책은 제목처럼 첫걸음에 충실하다. ETF의 정의부터 시작해, 어떤 종류가 있는지, 거래 방식은 어떻게 되는지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특히 ETF 단순히 이론적으로 나열하지 않는다. 실제 국내외 시장에서 거래되는 대표 ETF 예로 들어 독자가 바로 투자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게 돕는다.

예컨대 미국의 S&P 500 ETF, 나스닥 ETF, 한국의 KODEX 시리즈 등 친숙한 이름을 통해 ETF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ETF가 단순히 주식 대체 상품이 아니라 자산 배분의 핵심 도구임을 강조한다. 주식, 채권, 원자재, 심지어 부동산 리츠까지 ETF 통해 쉽게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은 초보자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책을 읽으며 ETF의 세계가 이렇게 넓은 줄 처음 알게 되며 마치 주식이라는 좁은 골목길에서 ETF는 대로로 확 트인 세상으로 나가는 기분이 든다.

투자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많은 투자자가 단거리처럼 달리다 지쳐 쓰러지곤 한다. 그 이유는 단기 성과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에서 ETF가 장기 투자에 최적화된 도구임을 강조한다. 특히 눈에 띈 부분은 복리 효과에 관한 설명이었다. 주식 시장의 평균 수익률을 장기적으로 추종하는 ETF는 복리의 힘을 극대화할 수 있다. 1년에 7% 씩 오르는 상품을 30년 간 꾸준히 투자했을 때의 결과는 단순히 곱셈 계산한 것보다 훨씬 크다.

이를 실제 데이터와 그래프를 통해 보여 주며, ETF는 개인 투자자가 시장의 승리자 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설득한다. 단기적으로는 별다른 성과가 보이지 않았지만 5년 정도 지나자 계좌의 수익률이 눈에 띄게 달라진다. 만약 그 돈을 개별 주식에 넣었다면 아마 지금쯤 절반은 손실로 사라졌을 것이다. 책에서 말하는 ETF의 장기적 힘은 결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실제로 작동하는 투자 원리였다.

투자는 결국 지혜의 문제라는 사실이다. 많은 사람이 주식으로 한탕을 꿈꾸며 불 나방처럼 달려든다. 하지만 시장은 결코 개인 투자자에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정보의 비대칭, 감정의 흔들림, 단기적 욕심이 결국 손실로 이어진다. 주식보다 똑똑한 투자의 정답 ETF 첫걸음은 이런 개인 투자자들에게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ETF 도구는 화려하지 않지만 꾸준히 걸어가면 반드시 목적지에 데려다 준다. 투자라는 긴 여정에서 어떻게 지치지 않고 달릴 것인가 답을 얻게 된다.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돈과 자산을 대하는 태도를 다시 묻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단기간의 수익보다 장기적 안정을, 감정적 충동보다 합리적 분산을 불확실한 종목 선택보다 지수 전체를 선택하는 지혜를 강조한다. 앞으로도 투자 세계에서 수많은 유혹과 위기가 찾아올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전해 준 메시지는 단순하다. 주식보다 똑똑한 선택은 존재한다. 그 정답은 바로 ETF다.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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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갑 속에 들어온 제국주의 - 우리는 정말 자유롭게 소비하고 있을까?
모지현 지음 / 틈새의시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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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내 지갑 속에 들어온 제국주의

세상은 늘 눈에 보이는 힘 만으로 굴러가는 것이 아니다. 군대, 무기, 국경 같은 물리적 권력만큼 보이지 않는 힘, 즉 돈과 소비의 논리가 우리의 삶을 지배한다. 새로 나온 책 내 지갑 속에 들어온 제국주의는 바로 이 보이지 않는 힘의 실체를 정면으로 드러내는 책이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 손쉽게 마시는 커피, 무심코 입는 옷 한 벌 속에도 제국주의의 흔적이 새겨져 있다는 저자의 통찰은 신선하면서도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제국주의가 역사책 속에서 끝난 사건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나의 소비와 지갑을 통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불가피하게 불편한 질문들과 마주하게 되며 과연 누구의 노동과 희생 위에 서서히 편리한 일상을 누리고 있는가. 책은 역사적 제국주의와 오늘날 경제적 제국주의를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한때 총과 칼로 식민지를 지배하던 제국들은 이제 글로벌 자본과 기업을 앞세워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착취를 이어 가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채굴 되는 희귀 광물은 다국적 기업의 이익을 위해 값싸게 팔려나가고 동남아시아의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으로 세계의 패스트패션을 생산한다. 소비자로서의 우리는 그 끝 단에서 단지 저렴하고 편리한 제품을 소비할 뿐이다. 그러나 그 소비 행위조차 이미 구조적 폭력의 일부라고 말하며 이 지점에서 단순한 경제 공부를 넘어선 윤리적 각성을 경험하게 된다. 나의 지갑은 결코 개인적인 도구가 아니라 세계와 맞닿아 있는 권력의 매개체라는 사실이 선명하게 다가온다.

