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본 살인사건 스코틀랜드 책방
페이지 셸턴 지음, 이수영 옮김 / 나무옆의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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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캔자스의 작은 박물관에서 근무하다 해고통지를 받은 딜레이니 니콜스는 우연히 보게 된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서점 '갈라진 책'의 구인광고에 지원해 합격하자 지구 반대편에 있는

스코틀랜드로 날아가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서점 주인인 에드윈을 비롯하여 서점 직원들과 

제대로 친해지기도 전에 에드윈의 여동생 제니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제니가 가지고 있던

셰익스피어의 2절판의 행방마저 묘연해지는데...

 

세계적인 문호 셰익스피어에 대해선 여전히 많은 미스터리가 풀리지 않고 있어 그의 작품에 대한

인기 못지 않게 이를 소재로 하여 새로운 작품들이 끊이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이 책도 셰익스피어의 초판본의 발견과 실종에 얽힌 살인사건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는데

셰익스피어 초판본의 존재 여부나 가치가 동기가 되긴 하지만 생각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았다. 

아무 연고도 없는 스코틀랜드에 용감하게 혼자 갔던 딜레이니 니콜스가 화자가 되어 내용이 전개되는데

서점 주인의 동생 사망사건과 셰익스피어의 희귀본이 사라지면서 딜레이니 니콜스가 사실상 탐정

노릇을 하며 살인사건의 범인과 셰익스피어의 희귀본의 행방을 찾아나선다. 굳이 본인이 나서서

여기저기 조사하고 다닐 필요가 없음에도 낯선 곳에 와서 좀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적극성을 발휘한다.

마약도 하고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켰던 제니의 죽음이라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아무래도

에드윈을 비롯해 서점 사람들도 혐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용감한 아가씨가 이곳 저곳 들쑤시고 다니는 데다 분명 범인이 인근에 있을 것 같은 분위기여서 아슬아슬하고 조마조마한

순간들이 계속되었는데 이런 달레이니를 걱정하는 하숙집 부부나 의심스러운 주변 인물들을 비롯해

여러 사람들이 딜레이니의 행보를 주목하게 된다. 그래도 딜레이니는 꿋꿋하게 본인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데 수사(?)에 바쁜 와중에도 매력적인 남자와 썸까지 타는 그녀의

지치지 않는 열정이 부러울 따름이었다. 결국 딜레이니는 결정적 단서를 잡게 되고 범인과 맞닥뜨려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드러나는 범인의 정체나 희귀본의 행방을 보면 제목을 봤을 때

예상했던 책이 주인공이 되는 그런 미스터리는 아니어서 좀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고풍스런 분위기의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한 고서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아기자기한 코지 미스터리로서의 재미와 용감한 딜레이니의 활약상이 돋보였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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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스쿨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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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 수훈장을 받은 잭 리처는 '관계 기관 공조를 통한 범죄수사의 개혁 효과'라는

난데없는 강좌를 듣기 위해 정체불명의 이상한 학교로 보내진다. 그곳에는 자신처럼 파견된

FBI 요원 워터맨과 CIA의 분석전문가 화이트가 와 있었는데 국가안보위원회 고위 간부들이 찾아와 

세 사람에게 함부르크의 신흥 불법조직에 뭔가를 줄 테니 1억 달러를 요구하는 남자를 찾아내라는 

예상밖의 임무를 주는데...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시리즈는 첫 편인 '추적자'와 11편인 '1030'을 읽어봤는데

강인한 상남자 스타일의 잭 리처의 매력적인 화끈한 액션이 돋보이는 작품들이었다.

이 책은 21번째 작품이라는데 의도하지 않았지만 1, 11, 21번째 작품을 순서대로 읽게 되었다. 

