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이펙트
페터 회 지음, 김진아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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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터 회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을 읽은 지도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그 당시 덴마크 작가의 작품이라 작품 속 황량한 분위기만큼이나 낯선 느낌이 적지 않았는데

그 이후로 북유럽 출신의 작가들의 작품이 쏟아져 나와서 이젠 북유럽의 음산한 분위기도 친숙한

느낌이 들 정도가 되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페터 회의 신간을 만날 수 있어서 우선 반가웠다.

 

스밀라 때도 그렇지만 이번에도 수잔이라는 여자 주인공을 내세운 얘기를 들려주는데

남자 작가임에도 여성의 삶이나 심리에 대해 너무 잘 아는 게 아닌가 싶어 금성 출신이란 의혹이 생겼다.

예술가, 여류 과학자, 유네스코 문화 홍보 대사, 유럽연합 역사상 가장 큰 프로젝트의 공동 책임자.

위에서 열거한 직업들은 바로 수잔의 남편, 본인, 아들, 딸의 직업인데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들로

보이지만 다들 인도 등지에서 이런저런 사고를 치고 수감 등의 위기상황에 빠져 있는 상태에서

수잔은 정부 인사로부터 본인을 비롯한 가족들을 위기에서 구해주는 조건으로 마그레테 스플리드라는

사람에게 의회 미래위원회의 마지막 보고서 두 건과 위원회 명단을 물어볼 것을 요구받는다.

황당한 요구라 치부하기엔 너무 긴박한 상황에 처한 상태라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는데

역시나 엄청난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다. 각종 음모론들이 활개를 치는 세상이지만 이 책에서 모종의

세력이 벌이는 계획은 솔직히 좀 현실성이 떨어지는 느낌이 없지 않았다. 미래위원회라는 조직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가 어려운 정체불명의 조직이었는데 각 분야의 뛰어난 사람들이 모여 각종

문제를 논의하고 예측하는 것까지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이들이 예측한 대로 거의 맞아

들어간다는 게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점을 치는 것도 아닌 데 과연 가능한 일인가

싶었다.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예측가능하다면 국가나 개인이나 훨씬 살아가는 게 용이할 것 같지만

이 책에선 성경이나 영화에 나오는 노아의 홍수의 현대판 버전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기에 이른다.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작했지만 수잔은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바탕으로 거대한 음모를 꾸미는

일당들과 맞서 싸운다. 왠만한 남자보다 더 강한 센 언니의 걸 크러쉬를 제대로 보여주는데

물리학자가 여전사로 변신하면서 겪는 아슬아슬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얘기들이 인상적이었다.

스토리 자체가 예상 밖으로 스케일이 너무 커서 현실인지 가상인지 실감이 안 날 정도였는데

기존에 쉽게 접하던 스릴러와는 좀 차원이 다른 스타일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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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임수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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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신망받던 형사였던 리처드 린빌이 은퇴 후 자신의 집에서 잔인하게 살해당한다.

그의 딸이자 런던 경찰국 형사인 케이트는 아버지를 죽인 범인이 누군지 알아내기 위해

수사를 담당하는 케일럽 반장을 찾아가자 케일럽 반장은 리처드가 잡았던 범죄자 중

그에게 복수를 다짐했고 출소 후 행방이 묘연한 데니스 쇼브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다.

한편 케이트는 자신과 만나고 싶다는 멜리사 쿠퍼라는 여자의 연락을 받고 약속을 잡지만

그녀는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서 리처드와 동일 수법으로 보이는 잔혹한 범행으로 살해당하는데...

 

독일 작가의 미스터리하면 타우누스 시리즈로 유명한 넬레 노이하우스가 먼저 떠오르는데

2천5백만 부의 판매량을 자랑하는 독일 현대소설의 살아 있는 신화라는 샤를로테 링크의 대표작이라고

해서 과연 어떤 내용의 작품인지 정말 궁금했다. 전직 경찰이 연쇄살인사건의 피해자로 등장하고

그의 딸인 현직 형사가 사건의 진실을 밝혀가는 줄거리라 나름 흥미로운 설정이라 할 수 있었는데

중간중간에 새미라는 아이를 입양한 조나스와 스텔라 부부의 얘기가 등장해 연쇄살인사건과 모종의

연관성이 있음을 암시했다. 케이트는 런던 경찰국 내에서 왕따나 다름없는 생활을 해와서 아버지가

세상의 유일한 소통창구였는데 그런 아버지를 끔찍한 살인사건으로 잃게 되자 큰 충격을 받는다.

