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
우르줄라 포츠난스키 지음, 안상임 옮김 / 민음사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베아트리체 형사는 절벽 아래에서 발견된 여자 시체의 양쪽 발바닥에 적힌

 

이상한 숫자와 문자가 무엇인가가 있는 좌표임을 알게 된다.

파트너인 플로린 형사와 그곳을 찾아가 플라스틱 용기를 발견하고 열자

 

그 속엔 게임에 초대하는 범인의 메시지와 함께 남자의 잘린 손이 들어 있는데...

 

유럽산 미스터리들이 야금야금 등장하더니 이젠 미스터리 시장에서

본고장인 영미산이나 이웃 일본산들을 능가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얼마 전에 내한한 요 네스뵈를 비롯한 북유럽 미스터리들이 대세를 형성하는 와중에

 

독일 작가들도 종종 만났는데 이 책은 쉽게 만날 수 없는 오스트리아 작가의 책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은 색다른 느낌이 들었는데 무엇보다 지오캐싱이라는 GPS 수신기를 이용해

보물찾기를 하는 레저 스포츠를 소재로 하여 흥미진진한 미스터리를 선보였다.

 

마치 경찰들과 게임을 벌이는 것처럼 범인은 좌표만을 단서로 남기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경찰들을 이끌지만 베아트리체를 비롯한 경찰들은 도대체 범인의 의도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범인은 계속 한 명씩 피해자들을 죽이고 그들을 묻은 좌표를 공개하지만 왜 이런 짓을 하는지,

 

피해자들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지가 좀처럼 의문이 풀리지 않는 가운데

 

베아트리체 형사는 오너(범인의 호칭)와 메시지를 주고 받게 된다.

 

자신의 친구 에블린을 죽게 내버려뒀다는 자책감을 가지고 있던 베아트리체의 아픈 상처까지 알고

 

이를 자극하는 범인은 결국 책 제목처럼 다섯 명의 희생자를 만들어내고

 

그 가운데 경찰은 지가르트를 간신히 구해내지만 베아트리체는 아직 끝이 난 게 아님을 느끼는데...

 

보통 스릴러에서 범인과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가장 전형적인 설정이라 할 수 있지만

 

이 책에선 지오캐싱이란 실제 게임같은 걸 하는 느낌을 준다.

 

사실 이 책을 통해 지오캐싱이란 걸 처음 알게 되었는데

 

초등학교때 소풍가서 하던 보물찾기를 떠올리게 하는 흥미로운 레포츠라 할 수 있었다.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여가활동이 아닐까 싶다. 

 

범인이 주는 단서로 좌표를 알아내고 범인이 숨겨둔 것을 찾아내는 재미가 글로도 느껴졌는데

 

조금씩 드러나는 사건의 진실은 범인을 단순히 사이코패스로 치부하기엔 안타까운 사연이 담겨 있었다.

 

처음에는 요즘 워낙 사이코패스들이 범람하다 보니 이 책의 범인도 경찰들과의 게임을 즐기는

묻지마 살인마인 것처럼 느껴졌는데 그에게도 나름의 동기가 있었다.

아니 충분히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게 이해가 되었다.

 

세월호 침몰사건으로 온 나라가 비통한 상황임에도 자신만 먼저 살겠다고 도망가는 선장과 승무원들,

 

이런 상황에서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인간들이 버젓한 상황에 자신의 가족을 잃은 사람이 

 

가족을 죽음에 이르게 한 자들을 처단하는 건 감정적으론 공감하고도 남았다.

 

암튼 온통 우울한 나라 분위기 속에서 잠시나마 흥미진진한 스릴러속으로 도피하여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는데 오스트리아표 스릴러의 진가를 잘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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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형사 베르호벤 추리 시리즈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서준환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알렉스란 여자가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아내를 납치당해 잃은 아픔을 간직한 카미유 반장이 사건을 맡게 된다.

 

범인과 피해자의 정체가 모두 오리무중인 상태에서 알렉스는 자신을 납치한 남자가

자신이 말라 죽어가는 것을 보고 싶어하며 자신을 새장에 가두자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을 시작하는데...

프랑스 스릴러는 아직 생소한 편인데 이 책의 작가 피에르 르메트르는

카미유 베르호벤이란 독특한 캐릭터의 반장을 등장시켜 프랑스표 스릴러가 뭔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첨에 카미유란 이름을 들었을 때 카미유 끌로델이 생각났고 게다가 키가 145cm밖에 안 된다고 하니

당연히 여자가 아닌가 생각했는데 남자라서 좀 의외였다.

