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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션 - 생명의 기원과 미래
애덤 러더퍼드 지음, 김학영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생명의 기원이란 주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민감한 주제다.
과학적으론 어느 정도 이론을 제시하지만 여전히 맹목적인 종교인들 때문에 논란의 대상이 되곤 한다.
세뇌되어 말이 통하지 않는 자들을 제외하면 생명의 기원에 대한 논의는
무엇보다 흥미진진한 분야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유전학자가 좀 더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생명의 기원과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에 관한 지식은 극히 최근에야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생명의 본질에 대해 인간이 너무 오랜 세월 무지몽매한 상태로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결과 종교나 그에 미치지도 못하는 미신 등이 활개를 쳐왔는데,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베일에 가려졌던 생명의 기원과 본질이 어느 정도 해명되었고
앞으로도 더욱 많은 사실들을 알려줄 거라 기대가 된다.
자연발생설로 대표되던 생물학계의 미신을 극복하고 여러 실험들을 통해
세포설이 입증된 것도 그리 오래된 게 아니다.
모든 생명에게 공통되는 세포라는 기본 단위의 존재를 인식하고 이런 세포들이 다른 세포의
분열을 통해 생성된다는 세포설은 다윈의 자연선택설과 함께 생물학의 기초라 할 수 있었는데,
멘델의 유전법칙과 DNA의 발견 및 실체 해명으로 이어져
오늘날 게놈지도를 완성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DNA가 RNA를 만들고 RNA가 단백질을 만든다는 생물학의 센트럴 도그마는
모든 생명의 공통 조상이라는 LUCA의 정체를 규명하는 것으로 연결되는데
여기서 과연 생명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이 책에서도 명확한 정의를 내리진 않고 있는데, 전에 봤던 '빅 히스토리'에 나왔던 생명의
네 가지 특성(물질대사, 향상성, 생식, 적응)을 염두고 두고 보면 좀 더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여전히 신이 창조했다고 믿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리처드 도킨스가 '만들어진 신'을
통해 반박한 것처럼 최소한 묻지마식 맹목적인 믿음보다는 과학적인 증거에 바탕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연구하고 고민해보는 게 훨씬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생명의 기원에 대한 역사와 그 의미를 다룬 전반부도 흥미로웠지만
생명의 미래는 앞으로 어디까지 가능할까 하는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이미 생명공학기술의 엄청난 발달로 과연 그 한계가 어디까지인가,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가 하는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 책에선 언론매체들을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 빙산의 일각임을 보여준다.
마치 인간이 신의 영역을 넘봐서 성경에 나오는 바벨탑 사건 같은 엄청난 재앙이 일어날 것처럼
연일 호들갑을 떨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이 염려하는 그런 일은
이론상으로나 가능한 수치라는 사실이다.
특히 최근 대두되고 있는 유전자 조작식품의 위험성이나 생화학테러의 대한 우려는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질까 전전긍긍하는 기우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합성생물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엄청남에도 극히 발생할 확률이 낮은 문제만 보고
무작정 반대만 하는 것은 아무래도 이해부족에 기인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좀 더 발전적인 방향의 논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은 계속 제도적인 보완장치를 두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지
연구나 개발 자체를 막는 건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대중들의 이해를 돕고
투명하고 통제된 연구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 같았다.
이 책을 통해 생명이 과연 무엇이고 어떻게 다뤄져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이제 어느 정도 윤곽은 드러났지만 여전히 생명은 신비하고 소중한 것이라
이에 대한 연구와 활용도 그만큼 인류의 행복을 위해 신중하게 진행되어야 함을 느낄 수 있었다.
미래엔 생명공학이 어디까지 가능할지 정말 궁금한데
이 책이 어느 정도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335 진화는 단 네 개의 문자와 스무 개의 단어로 하나의 언어를 구성했다. 이 문자와 단어들은 지구상에 생명이 시작된 이래로 거의 변하지 않는 안정적인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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