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학, 예술작품을 해부하다
문국진 지음 / 이야기가있는집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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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최소한의 교양 과학과 미술'이란 책처럼 미술과 다른 분야를 함께 다루는 책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대표적인 시리즈가 '미술관에 간 ~' 시리즈로 '물리학자', '화학자 2', '인문학자'편을

읽어봤는데 미술과 다른 분야의 절묘한 조화가 이뤄져 두 분야를 함께 배우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사실 회사 도서실에서 '미술관에 간 ~' 시리즈 중 '의학자'편을 대출하려다가 책을 찾지 못하고

우연히 발견하게 되어 데려오게 되었다. 알고 보니 저자가 대한민국 1호 법의학자 문국진 교수라고 

하니 범죄소설을 즐겨 읽는 입장에서 더욱 흥미로운 얘기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총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법의학으로 예술작품의 불가사의를 해부하고(파트1), 예술작품 속 권리

침해의 억울함을 가려내며(파트2), 예술작품을 해부해 죽음의 원인을 밝혀내고 있다(파트3). 먼저 파트1

에선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살아돌아온 이들의 임사체험을 다루는데 히에로니무스 보수의 '가장 

높은 하늘로의 승천' 중 '천국으로의 승천'을 보여준다. 흔히 간질이라 불리는 뇌전증을 앓은 유명인 

중 잔 다르크와 도스토옙스키와 관련된 얘기가 연이어 등장하고 조만간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에서 만나게

될 에곤 실레와 클림트 등이 여성의 신체 변화와 관련한 내용에서 언급되고 르네상스의 3대 거장은

어머니를 사모하는 작품이란 공통점으로 묶였다. 호들러는 병든 아내 발렌틴이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을

차례로 담아 묘한 울림을 주었다.


파트2는 스탕달 신드롬의 주인공 베아트리체 첸치로 포문을 연다. 옷을 입고 벗은 두 버전이 있는

고야의 그림 속 '마하'의 실제 주인공이 알바 부인과 페피타 투도 중 누구인지를 놓고 법의학을 활용해

얼굴 비교검사 등을 실시해 페피타 투도가 좀 더 가깝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부분이 압권이라

할 수 있었다. 감정에 휘둘려 진실을 외면한 배심원 재판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채플린의 친자

확인 사건, 다윗과 밧세바를 그린 그림들에서 밧세바를 요부로 보는지 숙명의 여인으로 보는지 시선이

엇갈렸는데 여기서 공포 배란 현상이란 것도 알게 되었다.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도 대표적인 악처로

악명이 높은데 이 책에선 언니와의 관계 등 나름의 사유와 모차르트 사후의 행동 등 다른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직전에 읽은 '불멸의 화가 반 고흐'에서도 고흐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다루었는데 이 책에선 고흐의 '도비니의 정원'이란 작품 속 검은 고양이에 관한 해석을 통해 자살설이 그림으로 입증

된다고 하면서 저자 스스로 고흐에 대한 사망진단서(사체검안서)까지 작성해 보여준다. 클레오파트라의

자살과 관련해서도 독사를 이용했다는 설이 친숙한데 이 책에선 두 몸종의 동시 죽음으로 보면 일산화

탄소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차이콥스키(사약설), 나폴레옹(비소 중독)의 죽음, 예수의

심장이 오른쪽에 있음을 시사하는 그림들, 논개가 알고 있는 인물은 주논개로 원래 기생이 아니라 숙부에 의해 팔려간 자신을 구해준 현감에게 자진해서 시중을 들었다는 얘기, 모 미군 부대 뒷산에서

발견된 강간치사 변사체의 범인으로 체포된 흑인이 흑인은 손톱이 자라지 않는다는 황당한 변명으로

풀려났다는 얘기 등 법의학자가 들려주는 얘기는 확실히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흥미진진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고 법의학자의 시선에서 본 예술작품에는 일반인이 모르는 비밀과 진실이 담겨

있음을 재밌고 친절하게 가르쳐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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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휴일이 3일이나 있었지만 역시 간신히 10권으로 만족

예전처럼 10권 이상을 가볍게 넘는 페이스는 쉽게 회복하지 못할 것 같다.

그래도 막판 스퍼트를 시도해봐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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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의 파란만장한 삶과 작품 세계 등 모든 것을 알차게 망라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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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미술 사이의 공통 분모를 토대로 흥미로운 얘기들을 들려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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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트레크의 일생과 작품 세계를 압축적으로 잘 정리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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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풀과 울버린', '에일리언:로물루스'까지 두 편으로 그쳤다.

