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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기장 속 영화음악 - 20세기 영화음악, 당신의 인생 음악이 되다
김원중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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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책과 더불어 내가 가장 즐겨 하는 여가거리인데 예전에 비하면 코로나 여파인지는 몰라도 약간

시들해진 편이다. 그래도 매주 1~2편씩은 꾸준히 보고 있는데 언제부턴가 리뷰 쓰는 걸 안 하다 보니

영화를 본 기억이나 감상 자체가 점점 흐릿해지는 것 같다. 영화를 보는 매력 중 하나는 영화 속 음악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저자가 인상적으로 본 영화와 영화음악을 소개하고 있어 과연 어떤 영화와 음악이

선정되었을지 궁금했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에서 저자는 방송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던 영화음악 10을 첫걸음 편으로, 영화

음악 팬들이 사랑한 20세기 영화음악을 올스타 편으로, 익숙하지만 영화음악인지 모르는 곡, 조금은

가려진 곡 15를 고수 편으로 소개한다. '디어 헌터'에 나왔던 스탠리 마이어스의 'Cavatina'로 포문을

여는데 영화와 영화 속 음악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감상을 전한 후 함께 들으면 좋을 영화음악을 추가로

알려준다. 아무래도 음악은 글로 소개하는데 한계가 있기 마련인데 클래식 관련한 책들에서 QR코드로

음악을 찾아듣기 쉽게 해준 것처럼 소개한 음악과 관련된 QR코드를 실어놓았다면 책을 읽으면서 바로

음악을 들어볼 수 있어 훨씬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상당수는 내가 아는 영화와 음악이라

반가웠는데 가사가 있는 노래의 경우 영어가사와 간략한 번역도 수록했다. 


2부의 올스타 편은 오전에 어울리는 영화음악 17과 밤에 듣기 좋은 영화음악 17로 구분하여 소개하는데,

오전용에는 크리스토퍼 크로스의 '베스트 댓 유 캔 두'나 시나 이스턴의 '포 유어 아이즈 온리' 등이,

밤용으로는 스테판 비숍의 '잇 마잇 비 유'나 로렌 우드의 '폴른' 등이 선정되었다. 나름 웬만한 영화는

거의 다 봤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성공의 비밀'이나 '오버 더 톱', '추억의 첫사랑' 등 생소한 영화들도

적지 않았다. 아무래도 영화보다는 영화음악에 초점을 맞춘 책인지라 영화로는 그냥 그래도 영화음악이

유명하거나 인상적인 작품들을 소개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무엇보다 저자의 사연들이 곳곳에

담겨 있어 몰래 일기장을 훔쳐보는 느낌도 들었는데 아마도 저자가 나보다 약간 나이가 많은 정도로

보여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라디오 영화음악 관련해 정은임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방송 얘기는

나도 새벽에 그 방송을 듣곤 했던 기억을 되살려주면서 안타깝게 일찍 세상을 떠난 정은임 아나운서를

잠시 생각하게 해주었다. 저자가 특별히 영화나 영화음악쪽 전문가는 아닌 것 같은데 내가 아는 영화나 

곡도 많았지만 새롭게 알게 된 정보들도 적지 않았고 소개된 영화나 음악을 보고 들었던 그때 그 시절로 

잠시나마 데려다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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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 - 영화로 보는 인문학 여행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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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자 지식큐레이터라는 저자의 책은 이전에 '지적교양, 지적대화 걸작 문학작품속 명언 600'과 

'타인의 마음속 심리학자들의 명언 700'을 읽어봤는데 문학작품과 심리학책 속에서 뽑아낸 명문장들을

한 권으로 만나볼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이번에는 내가 좋아하는 영화 속 명대사들을 무려 1000개를

추려냈는데(갈수록 숫자가 늘어난다) 과연 어떤 영화 속 어떤 명대사들이 포함되어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꿈과 자유를 찾아주는 명대사', '사랑이 싹트는 로맨틱 명대사', '인문학적 통찰력을 길러주는 명대사',

'사람의 심리를 파고드는 명대사', '지친 마음을 힐링해 주는 명대사',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명대사', '불굴의 의지를 보여 주는 명대사', '내 안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명대사'의 총 8파트로 나눠져 

있는데, 영광의 첫 번째 영화는 명작 '죽은 시인의 사회'가 차지했다. '카르페 디엠'이란 많은 사람들의 

좌우명이 되고 있는 문구로도 유명하지만 마지막 장면의 '오 캡틴, 마이 캡틴'은 명언이라고는 할 수

없어 그런지 여기에 포함되진 않았다. 내가 착각했던 게 명장면이라고 해서 무조건 명언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나름 영화광이라 대부분 내가 봤던 영화들이 등장하는데 명화마다 5개 명언을 엄선해서 

