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드 문 - 달이 숨는 시간,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7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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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6년 전 라스베이거스의 한 카지노에서 사랑하는 맥스를 잃고 그를 죽게 한 죄로

 

5년의 수감생활을 한 끝에 가석방을 받은 캐시 블랙은 자동차 외판원 생활을 하다 지쳐

 

다시 한 번 마지막으로 한탕을 하기로 마음 먹는다.

 

레오의 주선으로 다시 카지노의 돈 많은 고객을 털려던 캐시 블랙은

 

여러 가지 난관에 봉착하게 되고 엄청난 돈이 든 돈가방을 손에 넣지만

 

돈가방을 회수하려는 킬러에 의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는데...

마이클 코넬리는 내가 그 이름만으로 충분히 믿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우연한 기회에 만났던 '시인'부터 시작하여 그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해리 보슈가 등장하는

 

작품들과 간간히 선보인 스탠드 얼론까지 지금까지 국내에 출간된 그의 작품들을 모두 읽었는데

 

어느 작품 하나 버릴 것이 없을 정도로 만족스런 작품들이었다.

 

이 책도 그의 작품 중에선 드물게 여자 주인공이 등장하는 작품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새로운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다.

 

찾아 보니 캐시 블랙은 '시인의 계곡''탄환의 심판'에도 까메오로 등장했다 하는데

 

그 책들을 읽었음에도 그녀의 존재가 그다지 기억에 남아 있지 않아

 

사실상 이 책이 그녀와의 첫 만남이라 할 수 있었다.

가석방 중이라 자숙하며 살아야 하는 캐시 블랙이

 

다시 범죄에 손을 대려는 모습은 사실 좀 납득이 안 되었다.

 

이번엔 절도범이 주인공인가 하는 의외성에 좀 놀랐고,

 

그녀가 절도를 위해 철저히 준비하는 과정은 전문가의 솜씨를 제대로 보여주었는데

 

시작부터 일이 꼬이더니 캐시 블랙은 절도는 물론 살인 누명까지 쓰고

 

잔혹한 킬러 잭 카치에 의해 쫓기는 위기에 봉착한다.

 

레오를 시작으로 그녀의 주변 사람들을 하나씩 처리하고 그녀를 찾아온 잭 카치는

 

그녀의 치부라 할 수 있는 딸을 인질로 삼아 돈가방을 6년 전 사건이 있었던

 

바로 그 장소로 가지고 오도록 하는데 과연 그녀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책 제목인 '보이드 문'은 달이 한 별자리에서 다른 별자리로 옮겨갈 때 어떤 별자리에도

 

속하지 않는 때를 뜻하는데 그 시간은 운이 따르지 않는 시간이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고 한다.

 

 캐시 블랙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난 걸 모두 보이드 문 탓이라고 레오가 얘기하곤 했는데

그녀는 이런 불운을 결국은 이겨내게 된다.

 

역시 엄마의 힘은 그 어떤 힘보다 강력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호텔에서 벌어지는 아슬아슬한 캐시 블랙의 탈주극은 좀 사실감이 떨어지긴 했지만

 

계속되는 반전과 드러나는 비밀은 충분히 흥미로운 마무리라 할 수 있었다.

 

해리 보슈를 비롯해 마이클 코넬리 작품 속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불행한 과거와

 

가족과도 떨어져 사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 책 속의 캐시 블랙도 당연히 거기에 동참했다.

 

그동안 마이클 코넬리는 여러 인물들을 등장시켜 작품의 재미를 배가시키곤 했는데

캐시 블랙도 아마 이 작품 외에도 나름의 활약을 하지 않을까 싶다.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캐시 블랙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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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저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11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1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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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직이라 여겼던 경찰을 떠나 사립탐정으로 잠시 외도를 했던 해리 보슈가 다시 돌아왔다.

 

예전 파트너였던 키즈민 라이더와 함께 미해결 사건 전담반에서 일하게 된 해리 보슈는

 

첫 사건으로 17년 전 납치 살해된 여고생 레베카 벌로런의 살인사건을 맡게 된다.

 

레베카를 살해하는데 사용된 권총에서 채취된 DNA와 일치되는 결과가

 

최근에 나온 '콜드 히트'로 인해 수사가 새롭게 시작된 가운데 해리 보슈는

잊힌 목소리들의 합창을 멈추게 하는 마무리 투수가 될 수 있을까...

'로스트 라이트''시인의 계곡'에서 사립탐정으로 활약했던 해리 보슈가 경찰로 복귀했다.

