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증인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 Mickey Haller series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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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사건 전문 변호사로 활약하던 미키 할러는 형사사건 수가 급감하자 새로운 블루오션이라 할 수

있는 주택 압류 관련 소송 분야에 진출해 나름 선전하던 중 담보대출 관련 의뢰인이었던 리사 트래멀이

자신의 집을 압류하려던 은행 부행장 미첼 본듀란트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자 변호를 맡게 되는데...

 

미키 할러 시리즈의 3편인 '파기환송'에 이어 오랜만에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과 만나게 되었다.

1년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한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인지라 너무 반가웠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2008년 세계 경제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 할 수 있었던 미국의 부실담보대출이 소재로 사용되어 

시사성 있는 소재를 크라임 스릴러 마스터께서 어떻게 요리해내었을지 기대가 되었다.

그동안 주로 악당들을 변호하는 형사 전문 변호사로 악명이 높았던 미키 할러가 생계를 위해

민사사건 변호사로 변신하는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는데 주택 압류 관련한 사건의 의뢰인 중 한 명인

리사 트래멀이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면서 그녀의 변호를 맡아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미키 할러 시리즈 자체가 법정 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들이었는데 이번 작품도 미국 형사절차가

어떻게 이뤄지는 것인지를 제대로 배울 수 있게 피의자가 체포되는 단계부터 판결 선고 후의 과정까지

소설이 아닌 교과서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흥미진진하면서도 차근차근 형사절차가 단계별로 진행된다.

미국의 형사절차가 배심원제도를 기반으로 하여 검찰과 피고인측이 대등한 무기평등의 원칙 아래에서

증거개시제도를 시작으로 양측이 공정한 대결을 할 수 있도록 각종 제도가 만들어져 있는데

무엇보다 유무죄를 결정하는 사람이 판사가 아닌 배심원들이다 보니 검찰이나 변호인 모두

배심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세워 치열한 공방을 벌인다. 이 책에서도 처음에는

리사 트래멀을 범행현장 주위에서 목격했다는 증언을 유력한 증거로 삼아 검찰이 기소하는데,

절차 진행 중에 피해자의 혈흔이 묻은 피고인의 신발이나 피해자를 살해할 때 사용된 망치가

발견되어 과학적인 증거들이 제시되면서 피고인측이 결정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몰리게 된다.

우리 같으면 이 정도 증거가 나왔으면 이미 게임이 끝났다고 봐야 할 테지만 여기선 이런 증거들을

채택하는 것조차 증거개시단계에 제출되지 않은 증거라는 이유로 당연히 받아들여지지 않고 

변호인의 이의 등을 거쳐 판사가 변호인측에서 방어할 시간을 주는 걸 조건으로 증거로 채택한다.

그만큼 검찰이나 피고인 양측 모두 공정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방어권 보장이 철저하게 이뤄지는데

과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유죄를 입증하려는 검찰과 이에 맞서 유죄증거들에 합리적 의심을 불러

일으키는 변호인의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대결이 펼쳐지는데 정작 이들에겐 진실이 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았다. 특히 입증책임이 상대적으로 덜한 변호인측은 제3자 범인설을 제기하며

위탁 추심업체인 ALOFT의 대표 루이스 오파리지오에게 화살을 겨눈다. 여기서 미키 할러는

결정적인 꼼수를 부리는데 배심원제도 자체가 실체적 진실보다는 배심원에게 어떤 인상을 주느냐에

승패가 좌우되다 보니 그야말로 얼마나 쇼맨십을 잘 보여주느냐가 중요한 부분이 되어 본말이 전도된

측면이 없지 않았다. 이 작품을 보면 배심원제도가 공판전략을 어떻게 짜서 뭘 보여주느냐에 따라

유무죄가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음을 잘 알 수 있었는데 실체적 진실은

마지막에 법정 밖에서 엉뚱하게 드러나게 되지만 미키 할러의 순발력 있는 대응으로 나름의 정의를

구현하게 된다. 이복형 해리 보슈와의 협업으로 이뤄졌던 전작과 달리 해리 보슈는 잠깐 얼굴만

내밀고 업무 보조를 위해 고용한 새내기 변호사 제니퍼(블락스)가 나름의 역할을 하는데 전처인

매기와의 애매모호한 관계 등 아기자기한 재미까지 쏠쏠했다. 600페이지에 육박하는 분량임에도

작가 특유의 입담과 필력으로 순식간에 페이지들이 사라져 버렸는데 역시 마이클 코넬리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다음에는 해리 보슈 시리즈로 빨리 재회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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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기환송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 Mickey Haller series
마이클 코넬리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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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들을 변호해주는 형사 전문 변호사 미키 할러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지방검사장인 윌리엄스로부터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되어 온 아동살해범 제이슨 제섭사건의 특별검사직을 제안받는다. 

