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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배우는 경제사 - 부의 절대 법칙을 탄생시킨 유럽의 결정적 순간 29,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이강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1월
평점 :
경제와 미술은 그리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경제가 우리 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경제와 미술도 무관하다고는 볼 수 없다. 예전에 '경제학자의 미술관'이란 책을 통해 경제학의 관점에서
미술을 바라봤다면 이 책은 유럽의 경제사를 살펴보면서 관련된 그림들을 곁들이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유럽 부의 지도를 그려나간 재화 16'과 '유럽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어놓은 사건 13'이란 2부로
구성된 이 책은 유럽 경제를 좌지우지한 재화와 사건 29가지를 통해 흥미로운 얘기들을 들려준다.
먼저 아테네를 먹여 살린 올리브 얘기로 시작하는데 그리스 신화에 아테네의 수호신 경쟁에서 아테나가
제공한 올리브를 선택했던 아테네는 올리브유가 특산품으로 인기를 끌어 그 판매수익으로 만성적인
식량난을 해결했다. 그리고 은광 발견으로 선박 건조를 통해 해양국가로 성장한 아테네는 페르시아를
물리치면서 지중해의 패권국가가 되었다. 소금으로 부를 쌓기 시작한 로마는 길을 통해 제국으로 성장
했고, 식량 생산이 어려웠던 스위스는 용병 수출로 돈벌이를 했는데 용맹은 물론 신뢰도 보여줘 현재도
교황청 근위대를 스위스 용병이 하고 있다. 르네상스의 주역으로 유명한 메디치 가문이 이 책에도 등장
하는데 교황청의 금고지기를 하면서 크게 성장했고, 맥주로 유명한 독일에서 맥주순수령(보리, 물,
홉만 사용)에 얽힌 에피소드도 만날 수 있었다. 대구가 유럽의 역사 아니 세계 역사를 바꾼 사실이나
네덜란드를 일으켜 세운 청어 얘기는 '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란 책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을
다시 복습할 수 있었고, 대항해시대의 신호탄이 된 후추도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에서 봤던 걸
다시 정리하게 해주었다.
유럽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꾼 사건들로는 쟁기의 발명으로 시작된 농업혁명을 시작으로 포에니 전쟁,
한자동맹의 탄생, 페스트의 창궐, 칼레해전, 금융혁명, 튤립버블, 인클로저운동, 아편전쟁 등을 꼽고
있다. 대부분 친숙한 내용들이었는데 중세시대 시장의 중요성이 대두되던 시기에 가장 중요했던 곳이
오늘날 샴페인의 도시로 유명한 상파뉴였다는 사실이나 4차 십자군 원정에서 콘스탄티노폴리스를
약탈한 십자군과 베네치아의 만행, 인클로저운동이 현대 자본주의시대의 시작을 알린 것이라는 점
등을 명확히 알게 되었다. 제목과 같이 관련 그림 등이 함께 소개되는데 내용에 딱 맞는 작품들을
찾아내는 저자의 능력도 돋보였다. 주로 경제와 관련된 내용들이라 과연 어떤 그림들이 등장할지 궁금
했는데 절묘하게도 적절한 그림들이 배치되어 그림을 감상하면서 관련 내용의 이해도 높일 수 있었다.
딱딱할 것만 같은 유럽의 경제사도 얘기와 그림을 곁들이니 한결 부드럽게 술술 넘어가 소화하기 좋게
잘 엮어낸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