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의 첫사랑
빌헬름 마이어푀르스터 지음, 염정용 옮김 / 로그아웃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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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연극, 영화, 드라마의 원작 소설로 유명한 이 작품은 왕자와 평민인 여자의 러브스토리라는

어떻게 보면 너무나 진부한 얘기를 담고 있다. 문화 콘텐츠의 상당수가 이런 얘기를 즐겨 다루기에

신물이 난다고도 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사한 설정의 얘기들이 계속 등장하는 걸

보면 신데렐라를 꿈꾸는 사람들의 로망을 자극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왕궁에서만 생활하다가 대학 공부를 위해 하이델베르크로 가게 된 황태자 카를 하인리히는

엄격한 규율 속에서 살다 나름 자유로운 상황에 맞닥뜨리자 어쩔 줄을 모르게 된다.

누추한(?) 숙소에서 짐을 풀게 된 황태자는 그곳에서 일하던 케티와 만나 곧 사랑에 빠진다.

첫눈에 반한다고도 하지만 솔직히 황태자와 케티가 초고속으로 사랑하게 되는 과정은 좀 와닿지 않았다.

황태자라 그런지 쉽게 케티에게 키스를 하고 이미 약혼자가 있는 케티도 황태자의 대시를

금방 받아들이면서 두 청춘의 신분을 뛰어넘은 달콤한 로맨스가 시작된다.

하지만 황태자의 부친이 위독하단 연락이 오면서 황태자가 갑자기 떠나게 되는데

그들의 짧은 사랑은 그렇게 기약없는 이별을 맞이하게 되었다.  

2년 후에 군주의 신분으로 하이델베르크로 돌아온 하인리히는 마지막에 케티를 찾아가지만

그들은 이미 각자 정해진 상대가 있는 상태에서 2년 전의 사랑했던 추억만을 간직한 채

서로 절대 잊지 않기로 하면서 쿨한(?) 이별을 한다.

전체적으로 많은 에피소드를 담고 있거나 연애하면서 흔히 발생하는 밀당과 싸움,

오해 등의 갈등이 존재하는 편이 아니어서 명성에 비하면 뭔가 좀 밋밋한 느낌을 줬다.

보통 두 남녀 주인공이 신분의 차이나 여러 장애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이를 극복하고

행복한 결말을 맞는 해피엔딩을 기대하기 쉬운데 이 작품에선 그런 비현실적인 해피엔딩보다 

현실적인 새드엔딩을 선택한 점은 그 당시로선 상당히 신선한 결말이 아니었나 싶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 등을 보면 원작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기 쉬운데

이 책은 단순하고 간명한 스토리라 그런지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진 않았지만

원작 소설이 과연 어떤 내용일까 하는 궁금증을 해소하기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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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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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가장 인기 있던 소설 중 하나가 바로 프레드릭 베크만의 '오베라는 남자'였는데

이상하게 별로 땡기지도 않고 읽을 기회가 생기지 않아 그냥 넘어갔다.

그래도 과연 어떤 작품이기에 장기간 베스트셀러로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있었는데

이번에 프레드릭 베크만의 후속 작품인 이 책을 만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제목부터 뭔가 심상하지 않는 특별한 사건들이 담겨져 있을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역시나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등장하여 흥미로운 얘기들을 들려줬다.

 

곧 여덟 살이 되는 엘사와 곧 일흔여덟이 되는 할머니, 그리고 엘사와 할머니 사이에 끼인 울리카의

3대의 모녀가 겪는 좌충우돌의 에피소드들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주로 엘사의 시선에서 진행된다.