20년 이상 복역 중이던 제이슨 제섭이 꾸준히 무죄를 주장하며 사법투쟁을 벌여온 결과

피해자인 아동의 원피스에서 발견된 정액의 유전자가 제섭의 것이 아닌

피해 아동의 양아버지의 것으로 밝혀지면서 다시 재판을 받을 기회를 얻게 된 것인데

항상 범인들의 변호만 맡던 미키 할러가 특별검사직을 수락하면서

제섭을 다시 감옥으로 보내야할 중대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차석검사로 전처인 매기 맥퍼슨을, 담당 수사관으로 이복형인 해리 보슈를 기용해 진용을 갖춘

미키 할러는 로이스를 변호사로 선임한 제섭에 대한 보석심리에서 보석금도 없이 그를 풀어주는데...

 

미키 할러가 주연으로 활약한 작품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탄환의 심판'

아무래도 주인공이 변호사이다 보니 모두 법정스릴러였는데 이번에도 역시 법정스릴러로 돌아왔다.

전작인 '탄환의 심판'에서도 이복형제인 미키 할러와 해리 보슈의 콤비 플레이가 돋보였는데, 

전작의 탄력을 이어나가 이번에도 두 사람이 힘을 합쳐 무죄로 나오려는 아동살해범과 맞서게 된다.

미국의 법정스릴러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배심원제도가 과연 좋은 제도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도 국민참여재판이란 이름으로 배심원제도를 일부 도입해 운영하곤 있지만

이 책에서 제섭의 재심사건이 벌어지는 과정을 보면 진실과 정의보단 

누가 배심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느냐 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배심원 선정부터 시작해서 양측이 자신에게 유리한 사람들을 배심원으로 선정하려고

혈안이 되고 증거나 법적 판단보다는 배심원의 감정에 호소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 책에서 제섭을 유죄로 만들었던 증거가 아닌 피해 아동 옷에 묻은 정액의 주인이

다른 사람이었다는 이유로 재심절차가 개시되지만 마치 처음 재판을 하는 것처럼

과거 재판결과를 철저하게 배심원들에게 노출되지 않게 백지상태로 판단을 받게 하는데

피고인이 공정한 재판을 받게 한다는 취지 자체는 이해가 되지만 너무 말장난에 의존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언론플레이로 이미 무죄인양 구는 제섭이 유죄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도

철저한 공판 전략이 필요했다. 관련 증인들이 사망하는 등 유죄 입증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무엇보다 제섭이 동생을 납치하는 걸 목격했고 제섭을 범인으로 지목했던 피해자의 언니 사라 랜디의

증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끔찍한 일을 겪은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마약과 섹스 등으로

방황했던 그녀의 증언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피고인측 변호사의 발악이 장난이 아니었다.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 차원을 넘어서 위증교사와 증거조작도 서슴지않는 작태가 정말 꼴불견이었는데

미리 해리 보슈가 손을 써 상황이 급변하자 자기 꾀에 넘어가 망연자실한 모습이 통쾌하기 그지없었다.

단지 증거 중에 일부가 잘못되었다는 이유로 재심을 받는 건 그렇다고 해도

아동살해범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흉악범을 사회에 그냥 방치하는 건 도저히 이해가 안 되었다.

해리 보슈가 제섭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도록 감시팀을 붙이지만 결국 나중에 벌어지는 사건들을

보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게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은 해리 보슈 시리즈나 미키 할러 시리즈나 모두 만족스럽지만

이번 작품은 예상 외로 특별한 반전이 등장하지는 않았다.