간략한 영화 소개와 함께 명대사 및 원어까지 수록하고 있다. 초반부부터 '포레스트 검프', '쇼생크

탈출' 등 명작들의 향연이 펼쳐지는데 이 책에 수록된 명대사들을 보면서 해당 대사들이 나오는 명장면

들을 되새김질 해보았다. 솔직히 영화를 본 지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 이런 대사가 있었던가 싶은 영화도

적지 않았는데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후 맥락 없이 덜렁 대사만 나오다 보니 어떤 상황에서 말한

것인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총 200편의 영화 속 1000개의 문장을 소개하는데 대부분 본 영화라 할 수 있었지만 '레이',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버드맨' 등 아직 안 본 영화들도 더러 있어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해당 대사들이 나오는 장면을 눈여겨 보면서 영화를 찾아봐야겠다. 영화 속 명언에

초점을 맞춘 책이지만 이 책에 소개된 200편의 영화는 각 장르별로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영화들이

망라되어 있었는데 가장 오래된 영화들이 1980년대 영화들로 비교적 최신 영화들로 엄선되어 있다고

할 수 있어 영화 소개서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았다. 원어로도 대사를 소개하고 있어 외국어 공부에도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심지어 일본, 중국 영화들도 일본어, 중국어로 원문을 수록하고 있다(한국 영화

까지 영어로 번역해놓았다). 요즘 여러 분야의 통섭이 대세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을 통해 영화와 명언

(인문학), 외국어 공부까지 여러 분야를 한꺼번에 만나보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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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신화로 읽는 심리학 - 우리 삶을 읽는 궁극의 메타포
김상준 지음 / 보아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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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신화로 심리학을 읽는다는 컨셉인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세 가지를 한 권으로 만나볼 수

있어 바로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과연 어떤 영화들을 어떤 신화와 연결시켜 심리학으로 풀어냈을지

정말 기대가 되었다. '자아를 찾아서', '시련을 건너는 법', '사랑의 의미', '인간 내면의 본능과 욕망의

그림자', '삶이란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는 여정'이라는 총 5장에 걸쳐 19편의 영화들을 다루고 있는데

내가 본 영화들이 다수여서 저자가 과연 어떤 내용을 담아냈을지 궁금했다.

 

첫 번째 영화로 짐 캐리 주연의 '마스크'를 소개한다. 여기에 연결되는 신화로는 북유럽 신화 속

악동 로키인데 당연히 '가면'이 중심 소재로 얘기가 진행된다. 흔히 '페르소나'라는 용어를 종종

쓰는데 고대 그리스 시대에 배우가 썼던 가면을 뜻하고, 정신분석가인 융은 인간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모습인 가면을 '페르소나'라고 지칭했다고 한다. 인간의 삶은 다양한 페르소나를 가지고

살아간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강요된 자신에게 맞지 않는 잘못된 페르소나를 쓰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자신의 페르소나를 찾는 길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던져주는 작품이었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신데렐라가 되라며 유리구두를 억지로 신기는 세상에 대한 반항을 하는 '뮤리엘의 웨딩'과

가부장제하에서 설 자리를 잃은 실직 남성들의 과감한 도전을 다룬 '풀 몬티'는 묘하게 상반되는

측면이 많았고, 다시 한 번 등장한 짐 캐리의 주연의 '트루먼쇼'는 달콤한 안락에 안주하는 것이

아닌 진정한 자아를 찾아 험난한 길을 선택하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1장에선 모두 본 영화라서 내용들이 친숙했던 반면 2장에선 드디어 안 본 영화가 등장했는데 바로

'와일드'였다. 제목만 봐선 애니메이션을 말하는 건가 싶었는데 내용을 보고 찾아보니 리즈 위더스푼이

주연한 영화로 어린 시절의 아픈 상처와 어머니를 잃은 상실감으로 인해 방탕한 삶을 살던 주인공이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이라는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에 이르는 4천 킬로미터의 여정을 걸어서

떠나는 내용으로 인생에 이런 담금질의 시간이 필요함을 알려준다. '달콤한 인생'과 '밀양'으로

시련을 건넌 후 인생의 가장 큰 화두인 사랑에 대해선 '굿 윌 헌팅', '12몽키즈', '브로크백 마운틴'이

소개된다. 다른 두 영화는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선정이었다면 '12몽키즈'는 좀 의외였는데 본 지

오래되어서 그런지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했지만 이성적인 여자와 감성적인 남자의 사랑이라면서

카산드라 콤플렉스를 연관시켜 소개하니 완전히 새로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4장에서도 너무

유명하지만 영화로는 안 봤던 '닉슨'이나 조금은 생소한 '더 헌트', '포르노그래피'라는 작품이 등장해

이 책을 통해 영화의 핵심을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출생에서 죽음까지의 인생이라는 여정을