해리 포터의 광팬으로 늘 그리핀도르 목도리를 두르고 빨간 사인펜으로 맞춤법이 틀린 걸 지적하고 다니는 독특한 성격의 엘사는 아마도 다혈질에 할 말을 직설적으로 내뱉는 할머니를 닮은 듯했다.  세상의 모든 일곱 살짜리에겐 슈퍼 히어로가 있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는 할머니는

무슨 일이든 항상 엘사 편이 되어 엘사의 슈퍼 히어로 노릇을 한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엘사로 인해 학교에 출동하면 교장선생님에게 호통을 치는

할머니는 좀 엉뚱하지만 엘사에겐 있어선 늘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그런 할머니와 엘사는 둘도 없는 단짝으로 지내는데 특히 깰락말락나라의 여섯 왕국 이야기는

두 사람만이 비밀처럼 공유하는 동화같은 얘기였다.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힘든 일상을 보내는

엘사에게 깰락말락나라의 얘기는 해리 포터 시리즈에 버금가는 환상의 나라로

현실에서의 고통을 치유해주는 힐링의 장소였다.

이렇게 엘사에게 슈퍼 히어로였던 할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엘사는 할머니가 이웃 사람들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한 편지 배달에 나선다.

아파트에 같이 살고 있는 입주민들이 하나같이 개성의 소유자들이라서 서로 부딪히는 일도 적지

않았지만 누구에게나 각자의 사연이 있듯이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시작하는 편지를 엘사가

전달하기 시작하면서 그들에게 숨겨졌던 비밀들이 하나씩 밝혀진다.

우리가 인생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지만 대부분은 피상적인 관계로 끝나고 만다.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만 보고 누군가를 쉽게 어떤 사람이라 단정짓고 말지만

사람들은 밖으로 보여지는 부분 외에도 많은 모습과 얘기들을 간직하고 있다.

서로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나누지 못하고 자기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관심이 부족하다 보니

늘 수면 위로 드러난 빙산밖에 볼 줄 모르는 데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을 조금씩 알아가다

보니 나도 정말 주변 사람들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반성도 하게 되었다.  

톡톡 튀는 개성의 할머니가 초반부에 너무 일찍 사라져버려서 제대로 얘기가 진행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되었는데 세상을 떠나서도 엘사는 물론 많은 사람들 마음 속에서 할머니는 결코 떠나지 않았다.

너무 별나서 가끔은 감당이 안 될 것 같지만 손녀를 정말 사랑하는 할머니와

그런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고 한층 더 성숙해져가는 엘사가 만들어가는 동화같은 얘기였는데

요즘같이 각박해진 세상에 아직도 가족과 이웃 간에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음을 잘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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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약국
니나 게오르게 지음, 김인순 옮김 / 박하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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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위에 종이약국이라는 수상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페르뒤 씨는 서점을 찾은 손님들에게 그 손님이

원하는 책이 아닌 그 손님의 상태에 딱 맞는 처방의 책을 골라주곤 하지만 손님들은 그리 반기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밤'이라는 베스트셀러를 쓴 젊은 작가 막스 조당이 페르뒤 씨 앞에 나타나고,

연인이던 마농에게 실연당한 상처에서 21년이 훌쩍 넘어서도 헤어나오지 못하던 페르뒤 씨는

마농이 그에게 보낸 편지를 계속 외면한 채 살아오다가 그녀의 편지를 읽고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를 알게 되자 갑자기 종이약국을 출발시켜 떠나는데...

 

책을 즐겨 읽다 보니 책이 적절한 치료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때 힐링 열풍이 불면서 힐링을 목적으로 출간된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곤 했는데

이 책의 주인공 페르뒤 씨는 자기 서점을 찾은 손님들의 상태를 보고

상처를 치유하기에 딱 좋은 맞춤형 도서 처방을 하곤 한다.

보통 서점을 가는 사람들이 특정한 책을 미리 선정해놓고 구입하러 가는 경우도 있지만

그냥 괜찮은 책 없나 하고 둘러보면서 서점 직원에게 추천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서점 직원들이 북 소믈리에 정도의 책 전문가여서 고객이 원하는 책을 딱 골라 소개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베스트셀러 위주의 무난한 추천을 할 것 같은데

페르뒤 씨는 손님이 원하는 책은 주지 않고 자기의 추천을 강요하다 손님을 내쫓곤 한다.

수상서점을 운영하는 것도 특이한 데 괴짜같은 페르뒤 씨에게 아물지 않은 실연의 상처가 있었다.

