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beatrice1007님의 서재 (beatrice1007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7415194</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책 읽어주는 금융노동자 송용원입니다!</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Sat, 19 Sep 2026 04:44:54 +0900</lastBuildDate><image><title>beatrice1007</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774151942632358.jpeg</url><link>https://blog.aladin.co.kr/777415194</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beatrice1007</description></image><item><author>beatrice1007</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유인‘과 ‘제도‘로 풀어 낸 전쟁의 역사 -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 - 폭력이 펼쳐지는 시대마다 누가 숨은 이득을 챙기는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7415194/17496446</link><pubDate>Sat, 05 Sep 2026 21:0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7415194/1749644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52135052&TPaperId=1749644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64/61/coveroff/k35213505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52135052&TPaperId=1749644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 - 폭력이 펼쳐지는 시대마다 누가 숨은 이득을 챙기는가</a><br/>던컨 웰던 지음, 윤종은 옮김 / 윌북 / 2026년 02월<br/></td></tr></table><br/>'유인'과 '제도'로 풀어 낸 전쟁의 역사<br>
-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 던컨 웰던, 2025.<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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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이 '역사'로 수렴된다고 믿는 내게, <br>
미술과 전쟁 또한 '역사' 이야기가 된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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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고리타분하다 생각하고 책을 잘 팔리게 하기 위해 달지 말아야 할 제목 속 단어 중 하나로 '역사'가 포함되는 슬픈 문명의 시대에, '역사'를 좋아하는 나는 그러므로 대중적일 방도가 없다. 시대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나이를 넘어서니, 당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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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quot;경제학에서는 특히 전쟁과 갈등을 이해하기 위해 꼭 필요한 두 가지 개념을 제시한다. 바로 '유인(incentives)'과 '제도(institutions)'다.<br>
-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 &lt;들어가며&gt;, 던컨 웰던, 2025.<br>
​<br>
​<br>
경제학을 '사회적 생산'과 '개인의 교환' 중 하나로 당파를 정하여 선택적으로 이해하는 또 한편의 나는 '정치경제학'은 선호하지만 주류 경제학은 제대로 이해해 본 적은 없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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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경제학자이자 작가인 던컨 웰던(Duncan Weldon:1982~)은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전쟁'의 역사를 해석해 내는데, <br>
그의 키워드는 '유인(incentives)'과 '제도(institutions)'다.<br>
​<br>
국역 제목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다. 실은 '경제학'적 관점에서 풀어쓴 전쟁의 '역사' 이야기지만, 재미없는 '역사'를 제목에 넣은 대신 사람들의 주목을 확 잡아끄는 '돈'이라는 단어로 상쇄하고자 한 느낌이다. 내용은 '돈의 역사'도 '역사' 속 '돈'이야기도 아니다. 물론, '전쟁'이라는 학살극을 일으킨 다양한 '유인' 중에는 '돈'도 있을 수 있지만 '돈'이 전부는 아니다. '역사' 속 폭력 전문가 집단의 조직화된 권력형태인 '국가'라는 '제도'의 본질적 토대는 경제적 관계이겠지만 역시 '돈'이 다는 아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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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quot;영국 역사에서는 '보물'이 집중적으로 묻힌 시기가 두 차례 있었다. 첫 번째는 로마의 통치가 끝난 4세기 말에서 5세기 초이며, 두 번째는 그보다도 훨씬 많은 '보물'이 묻힌 17세기 중반이다. 17세기 중반 잉글랜드는 내전으로 만성적인 불안에 시달렸다. 오늘날 전쟁의 대가를 가리키는 말로 흔히 쓰이는 '피와 보물(blood and treasure)'이라는 표현도 이 시기에 널리 퍼졌다. 당시에는 말 그대로 사방에서 '피'가 낭자한 가운데, 많은 사람이 '보물'을 땅에다 묻어 재산을 지키고자 했다.&quot;<br>
-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 &lt;들어가며&gt;, 던컨 웰던, 2025.<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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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컨 웰던의 '경제학적 전쟁사'인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2026)의 원제는 [피와 보물(Blood and Treasure)](2025)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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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유인'으로 '전쟁'이 발생되고 이 전쟁의 대가로 남는 '피와 보물'은 '제도'로 발현되며, 이 '제도'는 또 다른 '유인'을 낳고는 또 다른 '전쟁'으로 이어진다. 이 일련의 과정이 '전쟁의 역사'가 된다. <br>
17세기 중반 영국 내전 중에 사람들은 '피'의 전쟁 후를 기약하며 수많은 '보물'을 땅에 묻었지만, 결국 대부분의 묻힌 '보물'들은 전쟁의 승자가 차지했을 것이다. 이들은 '보물'이라는 전쟁의 대가를 '유인'으로 '피'의 전쟁을 치렀고, '피와 보물'을 가지고 '제도'를 만들고는 이 '제도'를 무기로 다시금 '전쟁의 역사'를 쓴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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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강조하지만, 제1장 바이킹부터 마지막 17장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펼쳐내며 저자 던컨 웰던이 말하는 '유인(incentives)'은 '경제적'인 것만 뜻하지 않고, '제도(institutions)'는 국가기구 등의 물적 기반 뿐만 아니라 문화와 문명 등도 포함한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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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인 저자가 풀어내는 '전쟁의 역사'에서 '유인'과 '제도'는 '전쟁'의 원인이자 결과이기도 하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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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숙련된 장궁병을 다수 보유하기 위해서는 잉글랜드처럼 '중앙집권적인 국가'가 상명하달식으로 정책을 추진해 궁술을 장려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했다. 통치자들은 사실상 장궁병을 보유할지 말지가 아니라, 나라 전체에 궁술을 익히는 문화를 주입할지 말지를 놓고 선택해야 했던 셈이다... 이 사례에서 한 국가가 특정 기술을 받아들일지 말지를 좌우한 것은 그 국가의 '제도(institutions)'였다.<br>
...<br>
대외 안보와 대내 안보 중 어느 쪽을 우선할지는 통치자가 어떤 '유인(incentives)'에 따라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었다. 통치자는 누구를 가장 두려워했는가? 자국의 귀족들이었는가, 아니면 이웃 나라들이었는가?&quot;<br>
-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 &lt;3. 군사력의 모순 - 왜 일부러 질 낮은 무기를 사용했을까 1066~1450&gt;, 던컨 웰던, 2025.<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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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세기 유럽에서 끊임없이 전쟁을 했던 영국(잉글랜드)은 중앙집권적 국가제도를 통해 모든 장정들에게 쇠뇌보다 장궁을 훈련시키면서 효율적으로 많은 전쟁을 이겼다. 반면 국내 귀족들의 군사력이 커지는 것을 경계했던 당시 유럽 대륙의 프랑스를 위시한 국가들은 영국과의 전투에서 지는 한이 있더라도 '질(효율성) 낮은 무기'인 쇠뇌를 고수했다. 왕권에게는 대외 전투보다 반란과 내전이 더 무서웠던 거다. 조선 말 고종도 청나라와 일본이라는 외세보다 동학농민혁명군을 더 두려워하여 외국군대를 끌어들여 자국의 민중반란을 진압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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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 군인들이 전장에서 얻은 부로 인간의 지식을 확장하게끔 이끈 것은 이러한 '제도(institutions)'적 틀에 기반한 '유인(incentives)' 체계가 존재했기 때문이다.<br>
...<br>
부유한 군인들은 전쟁에서 얻은 부로 지적 활동이 꽃피우도록 자금을 댔고, 그 결과 이탈리아는 '르네상스' 시대로 넘어갈 수 있었다.&quot;<br>
-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 &lt;6. 르네상스 - 이탈리아 전쟁의 진정한 승자들 1422~1559&gt;, 던컨 웰던, 2025.<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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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6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는 '유인'과 '제도'로 수많은 전쟁을 일으키고 승전의 대가로 전취한 '피와 보물'로써 또 다른 '제도'를 지향한 지식과 학문의 발전이 견인한 결과다. <br>
귀족군부 가문정권의 과시욕과 사치욕이 새로운 인문학을 후원하고 르네상스의 꽃을 피울 수 있는 배경이 되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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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흔히 그래왔듯, 전쟁은 국가의 주요 결정권자들을 움직이는 '유인(incentives)'의 구조를 바꿔놓았으며 새로운 '제도(institutions)'들을 도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quot;<br>
-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 &lt;11. 미국 남북전쟁 - 해밀턴 모멘트와 달러의 탄생 1790~1865&gt;, 던컨 웰던, 2025.<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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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9세기 미국의 독립전쟁과 남북전쟁 과정에서도 지금의 미합중국을 만든 중앙은행과 국가부채 통합 등의 노력으로 점차로 다져지는 미국 달러화 또한 전쟁의 주요한 '유인'과 '제도'였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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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경제학은 잘만 활용하면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유인(incentives)'의 역할과 '제도(institutions)'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경제학'의 관점을 받아들이면, 어떤 사건이 벌어진 원인을 설명하고, 겉보기에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행동의 의미를 적절한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지금까지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한 핵심 메시지다.&quot;<br>
-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 &lt;16. 베트남전쟁 - 경제학자의 그릇된 판단이 끼친 폐해 1955~1975&gt;, 던컨 웰던, 2025.<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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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월트 휘트먼 로스토라는 경제학자는 도식화된 주류경제학을 주장했던 인물로서 베트남에 대한 대규모 폭격과 대학살만을 고집한 군사정책을 주장했고 그와 같은 군사전략은 결국 베트남전에서 미국의 패전으로 귀결되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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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차 세계대전은 1870년 프랑스-프로이센 전쟁부터 본격화된 대규모 폭격의 '총력전'의 역사로 진화했고, 현대 '총력전'은 18세기 이후 산업혁명으로 인한 자본주의 산업발전의 힘을 배경으로 한 국가를 대폭격 한 방으로 끝장낼 수 없게 했다. 제2차 대전 일본의 원자폭탄 투하는 일제 항복의 계기가 되긴 했지만, 대부분의 현대전에서 로스토 식의 대폭격은 국가를 멸망시키는 것이 아니라 재건과 국제원조의 계기로 작용했고 전쟁은 오히려 장기화되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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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quot;영국과 프랑스에서도 정부가 경제 전반에 새로운 권한을 행사했다는 점은 같았지만, 두 나라는 민간이 주도하는 '민주 국가'의 틀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었다. 그에 반해 독일에서는 군의 요구를 무엇보다 우선했으며, 민간의 요구는 뒷전으로 밀려났다.<br>
...<br>
이렇듯 '총력전'은 단순히 군수물자 생산을 극대화한다고 해서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었다. '총력전'의 핵심은 더 많은 군사 자원을 확보하면서도 민간 경제가 무너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것이었다.&quot;<br>
-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 &lt;13. 세계대전 - 승패는 더 이상 무력이 결정하지 않는다 1914~1945&gt;, 던컨 웰던, 2025.<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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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18세기 프랑스 대혁명 후 전국민 개병제를 토대로 진행된 '총력전'에서, 자본주의 산업혁명과 결합한 경제력은 현대전 승리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전쟁의 승패는 더 이상 무력이 아닌 경제력(재건력)이 좌우한다.<br>
​<br>
경제학적 '유인(incentives)'과 '제도(institutions)'는 '전쟁'의 원인이자 결과다. <br>
​<br>
경제학자 던컨 웰던은 이를 '피와 보물(Blood and Treasure)'로 은유하고 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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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Blood and Treasure)](2025), Duncan Weldon, 윤종은 옮김, &lt;윌북&gt;, 2026.]]></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64/61/cover150/k35213505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646138</link></image></item><item><author>beatrice1007</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로봇소설‘의 원조, 아시모프가 지금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 [아이, 로봇]</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7415194/17478936</link><pubDate>Sat, 29 Aug 2026 16:0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7415194/1747893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0409257&TPaperId=1747893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36/26/coveroff/898040925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0409257&TPaperId=1747893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이, 로봇</a><br/>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옥수 옮김 / 우리교육 / 2008년 07월<br/></td></tr></table><br/>'로봇소설'의 원조, 아시모프가 지금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br>
- [아이, 로봇]/[흑거미 클럽], 아이작 아시모프, 1940~1973.<br>
<br>
<br>
&quot;'당신은 '초자연현상'을 어떻게 생각하오, 핸리?'<br>
헨리는 대답했다.<br>
'이렇다 할 일정한 견해는 없습니다. 믿기지 않는 일이 있으면 믿고 있을 뿐입니다.'<br>
'좋아! 당신은 신뢰할 수 있겠소. 여기 있는 편견과 선입관에 젖은 '합리주의자'들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소.'&quot;<br>
- [흑거미 클럽], &lt;뚜렷한 요소(The Obvious Factor)&gt;, 아이작 아시모프, 1972.<br>
​<br>
​<br>
마을 도서관의 &lt;동서미스터리북스&gt; 숲을 벗어나기 위해 나는 길버트 체스터튼의 [브라운 신부 전집]을 선택했더랬고, 그 '전집'을 따라 다른 출판사인 &lt;북하우스&gt;의 '브라운 신부' 시리즈 전편을 읽었다.<br>
<br>
그러나 솔직해 지자면 지난 6개월 동안,<br>
난 아직 군대간 아들이 없는 자리가 허전하여 다른 복잡한 책이 읽혀지지 않고 있고,<br>
격주 토요일 마을 뒷산 종주 후 마을 도서관에 들러 '미스터리' 숲을 마저 거니는 게 아직 좋다.<br>
<br>
SF와 '미스터리' 소설의 '가교'라는 생각에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 : 1920~1992)의 '본격파' 추리소설로 불리는 [흑거미 클럽(Tales of the Black Wodowers)](1972~1973)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대출했건만, 또 다시 나는 마을 도서관의 &lt;동서미스터리북스&gt; 책장 앞을 서성인다.<br>
​<br>
어쨌거나, 아이작 아시모프는 이른바 '로봇 3원칙'을 담은 SF 로봇소설 시리즈로 유명하다. <br>
​<br>
난 그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먼저 미스터리 소설을 쓰고 그 공력으로 나중에 SF 로봇소설을 쓴 줄 알았다. 그러나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생화학을 전공하던 만 19세 청년이었던 아시모프가 1940년대 초 당시 처음 발표한 소설 &lt;로비&gt;가 최초의 로봇소설이었고 이후 글쓰기에만 매진하던 천재 아시모프가 1970년대에서야 비로소 '심심풀이' 삼아 추리소설을 써봤다는 건 이제야 알게 되었다.<br>
​<br>
왜 '심심풀이'라 생각했느냐면,<br>
그의 1970년대 추리소설 [흑거미 클럽]은 여타 미스터리 추리소설처럼 심각한 '살인사건'이나 복잡한 트릭이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br>
​<br>
어찌보면, 매우 '단순'하면서 독자의 허를 찌르는 가벼운 사건들을 실험적으로 다루는 단편소설의 연속이라는 점에서, 체스터튼의 '브라운 신부' 시리즈와 닮아 있다.<br>
<br>
'흑거미(The Black Widowers) 클럽'은 부인들은 배제한 채 매달 전문직 남성들이 모이는 사교모임인데, '홀아비들(widowers)' 모임으로 자칭하며 매월 돌아가며 '호스트'를 지정하여 그가 초대손님을 초청하고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 모임은 저녁 만찬과 디저트 시간을 곁들이는데, 회원 여섯 명에게 그림자처럼 식사 시중을 드는 '헨리'라는 정체불명의 급사가 매번 이 '미스터리'한 이야기의 실마리를 푸는 방식이다.<br>
<br>
[흑거미 클럽]의 12가지 에피소드 중 살인사건은 한 번 나오는데(&lt;일요일 아침 일찍&gt;), 나머지 이야기들은 초대손님이 소개하는 이야기 중 '거짓말'(&lt;회심의 미소&gt;, &lt;사실을 말한다면&gt;, &lt;뚜렷한 요소&gt; 등), 시험 부정행위(&lt;가짜 Ph&gt;)와 성서 또는 문학(셰익스피어 전집)과 동화(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을나라의 앨리스) 이야기(&lt;어느 나라 대표?&gt;, &lt;가리키는 손가락&gt;, &lt;이상한 생략&gt; 등)에 관한 회원들의 자유분방한 해석 이후 급사 헨리가 연역해내는 추리의 결과물이다. 즉, 회원들의 복잡한 추리들이 대부분 소거되고 남은 힌트 중 헨리가 '단순'한 핵심 포인트를 잡아내어 등장인물과 독자들의 허를 찌른다.<br>
​<br>
첫 단편 &lt;회심의 미소(The Acquisitive Chuckle)&gt;(1972)에서 사기꾼 같은 동업자를 속이고 '회심의 미소'를 지은 인물로 소개되는 급사 헨리는 회원 중 누구도 그의 정체는 모르지만, 본인은 '탐정'도 했었음을 암시하는 60대 초로의 신사로 추정된다. 그는 모임 시간 내내 음식을 세팅하면서 초대손님과 회원들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항상 마지막에 질문 몇 가지를 하고는 그 동안 펼쳐진 추리의 곁가지들을 소거하면서 '단순'하게 사건의 진상을 밝혀낸다.<br>
<br>
<br>
&quot;'그렇다면 이로써 킹, 퀸, 룩, 나이트, 폰이 나온 셈이로군요. 여섯 종류의 말 가운데 남은 건 비숍(주교) 뿐입니다...'<br>
...<br>
헨리는 말했다.<br>
'내 생각으로는 애트웃 씨가 가지고 계신 체스의 네 비숍을 조사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샌더슨 씨는 애트웃 씨가 그것을 소중히 여기시어 팔거나 버리거나 또는 잃어버리지 않으실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아마 마이크로 필름은 비숍들 가운데 하나 속에 들어 있을 겁니다...&quot;<br>
- [흑거미 클럽], &lt;이상한 생략(The Curious Omission)&gt;, 아이작 아시모프, 1972.<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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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모프의 추리는 복잡하지 않다.<br>
SF 로봇소설의 선구자답게 '마술'이나 '미신', '초자연'이나 '신비주의'는 배격하는 '합리주의자'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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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나로서는, 모든 '불가능성'이 제거된 다음에 남는 게 '초자연'이라면 그것은 누군가가 허위주장을 하고 있다고 본다.&quot;<br>
- [흑거미 클럽], &lt;뚜렷한 요소&gt;, '후기', 아이작 아시모프, 1973.<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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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급사 헨리의 겸손한 자세 배후에는 아시모프의 철저한 '합리주의'가 도사리고 있고, 이 관점은 그의 로봇소설의 근간이기도 하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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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처음에는 지구에서만 사용하는 로봇을 판매했어요. 내가 일하기 전에 말이에요. 물론 말을 못하는 로봇이었죠. 그 후에 인간과 좀더 비슷한 로봇이 나오면서 반대운동이 시작되었어요. 노동조합은 일자리를 놓고 로봇과 경쟁하는 걸 당연히 반대하고, 이런저런 종교집단들은 미신적인 이유를 들먹이며 반대했지요. 어리석고 생각할 가치도 없는 주장이었지만, 분명 그런 시대가 있었어요.&quot;<br>
- [아이, 로봇], &lt;이야기의 시작&gt;, '수잔 캘빈 박사 회고', 아이작 아시모프, 1950.<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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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또는 20세의 아시모프가 처음 쓴 소설은 &lt;로비(Robbie)&gt;(1940)라는 로봇소설이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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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작가로 데뷔한 아시모프는 그러므로 철저한 '합리주의자'일 수밖에 없다. 대학에서 생화학를 전공한 그는 친구들과 모임을 만들어 과학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그의 첫 작품은 한참 동안 발표되지 않았다지만, 그의 유명한 '로봇 3원칙'을 담고 있으며, 1950년까지 단편소설로 씌여진 연작 로봇소설 [아이, 로봇(I, Robot)]의 첫 단편이 된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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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생 수잔 캘빈 박사가 75세가 되는 2057년이 이 로봇 연작소설의 첫 장 &lt;이야기의 시작&gt;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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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생산업체 'U.S.로보틱스'의 주요인사로서 로봇심리학자인 그녀는 로봇의 역사에 관해 취재 중인 유력언론인 '행성 신문'의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과거를 회고하는 형식으로 이 로봇 연작 이야기를 이어간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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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 3원칙' + '제0원칙'<br>