제섭의 범행과 관련해 레이철 월링까지 등장시켜 잔뜩 분위기는 잡았지만

마지막까지 화끈한(?) 한 방이 터지지 않고 좀 미적지근하게 끝을 맺는 듯한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늘 반가운 미키 할러와 해리 보슈 형제들을 만나서 반가웠는데

아직 출간되지 않은 작품들도 어서 빨리 만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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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드래곤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4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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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의 한 상점에서 중국인 상점주인이 총격을 받고 살해당한다.

사건을 담당한 해리 보슈는 중국 범죄 조직인 삼합회 조직원이 피해자에게서 정기적으로

상납 받았음을 확인하고 공항으로 도망가는 그를 용의자로 체포하지만

그를 풀어주지 않으면 홍콩에 있는 보슈의 가족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전화를 받는다.

해리 보슈는 협박에도 불구하고 용의자에 대한 추가 수사로 살해 혐의를 입증하려는 계획을

추진하지만 딸 매디가 납치되었음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휴대폰으로 전송 받고

추가 수사는 동료 형사들에게 맡긴 채 홍콩으로 바로 날아가는데... 

 

오랫동안 기다리던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가 돌아왔다.

늘 이전 작품들과의 연관된 얘기들이 나와서 재미를 배가시켜 주곤 했는데

이번 작품의 살인사건이 발생한 무대인 상점 행운주류가 바로 12년 전 처리한 사건인

'앤젤스 플라이트'의 마지막을 장식한 상점이었다.

그때 피해자인 주인에게서 받은 성냥갑을 해리 보슈가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상태였는데

피해자의 아들에게 범인을 꼭 잡아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아시아인 조직범죄 전담반의 추 형사의 도움을 받아 사건 발생 1주일 전 CCTV에 찍힌

삼합회 조직원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여러 가지 증거를 수집하지만

딸이 인질로 잡혔다는 소식에 그는 멘붕 상태가 되고 만다.

자기 목숨보다 소중한 딸을 구하기 위해 홍콩으로 날아간 해리 보슈는

한양에서 김서방 찾기가 아닌 홍콩에서 매디 찾기에 나선다.

그나마 기존에 다져놓은 친분을 활용하여 동영상을 분석해 매디가 납치되어 있을 유력한

장소를 찾아가지만 그곳에서 뜻하지 않게 벌어진 총격전으로 전처인 엘리노어 위시를 잃고 만다.

망연자실하고 있을 틈도 없이 딸을 찾기 위해 엘리노어 위시가 사귀던 남자 선 이의 도움을 받아

필사의 추격을 시작하는데 중국의 인신매매는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이미 여러 영화 등에서 장기적출을 위해 벌이는 끔찍한 짓들을 많이 봤지만

해리 보슈가 그런 일을 겪게 될지는 몰랐다.

안 그래도 물불 안 가리는 열혈 형사 해리 보슈에게 그 어떤 장애물도 딸을 찾는 걸 막을 순 없었다.

그 짧은 시간 안에 딸을 구해내고 다시 LA로 훌쩍 돌아온 해리 보슈.

엄마를 잃은 고통과 죄책감에 시달리는 딸을 건사하랴 상점 주인 피살사건 해결하랴

눈코 뜰 새가 없는데 사건의 진실은 전혀 엉뚱한 곳에 숨겨져 있었다.

최첨단 기술로 탄피에 찍힌 지문을 찾아내고 이를 토대로 수사를 벌인 결과 밝혀지는 진실은

정말 황당하고 허무할 정도였고 딸의 납치사건 역시나 내부에서 정보유출자가 있을 거라 추측했지만

그것 역시 어처구니없는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

전반적으로 LA와 홍콩, 다시 LA를 넘나드는 정신 없는 여정과 딸을 향한 애타는 부정이 물씬

담겨 있는 작품이었는데 좀 어수선하고 산만한 느낌도 없진 않았다.

중간에 이복형제인 미키 할러가 해리 보슈의 홍콩에서의 활약(?)을 변호하기 위해

등장하는 장면은 반가웠지만 엘리노어 위시를 영원히 잃게 된 건 정말 안타까웠다.

중국인들이 주요 인물들로 등장해 기존 작품들과는 좀 색다른 점도 있었는데

컨 라임 시리즈 중 '돌 원숭이'에서 본 것처럼 아무래도 서양 사람의 관점에서

동양 사람들을 대하는 한계가 없진 않았다.