최근작이 22편이라고 하니 거의 최신작이라 할 수 있었는데 '1030'에서 나왔던 니글리가 출연하여

나름 연속성이 있었다. 잭 리처와 동료들이 주로 활약하는 무대가 함부르크라는 점도 색달랐는데

FBI 요원 워터맨이나 CIA의 분석전문가 화이트와의 공동작전보다는 잭 리처가 자신을 도울 파트너로

선택한 니글리나 함부르크 경찰서 형사과장인 그리즈만과의 합동작전이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

불법 무장단체와 1억 달러에 거래를 제시한 남자를 찾아내는 건 한 마디로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나

다름없었다. 함부르크에서 거래를 시도한 점이나 그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매춘부 살해사건을 토대로

차근차근 수사를 시작해 나가지만 쉽사리 범인의 윤곽을 잡지 못하다가 4개월 전 독일 주둔 미군 부대를

탈영한 병사와의 연관성을 발견하면서 사건 수사는 급물살을 타게 된다. 도대체 뭘 가지고 있기에 

1억 달러나 요구하고 그걸 들어준다고 하는 건지 감이 잡히지 않았는데 드러나는 진실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군대라는 조직 자체가 필요악이긴 하지만 상명하복의 폐쇄적인 조직이다 보니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기도 쉽고 이를 은폐하기도 쉽다. 군대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자체 조사를 하기 때문에 투명한 조사나 처벌이 이뤄지기 힘든 구조인데

이 책에서 범인이 벌이는 무모한 행동도 어떻게 보면 황당하기 짝이 없는 군대의 실수에 기인했다.

다수의 생명과도 직결되는 무기들을 다루는 군대가 이렇게 허술해서야 도대체 군대를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지만 그런 틈새를 노리고 오랜 세월을 투자해 범행을 계획한 범인도

대단하다 할 수 있었다. 우리도 여전히 로켓맨의 도발에 안전한 상황이 아니지만 극단적인 생각을

가진 자들이 위험한 장난감(?)을 손에 쥐는 것보다 더 우려스러운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잭 리처가 위험한 불장난으로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 것을 미연에 방지한 것은 법적인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진 몰라도 심정적으로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잭 리처는 충실한

력자 니글리를 비롯해 여러 사람들과 협업으로 뜬구름 잡기와 다름없는 미션을 잘 해결해내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로맨스까지 곁들어져서 한층 흥미진진한 작품이었는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잭 리처 시리즈가 여러 출판사에서 우후죽순으로 체계적으로 소개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리즈는 뭐니뭐니해도 순서대로 읽어야 세월의 흐름에 따른 인물들의 변화나 행간에 숨은 의미들을

놓치지 않을 수 있는데 잭 리처 시리즈는 아무래도 순서대로 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각 작품이 독립적인 완성도가 있어서 보는 데 큰 지장은 없는데 기왕이면 타임머신을 타고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는 것보단 잭 리처와 함께 세월을 차근차근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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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머니 밀리언셀러 클럽 148
로스 맥도날드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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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사랑해왔던 여자친구 지니가 갑자기 망명 중인 프랑스 귀족이라는 마텔이란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하자 충격을 받은 피터는 마텔의 정체를 조사해달라고 사설탐정 루 아처에게 의뢰를 한다.

수수께끼의 사나이 마텔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자 마자 해리라는 또 다른 남자가 그를 추적하는 모습을

보게 되고 그와 관련된 인물들과 얘기를 나눠보지만 마텔의 정체는 쉽사리 드러나지 않는데...

 

3대 하드보일드 거장이란 로스 맥도널드의 대표 캐릭터인 루 아처가 등장하는 작품인데

로스 맥도널드와 루 아처 모두 첫만남이라 처음엔 좀 낯설고 어색한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금방 루 아처란 남자의 스타일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사실 하드보일드 하면 레이먼드 챈들러나

대실 해밋이 떠오르긴 하지만 그들의 작품을 제대로 읽은 적이 없어서 막연한 인상만 갖고 있는 편인데

아마도 위 두 사람과 더불어 이 책의 저자인 로스 맥도널드를 3대 거장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암튼 이 책에선 루 아처가 피터의 의뢰를 받고 정체불명인 마텔의 정체를 조사하는 과정이 이어지는데,

전형적인 나쁜 남자 스타일의 마텔에게 홀딱 반해서 그와 결혼하겠다고 하는 지니나 그런 지니에게

집착하며 마텔의 뒷조사를 시키는 피터의 모습은 전형적인 헤어진 연인 사이의 씁쓸한 마무리인 듯

싶었다. 하지만 양파처럼 까도 까도 정체가 드러나지 않는 마텔과 7년 전 자살했던 지니의 아버지 사건,

그리고 마텔의 주위를 얼씬거리는 인물들과 마텔에 대해 뭔가를 알면서도 제대로 얘기를 안 하는 듯한

사람들까지 하나같이 수면 아래 잠복해 있지만 엄청난 진실이 드러날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제목으로 사용된 '블랙 머니'는 라스베이거스의 도박장에서 탈세를 위해 빼돌린 돈을 의미했는데 

마텔도 거기에 연루된 것으로 보이고 루 아처가 점점 마텔의 정체에 다가가는 순간 두 사람이 

연이어 죽게 되면서 사건의 중심이었던 마텔 뒤에 숨겨져 있던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나게 된다. 

