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행복하기로 결심했다 - 쇼펜하우어의 행복 수업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 임유란 엮음 / 문이당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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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가로 명성이 자자한 쇼펜하우어가 직접 쓴 책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쇼펜하우어를 다룬 '유쾌하고 독한 쇼펜하우어의 철학 읽기'란 책을 통해 대략이나마 쇼펜하우어의

진면목은 안다고 생각하던 차에 왠지 그와는 어울리지 않는 제목의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제목만 보면 행복해지는 건 마음 먹기 나름이라는 요즘 스타 스님들의 책 속의 한 구절이 떠올랐는데 사랑이나 행복에 관해 그동안 쇼펜하우어에 대한 선입견과는 사뭇 다른 얘기들이 담겨 있었다.   

먼저 사랑의 힘에 관해 얘기하는데, 전에 읽었던 책에서 지독한 여성혐오자이고 행복한 결혼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모습과는 달리 사랑이 우리가 삶을 살아가게 하는 근본적인 힘이라는 찬양을 늘어놓는다.

사랑의 본질이 열정이며 치열한 노력을 통해 스스로 얻어내야 하는 것임을 잘 알려주는데

왠지 본인과는 잘 어울리지 않은 얘기를 늘어놓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세상을 지혜롭게 사는 비결에선 자기계발서들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내용들이 등장하는데

나름 생활에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내용들이 주를 이루었다.

이 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행복의 문, 행복의 열쇠'에선

행복과 관련한 주옥같은 말들이 수록되어 있다.

얼마 전에 '법륜 스님의 행복'이란 책도 읽었지만 행복과 관련한 여러 책들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내용들이 좀 더 쉽게 압축적으로 담겨져 있었다.

행복해지는 방법은 결국 자기 마음에 귀결되는 문제로 원효대사의 '일체유심조'와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었는데 이 책의 내용을 보면 행복해지는 게 결코 어렵지 않을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는 자신의 마음을 잘 관리하기가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틱낫한 스님의 '소음으로 둘러싸인 세상에서의 침묵'에서 표현한 바와 같이 우리는 늘 생각의 라디오를

켜두고 있어 마음을 고요한 침묵상태에 두지 못하기 때문에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쓸데없는

군살이 여기저기 붙은 마음에 다이어트를 한다면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니 기존에 막연하게 알던 쇼펜하우어의 이미지와는 좀 다른 느낌을 받게 되었는데,

원서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편집한 책인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보통 번역자는 '옮김'이란 

표현을 쓰는 것 같은데 '엮음'이라고 쓴 걸 보면 정확한 판본이 뭔지 좀 궁금했다.

암튼 자기계발서를 읽는 듯한 생각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는데

여러 내용이 와닿는 부분이 많아 나름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107

행복은, 남과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거래하는 것이다.

109

행복과 불행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한다.
행복한 인생을 만드는 것은 전적으로 내 마음에 달려 있다. 인생에서 성공과 실패가 교차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인생의 행복과 불행은 전적으로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내 마음의 움직임에 따라 행복과 불행은 서로 자리를 바꾼다.

117

모든 불행은 나를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122
`행복은, 자신에게 만족하는 사람의 것이다`, 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

행복은 만족할 줄 아는 사람에게 주어진다.

127

불필요한 관계나 생활양식을 점차 줄여보라. 우리들의 생활양식과 인간관계를 되도록 단조롭게 할수록 거기에 따르는 부담도 그만큼 줄어들며, 그 줄어든 공간에는 자연스레 행복이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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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으로 둘러싸인 세상에서의 침묵
틱낫한 지음, 류재춘 옮김 / 프런티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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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스님의 책은 '화' '틱낫한의 평화로움'을 읽어봤는데

일상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는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최근에는 법륜 스님이나 혜민 스님처럼 국내 스타 작가 스님들이 많이 등장해서 

불교에 바탕을 둔 힐링이나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는 책을 자주 만나볼 수 있는데

틱낫한 스님은 그런 면에서 보면 원조격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그는 요즘처럼 소음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마음의 침묵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행복해지는 비법을 전하고 있다. 사실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쁜 현대인들은

잠시라도 각종 매체에서 벗어나 조용한 순간을 누리기가 힘든 게 현실이다.

특히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면서 상당수의 사람들이 잠시도 가만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몸과 마음이 소음에서 벗어나 깨어 있는 상태가 되면 바로 그 순간을 살 수 있게 된다.

이 책에서 쓴 표현 중에 딱 마음에 와닿는 게 바로 생각 라디오를 끄라는 건데

우리는 쉴 새 없이 생각을 내보내는 생각 라디오에 계속해서 채널을 맞추고 있어서

결코 고요하게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나도 항상 뭔가를 하면서도 계속 떠오르는 딴생각들로   

집중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생각을 멈추는 것만으로 삶의 질이 훨씬 높아졌다.