암튼 앞으로 딸 매들린과 함께 사는 낯선 해리 보슈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악당들의 위협 속에서 딸과 함께 LA를 수호하는 그의 활약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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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도시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13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3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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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홀랜드 댐 위의 산마루에서 뒤통수에 총을 두 발 맞고 죽은 남자의 시체가 발견되어

 자정에 호출을 받고 출동한 해리 보슈는 현장에서 FBI 요원 레이철 월링과 재회한다.

단순한 강력사건이 아님을 직감한 해리 보슈는 피해자가 방사능물질을 취급하는 자격이 있는

스탠리 켄트로 레이철과 그의 파트너와 함께 켄트의 집을 방문하지만

그의 아내는 벌거벗긴 채 묶여 있었다. 켄트의 아내를 위협하며 켄트에게 세슘을 가져올 것을

협박한 테러범들이 있었음을 알게 되자 사건은 단순 살인사건이 아닌

국가안보에 치명적인 테러사건으로 변하는데...

 
전작인 '에코 파크'에 이은 해리 보슈 시리즈 제13편인 이 책은 기존의 작품들에 비하면

너무 날씬한 모습을 선보여 조금은 어색했다. 평소보다 반 정도의 분량밖에 안 되서 너무

다이어트를 심하게 한 게 아닌가 싶었지만 그래도 갖출 건 다 갖춘 명불허전의 모습은 여전했다.

아무래도 '뉴욕 타임스 선데이 매거진'에 연재되었던 작품이라 분량이 조금 줄어든 것 같은데

그만큼 속도감은 더욱 강렬했다. '에코 파크'에서 다시 만난 해리 보슈와 레이철 월링은

이 작품에서 계속 인연을 이어간다. 살인사건으로 보고 계속 수사에 참여하려는 해리 보슈와

테러 사건으로 보고 LA경찰은 배제한 채 전담수사를 하려는 FBI와의 갈등이 벌어지지만

어떤 압력에도 굴하지 않는 해리 보슈는 살인을 목격한 제시 밋포드를 FBI에 알리지 않고

자신만의 수사를 계속한다. 그러던 와중에 세슘에 직접 노출되어 병원에 실려간 남자가 등장하고

해리 보슈는 그의 트럭에서 세슘 박스와 함께 사건을 완전히 달리 보게 만드는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하게 되는데...


'에코 파크'까지 미해결사건 전담반에 있었던 해리 보슈는

이 책에서 특수살인사건 전담반으로 옮긴 상태로 등장한다.

그래서 이그나시오 페라스라는 새 파트너와 갠들 경위라는 상관이 새롭게 등장하는데

마지막에 나오는 '감사의 글'을 보면 그들의 이름이 종양학과 의학물리학, 세슘에 대해

자문해준 박사들의 이름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

새로운 등장인물들에게 감사하고 싶은 사람들의 이름을 붙인 마이클 코넬리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 작품에선 9. 11. 테러 이후 미국 사회의 단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테러에 대한 공포는 거의 환자 수준이 되어서 무슨 일에든 테러와 연관이 있다고 하면

초법적인 행위가 용인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막강한 권한을 부여받은 국가기관들은

국가안보를 핑계로 국민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짓을 아무렇지 않게 일삼는 상황인데다

범죄도 테러라는 단어만 나오면 물불 안 가리니 좀 심각한 상황이 아닌가 싶다.

이 책에서도 무고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장면이 나오는데 작가와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상황에 대한 비판도 담겨 있는 것 같다. 그동안 국내에 출간된 해리 보슈 시리즈를 순서대로

읽다 보니 이제 어느 정도 감이 잡히는 지경에 이르렀다. 딱 봐도 테러는 미끼고

진실은 엉뚱한 데 있을 것 같더니 역시나 뜻밖의 범인과 진실을 보여준다.

레이철 월링과의 묘한 관계도 계속 이어지는데 왠지 다음 작품에선

다시 예전의 뜨거웠던(?) 시절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기대를 갖게 해주었다.

해리 보슈 시리즈를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다 읽고 나면 늘 아쉽다. 특히

이번 책은 분량이 적어 순식간에 해치우고 나니 뭔가 허전한 느낌마저 든다.

