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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인류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인류의 역사에 대해선 과학적으로는 이미 진화론이 정설이 된 지 오래지만

여전히 종교의 무작정 반론이 먹히고 있는 상태이다.

아니 오히려 점점 맹목적인 종교지상주의자들이 미국을 비롯한 아랍 세계 등 세계 곳곳을 지배하며

자신들의 종교를 사람들에게 세뇌하는데 여념이 없고, 신이 세상을 만들고 인간을 만들어냈다고

아이들에게 주입시키며 그들의 신에게 충성하라며 강요하곤 한다.

이런 한심한 작태는 오랜 세월동안 인류의 가장 큰 불화의 원인을

다시 촉발시키는 사태를 낳을 우려를 안고 있는데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이 책을 통해

인류의 역사를 완전히 재구성하면서 새로운 인류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이야기는 남극탐사 중에 얼음 속에서 발견한 인류의 선조로 추정되는 거인들로 시작된다.

그리스 신화 속에 등장하는 거인족 기간테스들을 연상시키는 이들이

현재의 호모 사피엔스들의 선조라는 흥미로운 주장을 시작으로 죽은 사람들의 수가

현재 살아 있는 사람들의 수와 같아질 정도로 지구 상 인구가 포화상태를 넘은

중대한 고비를 맞은 인류가 위기를 극복할 방안으로 일곱 가지를 제시한다.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성장의 길, 종교에 바탕에 둔 전체주의적 전략,

지능을 가진 로봇을 이용하는 방안, 지구를 떠나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외계행성을 찾아 떠나는

방안, 유전공학의 힘을 빌어 노화와 죽음을 막는 방안,

여성화와 소형화의 일곱 가지의 방안은 나름의 이유와 장단점을 갖고 있었는데

현재 지배적인 야만적인 자본주의나 종교적인 광신을 극복하기 위해서

다비드 박사와 소형화 이론과 오로르 박사의 여성화 이론이 주목을 받는다.

소형화 이론은 모든 종이 소형화하는 쪽으로 진화를 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뎅기열이나 치쿤구니아열 같은 치명적인 병에도 저항력이 있는 피그미족을 연구하겠다는 계획이고,

여성화 이론은 방사능에도 끄떡없는 아마존족의 여자들을 연구하겠다는 계획으로

이들의 계획은 소르본 대학에서 지원하는 '인류 진화의 미래'라는 프로젝트 심사에선 아깝게 탈락

하지만 프랑스 정부의 지원을 받아 두 계획을 혼합하여 새로운 인류를 탄생시키는 작업에 착수한다.

사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은 '나무' 외에는 제대로 읽은 게 없다.

'상상력 사전'도 읽었지만 '개미' 등 그의 대표작을 읽지는 못해서 그의 진가를 안다고는 할 수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지구와 인류의 역사와 이에 대한 기발한 상상력을 접목시키는

그의 독창적인 안목은 충분히 인정할 만했다.

특히 지구를 화자로 등장시켜 자신의 역사를 스스로 얘기하게 하면서

자신을 스스로 지키기 위한 그동안의 전략을 들려주는 부분이 흥미로웠는데,

얼마 전에 읽었던 '빅 히스토리'를 통해 알게 된 지구와 생명, 인류의 역사를 복습하는 기분이 들었다.

석유를 검은 피라 하고 소행성들과의 충돌로 인한 위협을 막아줄 생명체로 공룡, 곤충에 이어

영장류에게 기대를 거는데 결국 원숭이와 돼지의 유전자를

4대 6의 비율로 섞어 만들어낸 인간이 최종 낙점을 받게 된다.

원숭이가 인류의 조상이라는 얘긴 들어봤어도 돼지와 원숭이의 혼혈이

인류의 조상이라니 황당한 설정이긴 했지만 나름 재밌는 설정이라 할 수 있었다.

중간중간에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통해 중요한 내용들에 대한 정리를 하는 등

이 책은 다양한 지식들의 보고이면서 샘솟는 창의력의 결정체라는 느낌이 들었다.

1권에선 미래의 새로운 인류를 만들어낸 부분에서 끝을 맺는데 과연 책 제목에서 말하는

제3인류는 인류의 역사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그리고 어떤 결말을 맺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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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기발한 상상력이 나래를 펼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들을 보면

과연 그는 어떻게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곤 했다.

아무래도 상상력의 근원에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세상에 대한 예리한 관찰력이 바탕이 되지 않았나 싶은데

그런 지식과 관찰력도 체계적으로 정리해놓지 않으면 필요할 때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할 것 같다.

