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어서 밤새 읽는 진화론 이야기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
하세가와 에이스케 지음, 김정환 옮김, 정성헌 감수 / 더숲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윈이 진화론을 발표해서 세상을 뒤집어놓은 이래로 진화론은 항상 논란과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이젠 일부 극단적인 종교집단이 아닌 한 진화론 자체를 부인하진 못하는 상황이 되었지만

여전히 진화론의 실체가 뭔지에 대해 막연한 이미지만 가지고 있을 뿐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름 진화론에 관심이 많아서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이일하 교수의 생물학 산책'

진화론을 다룬 책들을 종종 읽었지만 아직 진화론에 대한 체계가 잡혀 있지 않은 상태인데

재밌어서 밤새 읽는 진화론 이야기라는 이 책의 제목이 딱 와닿아서 바로 손에 들게 되었다.

진화론의 과거, 현재, 미래를 간략하게 정리한 이 책에선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을 최초의 진화론으로

소개한다. 지금은 교과서에 용불용설이 소개되지 않고 있다는데 획득한 형질이 유전된다는 용불용설은

창조론이 득세하던 세상에 과학적 이론을 제시했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얘기한다.

진화론의 스타 다윈과 관련해선 대부분 아는 내용들이 등장하는데, '종의 기원'에 자연 선택설로는

설명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예까지 소개했다는 점은 처음 알게 되었다.

일개미나 일벌처럼 자식을 낳지 않음에도 일하는 성질이 어떻게 다음 세대에 전해지는지에 대해 

다윈은 자신의 이론으로 설명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는데, 현대 진화론에서는

일개미나 일벌이 여왕의 자식이라는 점을 근거로 여왕에게도 일하는 성질을 관장하는 유전자가 있어서

여왕을 통해 그 성질이 다음 세대에 계승된다고 설명한다. 다윈의 자연 선택설은 진화의 기본 원리를

제공했지만 구체적인 유전의 매커니즘은 멘델의 유전법칙으로 구체화되었다.

유전자의 정체가 DNA임이 밝혀지고 이중나선구조와 DNA 안에 있는 염기의 배열이 형질의 차이를

낳는다는 유전의 수수께끼가 어느 정도 풀리자 다윈의 진화론에선 명확하지 않았던 유전현상을

도입해 진화론을 새롭게 만든 종합설이 등장한다. 진화의 모든 과정을 DNA로 구성된 유전자의

움직임으로 환원해서 이해하려는 견해인데 진화의 연속성 여부와 관련해선 논란이 존재했다.

그리고 자연선택에 따라 유전적 변이 중 환경에 유리한 것이 증가해 적응한다는 적응만능론에

대해서도 자연선택의 원리와는 전혀 상관없이 유전자 빈도를 변화시킨다는 유전적 부동을 주장한

중립설도 있어 유전적 부동과 자연선택의 두 가지 원리가 대립 또는 동조하며 형질의 진화 방향을

결정함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일하지 않는 그물등개미가 멸종하지 않는 이유나 경쟁 관계에 있는

종들의 생존방식, 투구새우의 위기관리 방법 등 현재의 진화론으로는 설명이 어려운 여러 사례들도

소개하고 있는데 진화론이 여전히 진화 중이며 무한한 가능성이 있음을 잘 알 수 있었다.

이 책 한 권으로 진화론을 완벽히 이해할 수 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동안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진화론의 과거와 현재 및 미래의 모습까지 담아내 진화론의 매력을 맛볼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뇌과학자들 - 뇌의 사소한 결함이 몰고 온 기묘하고도 놀라운 이야기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의 뇌는 오랜 시간 동안 미지의 영역이었다가 서서히 그 신비한 기능의 실체가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뇌를 완벽하게 정복했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난해한 부분들이 없지 않은데

이 책은 뇌에 얽힌 다양한 실제 임상사례들을 총망라하여 우리가 제대로 모르고 있는

뇌의 기능을 흥미진진한 얘기들을 통해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전에도 뇌와 의식에 관해 '뇌, 생각의 한계', '뇌의 거짓말' 등의 책을 읽어봐서 어느 정도는 안다고 피상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은 뇌 과학의 발달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먼저 앙리 2세의 마상창시합 얘기가 나오는데 시합에서 뇌에 심각한 부상을 당한 앙리 2세를

치료하는 과정을 보면 당시에 뇌에 대해서 얼마나 모르고 있었음을 잘 알 수 있었다.

