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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러 갑니다
이치카와 다쿠지 지음, 양윤옥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영화로 먼저 가슴 찡한 감동을 맛 본 작품

사실 영화를 먼저 보면 책으로는 거의 본 적이 없었다.

영화를 통해 알게 된 스토리와 영화 속 주인공 및 이미지들 땜에

소설을 읽으면서 맘껏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에 제약을 받아서

영화로 본 후 원작 소설을 읽은 적이 정말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유명 소설이 영화로 개봉한다고 하면 뒤늦게 서둘러 원작을 읽곤 했었다.

이 책도 사실은 읽으려고 구입한 것은 아닌데

예상치도 못하게 '도쿄타워'를 주문하니 함께(?) 왔다.

 

아내 미오가 아카이브 별로 떠난 후

남겨 진 다쿠미와 유지는 엉망진창으로 살지만 서로를 아끼는 맘은 누구 못지 않다.

단지 떠난 미오를 둘 다 간절히 그리워하는데

비의 계절이 시작되던 어느 날 부자가 늘 같이 가던 숲에

홀연히 그들과의 추억을 모두 잊어 버린 미오가 아카이브 별에서 돌아오는데...

 

기본적인 스토리는 영화 속 내용과 같았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영화 속에선 미오가 그림책(?)을 유지에게 남기고 떠나고,

유지가 이것을 보며 엄마를 기다리는데

원작에선 다쿠미가 자신의 사연을 쓴 소설로 유지에게 들려 준 이야기였다.

 

여러 가지 장애(?)를 가진 다쿠미와 이런 다쿠미를 사랑으로 감싸 주는 미오

그리고 그들의 사랑의 결실 유지

이들 세 사람이 만들어 가는 아기자기하면서도 애틋한 사랑이 안타까우면서 가슴 시리게 다가왔다. 

 

이 책을 보면서 무엇보다 다쿠미가 부러웠다.

평범하다 못해 여러 가지 장애를 가졌음에도 미오같이 참한 여자를 만나 사랑하고

귀여운 잉글랜드 왕자 유지까지 얻었으니

비록 그들이 함께 하는 시간은 짧았지만 그들의 화목한 가정이 너무 부러웠다.

 

이제 곧 다가 올 비의 계절에 누군가 나를 만나러 오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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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 1
타니가와 나가루 지음, 이덕주 옮김, 이토 노이지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알라딘에서 이 책이 베스트셀러 순위에 있을 때 만화책인 줄 알았다.

학창시절 즐겨 보던 학원물... 하지만 만화책이 아니었다. ㅋ

 

'평범한 인간에겐 관심 없습니다.

이중에 우주인, 미래에서 온 사람, 초능력자가 있으면 제게 오십시오. 이상'

이런 황당한 자기 소개 멘트를 날리는 소녀 스즈미야 하루히

미소녀임에도 까칠한(?) 성격 탓에 함부로 접근할 수 없는 그녀

그런 그녀에게 화자인 ?은 과감히 말을 건다.

그게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계기일 줄이야...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난 특별한 사건을 갈망하는 스즈미야 하루히

그녀는 ?을 비롯해 귀여운 미소녀 미쿠루, 전학생 이츠키

책벌레 유키를 자신의 부하(?)로 만들어 SOS단을 조직한다.

그리고 점점 밝혀지는 그들의 정체는...

 

스즈미야 하루히를 비롯 SOS단 멤버들 모두 개성이 넘치는 캐릭터들이다.

?이 알게 되는 스즈미야 하루히 및 다른 멤버들의 정체는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ㅋ

그야말로 코페르니쿠스적인 사고의 전환이랄까...

베르베르의 소설 '나무'에 나오는 단편 '어린 신들의 학교'가 정말 많이 생각나는 스토리였다.

시리즈 1편인 이 책만 읽어선 어떻게 스토리가 진행될지 정말 알 수가 없다. 너무 궁금하다. ㅋ

나도 SOS단 멤버는 아닐런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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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4분의 1
오사키 요시오 지음, 우은명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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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사키 요시오의 단편집

뜻밖에 선물(?)로 받은 책이라 그런지 좀 다른 느낌이 들었다.

4개의 단편으로 엮어진 이 책은 4개의 단편이 다른 빛깔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애뜻함이랄까 하는 감정으로 연결되어 있는 느낌을 주었다.