- 제1원칙 :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 그리고 위험에 처한 '인간'을 모른 척 해서도 안 된다.<br>
- 제2원칙 : 제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br>
- 제3원칙 : 제1원칙과 제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로봇 자신을 지켜야&nbsp;한다.<br>
- 제0원칙 : 로봇은 '인류(인간 개개인보다는)'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 그리고 위험에 처한 '인류'를 모른 척 해서도 안 된다. (제1원칙보다 우선)<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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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심리학자 수잔 캘빈의 역할은 위 '로봇 3원칙'이 제대로 적용되는지 문제적 상황에 빠진 각각의 로봇을 조사하는 일이다. <br>
2050년대 당시는 이미 첫 이야기 &lt;로비_소녀를 사랑한 로봇&gt;(1940) 당시처럼 아이의 보모 역할을 했던 로봇 초창기와 달리 지구에서는 로봇을 사용하지 못하게 세계적 법제화가 된지 오래된 시점이다.<br>
이야기의 무대는 지구만이 아니라 전 우주적으로 식민지 확대가 진행되는 중으로 외계행성의 광물과 에너지 등을 수집하는 어려운 작업에 로봇을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곳곳의 로봇들이 위의 '로봇 3원칙'과 충돌하는 행동을 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서 'U.S.로보틱스'의 임원진인 수학자 및 공학자와 로봇 심리학자 수잔 캘빈 박사가 투입되어 각각의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가 연작으로 서술된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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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 자료를 입력하고 계산에 들어간 결과, 초공간 이동에 대비한 최소한의 휴지기, 즉 인간의 죽음에 대한 방정식이 나온 거예요. 연합 측 기계는 바로 여기서 완전히 부서진 겁니다. 하지만 전(수잔 캘빈) 브레인(로봇)에게 죽음의 중요성을 이미 많이 낮춰 놓았어요. '제1원칙'은 절대 어길 수 없기 때문에 전부 없앤 건 아니지만 브레인이 방정식을 다시 보게 할 정도는 되었습니다. 브레인에게는 휴지기가 끝나면 인간이 살아서 돌아올 수 있다는 걸 깨닫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죠. 우주선이라는 물질과 에너지 자체가 온전하게 돌아온 것처럼 말이에요. 바로 이게 흔히 말하는 '죽음'이고, 극히 순간적인 현상으로 나타난 거예요. 모두 이해하시겠어요?&quot;<br>
- [아이, 로봇], &lt;브레인 - 개구쟁이 천재(Escape!)&gt;, 아이작 아시모프, 1950.<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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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모프의 SF 로봇 연작소설 [아이, 로봇]은 그의 첫 작품인 1940년작 &lt;로비(Robbie)_소녀를 사랑한 로봇&gt;부터 마지막 작품 &lt;피할 수 있는 갈등(The Evitable Problem)&gt;이 발표된 1950년까지 10년간의 단편집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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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에 엮어서 출간한 이 연작소설은 그럼에도 20세기 중반에 창작되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미래'적이다. AI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지금을 마치 '예언'이라도 하듯 생생하나, 과학 전공자의 이야기답게 '신비주의'적이지 않고 매우 '합리주의'적인 사고와 예측에 기반하고 있다. 로봇 두뇌의 주요 구성방식인 '양전자' 같은 건 그 실체가 무엇인지 중요하지 않다. 그저 '로봇 3원칙'의 철저한 주입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 로봇 두뇌 제조 방식을 전제로, 우주 각 곳에서 활약하는 로봇들의 자생적 '고민'과 갈등을 묘사한다. 천재 로봇 '브레인'이 제작한 우주선에 탄 인간은 은하계 너머 공간이동까지 하는데, 그 과정에서 시공을 초월하며 일시적 '죽음'까지 경험하게 된다. <br>
양자역학적이기도 한데, 무려 1950년에 아시모프가 발휘한 대단한 상상력이다.<br>
​<br>
마치 2020년대 AI 로봇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의 우리들에게 1940~1950년대의 아시모프는 생생하게 묻고 있는 듯 하다.<br>
​<br>
당신들은 당신들이 창조한 무한능력의 피조물과 잘 어울려 살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고 말이다.<br>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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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 (바이어리 검사가 로봇이라는) 심리적인 증거를 대려면 그 사람의 언행을 연구해야 하는데, 만일 그 사람이 양전자 로봇이라면 '로봇공학 3원칙'에 따라야 합니다. 양전자 두뇌는 '세 가지 원칙' 없이는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quot;<br>
- [아이, 로봇], &lt;바이어리_대도시 시장이 된 로봇(Evidence)&gt;, 아이작 아시모프, 1946.<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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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작 아시모프는 [흑거미 클럽](1972~1973) 같은 실험적 추리소설도 쓰기는 했지만 '미스터리' 작가는 아니다. <br>
<br>
그래도 SF 과학소설 류인 [아이, 로봇](1940~1950)에는 여러 로봇들이 처한 문제적 행동의 원인을 추적하는 일종의 '미스터리'적 상황들이 계속 전개된다. 그 중 내게 가장 인상적인 미스터리적 요소는 바로 &lt;바이어리_대도시 시장이 된 로봇&gt;(1946)에서 대도시 시장으로 출마하여 당선된 스테판 바이어리 지방검사가 정교하게 인간과 똑같이 만들어진 '로봇'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가 등장하는 설정이다. 물론 단편의 제목처럼 그는 '로봇'으로 추정되지만, 소설 어디에도 그가 로봇이라는 '증거(원제;evidence)'는 나오지 않는다. 결국 정적들의 의혹에 찬 흑색선전을 꺾고 '뉴욕'으로 보이는 대도시의 시장으로 당선된 스테판 바이어리 검사는 연작 소설의 마지막 단편인 &lt;피할 수 있는 갈등&gt;(1950)에서는 더 큰 지도자인 '세계 조정자'가 되어 '동부'와 '열대', '유럽'과 '북부'의 4개 영역을 아우르는 세계 중앙정부의 수장 역할을 한다. <br>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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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해답은 당신도 알고 있어요. 틀린 게 하나도 없다는 거예요! '슈퍼 컴퓨터'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보세요, 바이어리 씨. 그들 역시 로봇이고, 따라서 '제1원칙'을 지켜야 해요. 하지만 '슈퍼 컴퓨터'는 한 인간이 아니라 온 인류를 위해 일해요. 따라서 '제1원칙'은 이렇게('제0원칙'이) 되겠지요. '로봇은 인류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된다. 그리고 위험에 처한 인류를 모른 척 해서도 안된다.' 바로 이거예요, 바이어리 씨...<br>
...<br>
사실 인류는 주도권을 가져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잘 알지도 못하는 다양한 사회현상과 경제현상, 변덕스런 날씨와 전쟁의 운에 따라 늘 죄지우지되었지요. 그런데 '슈퍼 컴퓨터'는 이 모든 걸 이해하고 있고, 아무도 막을 수 없어요. '슈퍼 컴퓨터'가 '인간을 위한 사회'를 능숙하게 처리하는 것처럼 이 모든 요소를 처리할 테니까요. 인류 경제의 완벽한 통제라는 가장 거대한 무기를 마음대로 행사하고 있으니까요.&quot;<br>
- [아이, 로봇], &lt;피할 수 있는 갈등(The Evitable Conflict)&gt;, 아이작 아시모프, 1950.<br>
​<br>
​<br>
지구의 운영을 수학적 계산과 예측 모델을 통해 조정하는 궁극의 로봇 '슈퍼 컴퓨터'의 '오류'처럼 보였던 문제들은 사실 거대한 두뇌 '슈퍼 컴퓨터'가 로봇 문명진보와 이에 저항하는 인류의 저항('인간을 위한 사회')을 적당히 조절하면서 여태껏 도달한 궁극의 로봇 문명이 단 번에 뒤집어지는 일이 없도록 적절히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미 노회해진 로봇 심리학자 수잔 캘빈에 의해 밝혀진다.<br>
<br>
인류는 로봇의 창조자로서 '전지전능'한 '주인' 또는 '신'과 같은 '주도권'의 자리에 있는 것 같지만, <br>
그리하여 피조물인 로봇에게 그 '주인' 자리를 빼앗기지 않도록 다분히 투쟁해야 하는 것 같지만, <br>
역시 사실 인류는 이 지구 또는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단 한 번도 '주도권'을 쥔 '주인'도 '신'도 된 적이 없었던 것이라고 수잔 캘빈 박사는 회고한다. <br>
​<br>
그리고 이제, 1950년대에 내다 본 백년 후의 미래인 2050년대가 되면 이 '슈퍼 컴퓨터'라는 종결자 형태로 진화한 로봇 문명이 세계를 결국 지배하게 된다는 말이다.<br>
​<br>
이 말은 수잔 캘빈 박사가 인터뷰의 마지막에 예고한 미래 예측으로서, 그로부터 몇 년 후 82세로 생을 마감함으로써, 그녀의 마지막 유언이 된다.<br>
​<br>
[아이, 로봇](1940~1950)의 마지막 장을 덮고는 생각해 본다.<br>
​<br>
AI 로봇 문명이 급속도로 진보하고 있는 2026년 현재의 인류에게 던지고 있는 듯한,<br>
20세기 중반의 '로봇소설'의 원조, 아이작 아시모프의 질문에 지금 우리는 어떻게 대답하고 있는가.<br>
​<br>
***<br>
​<br>
1. [흑거미 클럽(Tales of the Black Widowers)](1972~1973), Isaac Asimov, 강영길 옮김, &lt;동서문화사&gt;, 1977~2014.<br>
2. [아이, 로봇(I, Robot)](1940~1950), Isaac Asimov, 김옥수 옮김, 오동 그림, &lt;우리교육&gt;, 2008.]]></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36/26/cover150/898040925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362644</link></image></item><item><author>beatrice1007</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로봇소설‘의 원조, 아시모프가 지금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 [흑거미 클럽]</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7415194/17478932</link><pubDate>Sat, 29 Aug 2026 16:0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7415194/1747893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701774&TPaperId=1747893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2/20/coveroff/8949701774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701774&TPaperId=1747893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흑거미 클럽</a><br/>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강영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06월<br/></td></tr></table><br/>'로봇소설'의 원조, 아시모프가 지금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br>
- [아이, 로봇]/[흑거미 클럽], 아이작 아시모프, 1940~1973.<br>
<br>
<br>
&quot;'당신은 '초자연현상'을 어떻게 생각하오, 핸리?'<br>
헨리는 대답했다.<br>
'이렇다 할 일정한 견해는 없습니다. 믿기지 않는 일이 있으면 믿고 있을 뿐입니다.'<br>
'좋아! 당신은 신뢰할 수 있겠소. 여기 있는 편견과 선입관에 젖은 '합리주의자'들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소.'&quot;<br>
- [흑거미 클럽], &lt;뚜렷한 요소(The Obvious Factor)&gt;, 아이작 아시모프, 1972.<br>
​<br>
​<br>
마을 도서관의 &lt;동서미스터리북스&gt; 숲을 벗어나기 위해 나는 길버트 체스터튼의 [브라운 신부 전집]을 선택했더랬고, 그 '전집'을 따라 다른 출판사인 &lt;북하우스&gt;의 '브라운 신부' 시리즈 전편을 읽었다.<br>
<br>
그러나 솔직해 지자면 지난 6개월 동안,<br>
난 아직 군대간 아들이 없는 자리가 허전하여 다른 복잡한 책이 읽혀지지 않고 있고,<br>
격주 토요일 마을 뒷산 종주 후 마을 도서관에 들러 '미스터리' 숲을 마저 거니는 게 아직 좋다.<br>
<br>
SF와 '미스터리' 소설의 '가교'라는 생각에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 : 1920~1992)의 '본격파' 추리소설로 불리는 [흑거미 클럽(Tales of the Black Wodowers)](1972~1973)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대출했건만, 또 다시 나는 마을 도서관의 &lt;동서미스터리북스&gt; 책장 앞을 서성인다.<br>
​<br>
어쨌거나, 아이작 아시모프는 이른바 '로봇 3원칙'을 담은 SF 로봇소설 시리즈로 유명하다. <br>
​<br>
난 그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먼저 미스터리 소설을 쓰고 그 공력으로 나중에 SF 로봇소설을 쓴 줄 알았다. 그러나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생화학을 전공하던 만 19세 청년이었던 아시모프가 1940년대 초 당시 처음 발표한 소설 &lt;로비&gt;가 최초의 로봇소설이었고 이후 글쓰기에만 매진하던 천재 아시모프가 1970년대에서야 비로소 '심심풀이' 삼아 추리소설을 써봤다는 건 이제야 알게 되었다.<br>
​<br>
왜 '심심풀이'라 생각했느냐면,<br>
그의 1970년대 추리소설 [흑거미 클럽]은 여타 미스터리 추리소설처럼 심각한 '살인사건'이나 복잡한 트릭이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br>
​<br>
어찌보면, 매우 '단순'하면서 독자의 허를 찌르는 가벼운 사건들을 실험적으로 다루는 단편소설의 연속이라는 점에서, 체스터튼의 '브라운 신부' 시리즈와 닮아 있다.<br>
<br>
'흑거미(The Black Widowers) 클럽'은 부인들은 배제한 채 매달 전문직 남성들이 모이는 사교모임인데, '홀아비들(widowers)' 모임으로 자칭하며 매월 돌아가며 '호스트'를 지정하여 그가 초대손님을 초청하고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 모임은 저녁 만찬과 디저트 시간을 곁들이는데, 회원 여섯 명에게 그림자처럼 식사 시중을 드는 '헨리'라는 정체불명의 급사가 매번 이 '미스터리'한 이야기의 실마리를 푸는 방식이다.<br>
<br>
[흑거미 클럽]의 12가지 에피소드 중 살인사건은 한 번 나오는데(&lt;일요일 아침 일찍&gt;), 나머지 이야기들은 초대손님이 소개하는 이야기 중 '거짓말'(&lt;회심의 미소&gt;, &lt;사실을 말한다면&gt;, &lt;뚜렷한 요소&gt; 등), 시험 부정행위(&lt;가짜 Ph&gt;)와 성서 또는 문학(셰익스피어 전집)과 동화(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을나라의 앨리스) 이야기(&lt;어느 나라 대표?&gt;, &lt;가리키는 손가락&gt;, &lt;이상한 생략&gt; 등)에 관한 회원들의 자유분방한 해석 이후 급사 헨리가 연역해내는 추리의 결과물이다. 즉, 회원들의 복잡한 추리들이 대부분 소거되고 남은 힌트 중 헨리가 '단순'한 핵심 포인트를 잡아내어 등장인물과 독자들의 허를 찌른다.<br>
​<br>
첫 단편 &lt;회심의 미소(The Acquisitive Chuckle)&gt;(1972)에서 사기꾼 같은 동업자를 속이고 '회심의 미소'를 지은 인물로 소개되는 급사 헨리는 회원 중 누구도 그의 정체는 모르지만, 본인은 '탐정'도 했었음을 암시하는 60대 초로의 신사로 추정된다. 그는 모임 시간 내내 음식을 세팅하면서 초대손님과 회원들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항상 마지막에 질문 몇 가지를 하고는 그 동안 펼쳐진 추리의 곁가지들을 소거하면서 '단순'하게 사건의 진상을 밝혀낸다.<br>
<br>
<br>
&quot;'그렇다면 이로써 킹, 퀸, 룩, 나이트, 폰이 나온 셈이로군요. 여섯 종류의 말 가운데 남은 건 비숍(주교) 뿐입니다...'<br>
...<br>
헨리는 말했다.<br>
'내 생각으로는 애트웃 씨가 가지고 계신 체스의 네 비숍을 조사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샌더슨 씨는 애트웃 씨가 그것을 소중히 여기시어 팔거나 버리거나 또는 잃어버리지 않으실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아마 마이크로 필름은 비숍들 가운데 하나 속에 들어 있을 겁니다...&quot;<br>
- [흑거미 클럽], &lt;이상한 생략(The Curious Omission)&gt;, 아이작 아시모프, 1972.<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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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모프의 추리는 복잡하지 않다.<br>
SF 로봇소설의 선구자답게 '마술'이나 '미신', '초자연'이나 '신비주의'는 배격하는 '합리주의자'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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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나로서는, 모든 '불가능성'이 제거된 다음에 남는 게 '초자연'이라면 그것은 누군가가 허위주장을 하고 있다고 본다.&quot;<br>
- [흑거미 클럽], &lt;뚜렷한 요소&gt;, '후기', 아이작 아시모프, 1973.<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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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사 헨리의 겸손한 자세 배후에는 아시모프의 철저한 '합리주의'가 도사리고 있고, 이 관점은 그의 로봇소설의 근간이기도 하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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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처음에는 지구에서만 사용하는 로봇을 판매했어요. 내가 일하기 전에 말이에요. 물론 말을 못하는 로봇이었죠. 그 후에 인간과 좀더 비슷한 로봇이 나오면서 반대운동이 시작되었어요. 노동조합은 일자리를 놓고 로봇과 경쟁하는 걸 당연히 반대하고, 이런저런 종교집단들은 미신적인 이유를 들먹이며 반대했지요. 어리석고 생각할 가치도 없는 주장이었지만, 분명 그런 시대가 있었어요.&quot;<br>
- [아이, 로봇], &lt;이야기의 시작&gt;, '수잔 캘빈 박사 회고', 아이작 아시모프, 1950.<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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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또는 20세의 아시모프가 처음 쓴 소설은 &lt;로비(Robbie)&gt;(1940)라는 로봇소설이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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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작가로 데뷔한 아시모프는 그러므로 철저한 '합리주의자'일 수밖에 없다. 대학에서 생화학를 전공한 그는 친구들과 모임을 만들어 과학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그의 첫 작품은 한참 동안 발표되지 않았다지만, 그의 유명한 '로봇 3원칙'을 담고 있으며, 1950년까지 단편소설로 씌여진 연작 로봇소설 [아이, 로봇(I, Robot)]의 첫 단편이 된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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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생 수잔 캘빈 박사가 75세가 되는 2057년이 이 로봇 연작소설의 첫 장 &lt;이야기의 시작&gt;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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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생산업체 'U.S.로보틱스'의 주요인사로서 로봇심리학자인 그녀는 로봇의 역사에 관해 취재 중인 유력언론인 '행성 신문'의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과거를 회고하는 형식으로 이 로봇 연작 이야기를 이어간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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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 3원칙' + '제0원칙'<br>
- 제1원칙 :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 그리고 위험에 처한 '인간'을 모른 척 해서도 안 된다.<br>
- 제2원칙 : 제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br>
- 제3원칙 : 제1원칙과 제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로봇 자신을 지켜야&nbsp;한다.<br>
- 제0원칙 : 로봇은 '인류(인간 개개인보다는)'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 그리고 위험에 처한 '인류'를 모른 척 해서도 안 된다. (제1원칙보다 우선)<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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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심리학자 수잔 캘빈의 역할은 위 '로봇 3원칙'이 제대로 적용되는지 문제적 상황에 빠진 각각의 로봇을 조사하는 일이다. <br>
2050년대 당시는 이미 첫 이야기 &lt;로비_소녀를 사랑한 로봇&gt;(1940) 당시처럼 아이의 보모 역할을 했던 로봇 초창기와 달리 지구에서는 로봇을 사용하지 못하게 세계적 법제화가 된지 오래된 시점이다.<br>
이야기의 무대는 지구만이 아니라 전 우주적으로 식민지 확대가 진행되는 중으로 외계행성의 광물과 에너지 등을 수집하는 어려운 작업에 로봇을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곳곳의 로봇들이 위의 '로봇 3원칙'과 충돌하는 행동을 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서 'U.S.로보틱스'의 임원진인 수학자 및 공학자와 로봇 심리학자 수잔 캘빈 박사가 투입되어 각각의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가 연작으로 서술된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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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 자료를 입력하고 계산에 들어간 결과, 초공간 이동에 대비한 최소한의 휴지기, 즉 인간의 죽음에 대한 방정식이 나온 거예요. 연합 측 기계는 바로 여기서 완전히 부서진 겁니다. 하지만 전(수잔 캘빈) 브레인(로봇)에게 죽음의 중요성을 이미 많이 낮춰 놓았어요. '제1원칙'은 절대 어길 수 없기 때문에 전부 없앤 건 아니지만 브레인이 방정식을 다시 보게 할 정도는 되었습니다. 브레인에게는 휴지기가 끝나면 인간이 살아서 돌아올 수 있다는 걸 깨닫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죠. 우주선이라는 물질과 에너지 자체가 온전하게 돌아온 것처럼 말이에요. 바로 이게 흔히 말하는 '죽음'이고, 극히 순간적인 현상으로 나타난 거예요. 모두 이해하시겠어요?&quot;<br>
- [아이, 로봇], &lt;브레인 - 개구쟁이 천재(Escape!)&gt;, 아이작 아시모프, 1950.<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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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모프의 SF 로봇 연작소설 [아이, 로봇]은 그의 첫 작품인 1940년작 &lt;로비(Robbie)_소녀를 사랑한 로봇&gt;부터 마지막 작품 &lt;피할 수 있는 갈등(The Evitable Problem)&gt;이 발표된 1950년까지 10년간의 단편집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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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에 엮어서 출간한 이 연작소설은 그럼에도 20세기 중반에 창작되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미래'적이다. AI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지금을 마치 '예언'이라도 하듯 생생하나, 과학 전공자의 이야기답게 '신비주의'적이지 않고 매우 '합리주의'적인 사고와 예측에 기반하고 있다. 로봇 두뇌의 주요 구성방식인 '양전자' 같은 건 그 실체가 무엇인지 중요하지 않다. 그저 '로봇 3원칙'의 철저한 주입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 로봇 두뇌 제조 방식을 전제로, 우주 각 곳에서 활약하는 로봇들의 자생적 '고민'과 갈등을 묘사한다. 천재 로봇 '브레인'이 제작한 우주선에 탄 인간은 은하계 너머 공간이동까지 하는데, 그 과정에서 시공을 초월하며 일시적 '죽음'까지 경험하게 된다. <br>
양자역학적이기도 한데, 무려 1950년에 아시모프가 발휘한 대단한 상상력이다.<br>
​<br>
마치 2020년대 AI 로봇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의 우리들에게 1940~1950년대의 아시모프는 생생하게 묻고 있는 듯 하다.<br>
​<br>
당신들은 당신들이 창조한 무한능력의 피조물과 잘 어울려 살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고 말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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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 (바이어리 검사가 로봇이라는) 심리적인 증거를 대려면 그 사람의 언행을 연구해야 하는데, 만일 그 사람이 양전자 로봇이라면 '로봇공학 3원칙'에 따라야 합니다. 양전자 두뇌는 '세 가지 원칙' 없이는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quot;<br>
- [아이, 로봇], &lt;바이어리_대도시 시장이 된 로봇(Evidence)&gt;, 아이작 아시모프, 1946.<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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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작 아시모프는 [흑거미 클럽](1972~1973) 같은 실험적 추리소설도 쓰기는 했지만 '미스터리' 작가는 아니다. <br>
<br>
그래도 SF 과학소설 류인 [아이, 로봇](1940~1950)에는 여러 로봇들이 처한 문제적 행동의 원인을 추적하는 일종의 '미스터리'적 상황들이 계속 전개된다. 그 중 내게 가장 인상적인 미스터리적 요소는 바로 &lt;바이어리_대도시 시장이 된 로봇&gt;(1946)에서 대도시 시장으로 출마하여 당선된 스테판 바이어리 지방검사가 정교하게 인간과 똑같이 만들어진 '로봇'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가 등장하는 설정이다. 물론 단편의 제목처럼 그는 '로봇'으로 추정되지만, 소설 어디에도 그가 로봇이라는 '증거(원제;evidence)'는 나오지 않는다. 결국 정적들의 의혹에 찬 흑색선전을 꺾고 '뉴욕'으로 보이는 대도시의 시장으로 당선된 스테판 바이어리 검사는 연작 소설의 마지막 단편인 &lt;피할 수 있는 갈등&gt;(1950)에서는 더 큰 지도자인 '세계 조정자'가 되어 '동부'와 '열대', '유럽'과 '북부'의 4개 영역을 아우르는 세계 중앙정부의 수장 역할을 한다. <br>