게다가 아버지 살해사건의 중요한 단서를 알고 있는 것 같은 멜리사 쿠퍼가 자신과 만나려고 약속까지

했다가 살해당하자 두 사람 사이에 뭔가가 있음을 짐작하고 수사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게 된다.

한편 입양한 아들의 친모가 불량해 보이는 남자친구와 함께 나타나 여러가지를 살피고 돌아가자

조나스 부부는 스트레스로 인해 이미 계획했던 한적한 휴가지로 서둘러 떠나지만 그들이 어떻게

알고 그곳까지 찾아오면서 문제는 점점 심각해진다. 아버지와 멜리사 사이의 몰랐던 관계를 알게

된 케이트는 그동안 자신이 알고 있던 아버지가 맞는지 혼란스러워 하고, 아버지의 동료였다가

퇴직한 경찰마저 살해당하자 피해자들이 숨기고 있던 비밀이 무엇이기에 이들이 오랜 세월이

지나 대가를 치르는지 정말 궁금했다.

 

이야기의 양대 축인 연쇄살인사건과 조나스, 스텔라 부부를 괴롭히는 친모와 남자친구의 접점은

전혀 뜻밖의 지점에 있었다. 새미의 친모를 보면 정말 어떻게 저렇게 바보같이 살 수 있을까 한심

하면서도 그녀에게 기생해서 온갖 나쁜 짓을 저지르는 남자친구를 보면 세상에 없어져야 할 인간들이

너무 많다는 씁쓸한 생각밖에 할 수 없었다. 연쇄살인사건을 담당한 케일럽 반장과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잡기 위해 규정을 어기고 몰래 사건을 조사하는 케이트의 미묘한 관계도 사건수사에 지장을

주었지만 결국 드러나는 진실은 범인에게 무작정 비난을 퍼부을 수 없게 만들었다. 누구나 자기

중심적으로 살아가지만 남에게 피해는 안 줘야 하는데 자기나 가까운 사람을 위해서라면 남은 어떻게

되던지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인간들이 많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당한 사람과 그 가족들이 져야 하는데

정작 잘못한 인간들은 뻔뻔하게 잘 살아가고 피해자만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게 세상의 일그러진

현실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과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부분이 누구나 있게 마련이지만 정말

사연 없는 사람이 없음을 잘 보여준 작품이었는데 여러 사람들의 얘기를 하나로 엮어내는 작가의

능력이 돋보였다. 600페이지에 육박하는 상당한 분량임에도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술술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는데 샤를로테 링크라는 매력적인 작가를 발견하게 되어 큰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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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hH
로랑 비네 지음, 이주영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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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나치와 히틀러의 만행은 단순히 전쟁범죄를 뛰어넘는 것이라

여전히 수많은 문화컨텐츠들을 쏟아내는 단골소재가 되었다.

얼마 전에도 히틀러의 충격적인 비밀을 담은 '그레타의 일기'라는 기발한 스토리를 만나볼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히틀러의 오른팔 히믈러의 두뇌라 불린 하이드리히에 대한 암살테러사건을 소재로 하여

흥미진진한 얘기를 들려준다. 제목인 'HHhH'이 바로 독일어로 '히믈러의 두뇌는 하이드리히라 불린다'

여서 유대인 학살의 주도자인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가 주연으로 보이지만 실은 그를 표적으로 한

암살작전인 '유인원 작전'의 주역들을 기리고자 했는데 아무래도 악당이 돋보인다고 하이드리히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작가가 '유인원 작전'에 대한 책을 쓰는 과정을 그리면서

책 속의 책이라 할 수 있는 하이드리히의 일생과 암살작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다큐멘터리처럼

담아낸다. 역사소설이 대부분 그렇듯이 어디까지가 역사적 사실이고, 어느 부분이 작가의 상상력이

담긴 부분인지 애매할 때가 많은데 이 책에선 비교적 작가의 상상력이 개입할 수 있는 부분들을

솔직담백하게 인정해서 오히려 사실성과 객관성을 더 높이고 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하이드리히란 인물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 히틀러의 여러 악명 높은 부하들을 일부 알고 있지만

하이드리히는 솔직히 생소한 인물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나치의 비선실세가 바로 하이드리히였다. 

