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여정 - 부와 불평등의 기원 그리고 우리의 미래
오데드 갤로어 지음, 장경덕 옮김 / 시공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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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제외하고는 문학과 철학, 예술 분야의 걸작을 만들거나 쟁기와 바퀴, 나침반, 증기기관, 전신, 비행기, 인터넷을 발명할 수 있는 뇌를 가진 종은 지구상에 없다. 강력한 뇌가 명백한 이점을 가졌음에도 왜 자연계에선 이토록 드물게 나타났을까? 강력한 뇌의 약점 두 가지에서 찾을 수 있다.

출처 Cell Press

첫째, 에너지 소모가 크다.

인류의 뇌 무게는 체중의 2% 밖에 안 되지만 에너지의 20%를 소비한다.

둘째, 크기 때문에 태아의 머리가 산도를 통과하기 어려워진다.

이로 인해 인류 뇌는 다른 종의 뇌보다 더 '주름 잡혀' 압축됐으며, 인류 아기는 성숙기에 이르는 몇 년간 미세 조정이 필요한 '반쯤 여문' 뇌를 가지고 태어난다.

인류가 진화를 통해 섭취할 수 있는 자연의 산물은 동물 젖뿐만이 아니다.

비슷한 돌연변이로 녹말을 소화할 수 있어 그에 따라 인류가 빵을 먹을 수 있었다.

물론 인류의 적응은 먹을거리 확장에만 그치지 않는다.

공간이 더 조밀해지고 동물의 가축화가 늘면서 감염병이 더 널리 퍼지니 그에 대한 저항력도 강해졌다.

그에 힘입어 일부 사회에서는 말라리아에 대한 타고난 면역력을 가졌다.

출처 Food Safety News

호모사피엔스 출현 이후 거의 30만 년간 1인당 소득은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을 넘길까 말까 했고, 전염병(흑사병과 같은)과 기근은 흔한 일이었다. 또한 아기 넷 중 한 명은 첫돌에 이르지 못했고 산모는 출산 중에 죽는 경우가 흔했으며, 기대수명은 40세를 넘는 경우가 드물었다.


서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 다양한 사회계층의 생활수준이 역사적으로 전례 없이 급속한 향상을 보이기 시작했고, 뒤이어 전 세계의 다른 지역도 이런 과정을 경험했다. 놀랍게도 19세기가 밝아 온 후 전 세계 1인당 소득은 14배로 치솟았고 기대수명은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출처 한국경제

맬서스 연대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라고 할 만한 기간에 일어난 엄청난 변화였다.

맬서스 연대 중 출산율이 높고 환경에 대한 적응 속도가 인구 구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을 시기에는 자녀를 적게 낳되 그들의 생존 가능성에 투자하려는 성향이 뚜렷한 개인이 우세해졌을 것이다.

기술적 혁신은 더 많은 인구를 떠받치면서 인류가 생태적·기술적 환경에 적응하도록 자극했으며, 규모와 적응력을 키운 인구는 다시 신기술을 고안하고 환경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도록 역량을 키웠다. 이것이 인류사 표면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규모로 혁신의 폭발을 불러 온 것 역시 변화의 수레바퀴였다. 산업혁명은 그러한 혁신의 폭발이었다.

출처 Local Histories

산업혁명은 증기의 시대도 아니고, 면화의 시대도 아니며, 철의 시대도 아니었다.

그것은 진보의 시대였다.

Deirdre McCloskey

생산과정에서 진행 중인 기술적 변화는 산업 생산성을 높이는 데 인적자본을 결정적 요소가 되도록 했다.

산업혁명으로 인적자본의 가치가 잠식되고 생산수단을 소유한 이들이 노동자를 더 모질게 착취할 것이란 마르크스의 추측과는 정반대였다. 그러므로 공산주의 혁명 대신 산업화가 촉발한 대중교육 혁명이 이뤄졌다.

대중교육 혁명 이후 자본가의 이윤율은 더 줄어들지 않고, 노동자의 임금이 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마르크스주의의 심장을 고동치게 하던 계급투쟁은 마침내 퇴조하기 시작했다. 즉, 기술이 역동적으로 변하는 환경에선 보편적 대중교육이 기업주와 노동자 모두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전 세계의 산업사회는 공교육 제공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서구적 현대성의 다른 측면에 대해 저항하던 이들도 공교육만은 지지했다. 다만 노동자가 새로이 배운 기술로 다른 직장을 찾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었으므로, 산업가는 잠재적 노동자 대상 교육에 투자하기를 꺼렸다.

