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마지막 그림 - 화가들이 남긴 최후의 걸작으로 읽는 명화 인문학
나카노 교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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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유명 화가들의 대표작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쉽게 접하지만

그들의 생애 마지막 작품이 뭔지는 알기 쉽지도 않고 그다지 관심도 없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바로 구미가 당겼는데 알고 보니 이 책의 저자가 전에 읽은

'명화로 보는 남자의 패션'의 나카노 교코로 그림에 얽힌 흥미로운 얘기를 들려주는 전문가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신(기독교, 그리스 로마 신화)에 몰두한 화가들, 왕과 고용관계를 맺은 궁정화가들,

새로운 세계를 이끄는 시민계급에 바짝 다가간 화가들로 나누어서 시대의 흐름에 따른 미술사조의

변화와 함께 대표적인 화가들의 삶과 작품, 특히 마지막 작품에 주목하며 15명의 화가들을 다룬다. '비너스의 탄생' 등으로 르네상스 초기를 수놓은 보티첼리로 시작했는데, 메디치가의 후원을 받으며 화려한 누드화로 인기를 끌었던 보티첼리는 무미건조한 교과서적인 그림을 그리면서 인기가 식었다. 다빈치와 미켈란젤로와 더불어 르네상스 3대 거장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라파엘로는 당대는 물론

19세기 전반까지도 서양미술사에서 최고로 여겨졌지만 이후 신격화된 다빈치와 미켈란젤로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게 된다. 라파엘로는 37살이라는 한창인 나이에 요절하게 되면서

마지막 작품인 '그리스도의 변용'은 결국 본인 손으로 완성하지 못하고 공방에서 완성된다.

그래도 마지막 작품을 통해 날카로운 명암 대비와 대담한 구도를 선보이며 바로크 화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라파엘로와 달리 명확하진 않지만 100세 가까이 장수했던 티치아노는 마지막 작품인 '피에타'를

그릴 때까지 결코 노쇠를 모르는 지칠 줄 모르는 창작욕을 보여서 행복한 화가라 할 수 있었다.

화가는 물론 외교관, 경영자로서도 성공을 거뒀던 루벤스는 만년에도 평온하고 풍족하게 보냈는데

그의 마지막 작품인 '댐이 있는 풍경'이 그의 말년을 잘 반영해주는 것 같았다.

 

2부에서는 궁정화가들이 등장하는데, 아무래도 왕의 총애를 받는 인물들이다 보니 왕과 비슷한

운명을 겪게 되었다. 에스파냐 왕실의 궁정화가였던 벨라스케스는 왕의 총애를 받으며 성공적인 삶을 살았는데 근친결혼으로 상태가 안 좋았던 왕실 가족들의 모습을 잘 담아내었다.

프랑스 혁명의 격동기를 살았던 다비드는 나폴레옹의 어용화가라 불릴 정도로 나폴레옹 시대에 최고 전성기를 누리지만 나폴레옹이 몰락하자 해외로 망명해야 하는 신세로 전락한다.

시민사회가 도래하면서 일부 특권층만이 누리던 미술작품을 대중들도 즐기게 되자

표현대상도 보통 사람들의 생활상을 담아낸 작품들이 늘어나게 된다.

소설과 영화로도 만들어져 유명한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의 페르메이르가 그 대표적인 작가라

할 수 있는데, 그의 삶 자체가 미스터리한 데다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진 '버지널 앞에 앉아 있는

여인'도 진품인지 위작인지 논란이 있어 작가의 삶과 꼭 닮았다고 할 수 있었다.

낭만파와 인상파 사이에 낀 짧은 시기에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했던 밀레의 마지막 작품 '야간의

새 사냥'은 노동의 성스러움을 줄곧 그려온 작가답게 농촌 생활의 현실을 잘 표현했고,

생전에 단 한 작품만 팔았던 불우한 화가 고흐의 마지막 작품 '까마귀 나는 밀밭'은

광기와 열정 사이를 오고 갔던 그의 삶을 대변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대부분 친숙한 화가들이어서 낯설지 않아 그들의 삶과 작품들을 즐길 수 있었는데

표지를 장식한 '부인의 초상의 비제 르브룅과 '호가스가의 여섯 하인'의 호가스는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화가들이었다. 인생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남긴 최후의 작품에는 작가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경우도 있고, 기존의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낯선 작품을 남긴 경우도 있었다. 