 

누구보다도 경찰이 딱 제격인 해리 보슈가 다시 일선으로 복귀하자

 

그를 눈엣가시처럼 여겼던 어빙 부국장이 그를 '재생타이어'라며 비아냥거리지만

 

해리 보슈는 마무리 투수의 본분을 잊지 하고 사건을 매조지하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권총에서 채취된 DNA의 장본인 맥키를 수사하며 차근차근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기 시작하는데

 

17년 동안의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죽은 레베카의 노랫소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완전히 망가진 레베카 부부의 모습을 보며

 

도대체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 범인을 꼭 단죄해야 되겠다는 사명감에 불타오르는 해리 보슈가

 

사건을 파고들수록 하나씩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이 사건도 고위 간부가 개입한

 

하이 징고 사건으로 인종 증오 범죄가 연관되어 있는 등 복잡한 양상을 띠었다.

 

해리 보슈는 맥키 뒤에 숨어있는 진범을 밝혀내기 위해 간신히 얻어낸 영장으로

 

그의 휴대폰과 집 전화를 도청하면서 17년 전 사건에 관한 DNA가 발견되었다는 기사를

 

미끼로 던지지만 이를 알게 된 진범이 한 발 앞서 맥키를 처치해버리고

 

해리 보슈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곳에서 단서를 얻어 17년간 숨어있던 범인을 끌어내는데...

해리 보슈 시리즈가 늘 그렇듯 범인은 엉뚱한 곳에 숨어 있었다.

 

무려 17년간이나 태연하게 살아왔던 범인의 실체는 사실 어느 정도 예상이 되었기 때문에

 

충격적이기보다는 과연 그를 어떻게 단죄할지가 궁금했는데 범인의 최후가 오히려 뜻밖이었다.

 

17년간 쌓였던 이자를 지불하기엔 그가 받을 어떤 사법상의 처벌도 사실 부족한 것이었다.

해리 보슈의 화려한 복귀는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는데

 

최고의 클로저로 손색이 없는 그의 솜씨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책에 나오는 미해결 사건 전담반이란 조직을 보니

 

경찰에 꼭 없어서는 안 되는 조직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피해자들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 한

 

어떤 사건도 영구미제로 남지 않는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보통 사건 발생 후 단기간 안에 단서를 확보하고 범인을 잡지 못하면

 

금방 관심을 잃어 흐지부지하게 되기 십상이다.

 

그런 사건들을 방치해놓으면 결국 범인들이 세상에 활개치게 되어

 

범죄와의 전쟁에서 패배하는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범죄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아야 하는데

 

그런 임무에 딱 맞는 사람이 바로 해리 보슈일 것이다.

 

책에서도 여전한 돌직구로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서의 솜씨를 잘 보여줬는데

 

해리 보슈와 같은 경찰만 있다면 죽은 자들이 노랫소리를 멈추고 편안히 잠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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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라이트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9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9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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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천직이라 여겼던 경찰생활을 마감하고 사립탐정으로서의 제2의 인생의 길을 걷기 시작한 해리 보슈는

 

자신이 경찰로 근무하면서 모아둔 미제사건파일 속에서

 

4년 전 성범죄로 위장되어 살해당한 안젤라 벤턴의 사건을 끄집어낸다.

 

해리 보슈가 민간인 신분으로 여기저기 조사를 하고 다니자 FBI를 비롯한 수사방해가

 

만만치 않게 시작되지만 해리 보슈는 한 번 문 단서를 놓치지 않고 집요하게 파고드는데...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해리 보슈 시리즈의 신간이다. 사실 이 책의 전작인 '유골의 도시'

 

너무 오래 전에 읽었고, 이 책의 다음 편인 '시인의 계곡'도 이미 읽은 상태라

 

해리 보슈가 경찰을 그만둔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여서

 

두 작품 사이에 있는 이 책을 지금 읽으니 연결이 순조롭다고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역시나 해리 보슈는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실력과 강단으로

 

어떤 방해와 협박도 뿌리치고 자신의 소신대로 수사를 해나간다.

 

보통 한 번 미제사건으로 분류되면 거의 영구미제로 가는 수순을 밟기 십상이다.

 

이런 사건만 전담하여 처리하는 조직이나 사람들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특히 형사사건에서는 초기 단계의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의 관심도 없어지고 자연스레 캐비닛에서 먼지만 덮어쓰면서 잊혀지기 여사다.

그런데 퇴직한 경찰이 자신이 해결하지 못한 예전 사건들을 들쑤시고 다니는 걸 막으려고

 

무수리를 두는 FBI요원들의 모습은 9.11.테러 이후 국가안보라는 거창한 명목으로

 

무소불위의 권력남용과 만행을 저지르는 미국 공권력의 히스테리를 여실히 보여주었는데

 

이에 전혀 굴복하지 않고 뚝심을 보여주는 해리 보슈의 매력은 여전했다.