<br>
<br>
&quot;해답은 당신도 알고 있어요. 틀린 게 하나도 없다는 거예요! '슈퍼 컴퓨터'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보세요, 바이어리 씨. 그들 역시 로봇이고, 따라서 '제1원칙'을 지켜야 해요. 하지만 '슈퍼 컴퓨터'는 한 인간이 아니라 온 인류를 위해 일해요. 따라서 '제1원칙'은 이렇게('제0원칙'이) 되겠지요. '로봇은 인류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된다. 그리고 위험에 처한 인류를 모른 척 해서도 안된다.' 바로 이거예요, 바이어리 씨...<br>
...<br>
사실 인류는 주도권을 가져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잘 알지도 못하는 다양한 사회현상과 경제현상, 변덕스런 날씨와 전쟁의 운에 따라 늘 죄지우지되었지요. 그런데 '슈퍼 컴퓨터'는 이 모든 걸 이해하고 있고, 아무도 막을 수 없어요. '슈퍼 컴퓨터'가 '인간을 위한 사회'를 능숙하게 처리하는 것처럼 이 모든 요소를 처리할 테니까요. 인류 경제의 완벽한 통제라는 가장 거대한 무기를 마음대로 행사하고 있으니까요.&quot;<br>
- [아이, 로봇], &lt;피할 수 있는 갈등(The Evitable Conflict)&gt;, 아이작 아시모프, 1950.<br>
​<br>
​<br>
지구의 운영을 수학적 계산과 예측 모델을 통해 조정하는 궁극의 로봇 '슈퍼 컴퓨터'의 '오류'처럼 보였던 문제들은 사실 거대한 두뇌 '슈퍼 컴퓨터'가 로봇 문명진보와 이에 저항하는 인류의 저항('인간을 위한 사회')을 적당히 조절하면서 여태껏 도달한 궁극의 로봇 문명이 단 번에 뒤집어지는 일이 없도록 적절히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미 노회해진 로봇 심리학자 수잔 캘빈에 의해 밝혀진다.<br>
<br>
인류는 로봇의 창조자로서 '전지전능'한 '주인' 또는 '신'과 같은 '주도권'의 자리에 있는 것 같지만, <br>
그리하여 피조물인 로봇에게 그 '주인' 자리를 빼앗기지 않도록 다분히 투쟁해야 하는 것 같지만, <br>
역시 사실 인류는 이 지구 또는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단 한 번도 '주도권'을 쥔 '주인'도 '신'도 된 적이 없었던 것이라고 수잔 캘빈 박사는 회고한다. <br>
​<br>
그리고 이제, 1950년대에 내다 본 백년 후의 미래인 2050년대가 되면 이 '슈퍼 컴퓨터'라는 종결자 형태로 진화한 로봇 문명이 세계를 결국 지배하게 된다는 말이다.<br>
​<br>
이 말은 수잔 캘빈 박사가 인터뷰의 마지막에 예고한 미래 예측으로서, 그로부터 몇 년 후 82세로 생을 마감함으로써, 그녀의 마지막 유언이 된다.<br>
​<br>
[아이, 로봇](1940~1950)의 마지막 장을 덮고는 생각해 본다.<br>
​<br>
AI 로봇 문명이 급속도로 진보하고 있는 2026년 현재의 인류에게 던지고 있는 듯한,<br>
20세기 중반의 '로봇소설'의 원조, 아이작 아시모프의 질문에 지금 우리는 어떻게 대답하고 있는가.<br>
​<br>
***<br>
​<br>
1. [흑거미 클럽(Tales of the Black Widowers)](1972~1973), Isaac Asimov, 강영길 옮김, &lt;동서문화사&gt;, 1977~2014.<br>
2. [아이, 로봇(I, Robot)](1940~1950), Isaac Asimov, 김옥수 옮김, 오동 그림, &lt;우리교육&gt;, 2008.]]></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2/20/cover150/8949701774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22084</link></image></item><item><author>beatrice1007</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미스터리 소설은 언제나, ‘반전‘ - 4 : 체스터튼의 ‘반전‘ 원리들 - [브라운 신부의 지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7415194/17451938</link><pubDate>Sat, 15 Aug 2026 10: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7415194/1745193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70207X&TPaperId=1745193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3/6/coveroff/894970207x_1.gif"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70207X&TPaperId=1745193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브라운 신부의 지혜</a><br/>G. K. 체스터튼 지음, 박용숙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09월<br/></td></tr></table><br/>미스터리 소설은 언제나, '반전' - 4 : 체스터튼의 '반전' 원리들<br>
- [브라운 신부(Father Brown) 전집 - 1~5], 길버트 체스터튼, 1911~1935.<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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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또는 미스터리 소설의 백미인 '대반전'을 '본격적'으로 즐겨 보고자, 추리소설만을 위한 추리소설을 쓴 '본격파' 미스터리 소설의 대가 존 딕슨 카(John Dickson Carr : 1906~1977)를 다시 찾아 읽었으나, 실망을 남긴 채 19세기말~20세기 초 셜록 홈즈의 아서 코넌 도일(Arther Conan Doyle : 1859~1930)과 함께 영국 추리소설계의 쌍벽을 이루었다는 길버트 키스 체스터튼(Gilbert Keith Chesterton : 1874~1936)을 찾았다.<br>
<br>
과연,<br>
미스터리 소설 또는 추리소설의 '반전'은 어떠해야 하는가.<br>
<br>
<br>
&quot;지(知)적인 추리소설의 진짜 목적은 독자를 '당황'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알게(知)' 하는 것이다. 그것도 일련의 진실들이 충격적으로 독자들에게 폭로되는 방법으로 알게 만드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훨씬 더 고상한 추리물에서도 진실을 가리는 목적은 단순히 신비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설명(知)'하기 위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 목적이 애매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분명히 밝히는 데 있다. 그것도 섬광처럼 깜짝 놀랄 만한 형식으로.&quot;<br>
- &lt;추리소설의 오류들&gt;, 길버트 체스터튼, 1920.8.28. 장유미 옮김, ([브라운 신부 전집 3 - 의심], &lt;북하우스&gt;, 2002.)<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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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체스터튼의 단편 추리소설에 나오는 '탐정'은 '브라운 신부(Father Brown)'다. <br>
영국 에섹스 시골 출신인 이 가톨릭 신부는 사제이므로 정식 '탐정'은 아닌데, 추리소설이 으레 그렇듯 사건(특히 '살인사건')의 현장에 어쩐 일인지 늘 등장하여 사법적 과학수사 보다는 심리와 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등장인물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한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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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평론가이자 시인의 기질을 지닌 체스터튼은 이 브라운 신부가 등장하는 추리소설을 주로 단편 형식으로 수십 편 썼다.<br>
1911년 [동심(결백:Innocence)]이라는 첫번째 단편집을 냈고, 1914년에는 [지혜(Wisdom)], 1926~1927년에 [의심(Incredulity)]와 [비밀(Secret)]을, 1935년 마지막으로 [스캔들(Scandal)]을 발표한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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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올해 3월 아들의 입대 후 마음이 허전하여 책이 잘 읽히지 않아 지금껏 6개월 동안 '미스터리 소설'의 고전적 계보를 나름대로 추적해 보고자 마을 도서관 서가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lt;동서문화사&gt;의 '동서미스터리북스(DMB)' 전집에는 체스터튼이 1920년 가톨릭으로 개종하기 전 발표한 [동심(결백)](1911)과 [지혜](1914)만 번역되어 나왔고, 가톨릭 개종 후 출간한 단편집 [의심](1926), [비밀](1927), [스캔들](1935)은 &lt;북하우스&gt; 출판사에서 앞의 두 단편집에 이어 총 다섯 권으로 완역되어 나왔다.<br>
​<br>
다시 평론가 체스터튼 이야기로 돌아오면, 그는 '추리소설'에 관한 이론적 칼럼을 1920년대 이후 많이 발표했단다. &lt;북하우스&gt;의 [브라운 신부 전집 1~5]의 각 권 마지막 장에는 그의 추리소설 칼럼이 한 편씩 번역되어 있어서 추리소설의 '반전'에 관한 체스터튼의 이론을 엿볼 수 있다.<br>
​<br>
​<br>
&quot;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원칙은 추리소설의 목적이 모든 다른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명확히 밝히는 것이라는 점이다... '비밀'을 숨기는 것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숨길 가치가 있는) '비밀' 자체도 필요하다...<br>
두번째 중요한 원칙은 추리소설의 정수는 '간결성'에 있다는 것이다. 비밀은 복잡하게 나타날 수도 있지만, '단순'해야 한다...<br>
셋째로,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는 사실이나 인물들은 가능한 한 '익숙'한 사실이나 인물이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내가 제시한 제1규칙들 중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매개체는 생소한 기능을 하는 아주 익숙한 대상이어야 한다. 우리가 깨닫는 것이 우리가 인식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것은 눈에 띄는 동시에 이유가 있어야 한다...&quot;<br>
- &lt;추리소설 쓰는 법&gt;, 체스터튼, 1925.10. 'G.K.'s Weekly' 칼럼 중, 김은정 옮김, ([브라운 신부 전집 4 - 비밀], &lt;북하우스&gt;, 2002.)<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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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이렇다.<br>
​<br>
추리소설의 '반전'은,<br>
1. 독자들을 당황하게 하지만 말고 작가의 분명한 설명을 통해 지적으로 알게 할 것 (&lt;추리소설의 오류들&gt;, 1920.8.)<br>
2. 범인과 그 발각 과정은 '단순성'과 명확성', '간결성', 그리고 '익숙함'일 것 (&lt;추리소설 쓰는 법&gt;, 1925.10.)<br>
3. 인간 본성의 '모순'을 이용해 아무 상관이 없을 것 같은 '현상'이 먼저 제시된 후 나중에 모순된 '본질'을 이용해 뒤엎을 것 (&lt;이상적인 추리소설&gt;, 1930.10.)<br>
​<br>
​<br>
&quot;범죄와 아무런 상관이 없을 듯한 인물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일어난 범죄가, 앞서 말했던 설정들을 완전히 뒤집어버리는 것이다. 이후에는 물론, 심리적으로 납득을 시키는 과정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br>
... 인간 본성의 모순이란 사실, 최후 심판의 날이나 죽음의 순간 만큼이나 끔찍하고 충격적인 것이다... 범죄와 고백은 둘 다 낙뢰와도 같은 파국을 야기할 수 있다. 사실 '이상적인 추리소설'이란 사람들에게 세상이 속임수로만 가득찬 것이 아니라 번갯불처럼 들쭉날쭉한 것도 있으면 칼처럼 곧은 것도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순기능을 하는 것이다.&quot;<br>
- &lt;이상적인 추리소설&gt;, 체스터튼, 1930.10. 이수현 옮김, ([브라운 신부 전집 5 - 스캔들], &lt;북하우스&gt;, 2002.)<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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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추리소설 '반전'의 원리들을 체스터튼은 1911년부터 1935년까지 수십편의 비슷비슷한 단편들을 통해 '브라운 신부'의 활약과 함께 실험하고 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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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심(결백:The Innocence)] - 1911<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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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범죄라는 것은 다른 모든 예술 작품과 다름이 없습니다.' 라고 (브라운) 신부는 천천히 말했다. '놀랄 것 없습니다. 결코 범죄만이 지옥의 아틀리에에서 생겨나는 유일한 예술 작품이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숭엄한 작품이거나 악마적인 작품이거나 예술 작품이라고 이름이 붙은 것에는 반드시 한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아무리 완성된 모습은 복잡해 보이더라도 그 중심은 언제나 '단순'하다는 것입니다... 이번 사건 역시 '검정 옷'을 입은 사나이의 '간단 명료'한 비극입니다... 이 사건 전체가 한 벌의 검은 옷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지요...'&quot;<br>
- [브라운 신부의 동심], &lt;기묘한 발걸음 소리&gt;, 체스터튼, 1911.<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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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lt;기묘한 발걸음 소리&gt;를 보면, 추리소설 '반전'의 '단순성'과 '명료성'을 중심으로 사건 해결의 단초를 보여주는데, 첫 단편 &lt;푸른 십자가&gt;에서 회개시키기 시작한 희대의 세계적 대도둑 플랑보의 '단순성'에 기반한 변장술을 간파하고 재차 설득하나 또다시 회개시키는 데 실패한다. 물론, 절도사건은 간단히 해결하였고 머지 않아 대도 플랑보는 신부에게 설복당해 도둑질을 그만두고&nbsp;탐정 사무소를 열고는 브라운 신부의 든든한 보디가드가 된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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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살라딘은 프랑스의 프리 메이슨(자유주의자)에 속하는 강렬한 무신론자였으므로 (브라운) 신부가 나서면 그의 마음을 흥분하게 할 뿐이었다. 한편 상대방 젊은이는 신부이건 속인이건 그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없었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풍모와 다갈색 눈을 가진 이 젊은이는 청교도보다도 더 단호한 '이교도'였다. 이 지구의 여명기에 그대로 남아있는 단순한 참살자, 석기시대의 사람으로 돌같이 완고한 사람이었다.&quot;<br>
- [브라운 신부의 동심], &lt;살라딘 공작의 죄악&gt;, 체스터튼, 1911.<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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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살라딘 공작의 죄악&gt;에서는 누구나 당연시하는 현상을 뒤엎어 버리는 체스터튼 특유의 고전적 수법이 돋보인다. 즉, 다들 살라딘 공작으로 알고 있던 인물이 사실은 공작이 이니었다는 식. <br>
한편 가톨릭 사제인 브라운 신부를 통해 당시 '자유주의자'는 '무신론자'로, 가톨릭과 개신교 영역 밖의 종교와 관념들은 '이단' 또는 '이교도'로 명확히 하면서 말이다. <br>
물론, 모든 살인사건의 범인은 처음에는 그 '무신론자'와 '이단자'들인 것처럼 몰아가지만 단 한편도 그들이 범인인 적은 없다. <br>
이것 또한 체스터튼의 고전적 '반전' 트릭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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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그러시다면?' 의사는 음험하게 말했다.<br>
'첫째로,' 브라운 신부는 어디까지나 침착하게 설명했다. '이 사건은 역시 당신의 관할입니다. 결코 형이상의 문제 같은 것이 아닙니다. 대장장이는 잘못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일격이 신의 짓이라는 주장보다는 오히려 그것이 기적에 의해 일어났다는 주장에서 잘못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기적 따위가 아니오... 대령의 머리를 때려부순 힘은 과학자가 벌써 알고 있는 힘입니다. 자연 법칙 가운데서도 특히 종종 논의의 대상이 되고 았는 힘....'&quot;<br>
- [브라운 신부의 동심], &lt;신의 철퇴&gt;, 체스터튼, 1911.<br>
​<br>
&lt;신의 철퇴&gt;에서는 모두가 믿는 신의 종교적 징벌인 듯한 살인사건을, 그런 '초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지극히 '자연과학적' 요인('중력')에 의한 사건임을 브라운 신부가 밝혀낸다. <br>
신의 종복인 사제이지만 사건을 종교적 관점이 아닌 과학적이고 상식적인 관점에서 플어나가는 또 다른 '반전' 포인트 되시겠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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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혜(The Wisdom)] - 1914<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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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브라운 신부는 두 사람을 한 몸에 합쳐놓은 듯한 사람이었다. 말하자면, 그는 앵초처럼 겸허하며 괘종시계처럼 꼼꼼한 면이 있어 아무리 하찮은 의무사항들이라도 성실하게 이행하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변화를 줄 생각 같은 것은 결코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반면에, 사색가로서의 그는 단순하면서도 강인하여 일단 생각에 빠져들면 그것을 멈추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물론 지적인 범위 안에서 그 생각은 늘 자유로운 방향으로 흘렀다. 그는 심지어 무의식 속에서조차 스스로에게 물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물어본 후에 가능한 많은 대답들을 생각해보려고 했으며, 그에게 있어 그러한 사고의 과정은 숨쉬기나 혈액순환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렇게 다른 두 개의 면이 지금 그 안에서 투쟁을 벌이고 있었다.&quot;<br>
- [브라운 신부 전집 2 - 지혜], &lt;크레이 중령의 샐러드&gt;, 체스터튼, 1914.<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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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단편에서 항상 동그랗고 큰 머리, 작고 꾸부정한 자세, 머저리 같은 커다란 검은 박쥐우산 등으로 묘사되며 우수꽝스러운 외모로 그려지는 브라운 신부는 외형과 내실이 상반된 '모순'을 통해 또 하나의 일관되게 전개되는 '반전'적 요소가 된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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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의심(The Incredulity)] - 1926<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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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 두 분은 자신이 범인으로 지목될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기 때문에 범행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되는 이야기를 해주신 겁니다... 죄가 없는 사람만이 그럴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성급하고 수상한 태도를 보일 수 있는 거지요... 하지만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을 만들어놓고 나중에 펄쩍 뛰면서 자기 스스로가 제시한 생각을 격렬하게 부인한 겁니다. 그런 행동은 자신이 제시한 내용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는 증거가 됩니다. 살인자의 자의식은 항상 과민하게 바짝 서 있어서 처음부터 사건과의 연관성을 잊는 법이 없고, 급기야는 부인하기 위해 모든 일을 기억하게 되죠. 그래서 저는 이 두 분을 제외했습니다...&quot;<br>
- [브라운 신부 전집 3 - 의심], &lt;하늘에서 날아온 화살&gt;, 체스터튼, 1926.<br>
​<br>
&lt;하늘에서 날아온 화살&gt; 같은 단편에서는 처음에 범인으로 지목되기애 너무도 당연해 보이는 인물들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반전'적으로 보여준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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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중요한 '반전' 포인트.<br>
처음에 누가 봐도 살인자 같은 인물들을 반드시 등장시키고, 심지어 누명까지 씌우라. <br>
그리고는 그 '무신론자'와 '이교도', '흑인'과 '인도인' 등의 피식민지인들이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대반전'을 통해 폭로하라.<br>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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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비밀(The Secret)] - 1927<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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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강한 햇빛이 작은 초록 불꽃처럼 작고 흔들리는 잎사귀들의 얇은 베일에 비춰들고 있었다. 나무에 수백 개의 입이 달린 듯 나무 주변에 온갖 새들이 지저귀고 있었다.&quot;<br>
- [브라운 신부 전집 4 - 비밀], &lt;보드리 경 실종사건&gt;, 체스터튼, 1927.<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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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평론가였고 시인적 기질이 강했던 체스터튼은 대부분의 작품에서 풍경과 배경, 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매우 '시(詩)'적이다.<br>
거의 모든 단편들의 처음은 지역 풍경과 주요 등장인물에 대한 세밀하고 '시(詩)'적인 묘사로 시작된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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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스캔들(The Scandal)] - 1935.<br>
​<br>
​<br>
&quot;브라운 신부는 계속 그 (시체가 바닥에 묻힌) 방 안에서만 반복해서 맴돌던 것에 주목했었다. 헨리는 건설 작업을 중단시켜 놓고서, 그곳에서 허버트를 목졸라 죽이고 뚫을 수 없는 바닥 밑에 그 시체를 숨긴 것이었다. '핀'에 찔린 일이 그의 의심의 출발점이었지만, 그것은 결과적으로 그가 긴 거짓말의 고리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핀 끝이 가리킨 것'은 그것이 아무 것도 가리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quot;<br>
- [브라운 신부 전집 5 - 스캔들], &lt;핀 끝이 가리킨 것&gt;, 체스터튼, 1935.<br>
​<br>
이제 주인공 '브라운 신부', 아니 작가 길버트 키스 체스터튼의 '사상'에 대해 얘기할 시간이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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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년에 발표한 '브라운 신부 전집' 마지막 5권은 [스캔들]이다. <br>
이미, 전집의 1~2권인 [동심(결백)](1911)과 [지혜](1914) 이후 [의심](1926)에 이르면 브라운 신부는 더 이상 영국만이 아니라 대서양 건너 미국에서도 유명인사가 되어 있다. 신부는 더 이상 '회개'하고 사설 탐정을 하며 완력으로 그를 돕는 '플랑보'라는 든든한 보디가드 없이도 수많은 살인사건을 해결한 해외 '셀럽'이 되어 있다.<br>
​<br>
1920년 가톨릭으로 개종한 영향인지는 모르겠으나, 단편집 [의심](1926) 이후로는 가톨릭의 색채가 더욱 강해진 느낌이다. <br>
'무신론자'(자유주의자)들은 물론 '흑인' 또는 식민자 인도로 대표되는 아시아적 '이교도'들의 등장은 강화된다. 물론, 체스터튼의 '반전' 원리에 따라 이 '무신론자'와 '이단자'는 결코 살인자가 아니다. <br>
체스터튼의 당시 제국주의적 한계를 지닌 가톨릭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그들 '이교도' 또는 '이단자'들은 편견의 대상일지언정, 어쨌든 그의 추리소설 '반전'의 원리에 따라 결코 살인자가 될 수 없다.<br>
​<br>
1935년의 전집 5권 [스캔들]에서는 소련 스탈린주의 영향이었는지, '노동조합' 운동과 '볼셰비키' 이야기도 등장한다.<br>
​<br>
단편 &lt;핀 끝이 가리킨 것&gt;에서는 건설산업 노동조합 운동의 부상과 이에 직장폐쇄로 맞대응하던 자본가 계급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물론, 예외없이 체스터튼의 '반전' 원리에 따라 자본가를 죽인 범인은 그를 단체행동으로 압박한 노동계급이 아니라, 믿었던 자본가 동업자(조카)였다.<br>
​<br>
​<br>
&quot;물론 공산주의는 '이단'적인 사상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이단'적인 사상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건 자본주의지요. 혹은 사멸한 다윈주의로 가장한 '자본주의 악덕'이라고나 할까요... 자연에서는 약육강식, 적자생존이 법칙이라는 말, 가난한 사람들이 정당하게 봉급을 받든 말든 상관없다는 얘기들 말입니다. 아, 그거야말로 사람들이 익숙해져버린 '이단'적인 사상입니다. 그거야말로 공산주의만큼이나 사악한 소리지요. 너무나 당연스럽게 받아들여진 '반기독교적인 도덕', 아니면 '부도덕'이라고 해야 할까요. 오늘 한 사내를 살인자로 만든 것도 그 '부도덕'입니다.&quot;<br>
- [브라운 신부 전집 5 - 스캔들], &lt;공산주의자&gt;, 체스터튼, 1935.<br>
​<br>
역시 [스캔들](1935)의 마지막 단편 &lt;공산주의자&gt;에서 또한 귀족, 자본가 같은 지배계급의 일원들을 독살한 범인은 누구나 의심할 만한 '공산주의자'(볼셰비키)가 아닌, 지배계급의 하수인인 회계사로 '반전'된다.<br>
​<br>
물론, 가톨릭 사상에 따라 당시 불평등의 주요 원인이었던 '악덕 자본주의'의 '부도덕'이 살인사건의 주요 원인이자 전말이었다.<br>
​<br>
