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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
우치다테 마키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서교책방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 입니다.
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
오시 하나는 78세의 할머니로 책의 주인공이다. 금실이 좋았던 남편이 죽자 의욕이 사라지는데 남편에게는 따로 여자가 있고 36세의 아들까지 두고 있었다. 작가의 연배도 주인공 할머니의 나이 때다. 할머니 답게, 내추럴하게, 죽음을 기다리지 말고 나 답게 멋지게 사는거야 라고 떳떳하게 말을 하고 있다.
살아가다 보면 세상의 기준에 맞추느라 정작 내 목소리를 잃어버릴 때가 많고 남들이 정해 놓은 길을 따르는 것이 당연한 듯 여겨지고 조금만 벗어나면 낙오자가 된 듯한 두려움이 스며든다. 하지만 누군가 그 틀을 거부하며 자신만의 색을 드러낸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사람의 이야기다. 오시 하나는 세상의 잣대를 거부하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하여 달려간다.

그 과정은 결코 화려하지도 순탄하지도 않다. 그러나 오히려 그 투박함 속에서 진짜 자유와 용기의 의미가 드러난다. 책을 접하는 사람은 책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궁금하여 질문하게 된다. 나는 지금 누구의 눈치를 보며 살아가고 있는가. 내 멋대로 산다는 말은 방종이 아니라 오히려 책임감 있게 자기 삶을 살아내는 일이라는 사실을 책은 보여준다.
저자가 전하는 이야기는 화려한 이력이나 특별한 성취가 아니다. 오히려 소박하고 일상적인 선택이 이어진다. 직장에서 갈등 인간관계의 오해 그리고 사회가 요구하는 기대를 벗어나는 순간들이 잔잔하게 펼쳐진다. 그런데 그 속에서 놀라운 울림이 있다. 흔히 성공이라고 부르는 것은 남들이 부여한 기준에 따라 쌓아 올린 탑일 때가 많다.

하지만 저자는 그 탑을 거부하고 대신 자신이 발 딛고 선 자리를 바라본다. 내 멋대로 산다는 것은 결국 남들이 쌓은 탑을 부러워하지 않고 자기 땅을 스스로 다지는 행위다. 이 단순한 태도 하나가 우리 삶의 무게를 가볍게 하고 동시에 굳은 심지를 만들어준다. 책을 읽는 내내 스스로를 돌아보며 묻게 되고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누구의 기준 속에 갇혀 있는가.
책이 특별한 이유는 다르게 산다는 구호를 거창하게 포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 멋대로 산다는 건 사실 대단한 용기와 동시에 끊임없는 불안을 감수해야 하는 선택이고 타인의 시선을 견디는 힘, 불확실한 미래 앞에 흔들리지 않는 고집, 때로는 실패를 인정할 줄 아는 담백한 태도가 뒤따라야 한다. 이 과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다.
세상은 멋대로 사는 사람을 이상한 눈으로 보지만 그 속에는 사실 누구나 부러워하는 자유가 숨어 있다. 진짜 문제는 우리 스스로이며 남들의 평가에 지쳐 가면서도 정작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결국 내 안의 두려움 때문이다. 그 두려움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해 주고 멋대로 사는 것은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온전히 책임지는 태도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읽다 보면 문득 깨닫게 되는 것은 우리는 늘 남들과 비교하면서 자신을 잣대에 올려놓는다. 직장, 가정, 돈, 명예, 인간관계까지 모든 것이 남들이 정해준 척도 속에 갇혀 있다. 그러다 보니 내 마음의 목소리를 들을 겨를조차 없다. 이 책은 그 틀을 깨부수라고 소리치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말한다. 남들이 다 걷는 길이 아니라 내가 기꺼이 걸을 길을 선택하라고.
그 길에서 마주치는 어려움조차도 결국은 나의 삶을 증명하는 순간이 된다고. 이 메시지에 크게 공감하게 되며 이유는 누구나 언젠가 한 번쯤은 자기 멋대로 살고 싶다고 꿈꿔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늘 그 꿈을 미뤄두게 하고 그 미뤄둔 꿈을 다시 꺼내어 당장 오늘부터 실천해 보라고 용기를 건넨다.

결국 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는 단순한 자기 고백의 책이 아니다. 그것은 독자에게 건네는 초대장이자 도전장이고 사회가 요구하는 틀 안에 갇혀 허우적거리는 우리에게 이제는 내 목소리를 따라가도 된다고 그것이야말로 가장 온전한 삶이라고 전한다. 저자가 보여주는 길은 쉽지 않지만, 그 길 끝에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나만의 삶이 있다.
그래서 책은 단순히 흥미롭게 읽히는 에세이가 아니라 삶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되고 책장을 덮는 순간 마음속에서 작은 결심이 피어난다. 오늘 하루는 남이 아닌 나를 위해 살아보겠다고. 그것이 이 책이 남긴 가장 큰 선물로 생각이 들며 내 멋대로 산다는 건 결국 자기 삶에 정직해지는 일이라는 것을 이 책은 잔잔한 울림으로 알려준다.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