새로운 파트너와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해리 보슈의 활약상을

이번 여름이 가기 전에 다시 만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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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파크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12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2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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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해결하지 못해 늘 마음 속에 남아 있던 마리 게스토의 실종사건에

 

뜻밖의 소식을 접한 해리 보슈. 최근 우연히 경찰에 붙잡힌 레이너드 웨이츠란 범인이

 

자신이 저지른 연쇄살인 중에 하나로 마리 게스토의 살인사건을 자백했다는 것인데,

 

해리 보슈는 자신이 짐작한 용의자가 아닌 엉뚱한 범인의 출현에 당황하지만

 

일단 레이너드 웨이츠의 수사에 합류한다. 레이너드 웨이츠가 마리 게스토를 매장한 곳을

 

안내하기로 해서 현장에 나가지만 레이너드 웨이츠는 수사진이 잠시 방심한 틈을 타

 

형사의 총을 빼앗아 경찰들에게 총격을 가하고 달아나 버리는데...

전작인 '클로저'에서 미해결사건 전담반으로 복귀했던 해리 보슈가

 

자신을 오랫동안 괴롭히던 사건과 다시 마주하게 된다.

 

실종된 여자의 시체를 발견하지 못한 채 미제사건으로 남겨져 항상 마음의 짐이 되었던

 

게스토 사건에서 해리 보슈는 자신이 범인으로 직감한 남자를 계속 따라다니며 괴롭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는데 난데없는 범인의 나타나 자신이 마리 게스토를 죽였다고 하자

 

믿기 어려워한다. 게다가 자신과 에드거가 그 당시 범인이 건 전화를 무시해 범인을 잡지 못하고

 

그가 더 많은 범죄를 저지르도록 방치했다는 자책감에 괴로워하던 중

범인을 심문하기 위해 레이철 월링에게 도움을 청하면서 그녀와의 인연의 끈을 이어간다.

 

'시인의 계곡'에서 짧게나마 연인관계였던 그들은 금방 예전의 관계를 회복한다.

레이철과의 재회로 잠깐동안의 행복을 맛보는 것도 잠시 범인이 마리 게스토의 시체를 묻어 둔

 

장소에 같이 갔다가 경찰들을 사살하고 도주하는 난리통에 파트너인 키즈민 라이더가 중상을 입고 만다.

간신히 라이더를 살려낸 해리 보슈는 레이너드 웨이츠가 마리 게스토를 죽인 범인이 아니라는

 

단서를 잡고 모종의 음모와 거래가 진행 중임을 깨닫게 되는데...

이 책도 다른 해리 보슈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사건이 간단하게 끝나지 않는다.

 

레이너드 웨이츠와의 거래를 한 자가 누군지는 쉽게 짐작이 갔지만

 

그들을 엮어준 인물은 조금은 뜻밖의 인물이라 할 수 있었다.

게다가 해리 보슈와의 레이너드 웨이츠와의 인연도 의미가 있었는데,

보통 사람들이 환경 탓을 많이 하지만 같은 환경 속에서 자라도 자신의 내면에 착한 개를 키울지,

 

못된 개를 키울지는 본인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착한 개를 키웠던 해리 보슈가 정의의 화신이 된 반면

못된 개를 키웠던 레이너드 웨이츠가 연쇄 살인마가 된 걸 보면

 

자신의 인생은 결국 자기 하기 나름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돈과 권력의 뒤에 숨어 자신의 범행을 숨기려 했던 진범은 결국 해리 보슈의 예상대로

 

스스로 무덤을 파게 되는데 어찌 보면 자업자득이라 할 수 있었다.

 

해리 보슈는 이렇게 13년 묵은 체증이 시원하게 내려가게 만들지만 레이철과의 인연은

 

또 아쉽게 끝나고 만다. 해리 보슈 같이 물불 안 가리는 남자를 어떤 여자가 감당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매 작품마다 나름의 로맨스를 만들어가는 그의 능력은 정말 미스터리다.ㅎ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는 언제 읽어도 질리지가 않은 매력이 있다.

 

아직 국내에 출간되지 않은 작품들이 좀 있는 것으로 아는데

 

남은 작품들도 빨리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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