가톨릭 사상답게 방점은,<br>
'자본주의'가 아닌,<br>
'불평등'의 '부도덕'이었고,<br>
더욱 중요한 것은 체스터튼 식의 추리소설 '반전'의 이론적 원리였다.<br>
<br>
이제,<br>
6개월 간의 내 나름대로 추리소설 또는 미스터리 소설 '계보 추적'도 끝나간다.<br>
​<br>
그리고, <br>
&lt;동서미스터리북스&gt; 전집들과도 진정 이별할 시간이 온 듯 하다.<br>
​<br>
그리하여 그 마지막은,<br>
미스터리와 SF의 가교 같은,<br>
아이작 아시모프(Isacc Asimov : 1920~1992)로 잡고 그의 단편집 [흑거미 클럽](1970년대)을&nbsp;마지막 벗으로 삼아 마을 도서관을 나선다.<br>
<br>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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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브라운 신부의 동심](1911), 체스터튼, 박용숙 옮김, &lt;동서문화사&gt;, 1977~2003.<br>
2. [브라운 신부의 지혜](1914), 체스터튼, 박용숙 옮김, &lt;동서문화사&gt;, 1977~2003.<br>
3. [브라운 신부 전집 1 - 결백(The Innocence of Father Brown)](1911), G.K.Chesterton, 홍희정 옮김, &lt;북하우스&gt;, 2002~2016.<br>
4. [브라운 신부 전집 2 - 지혜(The Wisdom of Father Brown)](1914), 체스터튼, 봉명화 옮김, &lt;북하우스&gt;, 2002~2017.<br>
5. [브라운 신부 전집 3 - 의심(The Incredulity of Father Brown)](1926), 체스터튼, 장유미 옮김, &lt;북하우스&gt;, 2002~2012.<br>
6. [브라운 신부 전집 4 - 비밀(The Secret of Father Brown)](1927), 체스터튼, 김은정 옮김, &lt;북하우스&gt;, 2002~2013.<br>
7. [브라운 신부 전집 5 - 스캔들(The Scandal of Father Brown)](1935), 체스터튼, 이수현 옮김, &lt;북하우스&gt;, 2002~2018.]]></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3/6/cover150/894970207x_1.gif</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30653</link></image></item><item><author>beatrice1007</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미스터리 소설은 언제나, ‘반전‘ - 4 : 체스터튼의 ‘반전‘ 원리들 - [브라운 신부의 동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7415194/17451933</link><pubDate>Sat, 15 Aug 2026 10: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7415194/1745193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700867&TPaperId=1745193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47/coveroff/8949700867_1.gif"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700867&TPaperId=1745193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브라운 신부의 동심</a><br/>G. K. 체스터튼 지음, 박용숙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01월<br/></td></tr></table><br/>미스터리 소설은 언제나, '반전' - 4 : 체스터튼의 '반전' 원리들<br>
- [브라운 신부(Father Brown) 전집 - 1~5], 길버트 체스터튼, 1911~1935.<br>
<br>
<br>
추리소설 또는 미스터리 소설의 백미인 '대반전'을 '본격적'으로 즐겨 보고자, 추리소설만을 위한 추리소설을 쓴 '본격파' 미스터리 소설의 대가 존 딕슨 카(John Dickson Carr : 1906~1977)를 다시 찾아 읽었으나, 실망을 남긴 채 19세기말~20세기 초 셜록 홈즈의 아서 코넌 도일(Arther Conan Doyle : 1859~1930)과 함께 영국 추리소설계의 쌍벽을 이루었다는 길버트 키스 체스터튼(Gilbert Keith Chesterton : 1874~1936)을 찾았다.<br>
<br>
과연,<br>
미스터리 소설 또는 추리소설의 '반전'은 어떠해야 하는가.<br>
<br>
<br>
&quot;지(知)적인 추리소설의 진짜 목적은 독자를 '당황'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알게(知)' 하는 것이다. 그것도 일련의 진실들이 충격적으로 독자들에게 폭로되는 방법으로 알게 만드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훨씬 더 고상한 추리물에서도 진실을 가리는 목적은 단순히 신비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설명(知)'하기 위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 목적이 애매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분명히 밝히는 데 있다. 그것도 섬광처럼 깜짝 놀랄 만한 형식으로.&quot;<br>
- &lt;추리소설의 오류들&gt;, 길버트 체스터튼, 1920.8.28. 장유미 옮김, ([브라운 신부 전집 3 - 의심], &lt;북하우스&gt;, 2002.)<br>
​<br>
​<br>
체스터튼의 단편 추리소설에 나오는 '탐정'은 '브라운 신부(Father Brown)'다. <br>
영국 에섹스 시골 출신인 이 가톨릭 신부는 사제이므로 정식 '탐정'은 아닌데, 추리소설이 으레 그렇듯 사건(특히 '살인사건')의 현장에 어쩐 일인지 늘 등장하여 사법적 과학수사 보다는 심리와 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등장인물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한다.<br>
​<br>
원래는 평론가이자 시인의 기질을 지닌 체스터튼은 이 브라운 신부가 등장하는 추리소설을 주로 단편 형식으로 수십 편 썼다.<br>
1911년 [동심(결백:Innocence)]이라는 첫번째 단편집을 냈고, 1914년에는 [지혜(Wisdom)], 1926~1927년에 [의심(Incredulity)]와 [비밀(Secret)]을, 1935년 마지막으로 [스캔들(Scandal)]을 발표한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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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올해 3월 아들의 입대 후 마음이 허전하여 책이 잘 읽히지 않아 지금껏 6개월 동안 '미스터리 소설'의 고전적 계보를 나름대로 추적해 보고자 마을 도서관 서가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lt;동서문화사&gt;의 '동서미스터리북스(DMB)' 전집에는 체스터튼이 1920년 가톨릭으로 개종하기 전 발표한 [동심(결백)](1911)과 [지혜](1914)만 번역되어 나왔고, 가톨릭 개종 후 출간한 단편집 [의심](1926), [비밀](1927), [스캔들](1935)은 &lt;북하우스&gt; 출판사에서 앞의 두 단편집에 이어 총 다섯 권으로 완역되어 나왔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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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평론가 체스터튼 이야기로 돌아오면, 그는 '추리소설'에 관한 이론적 칼럼을 1920년대 이후 많이 발표했단다. &lt;북하우스&gt;의 [브라운 신부 전집 1~5]의 각 권 마지막 장에는 그의 추리소설 칼럼이 한 편씩 번역되어 있어서 추리소설의 '반전'에 관한 체스터튼의 이론을 엿볼 수 있다.<br>
​<br>
​<br>
&quot;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원칙은 추리소설의 목적이 모든 다른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명확히 밝히는 것이라는 점이다... '비밀'을 숨기는 것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숨길 가치가 있는) '비밀' 자체도 필요하다...<br>
두번째 중요한 원칙은 추리소설의 정수는 '간결성'에 있다는 것이다. 비밀은 복잡하게 나타날 수도 있지만, '단순'해야 한다...<br>
셋째로,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는 사실이나 인물들은 가능한 한 '익숙'한 사실이나 인물이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내가 제시한 제1규칙들 중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매개체는 생소한 기능을 하는 아주 익숙한 대상이어야 한다. 우리가 깨닫는 것이 우리가 인식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것은 눈에 띄는 동시에 이유가 있어야 한다...&quot;<br>
- &lt;추리소설 쓰는 법&gt;, 체스터튼, 1925.10. 'G.K.'s Weekly' 칼럼 중, 김은정 옮김, ([브라운 신부 전집 4 - 비밀], &lt;북하우스&gt;, 2002.)<br>
<br>
정리하면 이렇다.<br>
​<br>
추리소설의 '반전'은,<br>
1. 독자들을 당황하게 하지만 말고 작가의 분명한 설명을 통해 지적으로 알게 할 것 (&lt;추리소설의 오류들&gt;, 1920.8.)<br>
2. 범인과 그 발각 과정은 '단순성'과 명확성', '간결성', 그리고 '익숙함'일 것 (&lt;추리소설 쓰는 법&gt;, 1925.10.)<br>
3. 인간 본성의 '모순'을 이용해 아무 상관이 없을 것 같은 '현상'이 먼저 제시된 후 나중에 모순된 '본질'을 이용해 뒤엎을 것 (&lt;이상적인 추리소설&gt;, 1930.10.)<br>
​<br>
​<br>
&quot;범죄와 아무런 상관이 없을 듯한 인물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일어난 범죄가, 앞서 말했던 설정들을 완전히 뒤집어버리는 것이다. 이후에는 물론, 심리적으로 납득을 시키는 과정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br>
... 인간 본성의 모순이란 사실, 최후 심판의 날이나 죽음의 순간 만큼이나 끔찍하고 충격적인 것이다... 범죄와 고백은 둘 다 낙뢰와도 같은 파국을 야기할 수 있다. 사실 '이상적인 추리소설'이란 사람들에게 세상이 속임수로만 가득찬 것이 아니라 번갯불처럼 들쭉날쭉한 것도 있으면 칼처럼 곧은 것도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순기능을 하는 것이다.&quot;<br>
- &lt;이상적인 추리소설&gt;, 체스터튼, 1930.10. 이수현 옮김, ([브라운 신부 전집 5 - 스캔들], &lt;북하우스&gt;, 2002.)<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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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이런 추리소설 '반전'의 원리들을 체스터튼은 1911년부터 1935년까지 수십편의 비슷비슷한 단편들을 통해 '브라운 신부'의 활약과 함께 실험하고 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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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심(결백:The Innocence)] - 1911<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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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범죄라는 것은 다른 모든 예술 작품과 다름이 없습니다.' 라고 (브라운) 신부는 천천히 말했다. '놀랄 것 없습니다. 결코 범죄만이 지옥의 아틀리에에서 생겨나는 유일한 예술 작품이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숭엄한 작품이거나 악마적인 작품이거나 예술 작품이라고 이름이 붙은 것에는 반드시 한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아무리 완성된 모습은 복잡해 보이더라도 그 중심은 언제나 '단순'하다는 것입니다... 이번 사건 역시 '검정 옷'을 입은 사나이의 '간단 명료'한 비극입니다... 이 사건 전체가 한 벌의 검은 옷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지요...'&quot;<br>
- [브라운 신부의 동심], &lt;기묘한 발걸음 소리&gt;, 체스터튼, 1911.<br>
​<br>
단편 &lt;기묘한 발걸음 소리&gt;를 보면, 추리소설 '반전'의 '단순성'과 '명료성'을 중심으로 사건 해결의 단초를 보여주는데, 첫 단편 &lt;푸른 십자가&gt;에서 회개시키기 시작한 희대의 세계적 대도둑 플랑보의 '단순성'에 기반한 변장술을 간파하고 재차 설득하나 또다시 회개시키는 데 실패한다. 물론, 절도사건은 간단히 해결하였고 머지 않아 대도 플랑보는 신부에게 설복당해 도둑질을 그만두고&nbsp;탐정 사무소를 열고는 브라운 신부의 든든한 보디가드가 된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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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quot;살라딘은 프랑스의 프리 메이슨(자유주의자)에 속하는 강렬한 무신론자였으므로 (브라운) 신부가 나서면 그의 마음을 흥분하게 할 뿐이었다. 한편 상대방 젊은이는 신부이건 속인이건 그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없었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풍모와 다갈색 눈을 가진 이 젊은이는 청교도보다도 더 단호한 '이교도'였다. 이 지구의 여명기에 그대로 남아있는 단순한 참살자, 석기시대의 사람으로 돌같이 완고한 사람이었다.&quot;<br>
- [브라운 신부의 동심], &lt;살라딘 공작의 죄악&gt;, 체스터튼, 1911.<br>
​<br>
&lt;살라딘 공작의 죄악&gt;에서는 누구나 당연시하는 현상을 뒤엎어 버리는 체스터튼 특유의 고전적 수법이 돋보인다. 즉, 다들 살라딘 공작으로 알고 있던 인물이 사실은 공작이 이니었다는 식. <br>
한편 가톨릭 사제인 브라운 신부를 통해 당시 '자유주의자'는 '무신론자'로, 가톨릭과 개신교 영역 밖의 종교와 관념들은 '이단' 또는 '이교도'로 명확히 하면서 말이다. <br>
물론, 모든 살인사건의 범인은 처음에는 그 '무신론자'와 '이단자'들인 것처럼 몰아가지만 단 한편도 그들이 범인인 적은 없다. <br>
이것 또한 체스터튼의 고전적 '반전' 트릭이다.<br>
​<br>
​<br>
&quot;'그러시다면?' 의사는 음험하게 말했다.<br>
'첫째로,' 브라운 신부는 어디까지나 침착하게 설명했다. '이 사건은 역시 당신의 관할입니다. 결코 형이상의 문제 같은 것이 아닙니다. 대장장이는 잘못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일격이 신의 짓이라는 주장보다는 오히려 그것이 기적에 의해 일어났다는 주장에서 잘못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기적 따위가 아니오... 대령의 머리를 때려부순 힘은 과학자가 벌써 알고 있는 힘입니다. 자연 법칙 가운데서도 특히 종종 논의의 대상이 되고 았는 힘....'&quot;<br>
- [브라운 신부의 동심], &lt;신의 철퇴&gt;, 체스터튼, 1911.<br>
​<br>
&lt;신의 철퇴&gt;에서는 모두가 믿는 신의 종교적 징벌인 듯한 살인사건을, 그런 '초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지극히 '자연과학적' 요인('중력')에 의한 사건임을 브라운 신부가 밝혀낸다. <br>
신의 종복인 사제이지만 사건을 종교적 관점이 아닌 과학적이고 상식적인 관점에서 플어나가는 또 다른 '반전' 포인트 되시겠다.<br>
​<br>
​<br>
2. [지혜(The Wisdom)] - 1914<br>
​<br>
​<br>
&quot;브라운 신부는 두 사람을 한 몸에 합쳐놓은 듯한 사람이었다. 말하자면, 그는 앵초처럼 겸허하며 괘종시계처럼 꼼꼼한 면이 있어 아무리 하찮은 의무사항들이라도 성실하게 이행하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변화를 줄 생각 같은 것은 결코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반면에, 사색가로서의 그는 단순하면서도 강인하여 일단 생각에 빠져들면 그것을 멈추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물론 지적인 범위 안에서 그 생각은 늘 자유로운 방향으로 흘렀다. 그는 심지어 무의식 속에서조차 스스로에게 물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물어본 후에 가능한 많은 대답들을 생각해보려고 했으며, 그에게 있어 그러한 사고의 과정은 숨쉬기나 혈액순환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렇게 다른 두 개의 면이 지금 그 안에서 투쟁을 벌이고 있었다.&quot;<br>
- [브라운 신부 전집 2 - 지혜], &lt;크레이 중령의 샐러드&gt;, 체스터튼, 1914.<br>
​<br>
여러 단편에서 항상 동그랗고 큰 머리, 작고 꾸부정한 자세, 머저리 같은 커다란 검은 박쥐우산 등으로 묘사되며 우수꽝스러운 외모로 그려지는 브라운 신부는 외형과 내실이 상반된 '모순'을 통해 또 하나의 일관되게 전개되는 '반전'적 요소가 된다.<br>
<br>
<br>
3. [의심(The Incredulity)] - 1926<br>
​<br>
​<br>
&quot;... 두 분은 자신이 범인으로 지목될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기 때문에 범행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되는 이야기를 해주신 겁니다... 죄가 없는 사람만이 그럴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성급하고 수상한 태도를 보일 수 있는 거지요... 하지만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을 만들어놓고 나중에 펄쩍 뛰면서 자기 스스로가 제시한 생각을 격렬하게 부인한 겁니다. 그런 행동은 자신이 제시한 내용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는 증거가 됩니다. 살인자의 자의식은 항상 과민하게 바짝 서 있어서 처음부터 사건과의 연관성을 잊는 법이 없고, 급기야는 부인하기 위해 모든 일을 기억하게 되죠. 그래서 저는 이 두 분을 제외했습니다...&quot;<br>
- [브라운 신부 전집 3 - 의심], &lt;하늘에서 날아온 화살&gt;, 체스터튼, 1926.<br>
​<br>
&lt;하늘에서 날아온 화살&gt; 같은 단편에서는 처음에 범인으로 지목되기애 너무도 당연해 보이는 인물들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반전'적으로 보여준다.<br>
​<br>
추리소설의 중요한 '반전' 포인트.<br>
처음에 누가 봐도 살인자 같은 인물들을 반드시 등장시키고, 심지어 누명까지 씌우라. <br>
그리고는 그 '무신론자'와 '이교도', '흑인'과 '인도인' 등의 피식민지인들이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대반전'을 통해 폭로하라.<br>
​<br>
​<br>
4. [비밀(The Secret)] - 1927<br>
​<br>
​<br>
&quot;강한 햇빛이 작은 초록 불꽃처럼 작고 흔들리는 잎사귀들의 얇은 베일에 비춰들고 있었다. 나무에 수백 개의 입이 달린 듯 나무 주변에 온갖 새들이 지저귀고 있었다.&quot;<br>
- [브라운 신부 전집 4 - 비밀], &lt;보드리 경 실종사건&gt;, 체스터튼, 1927.<br>
​<br>
원래 평론가였고 시인적 기질이 강했던 체스터튼은 대부분의 작품에서 풍경과 배경, 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매우 '시(詩)'적이다.<br>
거의 모든 단편들의 처음은 지역 풍경과 주요 등장인물에 대한 세밀하고 '시(詩)'적인 묘사로 시작된다.<br>
​<br>
​<br>
5. [스캔들(The Scandal)] - 1935.<br>
​<br>
​<br>
&quot;브라운 신부는 계속 그 (시체가 바닥에 묻힌) 방 안에서만 반복해서 맴돌던 것에 주목했었다. 헨리는 건설 작업을 중단시켜 놓고서, 그곳에서 허버트를 목졸라 죽이고 뚫을 수 없는 바닥 밑에 그 시체를 숨긴 것이었다. '핀'에 찔린 일이 그의 의심의 출발점이었지만, 그것은 결과적으로 그가 긴 거짓말의 고리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핀 끝이 가리킨 것'은 그것이 아무 것도 가리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quot;<br>
- [브라운 신부 전집 5 - 스캔들], &lt;핀 끝이 가리킨 것&gt;, 체스터튼, 1935.<br>
​<br>
이제 주인공 '브라운 신부', 아니 작가 길버트 키스 체스터튼의 '사상'에 대해 얘기할 시간이다. <br>
​<br>
1935년에 발표한 '브라운 신부 전집' 마지막 5권은 [스캔들]이다. <br>
이미, 전집의 1~2권인 [동심(결백)](1911)과 [지혜](1914) 이후 [의심](1926)에 이르면 브라운 신부는 더 이상 영국만이 아니라 대서양 건너 미국에서도 유명인사가 되어 있다. 신부는 더 이상 '회개'하고 사설 탐정을 하며 완력으로 그를 돕는 '플랑보'라는 든든한 보디가드 없이도 수많은 살인사건을 해결한 해외 '셀럽'이 되어 있다.<br>
​<br>
1920년 가톨릭으로 개종한 영향인지는 모르겠으나, 단편집 [의심](1926) 이후로는 가톨릭의 색채가 더욱 강해진 느낌이다. <br>
'무신론자'(자유주의자)들은 물론 '흑인' 또는 식민자 인도로 대표되는 아시아적 '이교도'들의 등장은 강화된다. 물론, 체스터튼의 '반전' 원리에 따라 이 '무신론자'와 '이단자'는 결코 살인자가 아니다. <br>
체스터튼의 당시 제국주의적 한계를 지닌 가톨릭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그들 '이교도' 또는 '이단자'들은 편견의 대상일지언정, 어쨌든 그의 추리소설 '반전'의 원리에 따라 결코 살인자가 될 수 없다.<br>
​<br>
1935년의 전집 5권 [스캔들]에서는 소련 스탈린주의 영향이었는지, '노동조합' 운동과 '볼셰비키' 이야기도 등장한다.<br>
​<br>
단편 &lt;핀 끝이 가리킨 것&gt;에서는 건설산업 노동조합 운동의 부상과 이에 직장폐쇄로 맞대응하던 자본가 계급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물론, 예외없이 체스터튼의 '반전' 원리에 따라 자본가를 죽인 범인은 그를 단체행동으로 압박한 노동계급이 아니라, 믿었던 자본가 동업자(조카)였다.<br>
​<br>
​<br>
&quot;물론 공산주의는 '이단'적인 사상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이단'적인 사상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건 자본주의지요. 혹은 사멸한 다윈주의로 가장한 '자본주의 악덕'이라고나 할까요... 자연에서는 약육강식, 적자생존이 법칙이라는 말, 가난한 사람들이 정당하게 봉급을 받든 말든 상관없다는 얘기들 말입니다. 아, 그거야말로 사람들이 익숙해져버린 '이단'적인 사상입니다. 그거야말로 공산주의만큼이나 사악한 소리지요. 너무나 당연스럽게 받아들여진 '반기독교적인 도덕', 아니면 '부도덕'이라고 해야 할까요. 오늘 한 사내를 살인자로 만든 것도 그 '부도덕'입니다.&quot;<br>
- [브라운 신부 전집 5 - 스캔들], &lt;공산주의자&gt;, 체스터튼, 1935.<br>
​<br>
역시 [스캔들](1935)의 마지막 단편 &lt;공산주의자&gt;에서 또한 귀족, 자본가 같은 지배계급의 일원들을 독살한 범인은 누구나 의심할 만한 '공산주의자'(볼셰비키)가 아닌, 지배계급의 하수인인 회계사로 '반전'된다.<br>
​<br>
물론, 가톨릭 사상에 따라 당시 불평등의 주요 원인이었던 '악덕 자본주의'의 '부도덕'이 살인사건의 주요 원인이자 전말이었다.<br>
​<br>
가톨릭 사상답게 방점은,<br>
'자본주의'가 아닌,<br>
'불평등'의 '부도덕'이었고,<br>
더욱 중요한 것은 체스터튼 식의 추리소설 '반전'의 이론적 원리였다.<br>
<br>
이제,<br>
6개월 간의 내 나름대로 추리소설 또는 미스터리 소설 '계보 추적'도 끝나간다.<br>
​<br>
그리고, <br>
&lt;동서미스터리북스&gt; 전집들과도 진정 이별할 시간이 온 듯 하다.<br>
​<br>
그리하여 그 마지막은,<br>
미스터리와 SF의 가교 같은,<br>
아이작 아시모프(Isacc Asimov : 1920~1992)로 잡고 그의 단편집 [흑거미 클럽](1970년대)을&nbsp;마지막 벗으로 삼아 마을 도서관을 나선다.<br>
<br>
***<br>
​<br>
1. [브라운 신부의 동심](1911), 체스터튼, 박용숙 옮김, &lt;동서문화사&gt;, 1977~2003.<br>
2. [브라운 신부의 지혜](1914), 체스터튼, 박용숙 옮김, &lt;동서문화사&gt;, 1977~2003.<br>
3. [브라운 신부 전집 1 - 결백(The Innocence of Father Brown)](1911), G.K.Chesterton, 홍희정 옮김, &lt;북하우스&gt;, 2002~2016.<br>
4. [브라운 신부 전집 2 - 지혜(The Wisdom of Father Brown)](1914), 체스터튼, 봉명화 옮김, &lt;북하우스&gt;, 2002~2017.<br>
5. [브라운 신부 전집 3 - 의심(The Incredulity of Father Brown)](1926), 체스터튼, 장유미 옮김, &lt;북하우스&gt;, 2002~2012.<br>
6. [브라운 신부 전집 4 - 비밀(The Secret of Father Brown)](1927), 체스터튼, 김은정 옮김, &lt;북하우스&gt;, 2002~2013.<br>
7. [브라운 신부 전집 5 - 스캔들(The Scandal of Father Brown)](1935), 체스터튼, 이수현 옮김, &lt;북하우스&gt;, 2002~2018.]]></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47/cover150/8949700867_1.gif</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4722</link></image></item><item><author>beatrice1007</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미스터리 소설은 언제나, ‘반전‘ - 4 : 체스터튼의 ‘반전‘ 원리들 - [[세트] 세계 3대 탐정, 브라운 신부 전집 (전5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7415194/17451931</link><pubDate>Sat, 15 Aug 2026 10:2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7415194/1745193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E592436497&TPaperId=1745193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119/30/coveroff/e54243606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E592436497&TPaperId=1745193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세트] 세계 3대 탐정, 브라운 신부 전집 (전5권)</a><br/>G.K.체스터튼 / 북하우스 / 2014년 02월<br/></td></tr></table><br/>미스터리 소설은 언제나, '반전' - 4 : 체스터튼의 '반전' 원리들<br>
- [브라운 신부(Father Brown) 전집 - 1~5], 길버트 체스터튼, 1911~1935.<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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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추리소설 또는 미스터리 소설의 백미인 '대반전'을 '본격적'으로 즐겨 보고자, 추리소설만을 위한 추리소설을 쓴 '본격파' 미스터리 소설의 대가 존 딕슨 카(John Dickson Carr : 1906~1977)를 다시 찾아 읽었으나, 실망을 남긴 채 19세기말~20세기 초 셜록 홈즈의 아서 코넌 도일(Arther Conan Doyle : 1859~1930)과 함께 영국 추리소설계의 쌍벽을 이루었다는 길버트 키스 체스터튼(Gilbert Keith Chesterton : 1874~1936)을 찾았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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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br>
미스터리 소설 또는 추리소설의 '반전'은 어떠해야 하는가.<br>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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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지(知)적인 추리소설의 진짜 목적은 독자를 '당황'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알게(知)' 하는 것이다. 그것도 일련의 진실들이 충격적으로 독자들에게 폭로되는 방법으로 알게 만드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훨씬 더 고상한 추리물에서도 진실을 가리는 목적은 단순히 신비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설명(知)'하기 위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 목적이 애매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분명히 밝히는 데 있다. 그것도 섬광처럼 깜짝 놀랄 만한 형식으로.&quot;<br>