요즘 어떻게 죽을 것인가 하는 화두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데, 유명 화가들의 

마지막 작품에 주목하면서 그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잘 정리해 그림 보는 재미를 배가시킨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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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은 어떻게 미술이 되었을까? - 그림으로 읽는 한 점의 인문학 사고뭉치 12
공주형 지음 / 탐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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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문명을 시작한 이래 미술은 늘 인류와 함께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뭔가를 표현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자연스레 미술로 승화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미술은 당대 사회의 시각과 인식을 반영하는 산물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 책은 선사시대부터 후기 인상주의까지 시대별로 대표적인 미술 양식을 소개하면서

그 시대와 미술이 어떠한 상호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먼저 인류 최초의 미술작품이라 할 수 있는 알타미라나 라스코의 동굴 벽화들은

인간의 우월한 지위를 확인하고 맹수에 대한 공포심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것으로 본다. 결핍과 불안의 시대를 살면서 생존조차 보장받지 못하던 당시 인류에겐

미술이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수단이라 할 수 있었다.

고대 4대 문명의 발생지 중 하나인 이집트에선 사후 세계에 관심을 두고 영혼불멸의 세계를 

미술에 담아내려 했는데 '사자의 서'나 '투탕카멘의 황금 가면' 등이 대표적인 유물이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로 오면서 좀 더 인간을 둘러싼 사물들과 우주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었는데,

조화와 균형을 통해 외부 세계를 이상적으로 모방하고자 하는 미술작품들이 등장했다. 

좀 더 사실적이고도 실용적인 이 시대의 미술 사조는 이후 인본주의와 합리성을 바탕으로 하는

서구 미술의 근간을 확립하게 되었다. 종교가 모든 것을 지배하던 중세 시대에는 미술도 성경의

주요 사건을 시각화하고 교회를 장식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중세 미술은 비잔틴, 로마네스크, 고딕의 세 시기로 나뉘는데, 비잔틴 미술이 서양의 규모와 동양의

신비로움이 어우러진 모자이크로 대표된다면 로마네스크 미술은 프레스코화로,

고딕 미술은 스테인드글라스로 대표된다. 표현 양식은 각기 달랐지만 이 시대에는 신을 중심으로 한

세계관을 표현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신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기에

인간이 주연이었던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를 동경하는 르네상스 운동이 일어난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과학적인 세계관이 대두되면서 소위 3대 천재라 할 수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가 등장하여 르네상스 미술은 화려한 절정을 맞이하는데

이들을 후원한 메디치가나 프랑스 왕실 등의 역할도 상당했다.

이후 종교개혁으로 권위가 땅에 떨어진 가톨릭은 미술로 이를 회복하고자 했는데,

루벤스로 대표되는 종교화가들이 맹활약했고, 스페인 왕실의 펠리페 4세 등 절대 군주들도

자신들의 권력과 위엄을 드러내고자 궁정화가를 고용하는데

스페인 왕실의 벨라스케스가 고용주의 의도를 잘 실현했다.

독립을 이룬 네덜란드에서는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초상화, 정물화 등 실용적인 미술 작품들이 주를 이루는데 렘브란트, 페르메이르(베르메르) 등이 대표적인 화가였다.

현실 세계의 행복을 추구했던 쾌락적인 귀족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로코코 미술과

혁명의 시대를 맞아 로코코 미술의 지나친 향락주의를 거부하고 혁명과 현실을 이상적으로 표현한

신고전주의 미술, 계몽주의에 반발하여 인간의 감성과 주관적 표현에 초점을 맞춘 낭만주의 미술,

산업혁명의 시대의 고단한 현실을 그대로 담고자 한 사실주의 미술,

사회적, 경제적 변화가 가속화된 시점에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을 포착하려 했던 인상주의 미술, 마지막으로 산업화, 도시화의 심화로 인간 소외도 심화되던 시대를 표현했던 후기 인상주의 미술까지

세상의 변화에 따라 이를 담아낸 미술 사조의 변화를 차근차근 잘 설명했다.

물론 이 책으로 미술사의 큰 흐름을 모두 완벽하게 담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미술이 그 시대의 얼굴임을 시대의 흐름과 함께 미술의 변천사를 정리하여

암기식으로만 공부하던 미술 사조를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미술은 천재 화가의 고립된 독백이 아닌 역사를 관통하는 시대와의 소통이란 저자의 메시지가

그 시대를 대표하는 미술 사조와 작품들과 함께 압축적으로 잘 정리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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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2016-04-23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sunny 2016-04-24 00:04   좋아요 0 | URL
네. 시대별 미술 사조를 잘 정리한 책입니다. 아마 청소년용인 것 같긴 한데 성인이 봐도 충분히 괜찮은 책입니다.^^
 
명화 보기 좋은 날 - 내 가방 속 아주 특별한 미술관
이소영 지음 / 슬로래빗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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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가의 전작인 '출근길 명화 한 점'을 제목 그대로 지하철로 출퇴근하면서 봤는데 

출퇴근 할때마다 아껴 보지 못하고 금방 해치워버리고 말아서 좀 아쉬움이 남았었다.