실연 이후 여자와는 담을 쌓고 고독하게 살아가던 페르뒤 씨는 외면해왔던 연인 마농의 편지를 읽고

그녀의 진실을 알게 되자 그동안 무기력했던 삶에서 벗어나 마농의 흔적을 찾아 긴 여정에 오른다. 

조당과 쿠에노와의 함께 여행을 하는 동안 마농의 여행일기가 중간중간 실려 있어서 

마농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었는데 마농은 영화로 봤던 '아내가 결혼했다'에서

손예진이 열연한 여자주인공과 비슷한 스타일의 여자였다.

루크라는 남자와 결혼하고도 페르뒤 씨와의 사랑도 포기하지 못하는 두 남자를 가지려고 하는

한 마디로 나쁜 여자였다. 물론 사랑이라는 게 자기 맘대로 안 된다고 하지만

만약 루크나 페르뒤 씨가 자기와 똑같이 다른 여자를 동시에 사랑한다면

마농의 마음은 어땠을까, 과연 자기 생각처럼 너그럽게 이해할 수 있었을까 싶었다.

암튼 좀 욕심쟁이같은 마농에게도 나름의 사연이 있어서 이를 알아보지 못한 페르뒤 씨는

뒤늦은 후회를 하지만 루크와 마농의 딸을 만나게 되면서 그동안 쌓였던 마음 속 응어리를 풀어낸다.

이 책을 보면 책도 상처를 치유하는 좋은 치료체가 되지만 여행과 사람들과 나누는 교감도 역시

상처에 특효약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으로 인한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실연의 상처는 결국 사랑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마지막에 부록으로 이 책에서 언급된 책들의 효능과 부작용을 소개한 부분이 흥미로웠는데

안 읽은 책들은 과연 제대로 처방전이 발급되었는지 꼭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

이 책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책으로 상처에 처방을 한다는 종이약국이 실제로 있다면 

마음의 상처로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상처를 극복하고 

고통을 치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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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열린책들 세계문학 229
알베르 카뮈 지음, 최윤주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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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의 작품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이방인'을 읽었는데

부조리한 인간과 세상을 특유의 담담한 필치로 그려낸 작품이었다.

'이방인'과 더불어 카뮈의 작품세계를 대표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페스트가 창궐한 알제리 오랑의 모습을 그려내는데,

페스트가 창궐한 이 책 속의 상황은 마침 메르스 열풍(?)이 불어닥친 우리의 상황과 흡사했다.

페스트가 한때 흑사병이라 불리며 유럽 등지를 초토화했던 전력이 있는 강력한 전염병이기에

과연 얼마나 참혹한 일들이 벌어질까 기대(?)가 되었지만

예상 외로 차분하게 상황을 서술하고 있어 끔찍하고 참담한 상황이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

사실 처음 제목을 딱 봤을 때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와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지

않을까 추측했는데, 공포와 혼돈으로 점철된 그런 상황임에도 워낙 객관적인 시선에서

마치 증언을 하는 것처럼 감정이 개입되지 않은 건조한 서술을 하기 때문에

좀 더 냉정한 이성의 눈으로 사건을 지켜볼 수 있었다.


죽은 쥐들이 발견되기 시작하면서 시작된 페스트의 공포는 초기에 적절한 대응을 했다면

그래도 확산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왠지 메르스에 대한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보는 듯했다.

페스트의 징후가 보였음에도 너무 신중한(?) 대처로 일관하다 골든 타임을 놓치자

급속도로 전파되는 페스트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도시 전체를 통제하여 출입을 차단하며 뒷북을 치지만 이미 페스트가 점령한 도시를 구해낼 수 없었다.

의사 리유를 비롯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밖으로 탈출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이 있는 갑작스런 재앙을 맞이한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었는데 그래도 예상했던 것 같은 아비규환의 상태가 벌어지지는 않았다.

메르스가 발병한 이후로 퍼진 공포와 이에 대한 대처를 보면 만약 이 책에서와 같은 페스트가

발생했다면 과연 우리가 이성적인 대응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나오는 코타르처럼 오히려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상황을 즐기는 자들까지 등장하는데

페스트가 진정된 이후로 난동을 부리는 모습을 보면 정말 가관이었다.