- &lt;추리소설의 오류들&gt;, 길버트 체스터튼, 1920.8.28. 장유미 옮김, ([브라운 신부 전집 3 - 의심], &lt;북하우스&gt;, 2002.)<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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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터튼의 단편 추리소설에 나오는 '탐정'은 '브라운 신부(Father Brown)'다. <br>
영국 에섹스 시골 출신인 이 가톨릭 신부는 사제이므로 정식 '탐정'은 아닌데, 추리소설이 으레 그렇듯 사건(특히 '살인사건')의 현장에 어쩐 일인지 늘 등장하여 사법적 과학수사 보다는 심리와 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등장인물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한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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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평론가이자 시인의 기질을 지닌 체스터튼은 이 브라운 신부가 등장하는 추리소설을 주로 단편 형식으로 수십 편 썼다.<br>
1911년 [동심(결백:Innocence)]이라는 첫번째 단편집을 냈고, 1914년에는 [지혜(Wisdom)], 1926~1927년에 [의심(Incredulity)]와 [비밀(Secret)]을, 1935년 마지막으로 [스캔들(Scandal)]을 발표한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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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올해 3월 아들의 입대 후 마음이 허전하여 책이 잘 읽히지 않아 지금껏 6개월 동안 '미스터리 소설'의 고전적 계보를 나름대로 추적해 보고자 마을 도서관 서가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lt;동서문화사&gt;의 '동서미스터리북스(DMB)' 전집에는 체스터튼이 1920년 가톨릭으로 개종하기 전 발표한 [동심(결백)](1911)과 [지혜](1914)만 번역되어 나왔고, 가톨릭 개종 후 출간한 단편집 [의심](1926), [비밀](1927), [스캔들](1935)은 &lt;북하우스&gt; 출판사에서 앞의 두 단편집에 이어 총 다섯 권으로 완역되어 나왔다.<br>
​<br>
다시 평론가 체스터튼 이야기로 돌아오면, 그는 '추리소설'에 관한 이론적 칼럼을 1920년대 이후 많이 발표했단다. &lt;북하우스&gt;의 [브라운 신부 전집 1~5]의 각 권 마지막 장에는 그의 추리소설 칼럼이 한 편씩 번역되어 있어서 추리소설의 '반전'에 관한 체스터튼의 이론을 엿볼 수 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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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원칙은 추리소설의 목적이 모든 다른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명확히 밝히는 것이라는 점이다... '비밀'을 숨기는 것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숨길 가치가 있는) '비밀' 자체도 필요하다...<br>
두번째 중요한 원칙은 추리소설의 정수는 '간결성'에 있다는 것이다. 비밀은 복잡하게 나타날 수도 있지만, '단순'해야 한다...<br>
셋째로,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는 사실이나 인물들은 가능한 한 '익숙'한 사실이나 인물이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내가 제시한 제1규칙들 중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매개체는 생소한 기능을 하는 아주 익숙한 대상이어야 한다. 우리가 깨닫는 것이 우리가 인식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것은 눈에 띄는 동시에 이유가 있어야 한다...&quot;<br>
- &lt;추리소설 쓰는 법&gt;, 체스터튼, 1925.10. 'G.K.'s Weekly' 칼럼 중, 김은정 옮김, ([브라운 신부 전집 4 - 비밀], &lt;북하우스&gt;, 2002.)<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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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이렇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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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반전'은,<br>
1. 독자들을 당황하게 하지만 말고 작가의 분명한 설명을 통해 지적으로 알게 할 것 (&lt;추리소설의 오류들&gt;, 1920.8.)<br>
2. 범인과 그 발각 과정은 '단순성'과 명확성', '간결성', 그리고 '익숙함'일 것 (&lt;추리소설 쓰는 법&gt;, 1925.10.)<br>
3. 인간 본성의 '모순'을 이용해 아무 상관이 없을 것 같은 '현상'이 먼저 제시된 후 나중에 모순된 '본질'을 이용해 뒤엎을 것 (&lt;이상적인 추리소설&gt;, 1930.10.)<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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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범죄와 아무런 상관이 없을 듯한 인물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일어난 범죄가, 앞서 말했던 설정들을 완전히 뒤집어버리는 것이다. 이후에는 물론, 심리적으로 납득을 시키는 과정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br>
... 인간 본성의 모순이란 사실, 최후 심판의 날이나 죽음의 순간 만큼이나 끔찍하고 충격적인 것이다... 범죄와 고백은 둘 다 낙뢰와도 같은 파국을 야기할 수 있다. 사실 '이상적인 추리소설'이란 사람들에게 세상이 속임수로만 가득찬 것이 아니라 번갯불처럼 들쭉날쭉한 것도 있으면 칼처럼 곧은 것도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순기능을 하는 것이다.&quot;<br>
- &lt;이상적인 추리소설&gt;, 체스터튼, 1930.10. 이수현 옮김, ([브라운 신부 전집 5 - 스캔들], &lt;북하우스&gt;, 2002.)<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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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이런 추리소설 '반전'의 원리들을 체스터튼은 1911년부터 1935년까지 수십편의 비슷비슷한 단편들을 통해 '브라운 신부'의 활약과 함께 실험하고 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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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심(결백:The Innocence)] - 1911<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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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범죄라는 것은 다른 모든 예술 작품과 다름이 없습니다.' 라고 (브라운) 신부는 천천히 말했다. '놀랄 것 없습니다. 결코 범죄만이 지옥의 아틀리에에서 생겨나는 유일한 예술 작품이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숭엄한 작품이거나 악마적인 작품이거나 예술 작품이라고 이름이 붙은 것에는 반드시 한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아무리 완성된 모습은 복잡해 보이더라도 그 중심은 언제나 '단순'하다는 것입니다... 이번 사건 역시 '검정 옷'을 입은 사나이의 '간단 명료'한 비극입니다... 이 사건 전체가 한 벌의 검은 옷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지요...'&quot;<br>
- [브라운 신부의 동심], &lt;기묘한 발걸음 소리&gt;, 체스터튼, 1911.<br>
​<br>
단편 &lt;기묘한 발걸음 소리&gt;를 보면, 추리소설 '반전'의 '단순성'과 '명료성'을 중심으로 사건 해결의 단초를 보여주는데, 첫 단편 &lt;푸른 십자가&gt;에서 회개시키기 시작한 희대의 세계적 대도둑 플랑보의 '단순성'에 기반한 변장술을 간파하고 재차 설득하나 또다시 회개시키는 데 실패한다. 물론, 절도사건은 간단히 해결하였고 머지 않아 대도 플랑보는 신부에게 설복당해 도둑질을 그만두고&nbsp;탐정 사무소를 열고는 브라운 신부의 든든한 보디가드가 된다.<br>
​<br>
​<br>
&quot;살라딘은 프랑스의 프리 메이슨(자유주의자)에 속하는 강렬한 무신론자였으므로 (브라운) 신부가 나서면 그의 마음을 흥분하게 할 뿐이었다. 한편 상대방 젊은이는 신부이건 속인이건 그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없었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풍모와 다갈색 눈을 가진 이 젊은이는 청교도보다도 더 단호한 '이교도'였다. 이 지구의 여명기에 그대로 남아있는 단순한 참살자, 석기시대의 사람으로 돌같이 완고한 사람이었다.&quot;<br>
- [브라운 신부의 동심], &lt;살라딘 공작의 죄악&gt;, 체스터튼, 1911.<br>
​<br>
&lt;살라딘 공작의 죄악&gt;에서는 누구나 당연시하는 현상을 뒤엎어 버리는 체스터튼 특유의 고전적 수법이 돋보인다. 즉, 다들 살라딘 공작으로 알고 있던 인물이 사실은 공작이 이니었다는 식. <br>
한편 가톨릭 사제인 브라운 신부를 통해 당시 '자유주의자'는 '무신론자'로, 가톨릭과 개신교 영역 밖의 종교와 관념들은 '이단' 또는 '이교도'로 명확히 하면서 말이다. <br>
물론, 모든 살인사건의 범인은 처음에는 그 '무신론자'와 '이단자'들인 것처럼 몰아가지만 단 한편도 그들이 범인인 적은 없다. <br>
이것 또한 체스터튼의 고전적 '반전' 트릭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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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quot;'그러시다면?' 의사는 음험하게 말했다.<br>
'첫째로,' 브라운 신부는 어디까지나 침착하게 설명했다. '이 사건은 역시 당신의 관할입니다. 결코 형이상의 문제 같은 것이 아닙니다. 대장장이는 잘못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일격이 신의 짓이라는 주장보다는 오히려 그것이 기적에 의해 일어났다는 주장에서 잘못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기적 따위가 아니오... 대령의 머리를 때려부순 힘은 과학자가 벌써 알고 있는 힘입니다. 자연 법칙 가운데서도 특히 종종 논의의 대상이 되고 았는 힘....'&quot;<br>
- [브라운 신부의 동심], &lt;신의 철퇴&gt;, 체스터튼, 1911.<br>
​<br>
&lt;신의 철퇴&gt;에서는 모두가 믿는 신의 종교적 징벌인 듯한 살인사건을, 그런 '초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지극히 '자연과학적' 요인('중력')에 의한 사건임을 브라운 신부가 밝혀낸다. <br>
신의 종복인 사제이지만 사건을 종교적 관점이 아닌 과학적이고 상식적인 관점에서 플어나가는 또 다른 '반전' 포인트 되시겠다.<br>
​<br>
​<br>
2. [지혜(The Wisdom)] - 1914<br>
​<br>
​<br>
&quot;브라운 신부는 두 사람을 한 몸에 합쳐놓은 듯한 사람이었다. 말하자면, 그는 앵초처럼 겸허하며 괘종시계처럼 꼼꼼한 면이 있어 아무리 하찮은 의무사항들이라도 성실하게 이행하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변화를 줄 생각 같은 것은 결코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반면에, 사색가로서의 그는 단순하면서도 강인하여 일단 생각에 빠져들면 그것을 멈추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물론 지적인 범위 안에서 그 생각은 늘 자유로운 방향으로 흘렀다. 그는 심지어 무의식 속에서조차 스스로에게 물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물어본 후에 가능한 많은 대답들을 생각해보려고 했으며, 그에게 있어 그러한 사고의 과정은 숨쉬기나 혈액순환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렇게 다른 두 개의 면이 지금 그 안에서 투쟁을 벌이고 있었다.&quot;<br>
- [브라운 신부 전집 2 - 지혜], &lt;크레이 중령의 샐러드&gt;, 체스터튼, 1914.<br>
​<br>
여러 단편에서 항상 동그랗고 큰 머리, 작고 꾸부정한 자세, 머저리 같은 커다란 검은 박쥐우산 등으로 묘사되며 우수꽝스러운 외모로 그려지는 브라운 신부는 외형과 내실이 상반된 '모순'을 통해 또 하나의 일관되게 전개되는 '반전'적 요소가 된다.<br>
<br>
<br>
3. [의심(The Incredulity)] - 1926<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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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quot;... 두 분은 자신이 범인으로 지목될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기 때문에 범행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되는 이야기를 해주신 겁니다... 죄가 없는 사람만이 그럴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성급하고 수상한 태도를 보일 수 있는 거지요... 하지만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을 만들어놓고 나중에 펄쩍 뛰면서 자기 스스로가 제시한 생각을 격렬하게 부인한 겁니다. 그런 행동은 자신이 제시한 내용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는 증거가 됩니다. 살인자의 자의식은 항상 과민하게 바짝 서 있어서 처음부터 사건과의 연관성을 잊는 법이 없고, 급기야는 부인하기 위해 모든 일을 기억하게 되죠. 그래서 저는 이 두 분을 제외했습니다...&quot;<br>
- [브라운 신부 전집 3 - 의심], &lt;하늘에서 날아온 화살&gt;, 체스터튼, 1926.<br>
​<br>
&lt;하늘에서 날아온 화살&gt; 같은 단편에서는 처음에 범인으로 지목되기애 너무도 당연해 보이는 인물들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반전'적으로 보여준다.<br>
​<br>
추리소설의 중요한 '반전' 포인트.<br>
처음에 누가 봐도 살인자 같은 인물들을 반드시 등장시키고, 심지어 누명까지 씌우라. <br>
그리고는 그 '무신론자'와 '이교도', '흑인'과 '인도인' 등의 피식민지인들이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대반전'을 통해 폭로하라.<br>
​<br>
​<br>
4. [비밀(The Secret)] - 1927<br>
​<br>
​<br>
&quot;강한 햇빛이 작은 초록 불꽃처럼 작고 흔들리는 잎사귀들의 얇은 베일에 비춰들고 있었다. 나무에 수백 개의 입이 달린 듯 나무 주변에 온갖 새들이 지저귀고 있었다.&quot;<br>
- [브라운 신부 전집 4 - 비밀], &lt;보드리 경 실종사건&gt;, 체스터튼, 1927.<br>
​<br>
원래 평론가였고 시인적 기질이 강했던 체스터튼은 대부분의 작품에서 풍경과 배경, 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매우 '시(詩)'적이다.<br>
거의 모든 단편들의 처음은 지역 풍경과 주요 등장인물에 대한 세밀하고 '시(詩)'적인 묘사로 시작된다.<br>
​<br>
​<br>
5. [스캔들(The Scandal)] - 1935.<br>
​<br>
​<br>
&quot;브라운 신부는 계속 그 (시체가 바닥에 묻힌) 방 안에서만 반복해서 맴돌던 것에 주목했었다. 헨리는 건설 작업을 중단시켜 놓고서, 그곳에서 허버트를 목졸라 죽이고 뚫을 수 없는 바닥 밑에 그 시체를 숨긴 것이었다. '핀'에 찔린 일이 그의 의심의 출발점이었지만, 그것은 결과적으로 그가 긴 거짓말의 고리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핀 끝이 가리킨 것'은 그것이 아무 것도 가리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quot;<br>
- [브라운 신부 전집 5 - 스캔들], &lt;핀 끝이 가리킨 것&gt;, 체스터튼, 1935.<br>
​<br>
이제 주인공 '브라운 신부', 아니 작가 길버트 키스 체스터튼의 '사상'에 대해 얘기할 시간이다. <br>
​<br>
1935년에 발표한 '브라운 신부 전집' 마지막 5권은 [스캔들]이다. <br>
이미, 전집의 1~2권인 [동심(결백)](1911)과 [지혜](1914) 이후 [의심](1926)에 이르면 브라운 신부는 더 이상 영국만이 아니라 대서양 건너 미국에서도 유명인사가 되어 있다. 신부는 더 이상 '회개'하고 사설 탐정을 하며 완력으로 그를 돕는 '플랑보'라는 든든한 보디가드 없이도 수많은 살인사건을 해결한 해외 '셀럽'이 되어 있다.<br>
​<br>
1920년 가톨릭으로 개종한 영향인지는 모르겠으나, 단편집 [의심](1926) 이후로는 가톨릭의 색채가 더욱 강해진 느낌이다. <br>
'무신론자'(자유주의자)들은 물론 '흑인' 또는 식민자 인도로 대표되는 아시아적 '이교도'들의 등장은 강화된다. 물론, 체스터튼의 '반전' 원리에 따라 이 '무신론자'와 '이단자'는 결코 살인자가 아니다. <br>
체스터튼의 당시 제국주의적 한계를 지닌 가톨릭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그들 '이교도' 또는 '이단자'들은 편견의 대상일지언정, 어쨌든 그의 추리소설 '반전'의 원리에 따라 결코 살인자가 될 수 없다.<br>
​<br>
1935년의 전집 5권 [스캔들]에서는 소련 스탈린주의 영향이었는지, '노동조합' 운동과 '볼셰비키' 이야기도 등장한다.<br>
​<br>
단편 &lt;핀 끝이 가리킨 것&gt;에서는 건설산업 노동조합 운동의 부상과 이에 직장폐쇄로 맞대응하던 자본가 계급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물론, 예외없이 체스터튼의 '반전' 원리에 따라 자본가를 죽인 범인은 그를 단체행동으로 압박한 노동계급이 아니라, 믿었던 자본가 동업자(조카)였다.<br>
​<br>
​<br>
&quot;물론 공산주의는 '이단'적인 사상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이단'적인 사상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건 자본주의지요. 혹은 사멸한 다윈주의로 가장한 '자본주의 악덕'이라고나 할까요... 자연에서는 약육강식, 적자생존이 법칙이라는 말, 가난한 사람들이 정당하게 봉급을 받든 말든 상관없다는 얘기들 말입니다. 아, 그거야말로 사람들이 익숙해져버린 '이단'적인 사상입니다. 그거야말로 공산주의만큼이나 사악한 소리지요. 너무나 당연스럽게 받아들여진 '반기독교적인 도덕', 아니면 '부도덕'이라고 해야 할까요. 오늘 한 사내를 살인자로 만든 것도 그 '부도덕'입니다.&quot;<br>
- [브라운 신부 전집 5 - 스캔들], &lt;공산주의자&gt;, 체스터튼, 1935.<br>
​<br>
역시 [스캔들](1935)의 마지막 단편 &lt;공산주의자&gt;에서 또한 귀족, 자본가 같은 지배계급의 일원들을 독살한 범인은 누구나 의심할 만한 '공산주의자'(볼셰비키)가 아닌, 지배계급의 하수인인 회계사로 '반전'된다.<br>
​<br>
물론, 가톨릭 사상에 따라 당시 불평등의 주요 원인이었던 '악덕 자본주의'의 '부도덕'이 살인사건의 주요 원인이자 전말이었다.<br>
​<br>
가톨릭 사상답게 방점은,<br>
'자본주의'가 아닌,<br>
'불평등'의 '부도덕'이었고,<br>
더욱 중요한 것은 체스터튼 식의 추리소설 '반전'의 이론적 원리였다.<br>
<br>
이제,<br>
6개월 간의 내 나름대로 추리소설 또는 미스터리 소설 '계보 추적'도 끝나간다.<br>
​<br>
그리고, <br>
&lt;동서미스터리북스&gt; 전집들과도 진정 이별할 시간이 온 듯 하다.<br>
​<br>
그리하여 그 마지막은,<br>
미스터리와 SF의 가교 같은,<br>
아이작 아시모프(Isacc Asimov : 1920~1992)로 잡고 그의 단편집 [흑거미 클럽](1970년대)을&nbsp;마지막 벗으로 삼아 마을 도서관을 나선다.<br>
<br>
***<br>
​<br>
1. [브라운 신부의 동심](1911), 체스터튼, 박용숙 옮김, &lt;동서문화사&gt;, 1977~2003.<br>
2. [브라운 신부의 지혜](1914), 체스터튼, 박용숙 옮김, &lt;동서문화사&gt;, 1977~2003.<br>
3. [브라운 신부 전집 1 - 결백(The Innocence of Father Brown)](1911), G.K.Chesterton, 홍희정 옮김, &lt;북하우스&gt;, 2002~2016.<br>
4. [브라운 신부 전집 2 - 지혜(The Wisdom of Father Brown)](1914), 체스터튼, 봉명화 옮김, &lt;북하우스&gt;, 2002~2017.<br>
5. [브라운 신부 전집 3 - 의심(The Incredulity of Father Brown)](1926), 체스터튼, 장유미 옮김, &lt;북하우스&gt;, 2002~2012.<br>
6. [브라운 신부 전집 4 - 비밀(The Secret of Father Brown)](1927), 체스터튼, 김은정 옮김, &lt;북하우스&gt;, 2002~2013.<br>
7. [브라운 신부 전집 5 - 스캔들(The Scandal of Father Brown)](1935), 체스터튼, 이수현 옮김, &lt;북하우스&gt;, 2002~2018.]]></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119/30/cover150/e54243606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488781</link></image></item><item><author>beatrice1007</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미스터리 소설은 언제나, ‘반전‘ - 3 - [모자수집광사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7415194/17410750</link><pubDate>Sat, 25 Jul 2026 11:1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7415194/1741075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701456&TPaperId=1741075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47/coveroff/8949701456_1.gif"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701456&TPaperId=1741075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모자수집광사건</a><br/>존 딕슨 카 지음, 김우종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01월<br/></td></tr></table><br/>미스터리 소설은 언제나, '반전' - 3<br>
- [모자수집광사건], 존 딕슨 카, 1933.<br>
​<br>
​<br>
'본격파' 추리소설의 대가, 존 딕슨 카의 [화형법정](1937)을 읽고 다소 실망했으나, 이대로 그를 보낼 수가 없어 마을도서관의 &lt;동서미스터리북스(DMB)&gt; 서가를 뒤져서 딕슨 카의 소설 한 권을 더 찾아 대출했다.<br>
<br>
미스터리 소설의 백미가 바로 '대반전'이라, 추리소설을 위한 가상의 설정에 기반한 '본격파'의 거장 존 딕슨 카의 신비주의적 '반전'에 다시 한 번 기대를 걸면서 말이다.<br>
​<br>
<br>
&quot;런던 탑.<br>
...<br>
런던 탑은 궁전이며, 성채며, 그리고 감옥이었다. 찰스 스튜어트가 그 긴 망명 생활에서 왕좌에 복귀할 때까지 이곳은 국왕의 궁전이었으며, 오늘날도 왕실의 소유임에는 변함이 없다. 옛날 마상 시합이 열렸던 워털루 병영에서는 밤낮으로 나팔 소리가 울려 퍼지고, 근위 기병의 구두 소리가 높이 울려 온다. 푸른 잔디밭 나무 그늘에는 분수가 반짝이는 물을 뿜어 올리고 까마귀 떼들이 날아든다. 그러나 이 광장이야말로 그 옛날 눈을 가린 남녀들이 몇 단의 계단을 조용히 올라가서 단두대에 목을 바친 장소이다. 흐려서 추운 날에는 템스 강에서 연기 같은 안개가 피어오른다. 그 안개에 싸이게 되면 자동차 소리며 마차 소리도 멀리서 들리는 것같이 되고, 둥근 탑의 흉벽도 희미하게 꺼져 버린다. 강변을 오르내리는 배들의 기적 소리가 비명에 가까운 메아리를 남길 뿐이다.&quot;<br>
- [모자수집광사건], &lt;역적문의 시체&gt;, 존 딕슨 카, 1933.<br>
<br>
<br>
미국 출생이지만 유럽에서 주로 작품활동을 했던 존 딕슨 카(John Dickson Carr : 1906~1977)의 작품 배경은 주로 영국과 프랑스를 오고가는 유럽이다. [화형법정](1937)은 미국이 배경이긴 하나 [모자수집광사건](1934)의 배경은 딕슨 카 배우자의 고국인 영국이다.<br>
<br>
대영제국 절대왕권에 의해 참수형을 당한 원혼들이 떠돌고 있을 것만 같은 '런던 탑'에서 시체가 발견된 '모자수집광' 살인사건은 영국 특유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짙은 안개에 둘러싸인 채 신사 계층의 '모자(hat)를 훔친 미치광이(The Mad Hatter)'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의심된다. <br>
런던 경시청 주임경감 해드리는 애초에 이 기이한 모자 절도사건이 심상치 않다고 여겨 명탐정 기디언 펠 박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 영국의 은퇴한 보수정치인 윌리엄 비튼 경의 모자들이 도난당하고 런던 탑에서 발견된 시체가 비튼 경의 조카이자 '모자수집광사건'을 대서특필한 신입 신문기자 필립 드리스콜로 밝혀지면서 용의자들은 역시 윌리엄 비튼 집안을 둘러싼 '밀실'과도 같은 '한정형' 살인사건으로 압축된다.<br>
​<br>
여기에 역시 존 딕슨 카답게 사건의 주요 매개로서 '신비주의'적 요소가 개입된다.<br>
<br>
<br>
&quot;'내가 발견한 그 원고(고본;稿本)는' 하고 윌리엄 경은 되풀이했다. '에드거 앨런 포의 원고요. 아직 한 번도 발표하지 않은 소설이지요. 나 자신과 감정한 사람, 그리고 포 외에는 아무도 듣지도 보지도 못한 작품이오. 어떻소, 믿을 수 없을 정도지요?'<br>
그의 얼굴에는 광기에 가까운 기쁨이 넘쳐 흐르고 있었다. 그는 입을 다문 채 소리를 죽여 웃으며 뒷말을 이었다.<br>
'자, 잘 들어 보시오. 그 고본은 포의 작품 가운데 세상에 알려진 어떤 작품보다도 초기에 쓴 것이라오. 이것도 유명한 이야기지만, [모르그 거리의 살인]의 원고만 해도&nbsp;쓰레기통 속에서 발견되었다고 하지 않소. 더구나 이것은 그것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에 속하는 작품이오. 아주 멋진 걸작 바로 그것이지요. 나는 그것을 우연히 발견했습니다...'&quot;<br>
- [모자수집광사건], &lt;고본(稿本)과 살인&gt;, 존 딕슨 카, 1933.<br>
​<br>
​<br>
바로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 : 1809~1849)의 미공개 작품으로 [모르그가(街)의 살인](1841)보다 먼저 씌어진 최초의 탐정소설의 초고본이 도난당한 것이다. <br>
​<br>
이 '고본(稿本)'은 윌리엄 비튼 경이 미국에 갔을 때 포가 집필하던 옛집에서 우연히 발견한 원고본으로 포의 천재탐정 오거스트 뒤팽이 처음 등장한 작품으로 소설 속에서 소개되고 있지만, 실제 이야기가 아닌 허구에 불과하다. <br>
내가 읽기로는 그런 작품은 있을 법 하지 않은데, 뒤팽이 처음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진 [모르그가의 살인]의 서두에는 뒤팽의 등장을 알리는 사전 설명의 포석이 매우 지루할 정도로 길고 치밀하게 깔리고 있기 때문이다.<br>
<br>
어쨌든 이제 정말 존 딕슨 카에게 이별을 고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든 건, [모자수집광사건](1933)의 '반전'이 매우 석연치 않기 때문이었다.<br>
​<br>
포의 미공개 초고본을 도난당한 윌리엄 비튼 경의 동생 레스터 비튼의 부인 로라와 피살자 드리스콜의 부적절한 관계, 안개낀 런던의 도처에서 이들을 미행하는 여탐정 래킨 부인, 한편으로 고서적 수집가인 미국인 줄리어스 아버 등과의 얽힌 관계 속에서 '한정형' 또는 '폐쇄형' 설정으로 전형적인 '본격파' 추리소설의 전개는 익숙하고도 정겹다. 사실 내가 추리소설의 매력으로 꼽는 점이 바로 이 폐쇄적이고 고즈넉한 '한정형' 인물들간의 관계설정이다. <br>
​<br>
또한 그닥 친절하지 않은 서술로 결말을 공개하는 딕슨 카답게 '반전'은 어느 정도 예상되기도 한다. <br>
포의 귀한 미공개 초고본의 도난이 살인사건과 연관되므로 당연히 살인자는 대놓고 고서적 수집가인 아버는 아닐테고, 살인자로 예상되던 레스터 비튼이 소설 후반부에 자살하게 되면서 소설의 '반전'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이 살인자로 드러나는 결말로 치닫게 된다. 그러다 보니, 살인자의 자백으로 역추적되는 살인사건의 전모를 보면 억지스럽기까지 하다.<br>
<br>
모든 걸 이미 다 알게 된 명탐정 정신과의사 기디언 펠 박시는 물론 해드리 경감까지 합세하여 살인자의 범죄행위를 눈감아 주고 '모자수집광 살인사건' 일체를 '미해결'로 결론짓는 과정과 이유 모두 매우 석연치 않다.<br>
<br>
존 딕슨 카의 다른 작품들의 복잡한 '트릭'들과 '반전'들은 다소 억지스럽기는 해도, '본격파' 추리소설의 '고전'다운 면이 있었다. <br>
그러나 [해골성](1931)과 [세 개의 관](1935) 사이에 발표된 [모자수집광사건](1933)의 마지막 '미해결 반전'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나로서는 쉽지 않다.<br>