일상에서 너무 나도 흔한 제품들이 사실은 현대판 제국주의의 상징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한 대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콜탄과 코발트는 대부분 아프리카 콩고에서 채굴 되며 그 과정에 어린아이들이 안전 장비 하나 없이 갱도 속으로 들어가 목숨을 걸고 채굴을 하고 있다. 우리가 매일 들여다보는 휴대폰 속에는 그들의 땀과 피가 스며 들어 있는 셈이다. 또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커피 한 잔 역시 저개발국 에티오피아 농부들의 낮은 임금과 불공정 거래 위에 세워져 있다.

책은 이러한 현실을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생생한 사례와 목소리로 전한다. 단순히 지식을 얻는 것을 넘어 마음 깊은 곳에 죄책감과 불편함을 느끼게 만든다. 그 불편함이야말로 독자에게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의식하지 못하면 변화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은 단순히 불편한 현실을 폭로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독자에게 묻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당장 글로벌 경제의 구조를 바꾸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소비자로서의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윤리적 소비, 공정 무역 제품 구매, 불필요한 소비 줄이기 같은 작은 실천들이 모여 거대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처음엔 그저 이상적인 주장처럼 들렸지만, 곱씹을수록 현실적 대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자본의 흐름은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된다. 내가 무엇을 사는지 곧 어떤 세상을 만드는지 직결된다.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을 공정 무역 제품으로 바꾼다면 매번 옷을 살 때 패스트패션 대신 오래 입을 수 있는 제품을 고른다면 비록 작은 변화일지라도 그 파급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스마트폰을 바꿀 때도, 옷을 살 때도, 커피를 마실 때도 그 이면에 어떤 구조가 있는지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알았기에 내 지갑은 단순히 개인의 만족을 채우는 도구가 아니라 세계와 연결된 정치적 행위라는 것으로 이해를 한다.

이 깨달음은 단순한 독서의 소득을 넘어 삶의 태도를 바꾸는 계기가 된다. 물론 모든 소비를 윤리적으로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내가 무엇을 외면하고 있었는지 어디서 변화를 시작할 수 있는지는 분명해진다. 단순히 개인의 소비 윤리 차원을 넘어 세계 경제 구조를 바라보는 비판적 시각을 길러주며 앞으로의 삶에서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마무리를 하며

내 지갑 속에 들어온 제국주의는 생각을 많이 하게 하고 무거운 책이다. 그러나 그 불편함이야말로 우리가 외면해 온 진실을 마주한다는 증거로 우리의 일상과 직결된 정치적 선언문에 가깝다. 소비의 행위 하나하나가 이미 세계의 구조적 불평등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에 책임 있는 선택을 고민하게 만든다.

단순한 경제 지식을 넘어 윤리적 자각을 얻고 더 이상 지갑을 열 때 무심할 수 없게 되고 작은 소비 습관 하나가 제국주의적 구조를 유지할 수도 변화 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내 삶의 작은 실천으로 이어가고 싶고 앞으로 소비할 때마다 양심의 목소리가 되어줄 것이다.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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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다니며 순이익 월 5천 찍는 김 대리 이야기 - 절대 퇴사하지 마세요. 회사 다니면서 스몰 스타트 하세요
김관장 지음 / 센시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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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회사 다니며 순이익 월 5천 찍는 김대리 이야기

남들보다 차별화된 삶을 살려고 하면 일반인들과 같은 행동을 해서는 이룰 수가 없다. 뭔가 간절함이 몸에 닿아야 하고 그 간절함에 대하여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남들처럼 워라벨을 외치거나 여유를 부리면 기대를 해서는 안 된다. 세상은 절대 여유를 찾는 사람에게 호락을 허락하지 않는다.

여기 주인공 김대리 피트니스센터를 차려 직장의 월급 외에 수입을 창출한다고 하며 1개 당 500만 원을 번다고 하면 10개 이상을 오픈 해야 가능하며, 오픈 하는 쪽쪽 수입으로 연결이 된다고 보장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사업이 순조롭게 되지 않는 매장은 적자로 돌아서는 경우도 있다. 이런저런 여러 가지 사건을 맞이하다 보면 사업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월급만 바라보며 회사 생활을 이어가는 게 당연했던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마음 한편에서 묻는다. 이 월급 만으로 괜찮을까? 바로 이 질문에 답하듯 등장한 책이 회사 다니며 순이익 월 5 천 찍는 김대리 이야기다. 제목만 보면 다소 자극적이다. 책을 보면 단순한 허황된 성공담이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이 어떻게 현실 속에서 길을 찾고 작은 시도를 이어가며 결국 큰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임을 알게 된다.

