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심리학
윤현희 지음 / 믹스커피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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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에 이 책의 제목과 비슷한 '미술관에서 만난 심리학'이란 책이 있는데 미술과 심리학은 서로 통하는

부분이 있는 건 분명한 것 같다. 작품 속에 작가의 심리가 반영되어 있는 것은 물론 작가의 심리를 제대로

파악하면 작품을 훨씬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알고 보니 이 책의 저자의 책인 '미술의 마음'이란 책을

먼저 만난 적이 있었는데 이 책은 좀 더 심리학의 관점에서 여러 유명 화가들을 분류하고 분석한다.


이 책에선 총 5장에 걸쳐 심리학적 관점으로 여러 화가를 다룬다. 1장에선 나이브 아트와 긍정심리학을,

2장에선 아방가르드 화가들과 아들러 심리학을, 3장에선 추상의 세계와 게슈탈트 심리학을, 4장에선

화가 내면의 상처와 표현주의를, 5장에선 전문성과 여성성 사이에서 여성 화가의 정체성을 테마로 

다룬다. 나이브 아트는 전문적인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일부 작가들이 그린 작품 경향이라는 조금

생소한 용어인데 첫 번째 주자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도 아마 이 책에서 처음 만난 초면인 것 같다.

세계적인 대문호 헤르만 헤세가 미술에도 소질을 보였음은 '그림과 수다와 속삭임'이란 책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주말 화가로 유명한 앙리 루소와 조금은 어색한

클림트의 풍경화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기존 예술에서 벗어나 새로운 예술을 추구한 아방가르드 

화가들은 '미움 받을 용기'로 유명한 아들러 심리학과 연결지었는데 벨라스케스, 마네, 드가, 세잔이 

선정되었다.


전체가 부분의 합 이상임을 강조하는 게슈탈트 심리학과는 형태의 해체와 색체의 해방을 가져온 

추상화가들인 피카소, 몬드리안, 칸딘스키, 파울 클레와 연결지었고, 자신의 마음 속 상처를 작품으로

승화시킨 표현주의에는 고흐, 뭉크, 에곤 실레, 모리스 위트릴로가 포함되었다. 마지막으로 여전히

가정과 직장을 양립시키기 어려운 여성들의 애환을 잘 보여준 여성화가들로는 인상파 화가들과의 

특별한 인연을 가진 베르트 모리조, 메리 카사트, 수잔 발라동이 차례로 등장하고 마지막은 '마망'이란

거대한 거미 작품으로 유명한 루이스 부르주아로 마무리를 한다. 심리학과 미술의 절묘한 궁합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는데 화가와 작품들을 심리학이란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좀 더 흥미진진한 얘기들로 

이해의 폭을 높일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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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마술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8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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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는 첫 편 '탐정 갈릴레오'를 필두로 '예지몽'과 나오키상 

수상에 빛나는 '용의자 X의 헌신'까지는 읽은 후 중간에 있는 4~6편은 읽지 못하고 7편인 '허상의 어릿광대'를 읽었다. 이번에 시리즈의 8편인 이 책이 새로 출간되었는데 과연 어떤 얘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되었다.  


호텔 스위트룸에 한 여자가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숙박했다가 사망한 채 발견되는 사건으로 시작하는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또 다른 시리즈 매스커레이드 호텔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되었지만 확인해

보니 딱히 접점은 없었다. 탐정 갈릴레오 유가와 교수의 모교 후배이자 물리 연구회 동아리 후배이기도

한 고시바 신고와의 인연도 소개되는데 신고는 유가와가 다니는 데이토 대학에 합격할 정도로 유망한

청년이었지만 유일한 가족이었던 누나가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되자 학업을 포기하고 공장에 취직한다.

그리고 나가오카 오사무라라는 르포라이터가 자신의 집에서 교살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그가 오가 진사쿠

의원이 적극 추진 중인 슈퍼 테크노폴리스 프로젝트를 반대하는 측에서 활동하고 있었음이 확인된다.

나가오카의 행적을 조사하던 구사나기 등은 나가오카의 휴대 전화 발신 기록에서 찾은 공장에서 한

직원이 갑자기 무단결근을 하며 사라졌다고 하는 정보를 얻게 되는데...


어떻게 보면 사건의 큰 그림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했는데 단지 용의자와 유가와 교수와의 인연이

과연 어떤 결말로 이끌 게 될 것인지가 문제였다. 나가오카의 살해범은 사실 예상 밖이었지만 한 청년의

복수의 집념은 끝까지 결말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우리도 국개의원들이 수두룩하고 범죄자들이

큰 소리 치며 출마하는 웃픈 세상이 되고 말았지만 이 책의 빌런도 전형적인 쓰레기 국개의원이었다.