이 책은 바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책인데

총 383가지 주제에 대한 저자 나름의 생각과 정리가 되어 있었다.

 

이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정말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얘기를 접하게 된다.

역사나 신화 속 인물들에 대한 얘기가 주를 이루기는 하지만

(역시 서양문화의 원류는 신화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동물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방대한 그의 지식세계를 엿볼 수 있다.

기존에 내가 아는 내용들에 대해서도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인간이 자신을 먹여주기 때문에 자신이 신이라 생각하는 고양이들은

중세에 악마와 연결지어 학살당하기도 했는데 페스트가 휩쓸게 되자

고양이를 키웠던 유대인 구역이 그나마 피해를 적게 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

바나나를 놓고 침팬지의 행동이 어떤지를 보는 실험에선

집단행동이 어떻게 변질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예언자로 유명한 노스트라다무스는 어떤 바보도 자신의 무덤을 밟지 못하게 하기 위해

예배당에 수직 자세로 묻혔다는 사실과

끝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린 사람을 선발했던 미 CIA의 묻지마 선발방식,

절벽에서 레밍이 집단자살하는 이유에 대한 새로운 설(대륙이 하나였던 시절의 습성이

유전자에 남아 있어서), 요한나라는 여자 교황이 출산까지 한 충격적인 사건 때문에

이후 교황의 남성성을 확인하는 의식(?)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

빈대의 야릇한(?) 성생활 등 흥미로운 이야기거리가 많았는데

이런 단편적인 소재들이 모여서 하나의 거대한 얘기의 재료가 된 것 같다.

 

꼭 글을 쓰기 위한 것이 아니더라도 사전 형식으로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 정리한 내용과 감상이나 아이디어 등을 함께 기재해 놓는다면

자신만의 좋은 사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온라인 사전인 위키피디아가 누구나 참여해서 만들어가는 모두의 사전이라면

이 책과 같이 자기만의 독특한 사전을 만들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일 것 같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들을 많이 읽어보진 못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분명 이 책 속에 담긴 내용이 작은 씨앗이 되어 열매를 맺은 작품이 많이 있을 것 같다.

그의 작품 속에서 이 책에 담겨 있던 많은 소재들을 찾아내는 것도 소소한 재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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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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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베르나르 베르베르와의 첫 만남

'개미'나 '뇌' 등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선뜻 손이 가진 않았었는데 우연한 계기(?)로 그와 만나게 되었다.

 

총 18편의 환상적인 단편들로 이루어진 이 책은 기발한 상상력의 결정판이다.

 

'내겐 너무 좋은 세상'에선 혼자 움직이고 얘기하는 기계들이 등장한다.

기계들과 대화를 나누며 더불어(?) 사는 세상

한편으론 재밌고 편리할 것 같지만 왠지 모를 씁쓸한 기분도 들었다.

 

'바캉스'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다룬 이 단편은

시간여행이 결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유쾌하지만은 않을 거란 사실

영화로 수도 없이 보았지만 현대의 문명속에 길들여진 우리가

과거의 불편함을 견뎌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투명인간과는 또다른 차원의 장기가 다 보이는 '투명피부'

외계인들의 진주만들기 프로젝트인 '냄새'

노인 문제를 정면에서 다루고 있는 '황혼의 반란'

인간마저 애완용(?)이 되어 버린 '그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

몸에서 독립을 추구하는 왼손 얘기인 '조종'

미래의 모든 가능성을 보여주는 '가능성의 나무'

20까지만 있는 줄 아는 사람들의 얘기 '수의 신비'

뇌만 남기고 육체를 없애버리는 '완전한 은둔자'

우주를 창조하는 장난감 '취급주의 : 부서지기 쉬움'

베스트셀러와 아닌 책의 100년 후 명암 '달착지근한 전체주의'

이름만 존재하는 '허깨비의 세계'

된장녀 이야기 '사람을 찾습니다'

갑자기 눈 먼 노인의 '암흑'

사자가 애완동물이 된 사연 '그 주인에 그 사자'

거짓말 탐자기 역할을 하는 나무 '말 없는 친구'

인간 세상을 가지고 노는(?) 어린 신들의 얘기 '어린 신들의 학교'

 

각 단편마다 베르나르의 기발한 발상이 돋보인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의해 곧 일어날만한 얘기도 있고

허무맹랑하지만 신선한 발상의 전환을 담은 얘기도 있다.

우리가 늘 주위에서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는 일과 사물들도

시선을 좀 달리하면 무궁한 얘기가 숨어 있다는 사실

그러한 사실을 일깨워주고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점에서

베르나르 작품들의 가치가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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