'금발의 짐승'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그는 유대인의 피가 흐른다는 오해(?)도 받았지만

그래서 그런지 유대인과 무슨 철천지원수라도 되는 것처럼 대량학살에 앞장선다.

더 쉽게 많은 사람들을 죽이기 위해 독가스를 이용해 죽이려는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긴 1등 공신인

하이드리히는 히틀러를 비롯한 나치 수뇌부의 총애를 받으며 승승장구하는데

이런 악독한 입지전적인 인물의 역사를 보고 있는 것 자체가 그리 유쾌하진 않았다.

왠지 악인의 일대기를 이렇게까지 자세히 알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도 들면서 어떻게 이런 상세한

자료를 수집할 수 있었는지 저자의 노력이 대단할 따름이었다. 오히려 하이드리히 암살작전에

투입된 요제프 가브치크와 얀 쿠비시 등의 일대기를 조사해야 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아무래도 워낙 강력한 악당이다 보니 '유인원 작전'의 멤버들은 왠지 조연으로 밀려난 듯 했다.

그래도 '유인원 작전'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드디어 영웅들이 전면에 나서게 되는데

거사를 치르고 난 후 그들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된 나치에 맞서 영화 '300'의 스파르타 전사들처럼

장엄한 최후를 맞이한 영웅들의 모습은 숙연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물론 하이드리히를 암살한 대가를 처절하게 치르는 마을 주민들을 비롯한 여러 억울한 사람들을 보면

과연 하이드리히 암살이 큰 의미가 있는 것이었나 싶은 생각도 들게 만들었지만 나치가 저지른

만행에 경종을 울리는 역사적인 사건임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로버트 해리스를 비롯해 몇몇 역사소설가들의 작품을 읽어봤지만 이 작품은 그 구성이 지금까지

본 작품과는 사뭇 달라 확실히 차별화가 되었다. 작가가 작품을 쓰게 되는 과정 자체를 따라가다

보니 왠지 작품에 직접 참여하는 느낌도 들고 보통 많이 들어가게 되는 작가의 상상력이 최대한

자제되다 보니 논픽션에 가까운 작품이 된 것 같은데 역사소설을 읽는 색다른 재미를 맛보게 해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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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읽는 남자
안토니오 가리도 지음, 송병선 옮김 / 레드스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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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법의학의 선구자이자 아버지라고 알려진 중국 남송시대의 학자 송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 소설은 뜻밖에도 중국 작가가 아닌 스페인 작가인 안토니오 가리오가 쓴 작품이다.

전에 읽었던 명판관 디 공이 맹활약하는 '쇠못 살인자''황금 살인자' 등을 통해 중국을 배경으로

한 흥미로운 작품들을 선보였던 로베르트 반 훌릭도 네덜란드 출신이라 정말 신기하고 대단했는데

이 작품 역시 역사상 실존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박진감 넘치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송자는 아버지를 따라 고향을 떠나 린안에 있을 당시 펭판관에게서 수사의 기초와 해부학의 기초

지식을 습득하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다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희망하지만 그에게 주어진

삶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자신을 구박하던 형이 펭판관의 기지에 의해 살인을 저지른 범인임이

드러나자 형을 빼내기 위해 돈을 마련하려 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산사태로 부모마저 잃고 만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병든 여동생과 함께 난국을 이겨나가려 하지만 오히려 이런 힘든 상황을 이용해

갈취하려는 무리들만 득실거린다. 간신히 여동생과 함께 도망자 신세가 되지만 송자의 앞날에는

파란만장한 삶이 기다리고 있는데...

 

송자가 겪는 산전수전을 보면 참 딱하기 그지 없었는데 한편으로는 답답한 부분도 적지 않았다.

여러 사연들이 펼쳐지는데 귀뚜라미 경주로 사기를 치는 점쟁이와 만나면서 자신의 진가인 검시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하나뿐인 여동생마저 잃고 나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밍교수의 도움을 받아

학원에 들어가게 된 후 송자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보여주게 된다.

