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정전(덕슨미디어연말할인)(阿飛正傳) (Days Of Being Wild )
인피니티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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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장국영)는 매표소 직원인 수리진(장만옥)에게 넘어갈 수밖에 없는 작업(?)으로 그녀를 꼬신다.

그녀에게 1분을 허락해달라고 하며 1분이 지나자 1960년 4월 16일 오후 3시 1분동안

당신과 함께 한 시간이며 이 시간을 부정할 수 없으며 영원히 기억할 거라는 대사와 장면은

지금도 여자들에게 써 먹으면 통할(?) 것 같은 최고의 작업 멘트와 방법인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순간도 잠시 어느새 아비는 그녀에게 권태로워진다.

그는 누군가에게 오랜 시간 맘을 주지 못한다.

땅에 내려 앉을 수 없는 새처럼 그는 늘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 다니게 되는데 이는 바로 그가 입양아인 사실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 같다.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아 보지 못한

버림받은 존재인 아비는 자신의 친어머니를 찾아 떠나게 되는데...

 

왕가위 감독의 영화답게 세련되고 감각적인 영상미와

탁월한 선곡은 영화의 모든 씬을 인상적으로 만들어 낸다.

특히 장국영이 맘보 춤을 추는 장면은 광고 등에도 패러디 된 너무나 유명한 장면

그리고 장국영, 장만옥, 유가령, 유덕화, 장학우, 양조위까지

홍콩의 대표적인 스타들을 한 영화에서 만날 수 있는 것도 이 영화의 매력이다.

 

최고의 바람둥이지만 늘 외로워 보이는 아비의 모습을 연기한,

이젠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장국영의 모습은 언제봐도 매력적이다.

그의 새로운 영화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그가 출연한 영화를 볼 때마다 그가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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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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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고전은 우리가 학창 시절 한문 시간에 몇 구절씩 접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최소한 책 이름과 저자에 대해선 국민윤리 시간에

수도 없이 배우고 암기했을 내용들이다.

하지만 피상적으로 이해하고 암기했을 뿐

제대로 원전을 가지고 공부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나 또한 학창시절엔 남들과 똑같은 수준으로 공부했고

다만 대입 본고사 과목으로 한문을 선택한 탓에

다른 학생들보다 조금 더 많이 원전을 읽어보긴 했다.

물론 순전히 시험용 한문을 공부한 것으로

그 속에 담긴 깊은 의미까지 파악할 여력은 없었다.

그 후 대학에 와서도 교양으로 몇 과목 수강을 하다 보니

그나마 조금 고전의 맛을 보긴 했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수험생활(?)에 빠져들다 보니 까맣게 다 잊어버리고 살았다.

 

그 후 거의 10년만에 신영복 교수가 지은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어쩌면 케케묵은 동양고전을 봐서 무슨 소득이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사회혼란기인 춘추전국시대와 정신적인 혼란기인 현대사회는 여러 면에서 공통점도 있어 

현대사회의 폐단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신영복 교수는 관계론의 관점에서 동양의 고전을 해석하고 있다.

서양의 구성원리가 개개인의 독립성을 중시하는 존재론임에 비해

동양의 구성원리는 사람들과의 관계성을 중시하는 관계론이기에

동양 고전을 체계적이고 통일성있게 해석하기 위해선

관계론의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경, 서경, 주역, 논어, 맹자, 노자, 장자, 묵자, 순자, 한비자 등의

좋은 구절들을 소개하며 그 속에 담긴 뜻을 관계론의 관점에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내용들은 구구절절 공감이 갔다.

공감이 가는 좋은 구절에 밑줄을 그어 보니 온 책이 밑줄로 도배가 되고 말았다.

 

인터넷 등 과학기술이 발달하여 세계가 하나가 되었음에도

점점 사람들간의 관계망은 끊어지고 고립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신영복 교수의 동양 고전을 통한 현대사회의 진단과 처방은 유효적절한 것 같았다.

지금도 신영복 교수가 이 강의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학교 다닐 때 이런 강의가 있었으면 나도 꼭 수강했을 것 같다.

현대인들에게 있어 꼭 수강해야 하는 교양필수과목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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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앤 유 앤 에브리원 - 할인행사
미란다 줄라이 감독, 마일즈 톰슨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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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전용 택시회사 기사이자 비디오 아티스트인 크리스틴은

어느날 신발가게 직원인 리처드가 발을 아프게 하는 신발을

고통을 참아 가며 신지 말라며 권한 후 그에게 끌리게 되는데...

그에게 용기있게 다가가지만 막 이혼한 그는 그녀를 거부하고...

 

인디영화답게 헐리웃 영화들이 놓치는 일상속의 현대인의 모습을 잘 포착해 그려 내고 있다.

사랑을 간절히 원하지만 상대가 없거나 끌리는 사람이 있어도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리고 성에 일찍 눈을 뜬 조숙한 아이들

겉으론 허세를 부리지만 누군가가 다가오면 숨어 버리는 사람

오프라인에선 소통하지 못하고 인터넷 채팅으로나 적나라한 욕구를 드러내는 사람들

이게 바로 현대인들의 자화상이 아닐까 싶다.

 

맘 속으론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싶어 하면서도 정작 다른 사람이 다가 오면 뒷걸음 치고

오프라인에선 위선적이고 솔직하지 못하면서

온라인에서 익명성 속에 숨어 맘껏 감정표현을 하는 게 나의 모습과도 무관하지 않다.