전작의 연장선상에 있는 이 책도 명화들에 얽힌 작가의 감상을 담고 있는데,

'마음이 피곤한 날', '열정을 찾고 싶은 날', '누군가 그리운 날', '자신감이 필요한 날',

'혼자 있고 싶은 날', '사랑하고 싶은 날', '감성을 키우고 싶은 날'까지 일상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느끼는 감정들과 그에 적절한 명화들을 절묘하게 연결시키고 있다.

 

사실 저자가 명화라고 칭했지만 솔직히 말해 모르는 화가와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누구나 아는 그런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예술가와 명작이 등장하는 경우도 없진 않았지만

미술 전문가가 아닌 사람에게는 정말 생소한 이름들이 많이 등장해 좀 낯선 느낌이 들 때도 많았다.

'마음이 피곤한 날'로 시작하는 이 책은 몬드리안의 작품으로 포문을 연다.

늘 '이게 뭐지' 하는 느낌을 주던 몬드리안의 그림이 반듯반듯한 선들과 사각형들로 

여러 가지로 혼란스런 마음을 차분하게 정리해준다는 작가의 말을 들으니 또 다르게 보였다.

르누아르와 밀레의 못 봤던 작품들을 거쳐 쇠라의 대표작 중 하나인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와

만나게 되었는데 점묘법의 대가의 작품에서 삶도 숱한 순간들이 모여 세상의 흐름을 바꿈을 깨닫는다.

다음으로 드디어 낯선 작가와 작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지나이다 세레브리아코바라는 우크라이나

출신의 프랑스 화가였다. 이 책의 또 다른 묘미는 등장하는 화가의 자화상을 각 장의 끝에 싣고 있어

유명 화가들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었는데, 작품을 보면서 상상한 화가의 모습과 어느 정도 비슷한 경우도 있는 반면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미남이거나 추남인 경우도 있었다.

아무래도 외모지상주의의 세상이다 보니 화가의 외모를 모르고 볼 때의 작품과 알고 볼 때의 작품은

좀 느낌이 달랐는데 얼굴을 보면서 그의 작품을 접하니 좀 더 친근한 느낌도 들었다.

이 책을 통해 첫 만남을 가진 화가들도 많았는데 고흐가 존경했던 요제프 이즈라엘스와

고흐가 멘토였던 그의 아들 아이작 이즈라엘스 부자나 

사랑하는 딸을 모델로 하는 그림을 그린 다니엘 가버와 역시 가족을 화폭에 많이 담았던 에드먼드

찰스 타벨, 흑인 노숙자 화가였던 빌 트레일러 등 상당수의 화가들이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각 장마다 한국 현대미술가의 작품들과 공공미술을 소개해서 과거의 명작들은 물론 현재와 미래의

현재진행형인 작가와 작품들도 만날 수 있어 또 다른 즐거움을 주었다.

가끔씩 그림을 소개하는 책들을 통해 미술과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사실 그리 쉽진 않다.

그래도 이런 책들을 보면 단순히 그림의 의미와 가치를 설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림에 얽힌 여러가지 사연이나 저자의 추억이나 감상을 담고 있어 좀 더 쉽게 와닿는 느낌이 든다.

그림을 감상하는 걸 막연히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에게 일상에서 그림과 친해질 수 있도록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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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남자의 패션
나카노 교코 지음, 이연식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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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지 패션에는 신경 쓰지 않는 편이지만 멋 있어 보이는 스타일을 보면 저절로 눈길이 가곤 한다.

내가 직접 그런 스타일을 시도해볼 생각은 별로 없지만 나중에 옷을 사거나 할 때 참고는 될 것 같다.

책은 명화 속에 나오는 남자들의 패션에 주목하여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 남자 패션의 역사를 살펴본다. 


사실 그림을 볼 때 그다지 인물들이 입고 있는 옷이나 패션 소품들에 별로 관심을 갖지는 않아서

어떤 옷을 입었는지 무슨 장신구를 했는지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이 책을 보니 예전에는 오히려 남자들이 여자들 보다 의상이나 치장에 상당히 신경 썼음을 알 수 있었다.

포문을 연 작품은 자크 루이 다비드의 '알프스 산맥을 넘는 나폴레옹'이었다.

남자들의 패션 중 역시 군복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군복임에도 화려함을 강조한 게 특색이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스위스 용병은 용맹무쌍한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의외로 패션 리더로서도 상당한 활약을 했다.