하지만 자신을 괴롭히던 룸메이트 회유에게 속아 또다시 곤경에 빠지게 되지만 황궁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수사에 참여하게 되면서 다시 한 번 인생역전의 기회를 얻게 된다.

여기서부터 송자는 이 책 제목처럼 시체 읽는 남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게 되는데

황궁에서 벌어지는 사건답게 얽히고 설킨 복잡한 관계 속에 엄청난 음모가 숨겨져 있었다.

송자는 자신이 존경하던 펭판관과 재회를 해서 기쁜 것도 잠시 악연인 회유와 부딪히게 되고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 위기에 처하는 등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할 살얼음판 위를 걷게 된다.

결국 송자가 미궁에 빠졌던 사건을 간신히 해결해내는데 목숨을 건 힘겨운 과정이 정말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서양인이 중국 역사속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을 이렇게 치밀하게 재현해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인데, 인류 역사상 처음이자 가장 중요한 법의학 서적인 '세원집록'의 저자인 송자라는

인물에 얽힌 생동감 넘치는 얘기를 창조해낸 저자의 역량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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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 라베 지음, 서지희 옮김 / 북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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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동생이 칼에 찔려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후 11년 동안 집에서 전혀 나가지 않고 은둔하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린다 콘라츠는 사건 당시 봤던 범인을 우연히 TV를 통해 보게 된다.

다른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린다는 자신만이 범인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동생이 살해당한 사건을 소설로 쓴 후 신간 인터뷰 상대로 범인이라 생각한 남자를 집으로 초대하는데...

 

가족을 죽인 범인이 누군인지 밝혀내는 얘기는 바로 얼마 전에 읽은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을 비롯해 스릴러의 단골 소재라고 할 수 있다. 가족을 범죄로 잃은 상처는 쉽게 극복할 수

없는 것이기에 대부분의 피해자의 가족들은 고통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데 이 책의 주인공처럼

직접 범인을 잡아 복수하려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동생 안나를 잃고 난 후 부모와도 연락을 끊고

집에서 두문불출하면서 자신만의 폐쇄된 세상에서 살아가던 린다는 TV 뉴스의 기자를 보고 자기가

동생이 죽던 날 봤던 바로 그 남자임을 알아챈다. 경찰에 신고하거나 해선 사건이 해결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 린다는 직접 범인을 자기 집으로 불러들여 범행을 자백을 받기 위한 덫을 놓는다.

하지만 린다가 범인으로 확신한 기자는 린다의 유도심문에 넘어가지 않고 오히려 범행 당시의

완벽한 알리바이를 제시하며 린다를 멘붕상태로 몰고 가는데...

 

11년 동안 집안에서만 생활하던 린다의 정신상태를 믿을 수 없는 데다가

과연 린다가 범인을 본 것이 맞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는 상태가 되자

오히려 무고한 사람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운 게 아닌가 하는 혼란에 빠진다.

인간의 기억만큼 변질되기 쉬운 게 없기에 과연 앞으로 사건이 어떻게 전개가 될지 궁금했는데

범인을 잡기 위해 덫을 놓았던 린다가 사실은 범인이 쳐놓은 덫에 걸렸음을 알게 되면서

범인과 진실을 둘러싼 한판대결이 벌어진다. 중간중간에 린다가 동생의 사건을 바탕으로 쓴

'피를 나눈 자매'라는 소설 중 한 부분을 오가면서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에 조금씩 다가가는데,

현실과 소설을 넘나들면서 린다의 범인 목격이 어디까지 진실인지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계속된다.

사실 범인을 목격하고도 12년 동안이나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범인을 잡겠다고 나선 린다가

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동생이 살해된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린다의 입장을 감안하면

이해할 여지가 없진 않았다. 어릴 때부터 이야기를 잘 만들었던 린다가 결국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동생을 죽인 범인을 밝혀내기까지의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 작품이었는데 제목 그대로 

전혀 드러나지 않던 범인을 수면으로 드러내기 위해 설치한 린다의 트랩이 결국은 사건 해결의

결정적인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린다 스스로 진실을 마주할 용기를 준 계기가 된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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