당대의 최고 외과의라 할 수 있는 베살리우스나 파레 등이 앙리 2세 치료를 위해 동원되지만 그 당시

의학기술이나 왕의 목숨을 두고 모험을 할 수는 없었기에 앙리 2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한다.

하지만 그의 뇌를 부검할 수 있게 되면서 신경과학 분야에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다.

다음으로 미국 대통령이었던 가필드를 암살한 찰스 기토와 매킨리 대통령을 암살한 촐고시의 사례가 나오는데 두 암살범은 흔히 말하는 정신병자로 뇌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여기서 신경세포 사이에 있는 시냅스라는 간극을 어떻게 뛰어넘어 신호를 전달하는지에 대해

화학물질을 통한다는 수프파와 전기신호를 통한다는 스파크파의 한판 대결이 벌어졌는데

결국은 수프파의 승리로 굳어졌다. 신경세포들의 집단인 신경회로가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사례들이 다시 등장한다. 최초의 얼굴 이식을 비롯해 여러 감각들과의 연관관계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는데, 신경을 통해 몸의 곳곳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능은 전쟁 중에

사지를 절단 당한 병사들이 겪는 환상 사지와 환상 통증의 사례로 더욱 강렬하게 각인되었다. 

식인 풍습을 가지고 있던 포레족의 쿠루병 사례는 오늘날 대표적인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등의 뇌 질환 연구의 계기가 되었고, 뇌 손상을 입은 사람들이 겪는 다양한 실제 사례들은

우리의 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조금씩 알아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사례들은 사실 당사자에겐 정말 끔찍한 비극이라 할 수 있었지만

뇌과학 발전에 있어선 엄청난 자료가 될 수 있었는데 여러 사람들의 고통을 바탕으로 발전한

뇌과학의 역사는 현재 수준의 뇌 질환의 치료와 예방에 도달하기까지 얼마나 힘든 과정을 거쳤는지

잘 보여주었다. 사실 뇌과학에 관한 얘기라고 하면 왠지 이해하기 어렵고 따분한 얘기들일 거라 예상하기 쉬운데 이 책에선 실제 사례들을 생생하게 담아내 마치 수술 현장이나 해부 현장에 같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아직도 뇌의 신비로운 작용을 완벽하게 밝혀내진 못한 것 같지만

뇌과학이 어떤 험난한 과정을 겪어내면서 발전했는지를 잘 보여준 책이었다.

각 챕터마다 내용에 걸맞는 화가들의 작품과 저자의 흥미로운 퀴즈가 마련되어 있는데

정답을 알려면 저자의 홈페이지에 메시지를 남기거나 이메일을 보내야 해서

정답이 뭔지 알 수 없다는 게 책을 다 읽고 나서 남는 한 가지 아쉬움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확장된 표현형 - 이기적 유전자, 그다음 이야기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장대익.권오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기존의 유전자와 개체간의 관계를 완전히 바꿔놓은

그야말로 혁명적인 책이라 진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겐 필독서라 할 수 있다.

유전자와 개체의 관계를 개체가 유전자의 생존기계로 보는 리처드 도킨스의 새로운 시선은

많은 논쟁을 불러왔지만 이젠 어느 정도 당연스러운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이기적 유전자'의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리처드 도킨스 본인이 자기 책 중에 꼭 읽기를

바랄 정도로 진화에 관한 그의 생각을 확실하게 담아낸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전작에서 개체를 유전자의 생존기계로 봤던 것에서 더 나아가 개체를 넘어선 확장된 표현형은 

유전자가 다른 개체에까지 손을 뻗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유전자의 강력한 힘을 잘 표현했다.

사실 전작인 '이기적 유전자'도 전문적인 내용이 담긴 책이라 쉽진 않았지만 그럭저럭 소화해냈는데

이 책은 애초부터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쓴 책이 아니라서 솔직히 쉽게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그나마 이번에 나온 전면개정판에선 번역상의 문제는 상당히 해소했다고 함에도

전문서적인 탓에 비전문가인 일반인 입장에선 꾸역꾸역 읽어나가는 수밖에 없었는데

리처드 도킨스가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주장하고자 하는지는 대략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다양하고 풍부한 사례 제시는 물론 '이기적 유전자'부터 시작해서

그의 주장에 대해 공격했던 여러 학자들의 견해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을 늘어놓았다.