주당 1편도 어려운 실정인데 11월에는 과연 나아질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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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화가 반 고흐 - 고통 속에서도 별처럼 빛난 삶과 작품
이종호 지음 / 북카라반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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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유명하고 인기 있는 화가들이 많지만 그중에서 반 고흐만큼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화가도 없을 것 같다. 특히 동생 테오 등과 주고 받은 편지들이 많이 남아 있다 보니 비교적 그에 대해

많은 얘기들이 전해져 오는데 나도 '반 고흐 영혼의 편지 2'를 통해 확인한 적이 있다. 워낙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 화가이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요절한 인물이다 보니 반 고흐에 관한 책들도 무수히

나와 있는데, 내가 본 책만 해도 확인해 보니 '빈센트 나의 빈센트', '영혼의 친구, 반 고흐', '반 고흐, 

프로방스에서 보낸 편지', '그림으로 말 할 수밖에 없었다', '보내는 이, 빈센트'까지 총 5권이나 되었다.

그래도 연말에 예술의 전당에서 있을 대규모 반 고흐 전시에 대비해 미리 반 고흐에 대해 복습할 필요를

느끼던 차에 딱 이 책이 제격일 것 같았다.


총 7장에 걸쳐 반 고흐의 일생과 작품 세계 등을 다루는데 먼저 고흐의 일생을 간략하게 정리한다. 

사실 이전에 읽었던 책들에서도 다룬 내용들이라 그리 새로운 내용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우여곡절

많았던 그의 삶을 다시 한 번 정리할 수 있었다. 끝에 그의 삶에서 가장 중요했던 동생 테오를 간략하게

다루는데 고흐가 생전에 단 한 점만 판매했다는 게 유화만 그렇다는 거지 스케치 등은 더 판 적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2~3장에선 고흐가 활동하던 당시에 유행하던 인상주의와 후기인상주의, 후기인상주의

대표 작가로 쇠라, 세잔, 고갱, 툴루즈로트레크에 대해 다룬다. 특히 툴루즈로트레크는 얼마 전에 마이

아트뮤지엄 전시를 봐서 그런지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다. 4장에선 고흐의 대표작과 화풍에 대한 소개를

하는데 해바라기 중 내가 직접 본 뮌헨 노이에 피나코테크 소장품은 열두 송이 해바라기임을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되었다(내셔널갤러리 소장품은 열네 송이). 고흐의 죽음에 대해선 공식적으로는 자살로

기록되어 있지만 여전히 살해당했다는 설이 흥미를 끄는데 이 책에선 이 부분에 대해 자세히 정리하고

있다. 보통 생전에 고흐가 전혀 인정을 받지 못한 걸로 잘못 알고 있지만 서서히 주목을 받고 있던 차에

사망해서 더욱 안타까운데 사후에 오래 지나지 않아 세계적인 스타 화가의 반열에 올라 여전히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으니 생전과 사후가 극명하게 달라진 대표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비하인드 스토리로 마무리하는데 이 책을 통해 고흐에 관한 전반적인 얘기들을 총망라하면서 곧 있을

전시 관람에 만반의 준비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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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교양 과학과 미술
노인영 지음 / 문예출판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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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과학은 그리 잘 어울리는 한쌍은 아닌 것 같지만 이전에 '미술관에 간 물리학자'와 '화학자 2'를

읽어 봐서 자세히 보면 미술과 과학도 공통 분모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과학과 미술의 흐름을

시대순으로 소개하면서 그 사이의 접점을 기가 막히게 찾아내는데 둘 사이에도 나름의 연관성이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총 52개의 테마라 일년 동안 한 개씩 읽어도 될 것 같았는데 먼저 회화의 기원으로 포문을 연다. 회화의

기원이라면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미술 이야기'에서처럼 구석기시대 동굴벽화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 같지만 이 책에선 진정한 르네상스인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가 나르키소스에서 찾은 점을 언급한다.

수면 위에 비친 나르키소소의 환영이 '그림'의 본질과 같다는 것으로 곧 예술의 전당에서 만날 바로크의

대표 화가 카라바조의 '나르키소스'를 보여준다. 비례와 관련해 다빈치와 피타고라스를 엮고 유클리드

기하학을 기반으로 성장한 원근법과 관련해 마사초를 소환하며 원근법이 오히려 유클리드 기하학을

무너뜨리는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출발점으로 작용했음을 르네 마그리트의 '유클리드의 산책'을 통해

보여준다. 예술과 과학의 쓸모에 관한 흥미로운 얘기들을 거쳐 고흐, 카라바조, 렘브란트의 작품들에서

천문학 얘기를 꺼내든다.


다른 책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사과를 연결고리로 한 세잔과 뉴턴의 얘기와 같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부분들도 많았지만 뒤로 갈수록 점점 난해해지는 현대과학과 현대미술이 만나면서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더뎌졌다. 모네와 특수상대성이론, 피카소와 양자역학, 고갱과 힉스입자와 같은 식으로 미술계의 대가와

과학을 연관지으니 결코 쉽지는 않지만 대략 어떤 의미인지는 막연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과학의

윤리 문제로 마무리하는데 살바도르 달리의 '비키니섬의 세 스핑크스'는 핵폭탄을 찬미했다는 달리의

시선을 잘 보여주었다. 이렇게 과학과 미술을 넘나드는 이 책은 서로 거리가 멀 것 같은 두 분야가 잘 찾아보면 서로 통하는 부분이 있고 이를 통해 두 분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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