 

'보상받지 못한 엘리시오를 위해'

대학 체스 동우회 회원인 야마모토와 요리코, 타케이

친구 사이인 야마모토와 타케이 그리고 연인 사이인 요리코와 타케이

타케이를 연결 고리로 만나던 야마모토와 요리코 사이에 차츰 알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이 삭트는데...

 

비틀즈의 'If I fell'을 들으며 요리코가 한 얘기가 기억에 남는다.

요리코가 중학교 때 fell을 넘어진다고 번역해 망신당한 얘기

흔히 우리는 사랑에 빠진다고 번역하지만 넘어진다고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닐 듯 싶다. ^^

그리고 야마모토의 요리코를 꼭 찾아내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뇌리에 남는다.

'퀸이 오로지 킹을 지키듯이, 어쩌면 나는 지금의 너를 지킬 수 있는 단 하나의 말인지도 몰라.

그리고 퀸이 모든 것을 걸고 그렇게 하듯 나도 전력을 다해 너를 찾아내서 구해내겠다.'

 

'켄싱턴에 바치는 꽃다발'

이 단편에서의 압권은 역시 '나는 몇 기린이냐'고 묻던 미나코의 대사

동물원에서의 거래는 기린이 화폐처럼 통화의 기준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모든 동물은 기린을 통화로 해서 거래가 된다나...

예를 들면 코뿔소는 300기린은 한다는 등

이에 대해 미나코가 유이치에게 자신에 대한 감정을 묻는 표현이

참 재밌다. '지금의 나는 유짱에게 있어서 몇 기린이야?'

사랑을 확인하는 직설적이지 않고도 재밌는 표현인 것 같다.

그리고 명왕성 얘기. 이젠 태양계에서 퇴출(?) 당해버린 명왕성

늘 명왕성은 그대로 존재했지만 사람들은 오래도록 인식 못했고

인식한 후엔 태양계의 한 식구로 넣었다가 이제 다시 식구가 아니라고 버렸다.

그럼에도 명왕성은 늘 변함없이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겠지...

암튼 우리 세대는 명왕성의 태양계의 9번째 식구로 기억되고 있다.

 

'슬퍼서 날개가 없어서'

삿포로의 같은 고등학교에서 밴드를 하던 마츠자키와 마미

그들은 어느새 연인 사이가 되지만 마츠자키는 도쿄로 진학하고

서로 멀리 떨어진 마츠자키와 마미

도쿄로 진학하지 않고 삿포로에 남은 마미가 마츠자키에게 보낸 편지 중 인상적인 구절

'만나고 싶어질 때도 있습니다. 사랑스러워질 때도 절실할 때도

슬퍼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 저에게는 날개가 없습니다.'

날개가 없어 마츠자키에게 날아가지 못한다는 마미

사랑하고 함께 있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는 자신의 애뜻한 마음이 너무 잘 담겨 있어 맘이 찡해졌다.

 

'9월의 4분의 1'

브뤼셀에서 만난 켄지와 나오

작가가 되기 위해 많이 준비했음에도 글을 전혀 못 쓰던 켄지와

사랑하던 사람에게 버림받고 아파하던 나오

그들은 서로의 상처를 위로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데

'9월의 4일'에서 만나자는 편지를 남기고 떠나 버린 나오

켄지는 이를 9월 4일에 만나자는 얘기인 줄 알았지만

이는 역 이름이었을 때 넘 안타까웠다.

나오는 그들의 인연을 시험해본 것일까?

켄지가 이를 알아차렸으면 그들은 좀더 오래 인연을 이어갔을텐데

만날 사람은 반드시 만난다고 아직도 운명을 믿는 나에겐

아쉽지만 그들은 인연이 아니었다고 위안할 수밖에 없었다.

 

오사키 요시오는 60년대말에서 70년대 사이의 음악을 좋아하는 듯

비틀즈, 롤링 스톤즈, 레드 제플린 등 그 시대를 풍미한 전설적인 그룹들의 음악이

그의 단편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나도 물론 좋아하기에 너무 반가웠다.

4개의 단편 모두 사람의 맘을 찡하게 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이 책은

이 가을에 내 맘을 설레이게 하기에 충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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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 대디, 플라이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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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중년의 가장인 스즈키 하지메

어느날 딸인 하루카가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일어난다.