확장된 표현형의 한 예로 다른 유기체를 조정하는 친숙한 사례는 뻐꾸기를 들 수 있는데,

숙주 새의 둥지에 알을 낳아 숙주 새의 알들은 둥지밖으로 밀어내고 마치 진짜 새끼인양 위장하는

뻐꾸기의 전략은 뻐꾸기의 유전자의 생존비법이라 할 수 있지만 숙주 새의 관점에서 보면

어떻게 자기 새끼도 구별하지 못하고 바보짓을 할까 하는 궁금증을 낳게 만든다.

이 책에선 '군비경쟁과 조종'이란 장에서 이에 관한 흥미로운 분석을 들려주는데,

이 책 전반에 좀 이해하기 어려운 생물들의 행동이 유전자라는 기본 단위에서 바라보면 이해하지

못할 바도 아니며 그 이해의 도구로 확장된 표현형이란 용어가 적절하게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법자 유전자 등 이 책에서도 리처드 도킨스는 흥미로운 개념들을 많이 사용하는데,

철학자인 대니얼 데닛이 쓴 후기처럼 그의 책은 단순한 과학책이 아니라 인문학적 관점에서도

여러 가지 유용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지적 사유의 보고라 할 수 있었다.

비록 이 책을 읽고 나서 제대로 이해했다는 확신이 들진 않지만 어렴풋하게나마

리처드 도킨스가 주장하는 바는 파악을 한 것 같다. 개체가 아닌 유전자의 관점에서 생물의 진화와

행동을 이해하려고 하면 분명 이 책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내용들이 일리가 있음을 알게 될 것 같고,

세상을 보는 신선한 관점을 제공해준다는 측면에서 여러 모로 가치가 있는 책이었던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대한 과학자의 생각법 - 인류 역사를 바꾼 위대한 과학자의 생각 속으로 들어가기
채드 오젤 지음, 서자영 옮김 / 처음북스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과학자라고 하면 보통 일반인들과는 다른 뛰어난 지능과

명철한 사고능력을 가진 특별한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과학자들의 생각법은 범인과는 차원이 다를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 책은 과학자들의 생각법이 일반인과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입증한다.

기본적으로 과학적 과정은 관찰하고, 생각하여, 테스트한 후 알리는 네 단계로 이루어진다.

너무 단순화시킨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얼핏 들었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과학의 핵심 과정을 잘 압축했다는 느낌을 준다.

과학자들이 생각하는 네 단계를 차례대로 다루면서

일반인도 평소에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사고를 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데

먼저 관찰하기는 자료를 수집하는 단계라 할 수 있다.

'종의 기원'을 통해 자연과학에 있어 혁명적인 이론인 진화론을 발표한 다윈은 비글호 항해를 통해

방대한 수의 표본을 수집해왔는데 이는 대표적인 취미생활인 우표수집과 다를 바 없었다.

여러 종류의 우표를 수집함으로써 많은 정보를 얻는 게 과학자가 하는 가장 기초적인 작업과 동일하다

할 수 있었는데, 최고의 요리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시도해보는 것이나

야드 세일을 순회하다가 우연히 가치 있는 중고물품을 발견하는 것과 같이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해서 그 속에서 의미를 찾는 작업은 누구나 하는 일상적인 일이지만

과학자들이 하는 작업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다음 단계인 생각하기는 왠지 일반인이 범접하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을 주지만

브리지 게임을 비롯해 일상에서 흔히 하는 추론과정과 유사했다.

특히 내가 즐겨 읽는 추리소설에서 범인을 추리해가는 과정이 근본적으로 과학적인 과정이라 할 수

있었는데, 공룡의 발자국이나 뼈 등으로 그 크기 등을 추론하는 것이나 갑작스런 멸종 이유를

여러 단서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가설을 세워 설명하는 것이

추리소설에서 마지마게 사건의 전말을 밝히는 것과 대동소이하다 할 수 있었다.