​<br>
내가 읽기엔,<br>
[모자수집광사건]의 '반전'은,<br>
'반전'이 아니다.<br>
​<br>
일찍이 존 딕슨 카의 데뷔(1930)로부터 약 10년 전인 1920년대에 영국의 추리소설가 길버트 체스터튼은 '추리소설'에 관한 어느 칼럼(&lt;추리소설의 오류들&gt;, 1920.8.28.)에서 말했다. <br>
추리소설은 독자를 당황케 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해서는 안되며, 그 결론은 단순하고 명료하게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br>
​<br>
그리하여 이제 나는,<br>
고전 추리소설의 나름대로 역사추적을 마무리하기 위해,<br>
길버트 키스 체스터튼(Gilbert Keith Chesterton : 1874~1936)의 '브라운 신부(Father Brown) 시리즈'로 간다.<br>
​<br>
아서 코넌 도일(1859~1930)과 함께 영국 추리소설의 쌍두마차로 평가되는 길버트 체스터튼(1874~1936)의 '브라운 신부' 단편집에서 펼쳐지는 추리소설식 '반전'의 고전적 전형은 과연 어떤 형태일까.<br>
​<br>
궁금해 하면서.<br>
​<br>
***<br>
​<br>
- [모자수집광사건(The Mad Hatter Case)](1933), John Dickson Carr, 김우종 옮김, &lt;동서문화사&gt;, 1977~2012.]]></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47/cover150/8949701456_1.gif</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4755</link></image></item><item><author>beatrice1007</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미스터리 소설은 언제나, ‘반전‘ - 2 - [화형법정]</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7415194/17385724</link><pubDate>Sat, 11 Jul 2026 12: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7415194/1738572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701006&TPaperId=1738572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47/coveroff/8949701006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701006&TPaperId=1738572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화형법정</a><br/>존 딕슨 카 지음, 오정환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01월<br/></td></tr></table><br/>미스터리 소설은 언제나, '반전' - 2<br>
- [화형법정], 존 딕슨 카, 1937.<br>
​<br>
<br>
거의 모든 소설이 지니는 '반전',<br>
그 중 '미스터리' 소설의 주요 특성으로서의 극적 '대반전'을 찾아 '존 딕슨 카'를 다시금 읽어본다.<br>
<br>
존 딕슨 카(John Dickson Carr : 1906~1977)는 미국 출신으로 스물한살 프랑스 파리에 체류할 당시부터 작가의 꿈을 안고 보헤미안적 삶을 살다가 1930년에 미국 뉴욕으로 돌아와 미스터리 작가로 데뷔했다. 다시 유럽으로 건너간 그는 영국에서 활동하며 주로 유럽 무대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소설을 쓴 작가다.<br>
​<br>
추리소설의 계보에서 보면 존 딕슨 카는 '밀실트릭'(밀실살인)을 주로 다룬 '본격파' 추리소설의 대가로서, '마법'과 '오컬트' 등의 '신비주의'를 주제로 한 기묘한 미스터리 소설로 유명하다. 1930년부터 1972년까지 그는 약 60~70여 편의 장편을 썼다는데, 정작 '본격파' 추리소설은 10편 정도에 불과하다지만 대중에게는 마술적 '밀실트릭'으로 대표되는 '본격파' 추리소설 작가로 자리매김되었다([화형법정], 해설 &lt;초자연적 퍼즐 게임의 매력&gt; 참고).<br>
<br>
'마술'적 요소와 '이단', '심령현상' 또는 '초자연적' 소재 등을 통해 현실에 있을 법 하지 않은 불가능한 '밀실트릭'을 실험한 딕슨 카의 여러 작품들이 있다. <br>
그는 [해골성](1931), [세 개의 관](1935) 등을 거쳐 1937년에는 [화형법정(The Burning Court)]으로 '밀실'과 '마술', 그리고 시공간을 넘어서는 '초자연적 현상'의 끝까지 밀고 간다.<br>
​<br>
그렇게, 나는 '본격파' 추리소설의 대가인 존 딕슨 카의 소설 [화형법정](1937)을 통해 미스터리 소설의 '대반전'을 기대했다.<br>
​<br>
결론부터 얘기하면, <br>
실망이었다.<br>
​<br>
​<br>
&quot;프랑스에서는 같은 17세기 후반에 이르러 '마법'에 의한 살인이 극에 달했다... 루이 14세의 궁정 귀부인들은 '악마주의'를 예찬하여 특히 흑미사 때 태아를 희생으로 바치는 일이 성행했다. 이들의 비밀의식은 비밀방에서 거행되었다... 이 '악마주의' 예찬자들은... (추한) 노파들이 아니라, 침모에서 궁정의 귀부인에 이르기까지 뛰어난 미모의 여성들이었다. 그리고 그녀들의 남편과 아버지들이 살해되어 갔다.<br>
이 '비밀결사'의 존재는 한 참회자의 말에 의해 파리 대사제의 귀에까지 전해졌다. 바스티유에서 가까운 병기고에 유명한 '화형법정'이 설치되었고, 피고들은 사지가 4대의 마차에 묶여 찢어지는 형벌이나 불에 타죽는 형벌을 받았다... '비밀결사'의 전모가 세계적으로 드러나게 된 것은 1676년 브랑빌리에 후작부인의 재판에서였고...&quot;<br>
- [화형법정], &lt;제3부 제16장&gt;, '그리모의 [마술의 역사] 인용문', 존 딕슨 카, 1937.<br>
​<br>
​<br>
존 딕슨 카의 [화형법정](1937)은 마일즈 데스파드 노인의 독살 의혹을 중심으로 처음 시작부터 17세기 유럽의 독살범 여인들의 이야기와 20세기 초반 현재를 사는 출판사 편집인 에드워드 스티븐스의 아내 '마리'의 외모적 흡사성 및 의문의 교차점을 상정하면서 수백년을 넘나드는 환상적이고 역사적인 배경을 이중적으로 배치한다.<br>
​<br>
'마녀'들로 유추되던 '독살자' 여인들은 사실 추한 외모와 천한 신분의 할머니가 아닌 고귀하고 아름다운 귀부인들이었고, 이들은 일종의 '비밀결사' 조직의 형태로 영원히 죽지 않는 '불사의 인간'이 되어 과거부터 현재까지 살아남거나 혹은 후계자를 통해 '독살'(주로 '비소'를 사용한)의 '전통'을 이어간다는 내용이 이야기 내내 배경음악처럼 깔린다.<br>
​<br>
결혼전 이름이 '마리 도브리'였던 브랑빌리에 후작부인의 연쇄 독살사건과 그녀와 똑같이 닮은 외모와 이름을 가진, 에드워드의 스티븐스의 아내 '마리 스티븐스'를 교차시키며, 데스파드 노인이 결정적으로 독살당하던 날 그의 방에서 유령처럼 나타났다가 마술처럼 사라진 의문의 여인에 대한 증언을 통해 모든 정황이 '마리'를 범인으로 지목한다.<br>
<br>
<br>
&quot;'... 그 17세기 살인마와 20세기의 데스파드(데프레) 집안에 도대체 어떤 관계가 있는가? 옛날의 '데프레 집안'에 그녀에게 희생된 자가 있기라도 한 건가?'<br>
'아니야, 아닐세, 그런 게 아니라, 더 훌륭한, 법적으로 당당한 관계라고 할 수 있네. 데프레 집안 사람이 그녀를 체포했으니까.'<br>
'그녀를 붙잡았다고?'<br>
'그렇네. 브랑빌리에 후작부인은, 경찰이 혈안이 되어 자기를 추적하고 있는 파리에서 달아나 리에주의 수도원에 숨었네... 그런데 프랑스 정부가 파견한 두뇌가 명석한 데프레는... 신부로 변장하여 조용히 수도원에 잠입한 뒤, 그녀를 만나 그 마음을 흔들고... 데프레가 휘파람을 불자 경찰관이 왔고... 그녀는 마차에 감금되어 기마경관들에게 호위를 받으며 파리로 압송되었네. 그녀는 1676년에 목이 잘린 뒤 시체는 화형되었네.'&quot;<br>
- [화형법정], &lt;제2부 제8장&gt;, 존 딕슨 카, 1937.<br>
​<br>
​<br>
여기에 '데스파드' 가문과 17세기 '회형법정'으로 사라진 대표적 독살자 브랑빌리에 후작부인(결혼전 본명 '마리 도브리')의 오래된 원한관계를 밝히며, 소설은 마일즈 데스파드 독살사건에서 마리 스티븐스(결혼전 이름이 역시 '마리 고브리'로 추정)가 살인자임을 독자로 하여금 더욱 짐작케 하고 있다.<br>
​<br>
단, 추리는 불가하다.<br>
'본격파' 추리소설의 대가이긴 하나,<br>
존 딕슨 카는 엘러리 퀸처럼 독자들에게 친절하게 단서들을 알려주지 않는데,<br>
다른 작품들보다 [화형법정]은 더더욱 독자에게 불친절한 편이다.<br>
​<br>
아내 루시가 독살범으로 몰릴 위기를 모면하겠다는 이유를 대며 몰래 납골당에 잠입해 부검을 하려던 피살자 마일즈 데스파드의 조카이자 상속자 중 하나인 마크 데스파드가 에드워드 스티븐스를 비롯한 친구들과 하인의 도움을 받아 함께 관을 열었을 때 사라진 시체는 '밀실트릭'의 요소가 적용된 사례다.<br>
필라델피아 경찰청의 블레넌 경위가 등장하면서 '독살자 마리'에 대한 의혹은 헷갈리기도 하면서 짙어지기도 하는 혼란의 상황으로 전개되는데 마치 '본격파'와 대비되는 '현실파' 추리소설의 형사들처럼 전개되는 듯 하다가도, 의혹의 와중에 갑자기 사라졌던 '마리'(스티븐스)가 찾아가서 불러온 범죄연구가 고던 클로스가 등장하면서 소설 [화형법정]의 '반전'은 시작된다.<br>
​<br>
고던 클로스가 등장하는 &lt;제4부 요약&gt;의 '제18장'.<br>
이때부터 마일즈 데스파드의 독살사건은 극적으로 빠르게 전개된다. <br>
출판사 편집인 에드워드 스티븐스가 교정을 보기위해 소설 시작부터 가지고 다니던 '마리 고브리' 사진이 담긴 독살사건 원고의 저자 고던 클로스는 마치 이 소설의 탐정과도 같이 데스파드 집안 독살사건의 경위와 마술적 현상의 진상을 밝히면서 일사천리로 사건을 해결하는데, 고던 클로스는 마일즈 데스파드의 조카 마크와 피살자인 마일즈의 살아생전 간호사로 위장한 마크의 전 애인 코베트를 범인으로 시원하게 지목한 것이다.<br>
<br>
<br>
&quot;... 하지만 역시 그녀(코베트)가 사형을 당하지 않게 된 건 유감이야. 내(마리 스티븐스) 험담을 그렇게 해댄 것만으로도 죽어 마땅한데, 그날 내가 (피살자) 마일즈에게 먹이고 있는 약에 대해 물은 건 실수였어. 오랫동안 그런 걸 사용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어. 그녀가 진짜 범인이 아니었던 것도 가엾지만, 우리(독살자 '비밀결사?')의 동료가 되려면 유죄가 아니면 안 되니까 하는 수 없는 일이야. 우린 지금 동료를 좀더 많이 늘려야 하거든.&quot;<br>
- [화형법정], &lt;제5부 '에필로그'&gt;, 존 딕슨 카, 1937.<br>
​<br>
​<br>
[화형법정]은 이렇게 마치 탐정 역할을 하는 듯 하던 범죄연구가 고던 클로스를 통해 '반전'을 한 번 시전하더니,<br>
바로 마지막 &lt;제5부 평결&gt;의 '에필로그'에서 다시금 결말을 뒤엎는 '대반전'을 한 번 더 보여준다.<br>
<br>
결론적으로, 독살자 범인은 '마리'가 맞았으며, 도망친 마크는 몰라도 코베트는 누명을 쓴 것이라는 결말이다. 아마도 마크는 마리에게 홀려 공범 역할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그에 대한 명확한 언급은 없다. 소설 전반 내내 주요한 역할을 하던 마크 데스파드(피살자 마일즈 데스파드의 조카)는 피살자의 방에서 사라진 검은 옷을 입은 의문의 여인처럼 어디론가 사라진 '신비주의' 요소 중 하나가 된다.<br>
​<br>
여기에 소설 후반부에 '갑툭튀' 하면서 그 동안 독자들이 몰랐던 사실들을 마구 공개하고 거들먹거리며 탐정 역할을 하던 범죄연구가이자 미스터리 작가인 고던  클로스는 사건을 해결하던 현장인 &lt;제4부 요약&gt;의 '제21장'에서 사건을 완전히 '해결'했다며 누군가로부터 받은 술잔으로 건배를 했다가 독살을 강하고 마는데, 고던 클로스는 17세기 브랑빌리에 후작부인(마리 고브리)에게 '독살법'을 알려준 애인 고던 생 클루아에였다는 암시가 깔린다. 그렇다면 그 독잔은 누명을 쓴 간호사 코베트가 아니라 진범인 '마리'가 준 것일까.<br>
​<br>
역시, 추리의 단서는 없다.<br>
<br>
'초자연'적이고 '마술'적인 온갖 신비주의적인 요소들을 총망라하여 얽혀진 시공간의 교차 속에 엮으려다 보니, 다소 복잡한 플롯이다.<br>
​<br>
[화형법정]의 마지막장인 &lt;에필로그&gt;에서는 시종일관 독살범으로 의심받던 마리 스티븐스(에드워드 스티븐스의 부인)의 독백으로 자신이 진범임을 밝히며 수백년 간 이어져온 독살범 여인들의 '비밀결사'가 실재함을 암시한다.<br>
어쩌면 오래 전 브랑빌리에 후작부인(마리 고브리 또는 스티븐스)의 애인이었던 고던 생 클루아에(고던 클로스)를 소환하여 진범인 마리가 아니라 다른 인물에게 누명을 씌우도록 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br>
​<br>
그녀들은 중근세 유럽의 '화형법정'에서 고문을 당하고 목이나 사지가 잘린 후 화형을 당했지만 여전히 죽지 않았다. <br>
그녀들은 지금도 어딘가애서 남편들과 애인들을 끊임없이 독살하고 있는 것이다.<br>
​<br>
'마술'과 '초자연'적 요소, 비현실적인 '밀실트릭'의 끝을 보여주려는 듯 야심차게 밀어붙인 존 딕슨 카의 기묘한 미스터리 소설의 '대반전'은 그럼에도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채 다소 실망을 남겼다.<br>
복잡하지만 늘어놓은 요소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지 못한 독후감이기 때문이다.<br>
​<br>
그러나 나는 여전히,<br>
이번주 토요일에도 마을도서관 책장의 '미스터리' 숲을 서성인다.<br>
​<br>
이대로 '존 딕슨 카'를 아쉽게 기억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나는 깔끔한 '반전'을 다시금 기대하며,<br>
이 '미스터리'의 오솔길을 떠나지 못하고 그의 [모자수집광사건(The Mad Hatter Mystery)](1933)을 대출대 위에 올려놓고 만다.<br>
​<br>
비현실적이기는 해도,<br>
'밀실살인'의 대가 '존 딕슨 카'를,<br>
이대로 보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br>
​<br>
***<br>
​<br>
- [화형법정(The Burning Court)](1937), John Dickson Carr, 오정환 옮김, &lt;동서문화사&gt;, 1977~2013.]]></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47/cover150/8949701006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4766</link></image></item><item><author>beatrice1007</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미스터리 소설은 언제나, ‘반전‘ - 1 - [독초콜릿 사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7415194/17377235</link><pubDate>Mon, 06 Jul 2026 18:4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7415194/1737723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E232435521&TPaperId=1737723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247/17/coveroff/e23243552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E232435521&TPaperId=1737723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독초콜릿 사건</a><br/>앤소니 버클리 콕스 지음, 손정원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3년 01월<br/></td></tr></table><br/>미스터리 소설은 언제나, '반전' - 1<br>
- [독초콜릿 사건], 앤서니 버클리 콕스, 1929.<br>
​<br>
​<br>
그냥 흘러가는 대로의 서사는 이야기는 될 수 있을지언정, 작품으로 남을 수는 없다. <br>
그러니 대부분의 소설은 '반전'을 동반한다. <br>
그리고 소설 중 다른 작품들보다 더 '반전'이 필수적인 분야는 '미스터리' 소설일 게다.<br>
​<br>
어쩌면, 역으로 '반전'이 극적일 때, <br>
그 소설은 일종의 '미스터리'가 된다.<br>
​<br>
​<br>
&quot;나(로저 셀링검)는 당신들(런던 경시청)의 수사활동을 비웃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십시오. 훌륭한 수사활동에 의해 거의 해결단계에 이르러 마지막 결정적인 순간에 '행운(우연)'- 운도 실력에 포함되지만, 운은 역시 운이지요-의 힘으로 비로소 완전히 해결해 낸 경우가 얼마나 많았는지. 나는 그 예를 몇십 가지나 들 수 있습니다... <br>
.... '복수'는 언제나 '우연'이나 '신의 섭리'가 아닐까요?&quot;<br>
- [독초콜릿 사건], &lt;제4장&gt;, 앤서니 버클리 콕스, 1929.<br>
​<br>
​<br>
에드거 앨런 포의 오거스트 뒤팽이나 코넌 도일의 셜록 홈즈, 애거서 크리스티의 에르퀼 포와로 같은 탐정들이 '귀납적'으로 사실관계를 추적하고 조립하여 결론을 도출하는 전통적인 추리소설을 지나, <br>
S.S.반다인의 파일로 번스와 엘러리 퀸의 엘러리 퀸 같은 20세기 초 신인탐정들의 '연역적' 추리기법을 거치면서, <br>
추리소설은 사실적이고 '리얼리즘'에 기초한 '현실파' 추리소설에서 오로지 추리소설을 위한 소설의 상황만을 가정하는 '본격파' 추리소설로 이행되거나, <br>
혹은 '현실파'와 '본격파'로 양분된다.<br>
<br>
'본격파' 추리소설은 '밀실트릭'과 같은 가상의 상황을 전제하면서 현실과 동떨어지게 되는데, 범인은 항상 등장인물 안에서만 존재하게 되는 '한정형' 살인사건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우리가 뉴스에서 접하는 많은 사건들은 어느 누구나 용의자가 될 있는 '개방형' 사건으로부터 출발할 수 밖에 없다. 아마도 현실의 형사나 탐정들이 맡게 되는 사건의 처음은 '개방형'에서 차츰 용의자들을 좁혀나가며 '한정형' 서사로 구축되어야 해결이 되는 것일게다. <br>
​<br>
이렇게 고전적인 추리소설의 서술방식의 한계를 탈피하고 넘어서고자 노력한 흔적은 이른바 '도서(倒敍;inverted)' 추리소설의 형식으로도 나타난다. 20세기 초 잠시 등장했던 이 '도서 추리소설'은 천재탐정 1인극으로 흘러가는 기존의 전통적인 추리소설의 서술방식을 비판하면서 아예 범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마지막에 형사나 탐정으로 하여금 그 주관적 '완전범죄'의 헛점을 캐고 사건의 전말을 '역으로 서술(倒敍;inverted)'하여 밝혀내는 추리소설의 이례적 방식이었다. <br>
<br>
앤서니 버클리 콕스(Anthony Berkeley Cox;1893~1971)는 '도서 추리소설' 3대 고전의 첫번째 작품인 [살의](1931)를 쓴 프랜시스 아일즈(Francis Iles)의 본명이다. 평소 작가 본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던 콕스는 본인이 아일즈였다고 시인한 적도 없었다지만 모두들 두 작가가 동일인임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동 시대에 청년탐정 엘러리 퀸으로 유명한 작가 '엘러리 퀸'이 '바너비 로스'라는 또 다른 필명으로 드루리 레인이라는 노년 탐정이 활약하는 작품을 낸 것과 비슷하게 보면 되겠는데, 엘러리 퀸은 한 발 더 나아가 두 작가가 동일인들임을 숨기고는 대놓고 둘을 비교하고 대결시키기까지 했단다. <br>
<br>
밀실트릭'의 대가 '존 딕슨 카' 또한 '카터 딕슨'이라는 또 다른 필명으로 활동하기도 했는데, 콕스는 아일즈와 동일작가 여부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이 없었다는 거다.<br>
<br>
아무튼, 미국의 S.S.반다인과 엘러리 퀸이 '연역소거 추리법'으로 전통적인 추리소설 서술방식에 변화를 꾀하던 20세기 초 동시대에, 미국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한 딕슨 카와 같은 '밀실트릭' 대가들은 오로지 추리소설에서만 존재할 법한 상황을 가정하는 '본격파' 추리소설의 길을 닦았고, 한편으로 영국의 프리먼 크로프츠 같은 작가는 더욱더 사실적인 '현실파' 추리소설을 추구하기도 했다.<br>
<br>
프랜시스 아일즈가 [살의](1931)를 통해 '도서 추리소설'로 새롭게 시도하기 전, 1929년에 앤서니 버클리 콕스라는 본명으로 발표한 [독초콜릿 사건(The Poisoned Chocolates Case)]은 '본격파'와 달리 좀더 사실적인 '현실파' 추리소설의 시도를 했던 작품 중 하나로 읽힌다.<br>
​<br>
[독초콜릿 사건](1929)에는 과연 등장인물 중 누가 범인일지 갈피를 잡기 힘든 '개방형' 사건과도 같이 출발한다. 피살자인 벤딕스 부인 조안, 그리고 살인자를 쫓는 모리스비 경감과 범죄연구회원들 외에 용의자는 세 명(유스티스, 폴링, 벤딕스) 뿐이다. <br>
그러나 결국, 범인은 이들 모두 중 한 명인 '한정형' 사건의 대반전로 끝난다.<br>
<br>
소설은 런던 경사청이 포기한, 독이 든 초콜릿으로 인해 귀부인이 살해된 미제사건을 로저 셸링검이라는 소설가가 조직한 6인의 '범죄연구회' 회원 여섯명이 돌아가며 각자의 추리를 통해 진실에 접근하는 과정으로 전개된다. 이들의 추리는 귀납적이기도 하고 순전히 연역적일 경우도 있으며 귀납과 연역의 혼합양상으로 여섯명의 회원이 각자의 결론을 도출하는데, 마지막 가장 지명도가 낮은 회원인 앰블러즈 치터윅이 사회적으로 저명한 다른 다섯명의 회원들의 추리를 종합하고 불필요한 요소들은 소거하면서 범인을 지목하고 최초 '개방형' 사건과도 같던 사건을 이야기에 맞게 '한정형' 사건으로 되돌린다. <br>
<br>
<br>
&quot;그래요, 이 (독초콜릿) 살인은 결국 동료 사이에서 비밀리에 행해진 작은 사건이지요. 이른바 '한정형' 살인이에요. 블래드리 씨, 그건 그렇고, 나는 지금 좀 비약한 것 같군요. 내 추론을 세우기 전에 우선 (로저) 셸링검 씨의 추리를 완전히 뒤엎어야 하지요.&quot;<br>
- [독초콜릿 사건], &lt;제15장&gt;, 앤서니 버클리 콕스, 1929.<br>
​<br>
​<br>
위의 말은 다섯번째로 추리발표를 맡은 여류작가의 말인데, 마지막 주자 치터윅은 결국 그녀를 범인으로 지목하게 되는 대단한 '반전'을 보여준다.<br>
<br>
<br>
&quot;전체적인 분위기가 아주 천천히 (앰블러즈) 치터윅의 의견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적어도 앨리시어 더머즈와 같을 정도의 설득력을 가지고, 더욱이 미묘한 심리적 추론이니 '가치' 따위를 들먹이지 않고서였다. 다만 앨리시어 더머즈만은 회의에 찬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일이었다.<br>
찰스 경이 엄숙하게 물었다.<br>
'동기는 무엇입니까, 치터윅 씨? 질투라고 하셨지요? 아직 그 점을 분명히 하지 않았는데, 그렇잖습니까?'<br>
치터윅은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br>
'그야 물론 뚜렷하게 밝혀져 있습니다. 처음에 그것을 분명히 밝혀둘 생각이었는데, 역시 이야기 솜씨가 서툴렀군요. 아니, 어쩌면 질투라기보다 복수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지 모릅니다. 유스티스 경에게는 복수가 될 테고, 벤딕스 부인에 대해서는 질투가 되겠지요. 내가 아는 한 그녀는...'&quot;<br>
- [독초콜릿 사건], &lt;제18장&gt;, 앤서니 버클리 콕스, 1929.<br>
​<br>
​<br>
앤서니 버클리 콕스의 [독초콜릿 사건](1929)에는 더 이상 '천재탐정'이 없다. 런던 경시청의 유능한 모리스비 주임경감은 사건해결에 실패했고, 범죄연구회장 셸링검 또한 논리적 추리보다는 '우연'이나 '행운'적 요소를 강조하기도 하다가 범인에 관해 완전히 헛다리 짚기도 하며, 오히려 최후에 실제 살인자로 지목되는 질투의 여인 앨리시어 더머즈에 의해 처절하게 반박된다. <br>
​<br>
마지막 발표자 치터윅은 변호사나 작가와 같이 저명한 다른 다섯 회원에 비해 사회적으로 특별한 지위도 없지만, 다른 회원들의 추리와 실패를 토대로 '질투'와 '복수'를 살인동기로 하여 다른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려는 범인으로 엘리시어 더머즈를 지목한다.<br>
<br>
<br>
&quot;'이제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고 말할 차례입니다, 치터윅 씨.'<br>
치터윅은 마주보며 웃고는 대답했다.<br>
'네, 알고 있습니다.'<br>
다섯 사람의 목소리가 입을 모아 외쳤다.<br>
'그래요!'<br>
치터윅은 조용히 말했다.<br>
'물론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가르쳐준 거나 다름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발표하게 된 덕에 나의 작업은 꽤 간단히 끝났습니다. 나는 여러분의 의견이 옳은지 그른지 가려내기만 하면 되었거든요. 그리하여... 그렇습니다, 나는 확실히 진상을 파악했습니다.'&quot;<br>
- [독초콜릿 사건], &lt;제17장&gt;, 앤서니 버클리 콕스, 1929.<br>
​<br>
​<br>
이처럼 앤서니 버클리 콕스의 [독초콜릿 사건](1929)은 전혀 유명하지도, 그렇다고 천재도 아닌 우리와 같은 '보통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추리를 통해 어쩌면 운 좋게도 범인을 지목하게 되는 '리얼리즘'적 '현실파' 추리소설의 '반전'을 보여준다.<br>
​<br>
역시,<br>
'미스터리소설' 또는 '추리소설'은, <br>
어떤 식으로든, 그리고 언제나, <br>
극적인 '반전'으로 결말지어져야 한다.<br>
​<br>
그렇다면 이제,<br>
'본격파' 추리소설에서는 또 어떤 '반전'이 일어나는가 다시 또 읽어봐야겠다.<br>
<br>
다음 책은,<br>
존 딕슨 카의 대표작, <br>
[화형법정](1937)이다.<br>
​<br>
***<br>
​<br>
- [독초콜릿 사건](1929), Anthony Berkeley Cox, 손정원 옮김, &lt;동서문화사&gt;, 1977~2012.]]></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247/17/cover150/e23243552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2471709</link></image></item><item><author>beatrice1007</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倒敍;inverted)‘ 미스터리소설의 3대 고전(古典)‘ - [살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7415194/17358245</link><pubDate>Sat, 27 Jun 2026 15: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7415194/1735824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E392435529&TPaperId=1735824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230/17/coveroff/e39243552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E392435529&TPaperId=1735824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살의</a><br/>프랜시스 아일즈 지음, 유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3년 01월<br/></td></tr></table><br/>'도서(倒敍;inverted)' 미스터리소설의 3대 고전(古典)'<br>
- [살의]/[크로이든발 12시30분]/[백모 살인사건], 1931~1935.<br>
<br>
<br>
이른바 '고전(古典)'을 읽고 소개해 보겠다는 포부를 안고, '주간 문사철(文史哲)'을 브런치와 블로그 등에 연재하는 내가 요 몇 주를 하염없이 '추리소설'들만 붙잡고 있다.<br>
<br>
물론, 어린 시절 나를 책으로 인도한 쟝르가 '추리소설'이기는 했지만, 2~30대를 지나 40대 초반까지의 나는 주로 마르크스주의에 기반한 사회과학 서적을 주로 읽었고, 그 당시의 내가 꼽은 '고전(古典)'이란 문사철(文史哲)' 중 거의 '역사와 철학(史哲)' 분야에 가까웠다. 그러다가 브런치를 통해 본격 '서평가'를 자임하면서 주로 읽은 책은 '역사(史)'로 수렴되었다. <br>
지금의 내게 모든 책은 '역사책'이다. 미술도 음식도 전쟁도 모두 내겐 '역사'다. <br>
그러므로 내가 읽는 모든 '고전'은 '역사책'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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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부터 마을 뒷산인 초안산 종주산책을 했고, 그 길의 끝으로 이어지는 도봉문화정보센터 마을도서관에서 &lt;동서미스터리북스&gt; 전집을 발견했으며, 6월이 다 지나고 있는 현재까지 '미스터리소설' 또는 '추리소설'을 읽고 있는 지금, 내게 '추리소설' 또한 '역사책'이고 '고전'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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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에서 최근에 도착한 지점이 바로,<br>
'도서(倒敍;inverted)' 미스터리소설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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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줄리아(비클리의 부인)가 죽은 다음부터 사람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사실을 비클리 박사 자신이 가장 뚜렷이 인정했다. 단 하나의 행동(살인)이 자신에 대한 생각을 이처럼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는 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그는 자기의 '존재'를 주장했을 뿐이다. 이번만큼은 그의 생각을 밀고 나가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으며 능력면에서도 다른 사람에게 뒤지지 않겠다는 생각을 도저히 저버릴 수가 없었다. 뒤지지 않을 뿐 아니라 훨씬 더 큰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분을 무어라고 했더라?... 아아, 그렇지, '자기 정신의 지배자' - 바로 이것이다. '자기 정신의 자배자'였다.&quot;<br>