대부분의 범죄의 근원에는 돈과 치정관계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선 자신의 치부를 숨기기

위해 저지른 일들이 완전범죄가 될 뻔했지만 루 아처의 끈질긴 추적으로 결국 죄인은 죄값을 치르게

된다. 남녀 사이의 애정문제에서 비롯된 뒷조사가 그 배후에 숨겨진 추악한 진실을 이끌어내는 과정을

나름 아기자기하게 잘 보여준 작품이었는데 많은 얘기들이 담겨 있음에도 생각보다 가벼운 분량의

책이라 금방 읽어낼 수 있었다. 전형적인 하드보일드 주인공 같으면서도 시크한 인간적인 매력이

느껴지는 사설탐정 루 아처와의 만남은 좋은 첫인상을 남겼는데 그가 활약하는 다음 작품과도

조만간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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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여자들
카린 슬로터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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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자매 중 큰 딸이자 맏언니였던 줄리아가 실종되면서 줄리아의 가족들은 모두 고통 속에 살아간다.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혈안이던 아빠 샘 캐럴은 아내인 헬렌과 이혼한 후 자살하고

둘째 딸 리디아는 술과 마약으로 방탕한 삶을 보내면서 가족들과 멀어진다.

막내 딸 클레어는 백만장자 폴과 결혼해 나름 행복한 생활을 보내는 듯 하지만

눈 앞에서 강도에게 폴이 살해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게 되는데...

 

제목만 봐도 남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이 작품은 실종된 줄리아의 가족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엄청난 사건과 진실을 두 자매가 파헤쳐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가족 중에 누군가의 실종은 온 가족을 고통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하는데

대학생이던 줄리아가 아무 흔적도 없이 실종되고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태가 계속되자

모든 걸 팽개치고 줄리아 찾기에 정신이 없는 아빠 샘을 필두로 가족 모두 피폐한 상태에 빠진다.

결국 아빠는 자살, 엄마는 재혼, 둘째 딸은 가출, 막내 딸은 결혼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는데

그나마 정상적으로 보였던 막내 딸의 남편이 난데없이 강도살인을 당하면서 얘기가 시작된다.

중간중간에 아빠 샘이 줄리아에게 남긴 편지가 실려 있는데 딸의 생사를 알지 못하는 고통에 빠진

아빠의 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한편 황당하게 남편을 잃은 클레어가 장례식을 치르는 사이에

집에 도둑이 들었다가 도망가는 일이 벌어지고 클레어는 남편이 창고에 숨겨놓은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된다. 남편의 비밀에 얽힌 미스터리라는 점에선 '허즈번드 시크릿' 등이 떠올랐지만 이 책에서

드러나는 남편 폴의 비밀은 왠만한 사람이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수위라 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남자라면 누구나 그럴 수 있겠지 하고 합리화하려고 했지만 캐면 캘수록 감당할 수 없는

진실들이 드러나면서 클레어는 어쩔 줄을 모르는데 왠지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가

딱 연상이 되었다. 게다가 죽은 줄만 알았던 폴이 살아있다는 사실과 둘째인 리디아에게도 몹쓸 

짓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진실을 은폐하려는 폴에 맞서 클레어와 리디아가 목숨을 건 한판

대결을 벌인다. 폴이 저지른 끔찍한 사건들에는 많은 사람들이 연루되어 있어 누구도 믿을 수 없는

힘겨운 상황에 처하는데 아무리 그래도 클레어와 리디아가 대처하는 방식은 지켜보는 사람을 상당히

답답하게 만들었다. 이런 스토리에 익숙해서 그런지 뻔히 보이는 사실들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두 사람을 보면서 정말 속이 터졌는데 결국 우왕좌왕하다가 절체절명의 순간들을 맞이하다