다음 단계인 테스트하기와 관련해선 양자 물리학과 낱말맞추기 퍼즐의 유사점을 들고 있는데,

답이 아닐 것 같은 이상한 단어도 답일 수 있는 것처럼 때로는 황당한 결과가 나오거나

심지어 기존 과학을 근본적으로 크게 수정해야 할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인 알리기는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모혐을 만들고 추가적인 관찰 및 실험을 실시하여

테스트 한 후 결과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과정인데

어떻게 스토리텔링을 하느냐에 따라 그 전달효과가 천차만별이었다.

여기서도 일반적으로 흔히 사용되는 각종 통계가 비교대상이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스포츠 통계,

특히 야구에서 사용되는 각종 통계자료가 야구라는 스포츠를 더욱 흥미롭게 해주고

팬들에게 다양한 얘기거리를 제공해주며 각종 기록을 통해 보고 즐기는 재미를 한층 더해 주었다.

이 책을 보면 우리가 과학에 대해 얼마나 많은 편견을 가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과학은 서구사회의 전유물도 아니고, 남자들만 하는 것도 아니며, 부자를 위한 것도 아니고,

맹목적인 믿음도 아니고, 로봇을 위한 것도 아니며, 결코 끝나지 않고 구경만 하는 스포츠도 아님을

잘 알 수 있었다. 그동안 막연히 어렵다고만 여겼던 과학의 방법론이 우리가 일상에서도 흔히 하는

방법론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흥미롭고 풍부한 사례를 통해 제대로 보여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권오길이 찾은 발칙한 생물들 - 기이하거나 별나거나 지혜로운 괴짜들의 한살이
권오길 지음 / 을유문화사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구상에 정말 무수한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가 제대로 인식하거나

알고 있는 생물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작은 벌레들이나 이름 모를 풀들이 많은데

주변에 있는 생물들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게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릴 땐 나름 생물들에 관심이 많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관심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이젠 낯선 생물들을 봐도 그냥 지나치기 일쑤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오랜만에 생물들에 대한 관심을 돋우기 위해 제목부터 자극적인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여러 생물들의 흥미로운 얘기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첫 챕터에선 작고 별나지만 지혜로운 미물들이란 제목 아래 다양한 곤충들이 등장하는데

책을 상하게 만드는 주범인줄 알았던 책벌레가 사실은 누명을 쓰고 있단 사실을 처음 알았다.

진범은 곰팡이였는데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산 책벌레들에게 뭐라 위로의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학질도 학질모기가 옮기는 게 아니라 모기의 침에 묻어 들어온 원생동물인 삼일열원충이 진범이었다.

사람의 피부 속에다알을 낳는 발칙한 몸진드기나 잠자리와 이부자리가 자신들의 천국인

집먼지진드기까지 평소에 생각도 안 하던 생물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두 번째 챕터에선 바다 속 생물들을 다루는데 우리가 즐겨 먹는 생선이 대거 등장한다.

갈치, 문어, 넙치 등 친근한 녀석들이 등장하는데, 주꾸미, 낙지와 문어는 팔완목인 반면

오징어와 꼴뚜기는 십완목이라는 사실, 류시화 시인의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란 시에

등장하는 비목이 바로 넙칫과의 물고기를 말하며,

불교와 기독교의 공통된 상징으로 물고기가 많이 사용된다는 사실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두견새와 소쩍새는 흔히 동일한 새로 잘못 알고 있는데,

두견새는 뻐꾸기목에 속하며 밝고 쾌한 소리로 주로 낮에 우는 새라면

소쩍새는 올빼미목에 속하고 애처로운 울음소리로 밤에 우는 것이 특징인 완전히 다른 새였다.

이외에도 다양한 생물들의 흥미진진한 얘기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식충식물이 오직 곤충만 잡아먹고 사는 게 아니고 스스로 광합성을 하여 간신히 살아가면서

부족한 영양소를 벌레에서 보충한다는 사실, 우리가 흔히 아카시아나무로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아까시나무란 사실 기존에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게다가 저자 특유의 구수한 입담에 순우리말을 자주 사용하고, 주인공인 생물들에 얽힌 속담이나

관용구까지 언급하여 단순히 생물에 관한 책을 넘어 어휘력을 키워주는 데도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그동안 우리 주위에 살고 있는 여러 생물들에 대해 무관심하게 지냈는데

이 책을 통해 그들에게도 나름의 삶이 있음을 잘 알 수 있었고

더불어 살아야하는 여러 생물들에게 관심을 갖고 공존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