다룬 5장에서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외에 '스틸 라이프', '심플 라이프', '여인사십'이

모두 낯선 영화들이어서 인생은 역시 한 치 앞도 모르는 여정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는데

내용들을 읽어 보니 인생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해주는 영화들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영화들을 신화와 관련지어 심리학적으로 분석해보는 재미를 제대로 맛볼 수 있었는데 중간

중간에 신화와 관련한 그림까지 곁들여서 미술까지 감상할 수 있었지만 흑백으로 실려 있어 조금

아쉬웠다. 역시 문화 콘텐츠는 다양한 시각에서 봐야 그 의미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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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 보고 눈으로 듣는 영화 이야기 딴지영진공 - 촌철살인한 영화.시사 코드와 전문 OST 분석
차양현 외 지음, 서용남 그림 / 성안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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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더불어 여가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화에 대해선 나름 왠만한 작품은 거의 다 봤다고

자부하는데 대중예술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영화보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천차만별이어서

내가 본 영화들을 다른 사람은 어떻게 봤을까 궁금할 때가 많다.

가끔씩 TV 영화 프로그램이나 포털 사이트의 영화 정보 등을 통해 영화에 관한 다양한 해석을

접할 때가 있는데 이 책은 인기 영화 팟캐스트 딴지 영진공의 방송 내용을 정리한 책으로

특유의 삐딱한(?) 시선으로 영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이 책에선 크게 슈퍼 히어로, 거장, SF, 애니메이션, 방화, 로코, 호러,

번외편의 여덟 부분으로 나눠 흥미로운 얘기들을 들려준다.

먼저 슈퍼 히어로는 영화가 즐겨 애용하는 단골 주인공들인데

영화 속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지만 여러 가지 정신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

슈퍼맨 등 A급 히어로뿐만 아니라 거액의 제작비를 들이고도 실패한 B급 히어로들도

적지 않았는데 성공한 영화들에만 주목하지 않고 망한 영화들도 살펴보는 점에서

이 책의 독특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두 번째 테마인 거장편에선 정말 의외의 거장 서세원과 심형래를 소개한다.

두 사람 모두 한국 최고의 코메디언이었다가 영화계로 진출한 공통점이 있는데

한편으론 결국 어설픈 영화로 재산을 탕진하고

사생활에서도 구설수에 오르는 등 한심한 행보를 보인 점도 닮은 꼴이다.

문제는 두 거장이 전형적인 사기꾼 스타일이라는 점인데 여전히 허세에 젖어

또 다른 명작(?)으로 재기를 꿈꾸고 있기에 과연 두 거장의 다음 행보가 어떨지 주목된다.

SF와 관련해선 시리즈물로 우리에게 친숙한 에이리언, 트랜스포머,

혹성탈출을 재밌게 분석하고 있는데 각 작품에 담긴 숨겨진 의미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즐겨 보는 애니메이션에선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바람이 분다'에 얽힌 논란을 다루고 있다.

반전주의자이자 밀리터리 마니아라는 모순된 성향에 기인한 작품이란 변명을 해주고 있지만

우경화로 치닫고 있는 일본의 군국주의를 미화했다는 비판에선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천만 관객을 달성한 '겨울왕국'을 통해선 주인공 엘사와 같은 은둔형 외톨이를

얘기하는데 일베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엘사와 동일시하는 걸 풍자한다.

작년 한 해 한국 영화의 역사를 새로 쓴 명량을 필두로 여러 작품들이 사랑을 받았는데

이 책에선 방화란 테마로 '관상'과 '변호인', '괴물' 등 정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영화들을 다룬다.

한편으론 뜬금없이 총기 고증의 베스트와 워스트 영화들을 선정하는데

베스트론 '의형제'가, 워스트론 '쉬리'가 꼽혔다.

그리고 특유의 풍자정신으로 약을 빨고 썼다는 방화 걸작선(?)은 이렇게 망한 영화도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로코(로맨틱 코메디)는 주로 여자들이 좋아하는 장르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선 4대 퀸을 선정했다.

바로 맥 라이언, 산드라 블록, 줄리아 로버츠, 앤디 맥도웰인데 개인적으론

산드라 블록과 앤디 맥도웰을 로코의 퀸이라 하기엔 대표작들이 좀 빈약한 게 아닌가 싶다.

차라리 카메론 디아즈나 드류 배리모어가 좀 더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호러 장르로는 컨저링을 비롯한 다양한 유형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고,

번외편으로 병맛 무비와 귀로 보는 영화, 눈감고 봐도 좋은 영화까지 거의 영화의 모든 장르들을

섭렵하는 구색을 갖췄다. 전체적으로 볼 때 팟캐스트 방송을 들어보지 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딴지일보 특유의 컨셉이 전편에 걸쳐 느껴졌다.