'마음 속에 있는 것들은 다함이 없다'는 해리 보슈의 사명감 넘치는 다짐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트렁크 뮤직'에 등장했던 FBI 요원 로이 린델을 다시 만날 수 있고,

 

무엇보다 해리 보슈의 전처 엘리노어와의 재회가 인상적이다.

 

그의 '단발이론'의 주인공 엘리노어와는 인연은 역시 끊으려야 끊을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줬는데,

 

다음 작품인 '시인의 계곡'을 읽은 상태라 두 사람의 관계는 여전히 미궁이고

 

그에게 주어진 구원의 시간도 너무 짧음은 항상 안타까운 사실이다.

 

프리랜서가 된 해리 보슈가 앞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데는 더 험난한 고난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경찰조직의 일원일 때도 거의 왕따 취급 당하고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나마 있던 경찰 배지마저 사라진 상태에서 악당들과 맞서 싸우는

 

어쩌면 계란으로 바위치기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해리 보슈의 사명감과 신념은 그 어떤 것으로도 막을 수 없음을

 

이미 수없이 보아 왔기 때문에 다음 작품도 목이 빠져라 기다릴 것 같다.

소설 속 인물과 이런 신뢰관계를 형성하다니 나도 확실히 해리 보슈에 중독된 것 같다.

 

금단증상을 과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문제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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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환의 심판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6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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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총격사건을 당한 후 휴식기를 가지던 미키 할러는 동료 변호사였던 제리 빈센트가 살해되자

그가 맡고 있던 사건들을 대신 맡게 된다.

미키 할러가 맡게 된 사건 중에는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제작사 대표인

월터 엘리엇이 자신의 아내와 그녀의 정부를 살해한 사건도 포함되어 있는데

엄청난 수임료에 즐거운 것도 잠시 미키 할러는

빈센트의 살인사건을 맡은 해리 보슈와 얽히게 되는데...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를 통해 만난 미키 할러의 두 번째 주연 작품인 이 책은

마이클 코넬리의 또 다른 분신이라 할 수 있는 해리 보슈까지 나란히 등장하여 재미를 배가 시키고 있다.

물론 미키 할러가 주연이라 해리 보슈는 왠지 조연처럼 느껴지는 아쉬움이 있지만

특별한 인연의 두 사람이 직접 힘을 모아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니

마이클 코넬리의 팬이라면 충분히 남다른 감회에 젖게 될 것 같다.

 

이 책에선 주로 월터 엘리엇에 대한 재판절차를 다루면서

관련 사건인 제리 빈센트 살인사건의 수사진행상황을 보여주는데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에서도 미국 형사절차를 흥미롭게 그려냈지만

이 책에서는 특히 배심원의 선정절차부터

배심원들에 대한 묘한 심리전이 부각되어 배심원제도의 묘미를 맛볼 수 있었다.

우리도 국민참여재판을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은 배심원들의 결정이 구속력이 없는 상태인데

만약 미국처럼 배심원들이 유무죄 판단을 한다면

누가 배심원으로 선정될 것인지가 정말 중요한 문제가 될 것 같다.

이 책에서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스타일의 배심원을 심어놓기 위해 검사와 변호사가 안간힘을 다하는데

심지어 배심원의 성향을 판단하는 컨설턴트까지 등장하니

과연 저런 식으로 진실을 밝혀내고 정의로운 재판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O.J. 심슨처럼 법정 분위기에 따라 황당하게 무죄가 되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과 이 책에서처럼 배심원 조작 가능성을 생각하면 배심원제도가 반드시 사법제도 개선책이라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 책은 마이클 코넬리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시인'처럼

'누구나 거짓말을 한다'는 인상적인 문구로 시작한다.

경찰도, 변호사도, 증인도, 피해자도 거짓말을 하는, 재판은 거짓말 경연장이라고 하는데

그런 재판에서 과연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가려내는 게

재판의 핵심이지만 현실에서는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나름 고수라 자부하는 미키 할러도 거짓말에 완전히 속는데

워낙 거짓말을 하는 인간들이 많다 보니 아무도 못 믿게 되는 난감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 작품 속에서도 미키 할러는 탁월한 솜씨를 발휘해 월터 엘리엇을 법정에선 거의 구해낼 뻔하지만

법보다 빠른 총알 평결은 결코 피해내지 못했다.

흔히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고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 법과 제도가

제 역할을 못해서 총알이 정의를 실현하게 되는 서글픈 현실가 마주하게 된다.

 

법정에서의 공방에 몰입하다 보니 어느덧 페이지가 얼마 남지 않더니

마지막에 거의 폭풍이 몰아치듯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진도가 나가 거의 혼이 빠질 지경이었다.