저런 자들이 판을 치는 세상인데 문제는 그런 자들에게 열광하고 지지하는 정신 나간 인간들도 많다는

점이다. 이 책에선 과학기술을 이용한 엄청난 살상무기도 등장하는데 핵무기를 비롯해 인간이 만들어낸

최첨단 물건들이 인간에게 끔찍한 짓을 저지르는 용도로 활용되는 것도 결국 과학기술을 악용하는 

인간이 문제라 할 수 있다. 암튼 그런 점에서 보면 좀 씁쓸한 결말이라 할 수 있는데 진짜 나쁜 놈들은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 뻔뻔하게 잘 살아가는 비정한 세상에 유가와 교수처럼 금단의 마술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필요함을 새삼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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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있는 그림 - 고통과 환희를 넘나든 예술가 32인의 이야기
이은화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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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지만 그림에도 사연이 있기 마련이다. 사연을 모르고 볼 때의 그림과

사연을 알고 나서 보는 그림은 천지차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고통과 환희를 넘나든 32명의 예술가

얘기를 간략하고 들려준다. 친숙한 사람들도 많았지만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도 있었는데 과연

그들에겐 어떤 사연들이 있는지를 고흐의 얘기로 시작한다.


고흐는 워낙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기에 사연계에 있어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데 여러 책을 통해 대부분의

사연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선 고흐의 '가셰 박사의 초상'을 당시 최고가인 8250만 달러에

낙찰받은 사이토 료에이 명예회장이 자신이 죽으면 이 작품도 함께 화장해달라고 했다는 충격적인

유언을 소개한다. 1996년에 사망했다고 하는데 과연 고흐의 명작은 아직 살아남아 있을지 궁금하다.

말미에는 반 고흐 미술관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는데 이 책에선 각 작가나 작품과 관련된 미술관을

소개하고 있어 알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팝아트의 전설 앤디 워홀을 거쳐 마리 앙투아네트의 전담

초상화가로 유명한 엘리자베트 비제 르브룅을 다룬다. 렘브란트의 '야간 순찰', 다빈치의 '모나 리자'

등 여러 책에서 소개된 사연 많은 걸작들을 거쳐 앞모습보다 정직한 뒷모습을 그린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와 죽음을 결심하고 걸작을 남긴 고갱의 사연을 들려준다. 호아킨 소로야나 제프 쿤스 등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작가들의 사연들도 알게 되니 그들이 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특히 오페라 

갤러리 전시 등을 통해 친숙해진 니키 드 생팔에 대해서 제대로 알게 되었다. 드가, 르누아르, 모네, 

마네 등 인상파의 핵심 인물들이 차례로 등장하는 부분은 잘 아는 얘기들이었지만 책의 중심을 잡아

주기에 충분했다. 스카겐 화가들의 리더 페데르 세베린 크뢰위에르나 걷는 예술가 리처드 롱, 꽃가루를

뿌리는 남자 볼프강 라이프는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난 사람들인 것 같은데 초면이었지만 첫 만남의

신선함이 있었고 여성미술가의 대표로 손색이 없는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로 대단원의 마무리를

한다. 역시 예술가나 작품도 사연을 알면 훨씬 더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공감하게 됨을 새삼스레 알려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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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메이르 - 빛으로 가득 찬 델프트의 작은 방 클래식 클라우드 21
전원경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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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 페르메이르(얀 베르메르)에 대해서는 그동안 여러 미술책을 통해 대략은 알고 있지만 다른

화가들에 비해 본의 아니게 신비주의(?) 작가가 된 그에 대해선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이 많다.

작년에 동유럽 여행을 갔을 때 드레스덴 고전거장회화관에서 페르메이르의 '뚜쟁이', '열린 창가에서

편지를 읽는 소녀'를 보고 페르메이르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는데 이 책은 오로지 페르메이르의 삶과

작품 세계만을 다루고 있어 페르메이르에 대해 정말 제대로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았다.


책의 구성은 저자가 페르메이르와 관련한 여러 장소들을 다니면서 그곳에서 봤던 페르메이르의 작품,

그와 관련된 얘기들을 차근차근 소개하는 형식인데 예상 외로 일본에서 시작한다. 유난히 페르메이르에

열광하는 일본인들에 대해 예전부터 네덜란드와의 교류에서 그 기원을 찾는데 2019년 오사카에서 열렸던

페르메이르 특별전에서 봤던 작품 6점에 대해 얘기한다. 작년에 오사카 여행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 중

하나가 위 페르메이르 특별전이 열렸던 오사카 시립미술관이 공사 중이어서 운영을 안 한 것인데

우리보다 서양 미술쪽 소장품이 훨씬 많은 일본의 상황이 부러울 따름이다. 학자들은 페르메이르의

활동 시기를 크게 이탈리아 화가들, 특히 카라바조의 영향이 드러나는 1기, 빛의 효괴를 발견하는 2기,

단순하고 담백하면서 깊이가 느껴지는 3기로 나눈다고 하는데 페르메이르도 신화 속 얘기인 '디아나와

님프들'이 첫 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드렌스덴에서 봤던 '뚜쟁이'가 세 번째 작품이라고 하니 그의 초기작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페르메이르의 조국 네덜란드로 떠나는데 페르메이르가 활동하던 시기의 네덜란드