출처 The Collector

마르크스가 계급투쟁의 유령이 나타나리라 예언한 후 50년이 지났을 때, 노동자의 임금은 올랐고 계급의 경계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대중교육이 이뤄지면서 더 많은 이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모르는 사이에 널이 퍼진 관행이었던 아동노동이 사라졌다.


자녀를 적게 낳되 교육에 더 투자하는 쪽을 선택한 부모의 경우, 인적자본이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영향만을 염두에 두고 그러한 선택을 한 건 아니었다.

인적자본 투자와 공교육 제공이 인구변천과 나란히 일어난 것 역시 우연이 아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중요하게 작용한 요인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성별 임금격차가 줄어들고 여성의 유급 고용이 증가한 것이었다.

미국과 영국에서 임금 차별이 불법화된 후 반세시가 넘게 지났고, 이젠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교육 수준에 이른 것이 사실임에도 오늘날 세계의 많은 여성은 평균적으로 남성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다.

고임금 부문과 고위직에 남성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고용되고, 육아휴직이 경력 계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노골적 형태의 성차별이 아직 남은 탓이다.

출처 Social Work Today

최근 몇 십년간 수많은 개발도상국이 성장의 시대에 합류하고 세계의 수입억 명이 굶주림과 질병, 삶의 불안정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새로운 위험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바로 지구온난화다.

미국 MS의 창업자로 이젠 과학기술 전문가, 기업계 지도자이면서 자선가인 빌 게이츠는 이러게 말했다.

앞으로 10년 동안 우리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제거하는 길로 이끌 기술과 정책, 시장구조에 집중해야 합니다.

게이츠가 집중하고자 한 정책과 구조에는 세계적으로 성 평등을 촉진하고 교육의 문호를 넓히며, 이에 더해 피임약 이용을 쉽게 해 출산율을 낮추는 작업이 포함돼야 한다.

청정에너지 기술과 환경 규제는 집행하고 관리하는 데 돈이 많이 들지만, 출산율을 낮추는 정책은 환경 보존과 더불어 경제 성장의 혜택까지도 주기 때문이다.

출처 통계청 / new1

♬출산율이 0.78인 우리나라는 현재 좋은 상황인가???잠시 혼란스러웠다.

인류 기대수명이 급속히 늘고 사망률이 낮아짐에 따라 교육투자의 수익을 얻을 기간이 길어져, 인적자본 투자 증가와 출산율 감소를 더욱 촉진했다. 여기에 성별 임금격차가 줄어들면서 자녀 양육의 기회비용이 더욱 늘어났고, 소가족의 매력은 더욱 커졌다. 이러한 요소가 출산율의 하락을 불렀고, 출산율 증가와 경제 성장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끈질긴 관계가 종료됐다.

출처 머니투데이

다만 이러한 혜택은 지구 모든 곳에 공유되지 못했고, 때로는 터무니없을 만큼 불균등하게 분배됐다.

자연재해와 감염병, 전쟁, 잔학행위, 정치·경제의 격변이 이따금 밀어닥쳐 개인의 삶을 파괴하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비극과 부정의는 놀랍고 끔찍했지만 인류의 여정에서 장기적인 진로를 바꾸지는 못했다.

산업화 과정은 현재 인류의 생계와 생명까지 위협하는 지구온난화를 촉발했다.

현재 진행 중인 환경친화적 기술의 개발과 전환이 잘 이뤄지고, 교육투자에 따른 수익 증가와 성 평등으로 인구 증가율이 더욱 낮아져 환경적 부담이 줄어든다면 지구온난화 추세를 누그러뜨리면서 경제 성장을 현재의 속도로 유지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지금의 지구온난화를 반전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혁명적인 기술을 개발할 귀중한 시간을 벌어 줄 것이다.

지금까지는 과거에서 현재로 인류의 여정을 따라온 시간이었다.

2부에서는 인류 불평등의 기원을 찾기 위해 시계를 거꾸로 돌릴 것이다.

그렇게 인류 여정의 출발점인, 수천 년 전 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에서 대탈출에 나섰던 시기로 다시 돌아갈 것이다.

♬제목이 너무 거창?해서 첫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쉽지 않았다.

♬대니 로드릭 하버드케니디스쿨 교수의 말처럼 기술, 인구통계, 문화, 무역, 식민주의, 지리학, 제도 등 세계 경제사의 실타래를 잘 풀어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너무나 방대한 내용들이 들어있어서 한 두 번 읽어서는 총평을 쓰기가 쉽지 않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기술의 발전, 성 평등, 교육, 지구온난화...출산율을 낮추기...한국은 저출산이 문제인데..책은 전 세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면서 읽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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