어려운 상황일 때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 수 있다고 페스트가 창궐하면서 드러나는 사람들의

본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 작품이었는데 알베르 카뮈 특유의 건조한 문체를 바탕으로 페스트란

어찌 보면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소재 하나로 인간 세상의 이면을 고스란히 잘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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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꿈결 클래식 5
프란츠 카프카 지음, 박민수 옮김, 남동훈 그림 / 꿈결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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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는 문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낯익은 명성을 가진 작가다.

물론 대부분의 거장들의 작품들이 그렇듯 제목이나 내용은 대충 알아도

제대로 읽어 본 사람은 드문 게 카프카의 작품이 아닐까 싶은데

나도 예전에 '변신'은 어렴풋이 읽어 본 기억이 있지만

'이게 뭐지' 하는 그런 당황스런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남아 있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났더니 흉측한 벌레가 되어 있었다는 설정 자체가 악몽을 꾸는 느낌을 주었는데

벌레가 되어버린 그레고르와 그의 가족들의 얘기가 좀 황당하면서도 어느 정도 납득이 갔다.

벌레가 된 기막힌 입장은 물론 가족이 벌레가 된 난처한 입장 모두 나름의 이해가 되었는데

끔찍하면서도 가족이라 어떻게 할 수 없는 곤혹스런 상황을 잘 보여주었다.

물론 초현실적인 얘기라 쉽게 와닿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벌레가 된 입장보단

벌레가 된 가족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 좀 더 공감이 갔다.

끔찍하고 흉물스런 벌레가 되어 버린 아들이자 오빠를 대해야 하는 가족들의 심란한 마음을 여실히

잘 보여주었는데 처음에는 그를 최대한 인간답게 대해주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벌레을 넘어 물건처럼 취급하는 상황이 되고 만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가족이라 해도 하루 이틀도 아니고

아무런 기약도 없는 고통스런 상황을 마냥 참고 견디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인데

그레고르가 죽자 홀가분해 하며 나들이를 떠나는 가족의 모습이 좀 씁쓸하면서도 충분히 이해는 갔다.


'변신'과 견줄 만한 '선고'도 가족간의 미묘한 갈등을 다룬 작품이었는데

러시아에 있다는 게오르크의 친구를 둘러싼 아버지와 아들간의 말다툼은

'왜 저런 걸로 싸우지' 하는 생각이 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뜬금없는 아버지의 선고와 이를 다시 실천하는 아들의 모습은 황당할 지경이었는데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설정과 행동들 속에서 다채로운 해석이 가능한 게

카프카 작품의 묘미라 본다면 이 작품도 여러 가지 가능성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나 '여가수 요제피네 또는 쥐의 종족'에서는 다른 종족에서 바라본 인간에

대한 비판이나 예술과 예술가의 존재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보는 기회를  줬다.

'산초 판자에 관한 진실'이나 '사이렌의 침묵'은 우리에게 친숙한 '돈키호테'와 '오디세이아'를

새로운 시각에서 해석하게 해주는 등 이 책에 실린 카프카의 단편들을 읽으면서

익숙한 것들에 대한 낯선 경험을 맛보았다.

말미에 그의 삶과 작품에 대한 해설에서 말해주는 것처럼

카프카의 작품은 단순하게 뭐라고 결론 내리기에는 다양한 해석 가능성이 존재한다.

움베르토 에코는 카프카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선 사회학적 해석, 신화적 해석, 실존주의적 해석,

정신분석학적 해석의 네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했는데, 대중들이 쉽게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각자 나름대로 작품을 해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의 가치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솔직히 읽고 나선 좀 멍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게 바로 카프카 작품을 읽은 사람의 전형적인 반응이라고 위안을 삼아 본다.

해설자의 말대로 카프카의 작품들을 이해하기 위해선 텍스트에 있는 빈자리들을 메꾸기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익숙한 것들을 새롭게 바라보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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