역사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한다. 신교를 믿는 공화국으로 시장경제가 발달했던 네덜란드는 당시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여서 페르메이르와 같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담은 그림을

그린 화가들이 등장하게 해주었다. 그가 평생을 살았던 델프트에서 페르메이르의 흔적을 찾아 여기

저기 누비는데 델프트가 헤이그와도 가까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함께 돌아보는 여행을 가도 좋을 것

같았다. 무려 15명의 아이를 낳았다거나(그중 11명 생존) 장모 덕을 보기 위해(?) 칼뱅파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했다는 얘기 등 제대로 몰랐던 그의 흥미로운 사생활도 엿볼 수 있었다. 현재 진품으로

확인된 그의 작품은 대략 35점밖에 되지 않는데 비싸고 유난히 마르는 데 시간이 걸리는 재료들을

사용하고 그림의 구도나 효과를 계산하는 데도 많은 시간을 사용해 작업에 많은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라

한다. 이 책에선 페르메이르의 대부분의 작품들을 도판과 함께 상세한 해설을 곁들이고 있어 페르메이르

교과서라 해도 손색이 없었는데 마지막에 '페르메이르 예술의 키워드'로 '17세기 네덜란드 사회', '빛',

'여염집의 방', '젊은 여인', '진주', '악기', '파랑과 노랑', '그림 속 그림'의 8가지를 제시한다. 그의

생애의 결정적 장면을 끝으로 마무리하는데 페르메이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볼 만한

필독서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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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 가볍고 편하게 시작하는 유쾌한 교양 미술 방구석 미술관 1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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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다양한 미술책들을 읽어서 그런지 가끔은 이 책을 봤는지 헷갈릴 때가 있다. 이 책이 대표적인

경우 중 하나인데 이 분야 유명한 베스트셀러이기도 하지만 비슷비슷한 제목의 책들이 많이 나와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리뷰도 없고, 구매 내역에도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아직 안 읽은 책임을 확신

하게 되었는데 아마도 '다락방 미술관' 등과 착각을 한 것 같다. 암튼 우여곡절 끝에 회사 내 도서관에서

빌려 보게 되었는데 서양 근현대미술사의 대표적인 화가들 14명에 얽힌 흥미진진한 얘기들을 소개하는

책이었다. 


포문을 여는 작가는 뭉크였다. 늘 죽음의 공포를 다룬 화가치고는 당시로선 81세까지 장수한 반전이

숨어 있었다. 멕시코를 넘어 여성 화가로서는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프리다 칼로는 바람둥이

남편 디에고 리베라 때문에 몸과 맘이 처절하게 망가진 걸로도 유명한데 프리다도 나름 소심한(?) 복수를

했다. 발레리나들이 성적으로 유린당하는 성범죄 현장(?)을 담았던 드가와 녹색 요정(압생트)에게 

영혼을 뺏긴 반 고흐의 사연이 연이어 등장한다. 빈 분리파의 대표자로 진실을 벗기고 학문을 모독한

반항아 클림트를 거쳐 19금 그로잉의 대가이지만 정작 본인은 순수지존이었던 반전매력의 소유자 에곤

실레가 차례로 등장하는데 올 연말에 있을 국립중앙박물관 전시로 원화 영접을 할 날이 기다려진다.

나름 증권맨으로 잘 나갔다가 전업화가로 변신했던 고갱, 당시 미술계에 파란을 일으키고 여러 유명

작품들을 남겼지만 모네와 여전히 헷갈리며 낮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마네, 얼마 전 강동아트센터

레플리카전을 통해 더욱 친숙해진 모네가 뒤를 있는다. 뒤에 등장하는 야수파, 입체파 등에게 큰 영향을

끼친 세잔과 20세기 최고의 화가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피카소와 마티스의 대결, 고향과

자신이 유대인임을 잊지 않았던 샤갈까지 '프로방스에서 죽다'란 책을 통해 프로방스에서 말년을 보낸

시절을 엿볼 수 있었던 세 명의 슈퍼스타가 연이어 등장한다. 최초의 추상미술을 창조한 칸딘스키에겐

최강 연애 찌질이란 악명을 붙였는데 한때 연인이었던 가브리엘레 뮌터와의 사연 때문이었다. 뮌터는

예전 유럽 여행 때 독일 쾰른 루드비히 미술관 기획전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 책에서 두 사람의

연애사를 제대로 알 수 있었다. 마지막은 현대미술의 신세계를 열었다는 마르셀 뒤샹이 장식하는데

소변기를 작품으로 승화시킨(?) 자작극이나 국제체스연맹 대표까지 되었다는 독특한 이력이 그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이 책에서 다룬 14명은 모두 친숙한 미술의 대가들이지만 새롭게

알게 된 사연들도 있는 등 좀 더 인간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2권도 빌려 왔는데 또 어떤 얘기가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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