 

처음부터 예상을 깬 파격을 선보인 작가는 납치된 알렉스와 그녀를 찾으려는

 

카미유 반장 수사팀을 번갈아 보여 주는데,

 

범인이 왜 알렉스를 납치해 고문하다 죽이려 하는지 그 이유가 무척 궁금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범인은 예상 외로 금방 발각되고 경찰에 쫓기자 스스로 차도에 뛰어들어 자살을 하면서

 

왠지 싱겁게 끝날 것만 같았던 납치극은 알렉스가 쥐떼와의 혈투를 이겨내고

 

새장에서 탈출하면서 더 충격적인 얘기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알렉스는 전형적인 팜므 파탈이었다. 남자들을 유혹해 끔찍하게 살해하고 다니는

 

묻지마 범죄의 연쇄살인마였는데 그 범행이 정말 잔혹하기 이를 데 없어

 

도대체 왜 저런 짓을 저지르고 다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역시나 그녀에겐 사연이 있었고 그녀의 사연을 듣는 순간

 

그녀가 저지른 범죄들은 더 이상 범죄가 아니었다.

그녀를 살인마로 내몬 모든 원인은 바로 가정에 있었다. 한 인간이 어떻게 성장할지는

 

그가 속한 가정을 보면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데

 

알렉스의 오빠와 엄마는 그야말로 인간말종들이었다.

살아있는 악마를 보는 듯한 뻔뻔함에 치를 떨게 만들었는데 그의 죄를 단죄하기 위한

 

경찰들의 치열한 심문과정은 이 책의 또 다른 볼거리라 할 수 있었다.

 

정말 인내심을 발휘하지 않을 수 없는 과정이었는데 계속되는 추궁에도 빈정거리면서

 

요리조리 얄밉게 피하가는 범인이 끝내 결정적인 증거 앞에 무너지는 모습은

 

정말 짜릿한 쾌감을 안겨주었다.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난 피에르 르메트르는 한 마디로 거물을 만난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그동안 많이 읽었봤던 뻔한 스릴러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얘기를 끌고가는 작가의 능력이 장난 아니었다.

알렉스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을 요리해내면서 독자들을 자신의 의도대로

 

정신없이 끌고 다니는데 휘몰아치는 강풍에 속수무책으로 휩쓸려갈 수밖에 없었다.

 

마치 폭풍 흡입하듯이 순식간에 두꺼운 책을 읽어나갔는데

 

그만큼 이 책의 흡입력은 대단하다 할 수 있었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었다가 다시 피해자로 되는 롤러코스터를 탄 짜릿한 재미를 맛볼 수 있었는데,

 

알렉스의 기구한 인생과 그녀를 그렇게 망가지게 만든 파렴치한 범인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과 분노를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최근에 북유럽을 비롯한 유럽의 미스터리와

 

스릴러가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는데 프랑스에도 걸출한 작가가 있음을 제대로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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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머니 2 밀리언셀러 클럽 131
옌스 라피두스 지음, 이정아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라도반에게 찍혀 조직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므라도는 라도반에게서 독립할 계획을 세우고,

호르헤는 라도반 왕국을 무너뜨릴 계획을 차근차근 진행해 나간다.

누나의 비밀을 조금씩 알게 된 JW는 마약사업을 통해 대박을 꿈꾸고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세 사람은 결국 운명의 순간에 다시 한 자리에 모이게 되는데...

 

한때 한국영화의 대세가 조폭영화인 적이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조폭이 맹활약을 하고 있지만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그들의 모습이 과연 진정한 모습인지는 의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 책에서 그려지는 마약상과 폭력조직들의 행태는 훨씬 사실감이 있지 않나 싶다.

조폭들이 기업화되고 하는 모습은 우리도 다를 바가 없지만

마약의 대중화(?)는 아직까지의 우리와는 다른 현실이었다.

특히 마약을 밀수입하는 기상천외한 방법이 소개되고 있어

이 책을 보고 수법을 배우지 않을까 걱정된다.ㅎ

그리고 구 유고 출신들이 유럽 전역에 퍼져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영화 '테이큰'에서 봤던 인신매매와 성매매를 일삼는 범죄조직들이

북유럽에서도 활개를 치고 있음을 이 책을 통해 잘 알 수 있었다.

 

얽히고 설킨 세 남자의 운명은 결국 과거에 있었던 JW 누나의 실종사건으로 인해 결판이 나게 된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세 사람은 마지막 한탕으로 벌이는 작업 현장에서 마주하게 되고

거기서 비로소 누나 실종사건의 진실을 알게 된 JW에 의해 세 사람의 운명은 결정된다.

범죄에 몸 담은 사람들 치고는 나름 해피엔딩(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전반적으로 일반인들이 접하기 어려운 마약이나 조직범죄의 세계를 실감나게 그려내면서

소설적인 재미도 잘 살린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본국에서 이미 영화로 만들어졌고

곧 헐리웃에서도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이라 하는데 소설이 워낙 탄탄한 스토리라

영화로도 충분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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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머니 1 밀리언셀러 클럽 130
옌스 라피두스 지음, 이정아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마약거래상을 하다 배신을 당해 교도소에 들어간 호르헤는 어떻게든 탈옥하여 복수할 계획을 세운다.