보니 솔직히 폴이나 클레어 모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없지 않았다솔직히 폴이나 클레어 모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없지 않았다. 암튼 소설이지만 정말 지독한 사건들과 힘겨운 사투를 벌이다

보니 과연 어떤 결말을 맺을지 600페이지가 훌쩍 넘은 작품을 순식간에 해치웠는데 실제 상황이라면

정말 감당하기 힘든 충격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었다. 그동안 유사한 내용의 작품들을 만나왔지만

방대한 분량의 얘기를 잘 요리해낸 느낌이 드는데 카린 슬로터라는 매력적인 스릴러 작가와의

첫만남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그녀의 다른 작품들과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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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숍 살인사건 동서 미스터리 북스 10
S.S. 반 다인 지음, 김성종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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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S. 반 다인의 작품은 데뷔작인 '벤슨 살인사건''그린 살인사건'이 있는데 두 작품과 더불어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이 책도 오래 전부터 읽을 목록에 올라와 있었지만 신간들에 밀리다가

추석 연휴의 대미를 고전 명작과 함께 하기로 하면서 드디어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 작품의 대표적인 특징은 뭐니 뭐니 해도 동요살인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전래 동요라 할 수 있는

마더 구스에 담긴 동요를 소재로 한 추리소설로는 역시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쥐덫' 등이 떠오르는데, 이 책에서도 '누가 코크 로빈을 죽였는가'를 시작으로 마더 구스에 나오는

동요의 내용에 따른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첫 번째 피해자가 바로 코크 로빈으로 동요의 내용대로

활과 화살로 죽게 되자 동요 속의 범인인 참새의 의미를 가진 남자가 강력한 용의자로 떠올라 체포된다.

하지만 수리물리학자인 딜러드 교수의 집에서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범인은 친절하게도 위 동요의 구절을 타이프라이터로 친 종이를 교수 집 우편함에 남겨놓는데

'비숍'이라는 서명을 남겨서 책 제목 그대로 비숍 살인사건이 되고 말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가톨릭의 주교나 체스의 말 중 하나인 비숍을 붙였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범인이나 피해자가

비숍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범인의 닉네임이 비숍일 줄이야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렇게 한 번 발동이 걸린 비숍은 다음 사건의 피해자도 마더 구스에서 찾아냈는데 두 번째 피해자인

존 스프리그는 가끔 딜러드 교수의 집을 드나들던 학생으로 비숍은 딜러드 교수의 집에 있던 권총을

사용하여 존 스프리그를 살해한다. 모든 정황상 딜러드 교수 집안 또는 옆집인 꼽추 드래커 집안

사람들 중에 범인이 있을 가능성이 높았는데 비숍은 두 번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열심히 활동한다. 딜러드 교수나 양자인 아넷슨 교수 등 수학 및 과학에 능통한 인물들이 등장하다 보니

현학적인 파이로 번스까지 가세해서 수학과 과학 수업시간을 방불케 하는 내용이 종종 전개되는데

그 와중에서도 도대체 비숍이 왜 이런 연쇄살인을 저지르는지 그 동기를 전혀 짐작할 수가 없었다.

점점 용의자가 좁혀져 가는 가운데 자살로 추정되는 시신과 아동 유괴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다

마지막에 파이로 번스는 비숍과의 최후의 한판 대결을 펼친다. 드러난 진실을 기준으로 하면

정말 그동안 무수한 추리소설 속의 각양각색의 범인들과 만나봤지만 자신의 목적을 관철하기 위한

방법론적 측면에서 광기라는 말이 딱 맞을 정도의 집요함과 치밀함을 보여주었다. 동요살인이라는

지독한 유희도 그렇고 마지막까지 포기할 줄 강인한 정신력까지 추리소설사에 남을 캐릭터였다. 

S. S. 반 다인은 총 12편의 작품을 남겼는데 사실상 걸작에 반열의 드는 대표작 3편을 모두 읽어

앞으로 만날 수 있을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그의 뒤를 이어 엘러리 퀸이 등장하는 등 미국 고전

추리소설의 중흥을 이끈 작가로서의 명성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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