그들의 패션이 다른 나라 용병은 물론 상류 계층으로도 퍼져나갔다는 것은

스위스 용병의 남다른 패션 감각을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었다.

책 표지를 장식했던 조반니 볼다니의 '작가 로베르 드 몽테스키외 백작'은 댄디한 신사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주었는데 다른 부분들도 돋보이지만 패션의 완성은 스틱으로 마무리했다.

태양왕 루이 14세나 그를 경쟁 상대로 여긴 레오폴트 1세의 모습은

여성 못지 않게 화려하게 꾸민 모습을 잘 보여줬는데,

동물들은 주로 수컷들이 화려한 모습으로 암컷을 유혹하는 것과 비교할 수 있었다.

그만큼 남자들이 외모나 패션에 상당히 공을 들였던 시절이 있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금방 세상이 바뀌어 여자들이 화려한 치장을 하고 남자들은 상대적으로 덜 신경을 쓰고 사니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었다.

수염, 화장, 문신, 가발 등 나름의 꾸밀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하여

자신을 가꾸는 남자들의 모습은 기존의 통념을 완전히 깨는 수준이었는데

이 책에 소개된 20편의 명화를 통해 그동안 모르고 지나쳤던 남자들의 절묘한 패션감각과

여자에 결코 뒤지지 않는 패션에 대한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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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에게 사랑을 묻다 - 명사들의 삶과 사랑 그리고 위대한 작품
이동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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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작품의 영원한 소재 중 하나가 바로 사랑일 것이다.

인간에게 있어 사랑은 늘 갈망의 대상이지만 현실에서 영원하고 완벽한 사랑을 이루긴 결코 쉽지 않기에 

이루지 못한 사랑을 예술이란 형식으로 승화시킨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예술가들의 삶과 사랑이 그들이 명작을 만들게 된 원동력이었음을

여러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잘 보여준다.


KBS FM에서 방송된 내용을 정리한 이 책에선 총 25명의 유명 예술가들의 삶과 사랑을 다루고 있다.

사진작가인 로버트 카파를 제외하곤 최소한 이름은 들어본 인물들이라 그리 낯설진 않았는데

왠지 어색한 인물이 한 명 있다면 사막의 여우로 명성이 높은 롬멜 장군이라 할 수 있다.

예술가들과 명작을 얘기하는 책에서 뜬금없이 군인을 포함시켜 좀 어색하단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그가 보여준 신출귀몰한 전략과 적장에게 존경을 받고 명령 불복종으로 18만 병사를 살려낸 소신은

충분히 예술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책에 나오는 상당수의 인물들의 얘기는 다른 책이나 여러 매체를 통해 접한 적이 있다.

특히 '거장들의 스캔들'에서 만났던 루 살로메나

'영문학 스캔들'에서도 다뤄졌던 셰익스피어 등 거장들의 얘기는 언제 봐도 흥미진진했다.

셰익스피어의 경우 여전히 베일에 쌓인 인물이라 할 수 있는데 원래 자신이 사랑했고 결혼하려던 여자가 따로 있었지만 자신을 짝사랑하던 여자가 거짓 임신을 주장하며 사람들을 속이는 바람에

결혼식 당일에야 신부가 바뀌었음을 알게 되는 청천벽력같은 일을 겪게 된다.

셰익스피어가 결혼에 대해 부정적이고 아내를 싫어했던 이유를 이제서야 제대로 알게 되었다.ㅎ

미술, 문학, 음악 등 예술의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각 분야의 거장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고갱이나 고흐, 마네와 모네와 같이 서로 친분이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대부분 여러 이성과의 열정적인 사랑과 이별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제대로 된 행복을 누리지 못했던 사람들도 비일비재했다.

참혹한 삶의 상처들을 노래로 표현했던 재즈 싱어 빌리 홀리데이나

정력이 약해 어쩔 수 없이 금욕주의자로 살아야 했던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금발 미녀 배우들에 집착하게 되었다.

못생긴 외모와 수줍은 성격으로 평생 짝사랑만 했던 동화의 아버지 안데르센과

평생 제대로 사랑을 이루지 못한 고흐까지 그다지 사랑에 성공하지 못했던 인물들도 적지 않았는데

사랑의 아픈 기억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명작들을 낳는 원동력이 된 게 아닌가 싶다.

우리에게 친숙한 예술가들의 몰랐던 러브 스토리랄까 스캔들을 엿보는 재미도 나름 솔솔했는데

위대한 예술가와 명작이 탄생하기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흥미로운 얘기들을 잘 담아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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