- [살의], &lt;제9장&gt;, 프랜시스 아일즈, 1931.<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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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 또는 퀴즈를 풀듯이 범인을 추적하는 전통적인 추리소설의 구성을 벗어나, 살인자를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완전범죄'의 심리를 풀어내는 서술과 마지막에 그 범행을 역으로 뒤집어 추적하여(倒) 사건의 전모를 밝혀 서술하는(敍) '도서(倒敍;inverted)' 추리소설의 3대 고전은 영국 소설가 프랜시스 아일즈의 [살의](1931)로부터 시작된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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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아일즈(Francis Iles;1893~1971)는 본명 앤서니 버클리 콕스(Anthony Berkeley Cox)라는 영국 추리소설가가 쓴 필명으로, 본명으로도 작품을 발표하는 한편, 필명인 '아일즈'의 이름으로 낸 첫 작품이 [살의]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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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영국 어느 시골 의사 비클리가 오랫동안 본인을 무시하고 머슴처럼 부리던 여덟 살 연상의 귀족 가문 출신의 아내 줄리아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계획하며 실행하는 일련의 과정과 그 속의 공포심리를 묘사하는 이야기다. 살인자 본인의 이야기이므로 살인행위를 자기 '존재' 또는 '정체성' 확인 과정으로 합리화하고 있으며 결코 발각되지 않을 '완전범죄'로 혼자 철저히 합리화한다. 그러나 실은 중요한 단서들이 여기저기 새어나가고 런던 경시청의 러셀 경감에게 그 범죄의 '불완전성'이 추적되고 발각된다는 내용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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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상류 사립중학교 출신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그(비클리 박사) 자신은 사립중학 출신은 아니었다. 매일같이 옥스퍼드며 케임브릿지를 나온 사람들과 얼굴을 마주하지만, 그는 옥스퍼드 출신도, 케임브릿지 출신도 아니었다. 자기와 동등한 사회적 지위(개업의)에 있는 사람으로서 적어도 3대째 걸친 '신사(gentlemen)' 계급의 조상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자기가 '신사'라고 할 수 있는 신분이 된 것은 자기 때부터였다. 친구, 아는 사람, 또는 누추한 집에 살고 있는 환자에게도 인정을 받고 있는 어느 누구와 결혼한다 할지라도 그는 사회적으로 한갓 보잘 것 없는 사나이였다. 모르는 사람에 대해 물어볼 때면 언제나 '어떤 신분의 사람인가'였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는 아니었다. 그것이 유일한 판단의 기준이었다.&quot;<br>
- [살의], &lt;제2장&gt;, 프랜시스 아일즈, 1931.<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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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즈의 [살의]에서 비클리가 아내를 죽이게 된 직접적 동기는 다른 여인을 사랑하게 된 것으로 나오지만, 더 근원적으로는 의사가 된 보잘 것 없는 신분의 주인공이 귀족 가문의 여인과 혼인하면서 '신분상승'은 이루었음에도 일상적으로 무시당하고 사는 20세기 초 몰락해 가는 신분체계의 모순이 잠재되어 있다. 미스터리소설의 '원조'로 불리는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 [어셔가의 몰락](1839)의 내용도 기울어가는 기존 신분체계의 몰락을 대저택의 물리적 붕괴로 상징해내고 있는데, 프랜시스 아일즈의 [살의] 또한 그러한 시대정신의 연장선 상에 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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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아일즈의 [살의](1931)가 특이한 점은 '완전범죄'로 자기합리화하는 살인자 주인공이 그의 '악행(malice)'을 집요하고 은근하게 추적하는 민완형사와 검사장에 의해 기소되지만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석방되는 반전을 보여주다가, 마지막 &lt;에필로그&gt;에서 어이없는 '증거'로 인해 2차 범죄 혐의로 다시 체포되어 일사천리로 사형당하는 대반전으로 마무리되는 황당한 결말에 있다.<br>
​<br>
마지막 극적인 반전은 아내를 살해한 1차 범죄를 무마하기 위해 계획한 2차 집단 세균살인 계획에서 전혀 의도하지 않은 사람의 죽음에 대한 '누명'을 쓰고 사형당하게 되는 어처구니 없는 결말이기는 해도, 전체적으로 보면 악인에 대한 응당한 단죄라는 점에서 정당하다는 생각은 든다.<br>
​<br>
이와 같은 '도서 추리소설'의 전개과정과 서술방식은 프리먼 크로프츠의 [크로이든발 12시30분](1934)으로 이어진다. 크로프츠의 이 소설은 '도서 추리소설' 3대 고전 중 두번째 작품이다.<br>
<br>
크로프츠의 작품 [크로이든발 12시30분](1934)은 이전의 서평에서 소개하고 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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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 세번째 고전은 첫번째 작품인 프랜시스 아일즈의 [살의](1931)를 읽고는 이를 대놓고 따라 써보고자 한 역시 영국 작가 리처드 헐(Richard Hull;1896~1973)의 [백모 살인사건](1935)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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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정말로 나(에드워드)의 마음이 결정된 것은 그보다 조금 전이었다고 생각되지만, 아마도 그 순간(개싸움)이 결정적이었다고 할 수 있으리라. 그 이전이었다면 결심을 바꿀 수도 있었겠지만, 그때로서는 되돌리지 못할 만큼 마음이 굳어 버렸다.<br>
자동차를 심하게 몰아댐으로써 나를 모욕했던 다리 부근으로, 나를 비웃으며 서 있던 관목 언저리로, 큰어머니('백모')를 떨어뜨릴 결심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큰어머니가 상식에 벗어나리만큼 우상화하여 사랑하는 웨일스의 끝없이 쏟아지는 비 때문에 길이 미끄러웠다는 것도 어쩌면 한 구실을 할테지. 그러나 이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한 준비를 갖추는 문제에 이르면 그리 쉽지 않다. 이미 설명했듯이 혐의가 ('백모'의 유일한 상속자인) 나에게 걸리지 않도록 하는 일이 절대로 필요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quot;<br>
- [백모 살인사건], &lt;브레이크와 비스킷&gt;, 리처드 헐, 1935.<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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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본명이 리처드 헨리 샘프슨(Richard Henry Sampson;1896~1973)인 리처드 헐(Richard Hull)의 본업은 회계사였는데 '도서 추리소설'의 세번째 걸작이라 불리는 [백모 살인사건](1935)이 데뷔작이다. 이후 1939년부터 영국 해군성 경리 사무직으로 근무하면서 20여 편의 장편을 더 썼다고 한다.<br>
​<br>
그런데 리처드 헐의 [백모 살인사건]이 '도서 추리소설'의 '3대 고전' 중 하나로 꼽힌다지만, 이 작품의 '오마주'와 같은 프랜시스 아일즈의 [살의]와 프리먼 크로프츠의 [크로이든발 12시30분]에 비하면 좀 특이하게도 전혀 진지하지 않다. <br>
어찌보면 '추리소설' 같지 않기도 하고, 마치 약 16년 후 발표된 [호밀밭의 파수꾼](1951)을 쓴 미국 소설가 J.D.샐린저(Jerome David Salinger;1919~2010)가 리처드 헐의 [백모 살인사건](1935)을 오히려 '오마주'한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읽는 내내 다소 익살스럽다. <br>
<br>
[살의]의 주인공 비클리나 [크로이든발 12시30분]의 찰스는 '완전범죄' 살인을 계획하고 실현하는 과정에서 진지한 공포심리에 시종 휩싸이지만, [백모 살인사건]의 어설픈 살인미수자 에드워드는 그냥 얼빠진 청년으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에 나오는 정신나간 화자 홀든 콜필드의 멍청이 삼촌 뻘 되는 듯 하다.<br>
​<br>
여기에 '도서 추리소설'의 '공식' 같은 게 있는데, 살인을 계획하고 실행하려는 주인공의 주관적 '완전범죄'가 형사나 백모 등의 타인에 의해 객관적 '불완전범죄'로 드러나는 말미의 과정과 반전이 그것이다.<br>
​<br>
[살의]에서는 '불완전범죄'지만 법정에서 중거불충분으로 무죄가 되자마자 살인자 비클리가 곧바로 다시 의도치 않았던 누명을 쓰고 교수대로 가게 되는 대반전이 있다. 그것도 마지막 &lt;에필로그&gt; 두 페이지로 급반전을 보여준다. [크로이든발 12시30분] 또한 비슷한 플롯이다. 형사에 의해 소설 말미에 되짚어 밝혀지는 사건의 전모와 '완전범죄'라고 자부하던 살인자 주인공의 응징이 '도서 추리소설'의 '고전'적 전개과정인 것이다.<br>
​<br>
리처드 헐의 [백모 살인사건](1935) 또한 플롯은 비슷하다. 단지 리처드 헐의 방식대로 1인칭 화자가 등장하면서, 얼빠진 백수청년 에드워드가 자신을 속박하는 큰어머니(백모)를 어처구니 없이 죽이려고 세 차례나 시도하고 실패하는 과정을 기록한 비밀일기가 대부분의 내용을 이루고, 마지막 장에서는 어설픈 살해 위기에서 당연하게도 살아남게 되는 백모의 관점에서 쓴 &lt;큰어머니의 수기&gt;를 통해 에드워드의 무모한 계획의 실체가 되짚어 드러난다. 멍청이 에드워드의 일기에서는 '완전범죄'로 포장되지만, 어이없이 큰어머니의 손에까지 들어간 일기에 반박하는 &lt;큰어머니의 수기&gt;를 통해 '불완전범죄'로 전모가 역으로 되짚어('도서;倒敍;inverted')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br>
<br>
또 한편으로, '귀족' 가문은 아닌 듯 하나 웨일즈 시골의 '지역 유지' 정도 되는 듯한 파우엘 집안의 현대적 타락 또는 몰락을 멍청이 청년 에드워드를 통해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프랑스 '문학'을 사랑한다지만 제도화된 학교에서도 적응하지 못하고 산업화된 현대사회에서 성실근면한 노동도 거부하는 한 젊은이를 통해 무너져가는 구체제에 대한 비판적 묘사를 역시 수행하고 있다.<br>
<br>
<br>
&quot;남은 일은 이 (큰어머니의) '수기'에 제목을 붙이는 일 뿐입니다만, 내가 선택한 제목에 설명이 필요할 것 같군요. 'The Murder of My Aunt(백모의 살인)', '소유격(of)'으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즉 '큰어머니가 저지른 살인, 또는 큰어머니의 살인'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quot;<br>
- [백모 살인사건], &lt;큰어머니의 수기&gt;, 리처드 헐, 1935.<br>
​<br>
​<br>
[백모 살인사건]의 결말 또한 '도서 추리소설'의 '공식'대로 대반전이다. <br>
정신질환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친의 피를 유전적으로 물려받아 제정신이라 볼 수 없는 에드워드가 세번째 백모 독살계획이 이미 모든 과정을 알고 있던 큰어머니에 의해 현장에서 발각되면서 차를 몰고 도주하는 과정에서 그가 백모 살해의 첫번째 계획과 똑같은 방식으로 죽게 되는 반전이다. 에드워드가 첫번째 살인계획에서 백모 자동차의 브레이크 철사를 끊은 방식 그대로 백모가 그의 자동차에 조치를 미리 해둔 것으로 어찌보면 백모의 복수가 되겠다.<br>
​<br>
그러므로 살인사건의 전모는 소설의 제목이자 백모의 수기 제목인 'The Murder of My Aunt(백모 살인사건)' 자체에 내포되어 있다. 즉, 큰어머니(백모) 스스로 본인의 '수기'에 썼듯, '백모가 저지른 살인 또는 백모의(소유격 of) 살인'인 것이다.<br>
​<br>
어쨌든, 리처드 헐의 [백모 살인사건](1935)을 읽는 내내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1951)이 떠올랐다. 전자의 에드워드가 죽는 결말과 후자의 콜필드가 정신병원에 갇히는 결말은 이들의 캐릭터 자체에 이미 내재해 있는 필연의 결론이기도 하다.<br>
​<br>
어찌보면, 헐의 [백모 살인사건](1935)는 아일즈의 [살의](1931)를 '오마주'하기도 했지만, 또 다른 한편의 '패러디'가 아니었을까.<br>
​<br>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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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살의(殺意;Malice Aforethought)](1931), &lt;제2장&gt;, Francis Iles, 유영 옮김, &lt;동서문화사&gt;, 1977~2003.<br>
2. [크로이든발 12시30분(The 12:30 from Croydon)](1934), Freeman W. Crofts, 맹은빈 옮김, &lt;동서문화사&gt;, 1977~2003.<br>
3. [백모 살인사건(The Murder of My Aunt)](1935), Richard Hull, 백길선 옮김, &lt;동서문화사&gt;, 1977~2003.<br>
4. [호밀밭의 파수꾼(The Catcher in the Rye)](1951), Jerome David Salinger, 공경희 옮김, &lt;민음사&gt;, 2001.]]></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230/17/cover150/e39243552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2301701</link></image></item><item><author>beatrice1007</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倒敍;inverted)‘ 미스터리소설의 3대 고전(古典)‘ - [백모살인사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7415194/17358240</link><pubDate>Sat, 27 Jun 2026 15:2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7415194/1735824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701553&TPaperId=1735824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1/29/coveroff/8949701553_1.gif"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701553&TPaperId=1735824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백모살인사건</a><br/>리처드 헐 지음, 백길선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05월<br/></td></tr></table><br/>'도서(倒敍;inverted)' 미스터리소설의 3대 고전(古典)'<br>
- [살의]/[크로이든발 12시30분]/[백모 살인사건], 1931~1935.<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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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고전(古典)'을 읽고 소개해 보겠다는 포부를 안고, '주간 문사철(文史哲)'을 브런치와 블로그 등에 연재하는 내가 요 몇 주를 하염없이 '추리소설'들만 붙잡고 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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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어린 시절 나를 책으로 인도한 쟝르가 '추리소설'이기는 했지만, 2~30대를 지나 40대 초반까지의 나는 주로 마르크스주의에 기반한 사회과학 서적을 주로 읽었고, 그 당시의 내가 꼽은 '고전(古典)'이란 문사철(文史哲)' 중 거의 '역사와 철학(史哲)' 분야에 가까웠다. 그러다가 브런치를 통해 본격 '서평가'를 자임하면서 주로 읽은 책은 '역사(史)'로 수렴되었다. <br>
지금의 내게 모든 책은 '역사책'이다. 미술도 음식도 전쟁도 모두 내겐 '역사'다. <br>
그러므로 내가 읽는 모든 '고전'은 '역사책'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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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부터 마을 뒷산인 초안산 종주산책을 했고, 그 길의 끝으로 이어지는 도봉문화정보센터 마을도서관에서 &lt;동서미스터리북스&gt; 전집을 발견했으며, 6월이 다 지나고 있는 현재까지 '미스터리소설' 또는 '추리소설'을 읽고 있는 지금, 내게 '추리소설' 또한 '역사책'이고 '고전'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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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에서 최근에 도착한 지점이 바로,<br>
'도서(倒敍;inverted)' 미스터리소설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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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줄리아(비클리의 부인)가 죽은 다음부터 사람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사실을 비클리 박사 자신이 가장 뚜렷이 인정했다. 단 하나의 행동(살인)이 자신에 대한 생각을 이처럼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는 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그는 자기의 '존재'를 주장했을 뿐이다. 이번만큼은 그의 생각을 밀고 나가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으며 능력면에서도 다른 사람에게 뒤지지 않겠다는 생각을 도저히 저버릴 수가 없었다. 뒤지지 않을 뿐 아니라 훨씬 더 큰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분을 무어라고 했더라?... 아아, 그렇지, '자기 정신의 지배자' - 바로 이것이다. '자기 정신의 자배자'였다.&quot;<br>
- [살의], &lt;제9장&gt;, 프랜시스 아일즈, 1931.<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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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 또는 퀴즈를 풀듯이 범인을 추적하는 전통적인 추리소설의 구성을 벗어나, 살인자를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완전범죄'의 심리를 풀어내는 서술과 마지막에 그 범행을 역으로 뒤집어 추적하여(倒) 사건의 전모를 밝혀 서술하는(敍) '도서(倒敍;inverted)' 추리소설의 3대 고전은 영국 소설가 프랜시스 아일즈의 [살의](1931)로부터 시작된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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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아일즈(Francis Iles;1893~1971)는 본명 앤서니 버클리 콕스(Anthony Berkeley Cox)라는 영국 추리소설가가 쓴 필명으로, 본명으로도 작품을 발표하는 한편, 필명인 '아일즈'의 이름으로 낸 첫 작품이 [살의]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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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영국 어느 시골 의사 비클리가 오랫동안 본인을 무시하고 머슴처럼 부리던 여덟 살 연상의 귀족 가문 출신의 아내 줄리아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계획하며 실행하는 일련의 과정과 그 속의 공포심리를 묘사하는 이야기다. 살인자 본인의 이야기이므로 살인행위를 자기 '존재' 또는 '정체성' 확인 과정으로 합리화하고 있으며 결코 발각되지 않을 '완전범죄'로 혼자 철저히 합리화한다. 그러나 실은 중요한 단서들이 여기저기 새어나가고 런던 경시청의 러셀 경감에게 그 범죄의 '불완전성'이 추적되고 발각된다는 내용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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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상류 사립중학교 출신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그(비클리 박사) 자신은 사립중학 출신은 아니었다. 매일같이 옥스퍼드며 케임브릿지를 나온 사람들과 얼굴을 마주하지만, 그는 옥스퍼드 출신도, 케임브릿지 출신도 아니었다. 자기와 동등한 사회적 지위(개업의)에 있는 사람으로서 적어도 3대째 걸친 '신사(gentlemen)' 계급의 조상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자기가 '신사'라고 할 수 있는 신분이 된 것은 자기 때부터였다. 친구, 아는 사람, 또는 누추한 집에 살고 있는 환자에게도 인정을 받고 있는 어느 누구와 결혼한다 할지라도 그는 사회적으로 한갓 보잘 것 없는 사나이였다. 모르는 사람에 대해 물어볼 때면 언제나 '어떤 신분의 사람인가'였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는 아니었다. 그것이 유일한 판단의 기준이었다.&quot;<br>
- [살의], &lt;제2장&gt;, 프랜시스 아일즈, 1931.<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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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즈의 [살의]에서 비클리가 아내를 죽이게 된 직접적 동기는 다른 여인을 사랑하게 된 것으로 나오지만, 더 근원적으로는 의사가 된 보잘 것 없는 신분의 주인공이 귀족 가문의 여인과 혼인하면서 '신분상승'은 이루었음에도 일상적으로 무시당하고 사는 20세기 초 몰락해 가는 신분체계의 모순이 잠재되어 있다. 미스터리소설의 '원조'로 불리는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 [어셔가의 몰락](1839)의 내용도 기울어가는 기존 신분체계의 몰락을 대저택의 물리적 붕괴로 상징해내고 있는데, 프랜시스 아일즈의 [살의] 또한 그러한 시대정신의 연장선 상에 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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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아일즈의 [살의](1931)가 특이한 점은 '완전범죄'로 자기합리화하는 살인자 주인공이 그의 '악행(malice)'을 집요하고 은근하게 추적하는 민완형사와 검사장에 의해 기소되지만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석방되는 반전을 보여주다가, 마지막 &lt;에필로그&gt;에서 어이없는 '증거'로 인해 2차 범죄 혐의로 다시 체포되어 일사천리로 사형당하는 대반전으로 마무리되는 황당한 결말에 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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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극적인 반전은 아내를 살해한 1차 범죄를 무마하기 위해 계획한 2차 집단 세균살인 계획에서 전혀 의도하지 않은 사람의 죽음에 대한 '누명'을 쓰고 사형당하게 되는 어처구니 없는 결말이기는 해도, 전체적으로 보면 악인에 대한 응당한 단죄라는 점에서 정당하다는 생각은 든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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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도서 추리소설'의 전개과정과 서술방식은 프리먼 크로프츠의 [크로이든발 12시30분](1934)으로 이어진다. 크로프츠의 이 소설은 '도서 추리소설' 3대 고전 중 두번째 작품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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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프츠의 작품 [크로이든발 12시30분](1934)은 이전의 서평에서 소개하고 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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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 세번째 고전은 첫번째 작품인 프랜시스 아일즈의 [살의](1931)를 읽고는 이를 대놓고 따라 써보고자 한 역시 영국 작가 리처드 헐(Richard Hull;1896~1973)의 [백모 살인사건](1935)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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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정말로 나(에드워드)의 마음이 결정된 것은 그보다 조금 전이었다고 생각되지만, 아마도 그 순간(개싸움)이 결정적이었다고 할 수 있으리라. 그 이전이었다면 결심을 바꿀 수도 있었겠지만, 그때로서는 되돌리지 못할 만큼 마음이 굳어 버렸다.<br>
자동차를 심하게 몰아댐으로써 나를 모욕했던 다리 부근으로, 나를 비웃으며 서 있던 관목 언저리로, 큰어머니('백모')를 떨어뜨릴 결심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큰어머니가 상식에 벗어나리만큼 우상화하여 사랑하는 웨일스의 끝없이 쏟아지는 비 때문에 길이 미끄러웠다는 것도 어쩌면 한 구실을 할테지. 그러나 이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한 준비를 갖추는 문제에 이르면 그리 쉽지 않다. 이미 설명했듯이 혐의가 ('백모'의 유일한 상속자인) 나에게 걸리지 않도록 하는 일이 절대로 필요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quot;<br>
- [백모 살인사건], &lt;브레이크와 비스킷&gt;, 리처드 헐, 1935.<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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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이 리처드 헨리 샘프슨(Richard Henry Sampson;1896~1973)인 리처드 헐(Richard Hull)의 본업은 회계사였는데 '도서 추리소설'의 세번째 걸작이라 불리는 [백모 살인사건](1935)이 데뷔작이다. 이후 1939년부터 영국 해군성 경리 사무직으로 근무하면서 20여 편의 장편을 더 썼다고 한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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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리처드 헐의 [백모 살인사건]이 '도서 추리소설'의 '3대 고전' 중 하나로 꼽힌다지만, 이 작품의 '오마주'와 같은 프랜시스 아일즈의 [살의]와 프리먼 크로프츠의 [크로이든발 12시30분]에 비하면 좀 특이하게도 전혀 진지하지 않다. <br>