그다지 딴지일보식의 블랙유머를 즐기는 편이 아니어서 전부 공감하는 건 아니었지만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고, 공중파에선 쉽게 언급하거나 다루지 못하는

적나라한 표현 등이 속 시원할 때도 있었다. 암튼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었고, 이미 봤던 영화도 놓쳤던 부분들을 새롭게 인식하고

몰랐던 영화들에 대한 정보들도 얻을 수 있어 나름 수확이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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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남녀 - 그림과 영화의 달콤쌉싸름한 만남 12
이혜정.한기일 지음 / 생각정원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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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자주 보는 편이지만 영화와 그림을 연결시키는 건 그렇게 싶지 않다.

물론 화가들을 다룬 영화들은 그림들을 많이 소개하지만

일반 영화들에서는 그림은 그냥 배경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팟캐스트 방송으로 영화를 통해 그림을 소개했던 프로그램의 내용을 담고 있다.


총 12편의 영화와 영화 속에 등장했던 그림을 다루고 있는데 거의 다 내가 봤던 영화였다.

그런데 그 영화 속에 나왔다고 하는 그림들은 전혀 생각이 나지 않으니

이 책을 통해 영화의 재발견을 할 수 있었다.

먼저 '노팅힐'에서는 샤갈의 '신부'가 나왔다고 하는데 샤갈의 그림이 안나(줄리아 로버츠)와

윌리엄(휴 그랜트)을 연결해주는 촉매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물랑 루즈'에서는 불편한 몸으로 평생 힘들었던 로트렉을 다루는데, 전에 '로트레크 저택 살인사건'

통해 그의 작품을 좀 만나봐서인지 그리 낯선 느낌은 들지 않았다.

운명적인 만남을 기대하게 하는 '비포 선라이즈'에는 조르주 쇠라의 드로잉이 나왔음을

이제야 알게 되었는데, 점묘법으로 생의 한 순간을 점 하나로 영원히 캔버스에 담아낸

그의 작품을 새롭게 발견하는 기회가 되었다.

배트맨 시리즈의 최고 악당 조커가 유일하게 온전하게 남겨두었던

프랜시스 베이컨의 '고깃덩어리와 인물'은 책을 통해 처음 접했는데

그로테스크한 스타일이 딱 조커의 취향에 맞아서 살아남은 것 같았다.

레오 까락스 감독의 '퐁네프의 연인들'에선 실명하기 전에 미셸(줄리엣 비노쉬)이

간절히 보고 싶어했던 렘브란트의 그림에 대해서 다뤄지고 있고,

우디 앨런의 깜찍한 판타지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선 1920년대 파리로 돌아가

인상파의 대표 화가 중 한 명인 클로드 모네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댄 브라운의 베스트셀러인 '다빈치 코드'의 소재가 되면서

전세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는데, 이 책에선 '다빈치 코드'의 설정이 그야말로 픽션이라고 얘기한다.

책에서 유일하게 다루는 한국 영화이자 한국 그림은 '위험한 관계'를 조선 스타일로

완전히 재해석한 '스캔들'과 조선 후기의 대표화가인 신윤복의 그림들인데,

신윤복이 남자라는 등 각종 루머가 있지만 이 책에선 남자라고 단언한다.

빅토르 위고의 명작을 뮤지컬 영화로 만든 '레미제라블'은 프랑스대혁명을 대표하는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는데,

그동안 이 그림을 1789년의 프랑스대혁명을 표현한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지만

알고 보니 1830년의 7월 혁명을 소재로 한 그림이었다.

탐 크루즈 주연의 '오블리비언'은 조금은 낯선 미국의 국민화가라 하는 앤드루 와이어스의 작품을

다뤄 새로운 화가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제임스 카메론의 대작 '타이타닉'에서

로즈(케이트 윈슬렛)가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취한 포즈는

딱 티치아노의 '우리비노의 비너스'와 똑같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냉정과 열정 사이'에선 고미술 복원사였던 준세이가 복원작업을 했던

치골리의 작품을 보여주는데 영화를 볼 땐 전혀 몰랐던 부분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전반적으로 이 책에 소개된 영화들을 거의 다 봤음에도 그림이 소개된 장면들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이 책을 통해 그런 장면들이 있었음을 확인하면서

영화와 그림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고 영화를 볼 때는 전혀 몰랐던 그림들을 이 책을 통해 감상하면서

영화와 그림의 시너지 효과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영화와 그림이 잘 어울리는 커플임을 알게 되었다.

이 책과 같이 좀 더 대중적인 매체인 영화를 통해 어렵게만 느껴졌던 그림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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