전혀 뜻밖의 범인이 등장해 좀 당황스러울 지경이었는데

그래도 깔끔한 결말을 선보여서 속이 시원했다. 

이 책엔 두 명의 주연급 출연자 외에 '다크니스 모어 댄 나잇' 처럼

잭 매커보이가 카메오 출연을 해서 반가웠는데

정말 특별한 사연으로 얽힌 미키 할러와 해리 보슈가 악의 무리들에 맞서

힘을 합해 싸우는 멋진 작품들을 계속 만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왕이면 최근에 개봉한 영화 '어벤져스'처럼 해리 보슈와 미키 할러는 물론 잭 매커보이 등

마이클 코넬리의 아바타들이 총출동하는 종합선물세트가 나오면

더욱 흥미진진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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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모어 댄 나잇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7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7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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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조용한 삶을 살아가던 전직 FBI 프로파일러 테리 매케일렙에게

예전에 같이 수사를 했던 윈스턴 형사가 자문을 의뢰한다.

알몸으로 철사에 묶인 채 죽은 남자의 살해 현장에 있던 올빼미 조각상에서 단서를 찾은

테리 매케일렙은 피해자의 모습이 히에로니무스 보슈의 그림을 모방한 사실을 알고

유력한 용의자로 해리 보슈를 지목하는데...

 

해리 보슈 시리즈의 7번째 작품인 이 책에선 해리 보슈는 물론 '블러드 워크'의 테리 매케일렙,

'시인'의 잭 매커보이가 등장하여 마이클 코넬리가 창조한 세 명의 주인공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물론 잭 매커보이는 단역에 지나지 않지만

테리 매케일렙은 오히려 해리 보슈보다 더 사건 수사의 핵심인물로 활약을 하기 때문에

테리 매케일렙 시리즈 2편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해리 보슈 시리즈의 재미는 예전의 사건들이 뒤의 얘기의 소재가 되거나 영향을 줘서

과거와의 유기적인 관련을 맺는 점인데, 이 책의 핵심 사건이자 피해자는 바로

'라스트 코요테'의 초반부에 해리 보슈가 상사인 파운즈 경위가 법적 권리를 알려주는 바람에

무사히 풀려났던 에드워드 건이란 부랑자였다.

(그래서 열받은 해리 보슈가 파운즈 경위를 창문밖으로 던져버려 정직을 당한다)

해리 보슈가 잡아넣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던 남자가 처참한 시체로 발견된 가운데

여러 정황증거가 해리 보슈를 가리키고 있자 테리 매케일렙은 해리 보슈를 은밀히 조사하기

시작하고, 해리 보슈는 여배우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영화계의 거물 데이비드 스토리에 대한

재판의 가장 중요한 증인으로 진술을 해야 하는 상황에 살인범으로 몰릴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이 작품은 크게 테리 매케일렙이 주도하는 에드워드 건에 대한 수사와 해리 보슈가

중요한 증인으로 활약하는 데이비드 스토리에 대한 재판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결국 두 사건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다.

다른 해리 보슈 시리즈에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게 보통인데

이 책에선 반전에 비중을 두기 보다는(사실 범인은 충분히 예측가능했다)

범인을 밝히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고 할 수 있는데 그 과정에 숨겨진 진실이

밤보다 더 짙은 어둠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한 맘이 들었다.

그럼에도 결국 그 어둠이 통쾌하게 분쇄될 수 있었던 것은 어둠의 심연에 빠지지 않고

정의를 사수한 해리 보슈와 테리 매케일렙 같은 형사들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번 작품에선 해리 보슈의 로맨스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작까지 비록 삐걱거렸지만 결혼생활을 이어오던 앨리노어는 떠나서 돌아올 생각을 안 하고

해리 보슈는 그런 그녀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애처로운 생활을 이어간다.

지금까지 읽어 온 해리 보슈 시리즈에서 늘 여자가 끊이지 않았던 해리 보슈가

이번에는 잠시 쉬어가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읽었던 다음 편 '유골의 도시'에서

새로운 로맨스를 만들어갔던 걸 생각하면 정말 이번만 휴식기를 갖는 것 같다.ㅎ

암튼 이 책은 해리 보슈를 비롯해 테리 매케일렙, 잭 매커보이까지 한번에 만날 수 있는

마이클 코넬리의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책이었는데 미키 할러까지 등장했다면 완벽한 선물세트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테리 매케일렙이 이미 '시인의 계곡'에서 사망한 걸 생각하면

마이클 코넬리의 네 명의 분신이 모두 등장하는 판타스틱4는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 아쉬움은 이 책으로 충분히 달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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