제목처럼 나와 당신과 우리가 아는 모든 사람이 똑같이 경험하고

공유하는 감정이 이와 같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영화는 현대인들의 이러한 비극이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맺는다.

조금만 맘의 문을 열어 놓고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다면

우리가 꿈꾸는 행복도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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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천사 (墮落天使) (dts) - 할인행사
왕가위 감독, 여명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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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킬러인 여명과 그의 파트너인 이가흔

하지만 여명은 일에 감정이 개입되어선 안된다며

그녀를 철저히 피하지만 그녀는 늘 그의 집에 몰래 들어가

그의 집을 깨끗이 청소해 주는 묘한(?) 습관을 가지고 있는데...

 

밤마다 남의 가게에 들어 가서 장사를 하며 강매를 일삼는 금성무

그가 말을 할 수 없게 된 이유가

유통기한이 지난 파인애플을 먹어서라나...ㅋ

 

스토커처럼 몰래 여명의 집에 들어가 청소를 하고

그의 쓰레기를 가지고 와서 철저히(?) 검사하는 이가흔

마치 중경삼림의 왕비(왕정문)을 연상시킨다.

 

그런 이가흔에게 여명은 결별을 노래로 통보하는데 

그가 선택한 관숙의의 '망기타'는

정말 실연의 아픔을 절절하게 잘 표현해 주는 노래였다.

 

금성무는 양채니가 실연당한 뒤 그녀에게 잠시 어깨를 빌려 준 후 그녀를 사랑하게 되면서 그녀의 연적을 함께 찾아 나서는 등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지만 그녀에겐 그는 의미가 없는 존재였다

결국 자신의 맘을 한번 표현도 못한 채 실연당하게 되고

실연당한 이가흔과 금성무는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데...

 

중경삼림의 쌍둥이 형제인 이 영화는

기본적인 구조나 등장 인물이 거의 동일하다.

중경삼림에서 임청하 금성무, 양조위 왕비 두 커플이

각각 두 개의 에피소드를 이끌어 가며 서로 스쳐지나갔다면

타락천사에선 여명, 이가흔, 금성무, 양채니 커플이

역시 각기 스토리를 이끌어 가다가

마지막에 새로운 커플(?)을 맺어주며 끝을 맺는다.

 

그리고 두 편에 모두 출연하는 금성무의 경우

중경삼림에서 실연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유통기한이 지난

파인애플을 마구 먹었는데 그 결과(?) 타락천사에서는

말을 하지 못 하게 되었고, 킬러와 스튜어디스가 된 여자,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가 청소하는 여자 등

등장인물들도 거의 유사하다.

하지만 중경삼림이 유쾌하면서 희망적(?)인데 반해

타락천사는 고독하고 암울하기 짝이 없다.

같으면서도 다른 느낌의 두 영화 중에서

개인적으론 타락천사와 더 동질감을 느꼈다.

내가 좀 고독해서일까...ㅋ

 

왕가위 감독 특유의 감각적 영상과 탁월한 선곡

톡톡 튀는 의미심장한 대사들은 이 영화를 잊을 수 없게 만든다.

특히 몽환적인 분위기의 영상이 압권이다.

금성무가 옆에서 무슨 짓을 하건 멍하니 앞만 바라보던 양채니나

금성무와 깡패들이 가게에서 난리를 쳐도 꿈쩍도 안하고

멍한 표정으로 라면을 먹던 이가흔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뇌리에 남아 있다.

세상과 단절되고 상처받은 영혼들의 적나라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

 

대딩 시절에 공강 시간이나 심심할 때 자취방에서

이 영화와 중경삼림은 수도 없이 봤었다.

두 영화를 보고 나면 왠지 영화 속 인물들이 내 감정을 대신

표현해 주는 것 같아서 기분전환이 되었었다.

오랜만에 다시 보니 그 시절의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나면서

왕가위 감독 영화에 열광하던 풋풋했던(?) 그 시절이 마냥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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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더 씨 - 아웃케이스 있음
케빈 스페이시 감독, 케이트 보스워스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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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목인 '비욘 더 씨'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전설적인 뮤지션 바비 대런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작년에 본 '앙코르'의 쟈니 캐쉬는 정말 이름만 들어 본 사람이라면

바비 대런은 그의 노래도 알고 좋아하기 때문에 더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바비 대런의 여러 히트곡들과 중간중간에 뮤지컬 형식을 넣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영화다.

바비 대런이란 뮤지션의 삶 자체는 잘 몰랐었는데

역시 대부분의 뮤지션들처럼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음악도 락앤롤에서 시작해서 재즈, 포크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 내 그의 인생이 곧 음악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주연, 감독, 각본, 제작까지

1인 4역을 소화해 낸 케빈 스페이시의 열정이 만들어 낸 결과이다.

자신의 영웅과 같던 스타 바비 대런의 삶을 영화화하기 위한

그의 각고의 노력과 열정은 정말 감탄스러울 지경이다.

바비 대런의 명곡들을 직접 소화해 내었고

그의 연기는 역시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게 만든다.

자신이 좋아했던 스타들의 삶을 이렇게 영화로 만날 수 있는 건 역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나도 한 30년쯤 후에 90년대의 스타들의 얘기를 다룬 영화를 만난다면

그 시절의 추억도 생각나면서 감격스러울 것 같다. 마치 내가 영화 속 스타가 된 것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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