책은 자기 계발서라기 보다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에 가깝고 주인공 김대리 특별한 능력을 가진 천재가 아니다. 그저 회사를 다니며 현실의 불안을 느끼고 똑같이 월급 날을 기다리며 카드 값과 대출 이자를 걱정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그런데 그가 달랐던 건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을 행동으로 옮겼다는 점이다. 많은 이들이 불안을 느끼지만 대부분은 불평만 하며 하루를 버틴다. 김대리 그 불안을 새로운 가능성으로 바꾸어냈다. 바로 부업과 투자 그리고 꾸준한 자기 관리다.

책은 김대리 처음 시도했던 작은 부업들 가감 없이 보여준다. 블로그 운영, 온라인 판매, 간단한 강의 준비 등, 누구나 시작할 수 있지만 쉽게 포기하는 영역들이다. 흥미로운 건 이 과정에서 성공담만 나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패했던 시도 적자를 본 경험 인간관계에서 겪은 난관까지 솔직하게 드러낸다. 그래서 독자는 저렇게 넘어질 수 있겠구나. 그래도 다시 일어나면 되는구나. 위로와 용기를 동시에 얻는다. 흔히 자기 계발서 빛나는 결과만 강조하다 보니 현실감이 떨어지는데 이 책은 그 반대다. 실패와 좌절이 오히려 서사의 중심이 되어 독자의 몰입을 이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김대리 회사를 완전히 버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통 이런 이야기들은 탈출의 서사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와 창업에 올인 하는 서사. 하지만 김대리 정반대였다. 그는 회사를 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회사에서 경험을 자산으로 삼았다. 직장에서 배운 업무 능력, 사람을 대하는 태도, 시간 관리 능력이 부업과 투자의 기반이 된 것이다. 직장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내가 성장할 수 있는 훈련장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많은 직장인이 간과하는 지점이다.

책은 또한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하지만 흔히 말하는 한 방에 대박 같은 이야기는 없다. 오히려 소소한 원칙들이 반복된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법, 자신이 아는 분야에 집중하는 법, 작은 이익이라도 꾸준히 쌓는 법. 이건 단순한 투자 노하우가 아니라 삶의 태도다. 김대리 돈을 불리기 위해서 아니라 삶을 지키고 넓히기 위해 투자했다. 단순히 5 천만 원을 번다는 숫자의 매력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얻게 되는 성장과 자유가 진짜 메시지다.


책을 읽으며 삶을 자꾸 돌아보게 된다. 회사 일로 지쳐서 집에 오면 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하루하루를 겨우 버티는 데만 쓰고 있지는 않은가. 책 속 김대리 나와 다르지 않은데 그는 하루 24시간 중 일부를 자기 미래를 위해 투자했다. 그 꾸준한 차이가 결국 순이익 월 5 천이라는 큰 격차를 만들어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금액이 아니며 꾸준히 쌓아온 습관과 태도다. 책을 읽으며 작은 실천 하나라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다. 나도 부업 해야지 생각이 아니라 내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진지하게 성찰 하게 만든다.

책의 후반부는 김대리가 경제적 성취 이후에 맞닥뜨린 또 다른 고민을 다룬다. 돈이 많아졌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시간 관리, 인간관계, 새로운 목표 설정에서 더 큰 도전이 시작된다. 돈을 벌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는 단순한 환상 대신 성장의 과정이 끊임없이 이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진짜 중요한 건 결국 돈이 아니라 자기 삶을 어떻게 꾸려 나가는가 대한 태도라는 점이 분명히 드러난다.


책은 자기 계발서, 경제서 그리고 에세이 교묘히 섞인 독특한 장르다. 독자에게 직접적인 노하우를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한 인간의 성장 담을 읽는 감동도 제공한다. 그래서 단순히 돈 버는 기술을 배우려는 독자 뿐 아니라 자기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누구에게 도움이 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제목이 다소 과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월 5 천이라는 숫자가 주는 자극이 오히려 책의 진짜 가치를 가려버릴 수 있다. 처음부터 숫자에 거부감을 가진 독자는 아예 책을 열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부분은 출판 전략의 양날의 검처럼 보인다.

오늘도 출근길에 이 책의 몇몇 장면을 떠올렸다. 반복되는 회의와 업무 속에서도 언젠가 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할 수 있을까. 당장 큰 성과는 없더라도 작은 시도를 멈추지 않는 것이 결국 내 삶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회사 다니며 순이익 월 5 천 찍는 김대리 이야기는 단순한 성공 스토리가 아니라 지금 여기서 나에게 건네는 질문이자 조용한 격려다. 그리고 그 감동은 내 마음속에 오래 남아 있는 것 같다.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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