상류사회에 진입하기를 꿈꾸며 이중생활을 하던 JW는 마약거래에 발을 들이면서 대박을 꿈꾸고,

세르비아 출신 갱단원 므라도는 딸과의 안정된 삶을 꿈꾸지만 보스인 라도반과의 갈등으로

계속 일이 꼬이기만 하는데 과연 이 세 사람은 자신들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이제 추리소설 내지 스릴러 소설의 대세는 아무래도 북유럽인 것 같다.

'밀레니엄 시리즈' 이후 조금씩 소개되던 북유럽 출신 작가들의 작품이

'스노우맨', '레오파드'의 요 네스뵈를 필두로 이제 물밀 듯이 밀려오는 느낌이 드는데

이 거센 물결에 합류해 북유럽 범죄소설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옌스 라피두스의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

그동안 읽었던 북유럽 작품들은 주로 성범죄를 다루고 있어 마치 북유럽이 '강간의 왕국'인 것처럼

편견을 가지게 만들었는데 이 책에선 마약거래 등을 하는 범죄조직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세 명의 주인공 모두 마약, 폭력 등 범죄와 연루되어 있으면서 어떻게 해서든 크게 한탕해서

현재보다 더 나은 삶을 꿈꾸고 있지만 성공이 눈앞에 어른거리는 것 같아도

그들의 생각처럼 그리 세상은 녹록하지 않았다.

먼저 므라도의 배신으로 감옥에 가게 된 호르헤는 자신을 감옥에 가게 만든 자들에게 복수를 꿈꾸며

탈옥을 감행하는데 그 과정은 미드인 '프리즌 브레이크'를 방불케 했다.

하지만 마치 마술과 같았던 그의 탈옥과 도주는 얼마 지나지 않아 피폐한 삶으로 이어진다.

이중생활을 하던 JW는 마약상으로 수완을 발휘하고 소피라는 멋진 여자친구도 생기지만

실종된 누나의 행방을 조사하면서 그녀의 비밀을 조금씩 알게 된다.

므라도는 한때 자신과 동료였던 라도반 밑에서 일하면서 아니꼬운 일도 견뎌내지만

계속 사고가 터지면서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들 세 사람은 마치 운명의 실타래에 엮인 듯

조우하게 되고 그들을 기다리는 운명의 늪에 빠져들게 되는데...

 

이 작품의 장점은 역시 사실감 넘치는 내용과 흠입력 있는 사건 전개로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게다가 판결 등의 형식을 직접 인용할 정도로

작가가 형사 전문 변호사인 점을 작품의 곳곳에 물씬 풍겨내고 있다.

이처럼 스웨덴의 암흑세계를 적나라하게 그려내면서도 느와르 소설의 재미를 결코 놓치지 않았던

1권은 세 명의 주인공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하면서 끝을 맺는다.

과연 욕망을 향해 무작정 달려가던 이들의 삶은 어떤 결말을 맺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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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은 책들의 상인
마르첼로 시모니 지음, 윤병언 옮김 / 작은씨앗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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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하나뿐인 신비로운 책 '우테르 벤토룸'을 지키려다 생 베므에 의해 추격당하던

비비엔 신부는 낭떠러지로 추락해 생사불명이 되고,

이제 유일하게 사실을 아는 유골상인 이냐시오 톨레도는 비밀의 책을 찾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

머나 먼 여정에 나서지만 그들을 추격하는 무리들에 의해 위험에 처하는데...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필적하는 단 한 권의 소설이라는 거창한 소개에 혹해서

보게 된 책인데 중세를 배경으로 해서 비밀의 책을 둘러싼 스릴 넘치는 모험담을 그린 점에선

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반면 수도원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장미의 이름'과는 달리

이 책은 베네치아, 프랑스, 스페인 등 여러 곳들을 돌아다니며 네 개로 나뉜 책을 찾아나서는데,

마치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천사와 악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 이냐시오 톨레도 일행을 끈질기게 추격하는 생 베므라는 가면을 쓴 기사단의 추격전은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드는 스릴과 속도감 있는 전개를 보여줬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재미는 역시 암호 풀이라 할 수 있는데 프로방스어 등 낯선 언어들이 등장하여

직접 내가 풀이할 수 있지는 않았지만 이를 풀어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졌다.

 

십자군전쟁이 벌어지던 중세시대는 그야말로 암흑의 시대라 할 수 있다.

모든 걸 종교가 지배하며 조금의 여유도 허락하지 않았던 답답한 세상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흥미로운 모험담은 팩션의 묘미를 잘 보여주었는데, 마치 진짜 중세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중세를 생생하게 재현해낸 작가의 철저한 고증과 연구가 돋보이는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게다가 200개나 되는 각주가 달려 있을 정도로 역자의 노력도 인정할 만한 작품이었다.

일체의 비판이 허용되지 않는 중세에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내용이 담긴 책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인 동시에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촉매가 될 수 있었다.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우테르 벤토룸'이 바로 그런 책이라 할 수 있었는데,

'장미의 이름'처럼 신비로운 책을 소재로 하여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이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이라는데 앞으로 나올 책들도 충분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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