딸을 폭행한 건 딸과 또래의 유망한 복싱선수 이시하라

딸을 폭행하고도 별로 반성의 빛도 보이지 않고

선생들을 동원해 대충 무마하려 하자

스즈키는 불끈(?) 일어나 복수를 결심한다.

문제아(?) 집단인 좀비스, 특히 재일교포 박순신의 도움을 받아

스파르타식 하드트레이닝을 힘겹게 소화해낸 후

드디어 이시하라와의 숙명의 한판 대결을 벌이는데

과연 스즈키는 이시하라에게 복수를 할 수 있을까?

 

이책을 만나게 된 계기는 정말 특별하다.

인터넷으로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를 주문했었는데

집에 배달된 책이 바로 이책이었다.

물론 다시 교환을 했지만 그사이 잘못 배달되었던

이책을 거의 다 읽었다. 그야말로 전화위복이랄까 ㅋㅋ

공짜로 책 한권을 다 읽게 되었으니 말이다.

무엇보다도 이책의 유쾌발랄함이

한번 책을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일상에 찌든 중년의 샐러리맨 스즈키가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딸의 폭행이라는 엄청난 사건을 겪은 후

오히려 그동안 무료했던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활기를 되찾고

사가지 없는 이사하라 일당에게 통쾌한 복수를 펼치는 장면은

정말 하늘을 날아갈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곧 영화로도 선보인다던데 스즈키역에 이문식을 캐스팅한 것은

영화를 코믹하게 몰고 가기 위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스즈키에 걸맞는 배우로 안성기를 캐스팅했으면

훨씬 더 원작에 충실하지 않았을까 싶다.

박순신 역도 이준기처럼 이쁜(?) 남자보단

좀 더 터프한 이미지의 배우를 캐스팅하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암튼 아직 개봉 안 한 영화지만 왠지 너무 코믹스러운 쪽에 초점을 둬

원작에서 보이는 스즈키의 딸의 복수에 대한 비장함(?)이

제대로 표현될까 걱정스럽다. ㅋ

 

요즘 권위도 사랑도 다 잃어버린 우리 아버지 세대의 슬픔을

한방에 날려 버리는 정말 유쾌,상쾌,통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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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과 남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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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남미와 불륜이란 두 단어는 묘하게 잘 어울린다.

남미는 우리에게 머나먼 이국의 정취와 뜨거운 정열의 이미지이고

불륜은 금지된, 허용되지 않은 것이기에

더 강렬한 열정을 내포하고 있어 묘한 조화를 이룬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등을 여행한 후

여행지를 배경으로 한 7편의 단편을 모은 이 책은

여행의 경험을 기행문이 아닌 공통된 소재의 단편으로 엮어 내어

요시모토 바나나의 재능에 감탄하게 만들었다.

 

마치 아르헨티나에 직접 간 듯한 느낌을 주는

각 단편의 마지막에 실린 사진들

특히 이구아수 폭포의 시원한 물줄기는

그동안 맘 속에 쌓인 체증을 잠시나마 가시게 해 주었다.

그리고 표지를 비롯한 묘한 느낌의 삽화들도

낯선 이국의 느낌을 물씬 풍겼다.

 

같은 소재의, 하지만 다른 느낌의 7편의 단편들은

남미나 불륜이라는 두 단어와는 달리

차분하면서도 왠지 모를 애뜻한 느낌마저 주었다.

 

바나나와의 첫만남은 그렇게 첫 눈에 반할 정도는 아니었으나

친한 친구처럼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바나나의 다른 작품들과도 만나보고 싶다. ^^

(난 맛난 바나나를 좋아하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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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늘 두려워한 것은 사람의 마음의 움직임이지 운명이니 자연의 위협이니 하는 것이 아니었다.

내게 하루란 늘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커다란 고무공같은 것이었고 그 안에서 어쩌다 가끔 무언가를 바라볼 때, 아무런 맥락도 없어 불쑥 꿀처럼 달콤하고 풍요로운 순간이 찾아오곤 했다. 영원히 계속될 것처럼 황홀한 느낌......그 아름다움이 느껴지면 나는 넋을 잃고 온 몸으로 언제까지나 그것을 만끽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치하니 중

슬픔이란 결코 치유되지 않는다. 단지 엷어지는 듯한 인상을 주어 그것으로 위로 삼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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