어찌보면 '추리소설' 같지 않기도 하고, 마치 약 16년 후 발표된 [호밀밭의 파수꾼](1951)을 쓴 미국 소설가 J.D.샐린저(Jerome David Salinger;1919~2010)가 리처드 헐의 [백모 살인사건](1935)을 오히려 '오마주'한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읽는 내내 다소 익살스럽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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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의]의 주인공 비클리나 [크로이든발 12시30분]의 찰스는 '완전범죄' 살인을 계획하고 실현하는 과정에서 진지한 공포심리에 시종 휩싸이지만, [백모 살인사건]의 어설픈 살인미수자 에드워드는 그냥 얼빠진 청년으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에 나오는 정신나간 화자 홀든 콜필드의 멍청이 삼촌 뻘 되는 듯 하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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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도서 추리소설'의 '공식' 같은 게 있는데, 살인을 계획하고 실행하려는 주인공의 주관적 '완전범죄'가 형사나 백모 등의 타인에 의해 객관적 '불완전범죄'로 드러나는 말미의 과정과 반전이 그것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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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의]에서는 '불완전범죄'지만 법정에서 중거불충분으로 무죄가 되자마자 살인자 비클리가 곧바로 다시 의도치 않았던 누명을 쓰고 교수대로 가게 되는 대반전이 있다. 그것도 마지막 &lt;에필로그&gt; 두 페이지로 급반전을 보여준다. [크로이든발 12시30분] 또한 비슷한 플롯이다. 형사에 의해 소설 말미에 되짚어 밝혀지는 사건의 전모와 '완전범죄'라고 자부하던 살인자 주인공의 응징이 '도서 추리소설'의 '고전'적 전개과정인 것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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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헐의 [백모 살인사건](1935) 또한 플롯은 비슷하다. 단지 리처드 헐의 방식대로 1인칭 화자가 등장하면서, 얼빠진 백수청년 에드워드가 자신을 속박하는 큰어머니(백모)를 어처구니 없이 죽이려고 세 차례나 시도하고 실패하는 과정을 기록한 비밀일기가 대부분의 내용을 이루고, 마지막 장에서는 어설픈 살해 위기에서 당연하게도 살아남게 되는 백모의 관점에서 쓴 &lt;큰어머니의 수기&gt;를 통해 에드워드의 무모한 계획의 실체가 되짚어 드러난다. 멍청이 에드워드의 일기에서는 '완전범죄'로 포장되지만, 어이없이 큰어머니의 손에까지 들어간 일기에 반박하는 &lt;큰어머니의 수기&gt;를 통해 '불완전범죄'로 전모가 역으로 되짚어('도서;倒敍;inverted')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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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편으로, '귀족' 가문은 아닌 듯 하나 웨일즈 시골의 '지역 유지' 정도 되는 듯한 파우엘 집안의 현대적 타락 또는 몰락을 멍청이 청년 에드워드를 통해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프랑스 '문학'을 사랑한다지만 제도화된 학교에서도 적응하지 못하고 산업화된 현대사회에서 성실근면한 노동도 거부하는 한 젊은이를 통해 무너져가는 구체제에 대한 비판적 묘사를 역시 수행하고 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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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남은 일은 이 (큰어머니의) '수기'에 제목을 붙이는 일 뿐입니다만, 내가 선택한 제목에 설명이 필요할 것 같군요. 'The Murder of My Aunt(백모의 살인)', '소유격(of)'으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즉 '큰어머니가 저지른 살인, 또는 큰어머니의 살인'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quot;<br>
- [백모 살인사건], &lt;큰어머니의 수기&gt;, 리처드 헐, 1935.<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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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모 살인사건]의 결말 또한 '도서 추리소설'의 '공식'대로 대반전이다. <br>
정신질환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친의 피를 유전적으로 물려받아 제정신이라 볼 수 없는 에드워드가 세번째 백모 독살계획이 이미 모든 과정을 알고 있던 큰어머니에 의해 현장에서 발각되면서 차를 몰고 도주하는 과정에서 그가 백모 살해의 첫번째 계획과 똑같은 방식으로 죽게 되는 반전이다. 에드워드가 첫번째 살인계획에서 백모 자동차의 브레이크 철사를 끊은 방식 그대로 백모가 그의 자동차에 조치를 미리 해둔 것으로 어찌보면 백모의 복수가 되겠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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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살인사건의 전모는 소설의 제목이자 백모의 수기 제목인 'The Murder of My Aunt(백모 살인사건)' 자체에 내포되어 있다. 즉, 큰어머니(백모) 스스로 본인의 '수기'에 썼듯, '백모가 저지른 살인 또는 백모의(소유격 of) 살인'인 것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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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리처드 헐의 [백모 살인사건](1935)을 읽는 내내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1951)이 떠올랐다. 전자의 에드워드가 죽는 결말과 후자의 콜필드가 정신병원에 갇히는 결말은 이들의 캐릭터 자체에 이미 내재해 있는 필연의 결론이기도 하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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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헐의 [백모 살인사건](1935)는 아일즈의 [살의](1931)를 '오마주'하기도 했지만, 또 다른 한편의 '패러디'가 아니었을까.<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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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살의(殺意;Malice Aforethought)](1931), &lt;제2장&gt;, Francis Iles, 유영 옮김, &lt;동서문화사&gt;, 1977~2003.<br>
2. [크로이든발 12시30분(The 12:30 from Croydon)](1934), Freeman W. Crofts, 맹은빈 옮김, &lt;동서문화사&gt;, 1977~2003.<br>
3. [백모 살인사건(The Murder of My Aunt)](1935), Richard Hull, 백길선 옮김, &lt;동서문화사&gt;, 1977~2003.<br>
4. [호밀밭의 파수꾼(The Catcher in the Rye)](1951), Jerome David Salinger, 공경희 옮김, &lt;민음사&gt;, 2001.]]></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1/29/cover150/8949701553_1.gif</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12993</link></image></item><item><author>beatrice1007</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倒敍;inverted)‘ 미스터리소설의 3대 고전(古典)‘ - [크로이든 발 12시 30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77415194/17358233</link><pubDate>Sat, 27 Jun 2026 15:2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77415194/1735823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701626&TPaperId=1735823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1/55/coveroff/8949701626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701626&TPaperId=1735823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크로이든 발 12시 30분</a><br/>프리먼 윌스 크로프츠 지음, 맹은빈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06월<br/></td></tr></table><br/>'도서(倒敍;inverted)' 미스터리소설의 3대 고전(古典)'<br>
- [살의]/[크로이든발 12시30분]/[백모 살인사건], 1931~1935.<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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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고전(古典)'을 읽고 소개해 보겠다는 포부를 안고, '주간 문사철(文史哲)'을 브런치와 블로그 등에 연재하는 내가 요 몇 주를 하염없이 '추리소설'들만 붙잡고 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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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어린 시절 나를 책으로 인도한 쟝르가 '추리소설'이기는 했지만, 2~30대를 지나 40대 초반까지의 나는 주로 마르크스주의에 기반한 사회과학 서적을 주로 읽었고, 그 당시의 내가 꼽은 '고전(古典)'이란 문사철(文史哲)' 중 거의 '역사와 철학(史哲)' 분야에 가까웠다. 그러다가 브런치를 통해 본격 '서평가'를 자임하면서 주로 읽은 책은 '역사(史)'로 수렴되었다. <br>
지금의 내게 모든 책은 '역사책'이다. 미술도 음식도 전쟁도 모두 내겐 '역사'다. <br>
그러므로 내가 읽는 모든 '고전'은 '역사책'이다.<br>
<br>
2026년 3월부터 마을 뒷산인 초안산 종주산책을 했고, 그 길의 끝으로 이어지는 도봉문화정보센터 마을도서관에서 &lt;동서미스터리북스&gt; 전집을 발견했으며, 6월이 다 지나고 있는 현재까지 '미스터리소설' 또는 '추리소설'을 읽고 있는 지금, 내게 '추리소설' 또한 '역사책'이고 '고전'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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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에서 최근에 도착한 지점이 바로,<br>
'도서(倒敍;inverted)' 미스터리소설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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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줄리아(비클리의 부인)가 죽은 다음부터 사람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사실을 비클리 박사 자신이 가장 뚜렷이 인정했다. 단 하나의 행동(살인)이 자신에 대한 생각을 이처럼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는 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그는 자기의 '존재'를 주장했을 뿐이다. 이번만큼은 그의 생각을 밀고 나가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으며 능력면에서도 다른 사람에게 뒤지지 않겠다는 생각을 도저히 저버릴 수가 없었다. 뒤지지 않을 뿐 아니라 훨씬 더 큰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분을 무어라고 했더라?... 아아, 그렇지, '자기 정신의 지배자' - 바로 이것이다. '자기 정신의 자배자'였다.&quot;<br>
- [살의], &lt;제9장&gt;, 프랜시스 아일즈, 1931.<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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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 또는 퀴즈를 풀듯이 범인을 추적하는 전통적인 추리소설의 구성을 벗어나, 살인자를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완전범죄'의 심리를 풀어내는 서술과 마지막에 그 범행을 역으로 뒤집어 추적하여(倒) 사건의 전모를 밝혀 서술하는(敍) '도서(倒敍;inverted)' 추리소설의 3대 고전은 영국 소설가 프랜시스 아일즈의 [살의](1931)로부터 시작된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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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아일즈(Francis Iles;1893~1971)는 본명 앤서니 버클리 콕스(Anthony Berkeley Cox)라는 영국 추리소설가가 쓴 필명으로, 본명으로도 작품을 발표하는 한편, 필명인&nbsp;'아일즈'의 이름으로 낸 첫 작품이 [살의]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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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영국 어느 시골 의사 비클리가 오랫동안 본인을 무시하고 머슴처럼 부리던 여덟 살 연상의 귀족 가문 출신의 아내 줄리아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계획하며 실행하는 일련의 과정과 그 속의 공포심리를 묘사하는 이야기다. 살인자 본인의 이야기이므로 살인행위를 자기 '존재' 또는 '정체성' 확인 과정으로 합리화하고 있으며 결코 발각되지 않을 '완전범죄'로 혼자 철저히 합리화한다. 그러나 실은 중요한 단서들이 여기저기 새어나가고 런던 경시청의 러셀 경감에게 그 범죄의 '불완전성'이 추적되고 발각된다는 내용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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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상류 사립중학교 출신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그(비클리 박사) 자신은 사립중학 출신은 아니었다. 매일같이 옥스퍼드며 케임브릿지를 나온 사람들과 얼굴을 마주하지만, 그는 옥스퍼드 출신도, 케임브릿지 출신도 아니었다. 자기와 동등한 사회적 지위(개업의)에 있는 사람으로서 적어도 3대째 걸친 '신사(gentlemen)' 계급의 조상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자기가 '신사'라고 할 수 있는 신분이 된 것은 자기 때부터였다. 친구, 아는 사람, 또는 누추한 집에 살고 있는 환자에게도 인정을 받고 있는 어느 누구와 결혼한다 할지라도 그는 사회적으로 한갓 보잘 것 없는 사나이였다. 모르는 사람에 대해 물어볼 때면 언제나 '어떤 신분의 사람인가'였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는 아니었다. 그것이 유일한 판단의 기준이었다.&quot;<br>
- [살의], &lt;제2장&gt;, 프랜시스 아일즈, 1931.<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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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즈의 [살의]에서 비클리가 아내를 죽이게 된 직접적 동기는 다른 여인을 사랑하게 된 것으로 나오지만, 더 근원적으로는 의사가 된 보잘 것 없는 신분의 주인공이 귀족 가문의 여인과 혼인하면서 '신분상승'은 이루었음에도 일상적으로 무시당하고 사는 20세기 초 몰락해 가는 신분체계의 모순이 잠재되어 있다. 미스터리소설의 '원조'로 불리는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 [어셔가의 몰락](1839)의 내용도 기울어가는 기존 신분체계의 몰락을 대저택의 물리적 붕괴로 상징해내고 있는데, 프랜시스 아일즈의 [살의] 또한 그러한 시대정신의 연장선 상에 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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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아일즈의 [살의](1931)가 특이한 점은 '완전범죄'로 자기합리화하는 살인자 주인공이 그의 '악행(malice)'을 집요하고 은근하게 추적하는 민완형사와 검사장에 의해 기소되지만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석방되는 반전을 보여주다가, 마지막 &lt;에필로그&gt;에서 어이없는 '증거'로 인해 2차 범죄 혐의로 다시 체포되어 일사천리로 사형당하는 대반전으로 마무리되는 황당한 결말에 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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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극적인 반전은 아내를 살해한 1차 범죄를 무마하기 위해 계획한 2차 집단 세균살인 계획에서 전혀 의도하지 않은 사람의 죽음에 대한 '누명'을 쓰고 사형당하게 되는 어처구니 없는 결말이기는 해도, 전체적으로 보면 악인에 대한 응당한 단죄라는 점에서 정당하다는 생각은 든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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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도서 추리소설'의 전개과정과 서술방식은 프리먼 크로프츠의 [크로이든발 12시30분](1934)으로 이어진다. 크로프츠의 이 소설은 '도서 추리소설' 3대 고전 중 두번째 작품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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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프츠의 작품 [크로이든발 12시30분](1934)은 이전의 서평에서 소개하고 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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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 세번째 고전은 첫번째 작품인 프랜시스 아일즈의 [살의](1931)를 읽고는 이를 대놓고 따라 써보고자 한 역시 영국 작가 리처드 헐(Richard Hull;1896~1973)의 [백모 살인사건](1935)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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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정말로 나(에드워드)의 마음이 결정된 것은 그보다 조금 전이었다고 생각되지만, 아마도 그 순간(개싸움)이 결정적이었다고 할 수 있으리라. 그 이전이었다면 결심을 바꿀 수도 있었겠지만, 그때로서는 되돌리지 못할 만큼 마음이 굳어 버렸다.<br>
자동차를 심하게 몰아댐으로써 나를 모욕했던 다리 부근으로, 나를 비웃으며 서 있던 관목 언저리로, 큰어머니('백모')를 떨어뜨릴 결심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큰어머니가 상식에 벗어나리만큼 우상화하여 사랑하는 웨일스의 끝없이 쏟아지는 비 때문에 길이 미끄러웠다는 것도 어쩌면 한 구실을 할테지. 그러나 이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한 준비를 갖추는 문제에 이르면 그리 쉽지 않다. 이미 설명했듯이 혐의가 ('백모'의 유일한 상속자인) 나에게 걸리지 않도록 하는 일이 절대로 필요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quot;<br>
- [백모 살인사건], &lt;브레이크와 비스킷&gt;, 리처드 헐, 1935.<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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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이 리처드 헨리 샘프슨(Richard Henry Sampson;1896~1973)인 리처드 헐(Richard Hull)의 본업은 회계사였는데 '도서 추리소설'의 세번째 걸작이라 불리는 [백모 살인사건](1935)이 데뷔작이다. 이후 1939년부터 영국 해군성 경리 사무직으로 근무하면서 20여 편의 장편을 더 썼다고 한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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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리처드 헐의 [백모 살인사건]이 '도서 추리소설'의 '3대 고전' 중 하나로 꼽힌다지만, 이 작품의 '오마주'와 같은 프랜시스 아일즈의 [살의]와 프리먼 크로프츠의 [크로이든발 12시30분]에 비하면 좀 특이하게도 전혀 진지하지 않다. <br>
어찌보면 '추리소설' 같지 않기도 하고, 마치 약 16년 후 발표된 [호밀밭의 파수꾼](1951)을 쓴 미국 소설가 J.D.샐린저(Jerome David Salinger;1919~2010)가 리처드 헐의 [백모 살인사건](1935)을 오히려 '오마주'한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읽는 내내 다소 익살스럽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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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의]의 주인공 비클리나 [크로이든발 12시30분]의 찰스는 '완전범죄' 살인을 계획하고 실현하는 과정에서 진지한 공포심리에 시종 휩싸이지만, [백모 살인사건]의 어설픈 살인미수자 에드워드는 그냥 얼빠진 청년으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에 나오는 정신나간 화자 홀든 콜필드의 멍청이 삼촌 뻘 되는 듯 하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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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도서 추리소설'의 '공식' 같은 게 있는데, 살인을 계획하고 실행하려는 주인공의 주관적 '완전범죄'가 형사나 백모 등의 타인에 의해 객관적 '불완전범죄'로 드러나는 말미의 과정과 반전이 그것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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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의]에서는 '불완전범죄'지만 법정에서 중거불충분으로 무죄가 되자마자 살인자 비클리가 곧바로 다시 의도치 않았던 누명을 쓰고 교수대로 가게 되는 대반전이 있다. 그것도 마지막 &lt;에필로그&gt; 두 페이지로 급반전을 보여준다. [크로이든발 12시30분] 또한 비슷한 플롯이다. 형사에 의해 소설 말미에 되짚어 밝혀지는 사건의 전모와 '완전범죄'라고 자부하던 살인자 주인공의 응징이 '도서 추리소설'의 '고전'적 전개과정인 것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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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헐의 [백모 살인사건](1935) 또한 플롯은 비슷하다. 단지 리처드 헐의 방식대로 1인칭 화자가 등장하면서, 얼빠진 백수청년 에드워드가 자신을 속박하는 큰어머니(백모)를 어처구니 없이 죽이려고 세 차례나 시도하고 실패하는 과정을 기록한 비밀일기가 대부분의 내용을 이루고, 마지막 장에서는 어설픈 살해 위기에서 당연하게도 살아남게 되는 백모의 관점에서 쓴 &lt;큰어머니의 수기&gt;를 통해 에드워드의 무모한 계획의 실체가 되짚어 드러난다. 멍청이 에드워드의 일기에서는 '완전범죄'로 포장되지만, 어이없이 큰어머니의 손에까지 들어간 일기에 반박하는 &lt;큰어머니의 수기&gt;를 통해 '불완전범죄'로 전모가 역으로 되짚어('도서;倒敍;inverted')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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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편으로, '귀족' 가문은 아닌 듯 하나 웨일즈 시골의 '지역 유지' 정도 되는 듯한 파우엘 집안의 현대적 타락 또는 몰락을 멍청이 청년 에드워드를 통해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프랑스 '문학'을 사랑한다지만 제도화된 학교에서도 적응하지 못하고 산업화된 현대사회에서 성실근면한 노동도 거부하는 한 젊은이를 통해 무너져가는 구체제에 대한 비판적 묘사를 역시 수행하고 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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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남은 일은 이 (큰어머니의) '수기'에 제목을 붙이는 일 뿐입니다만, 내가 선택한 제목에 설명이 필요할 것 같군요. 'The Murder of My Aunt(백모의 살인)', '소유격(of)'으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즉 '큰어머니가 저지른 살인, 또는 큰어머니의 살인'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quot;<br>
- [백모 살인사건], &lt;큰어머니의 수기&gt;, 리처드 헐, 1935.<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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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모 살인사건]의 결말 또한 '도서 추리소설'의 '공식'대로 대반전이다. <br>
정신질환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친의 피를 유전적으로 물려받아 제정신이라 볼 수 없는 에드워드가 세번째 백모 독살계획이 이미 모든 과정을 알고 있던 큰어머니에 의해 현장에서 발각되면서 차를 몰고 도주하는 과정에서 그가 백모 살해의 첫번째 계획과 똑같은 방식으로 죽게 되는 반전이다. 에드워드가 첫번째 살인계획에서 백모 자동차의 브레이크 철사를 끊은 방식 그대로 백모가 그의 자동차에 조치를 미리 해둔 것으로 어찌보면 백모의 복수가 되겠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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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살인사건의 전모는 소설의 제목이자 백모의 수기 제목인 'The Murder of My Aunt(백모 살인사건)' 자체에 내포되어 있다. 즉, 큰어머니(백모) 스스로 본인의 '수기'에 썼듯, '백모가 저지른 살인 또는 백모의(소유격 of) 살인'인 것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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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리처드 헐의 [백모 살인사건](1935)을 읽는 내내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1951)이 떠올랐다. 전자의 에드워드가 죽는 결말과 후자의 콜필드가 정신병원에 갇히는 결말은 이들의 캐릭터 자체에 이미 내재해 있는 필연의 결론이기도 하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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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헐의 [백모 살인사건](1935)는 아일즈의 [살의](1931)를 '오마주'하기도 했지만, 또 다른 한편의 '패러디'가 아니었을까.<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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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살의(殺意;Malice Aforethought)](1931), &lt;제2장&gt;, Francis Iles, 유영 옮김, &lt;동서문화사&gt;, 1977~2003.<br>
2. [크로이든발 12시30분(The 12:30 from Croydon)](1934), Freeman W. Crofts, 맹은빈 옮김, &lt;동서문화사&gt;, 1977~2003.<br>
3. [백모 살인사건(The Murder of My Aunt)](1935), Richard Hull, 백길선 옮김, &lt;동서문화사&gt;, 1977~2003.<br>
4. [호밀밭의 파수꾼(The Catcher in the Rye)](1951), Jerome David Salinger, 공경희 옮김, &lt;민음사&gt;, 2001.]]></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1/55/cover150/8949701626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15550</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