멍 때리기 대회가 생길 정도로 생각에서 자유로워지는 게 결코 쉽지 않은데

이 책에선 생각을 멈추기 위한 수행법으로 몸의 활동을 멈추고 호흡에만 집중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일상적인 활동에서 몸의 움직임과 호흡을 일치시키는 데 집중할 수 있으면

언제나 깨어 있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인데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끊임없이 떠오르는 잡념들에게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나름의 적절한 방법인 것 같았다.

이렇게 숨 쉬고 있는 현재의 자신을 의식하고 현재에 충실할 수 있게 되면

그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세상의 여러 가지들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서 그 참모습을 깨닫게 되고

우리가 얼마나 부질없는 것들에 집착하면서 고통스러워 했는지 알게 된다.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만큼 커다란 행복은 아마도 없을 것 같은데

이 책을 읽다 보니 잠시나마 우리를 둘러싼 세상의 온갖 소음들로부터 해방되면서

마음의 침묵상태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마음을 고요하게 하여

세상의 경이로움과 진정한 행복감을 맛볼 수 있는 비법을 제대로 가르쳐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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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의 행복 - 행복해지고 싶지만 길을 몰라 헤매는 당신에게
법륜 지음, 최승미 그림 / 나무의마음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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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출근길', '인생수업', '지금 여기 깨어있기'를 통해 법륜 스님이 대중들과 나누려는 얘기들을 만나봤었는데 모두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얘기들이 담겨 있었다.

이번에는 누구나 삶에서 가장 원하는 '행복'을 주제로 여러 가지 얘기들을 들려주고 있는데

사실 행복만큼 정해진 정답이 없고 쉬운 듯 하면서도 어려운 게 없을 듯 하다. 

여러 사람들에게 행복하냐고 물으면 행복하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법륜스님은 

우리가 행복하지 못한 원인 가운데 많은 부분이 내려놓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진단한다.

온전한 행복의 길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의 주인이자 이 세상의 주인으로서 내 행복은

누가 가져다주는 게 아니라 내가 만든다는 생각으로 살아야한다고 조언한다.

 

먼저 왜 내 삶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까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늘 하는 고민과 관련해선

처음에 세웠던 목표는 접어두고 현실에 맞춰 살거나, 목표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그 자리에서 바로 멈추고 본래 자리로 돌아가라고 얘기한다. 흔히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고들 말하지만

우리가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는 것은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기 싫기 때문인데,

선택과 그에 대한 책임을 기꺼이 받아들인다면 괴로워하거나 원망할 일이 없을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불만을 갖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기 때문인데

이런 허상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남을 의식 안 하고 편하게 살 수 있다.

행복의 기준을 미리 정해놓고 그 길만 고집하다 보니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데

집착을 내려놓고 욕심을 버리면 좀 더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여러 감정은 자신의 카르마, 즉 업식에서 일어난다고 하는데

이런 감정에 얽매이지 않아야 자유로울 수 있다고 얘기한다.

후회는 지나간 실수에 매달리는 데서, 불안한 감정은 미래에 대한 집착에서 오는데, 감정이 본래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임을 알고 마음의 변화에 구애받지 않는 데 바로 행복의 비결이 있음을 알려준다.

다른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는 인생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인데

대부분의 관계는 이기심에서 비롯된다. 이기심을 갖는 것 자체가 나쁜 건 아닌데

다른 사람도 다 이기심을 갖고 인간관계를 맺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이기심에 바탕한 '기브 앤 테이크'로 이뤄지는 인간관계는 거래지 진정한 관계가 아니다. 상대에게 내가 준 만큼 받을 기대를 하다가 그렇지 못해 서운해하는 건 인지상정이라 할 수 있지만

그렇게 이해득실을 따지는 관계는 결코 건강하고 오래갈 수 있는 관계가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성공도 결국은 남의 불행 위에 쌓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면

굳이 무리수를 써가며 성공하기 위해 발버둥치지는 않을 것인데

우리 사회가 너무 경쟁만을 강조하다 보니 함께 행복해지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불평등함은 인정하면서 조금씩이나마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나가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인데 문제는 다들 자기 삶에 치여 여유가 없다 보니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사회를 위해 뭔가를 하는데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에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진정 중요한 게 뭔지를 잊고 세상이 만들어낸 허황된 것들에 집착하고 연연해하며 진정한 자신을 잃고 살아간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전에 읽었던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 등 행복과 관련된 여러 책도 떠올랐지만

법륜 스님의 이 책은 행복이 어떤 순간이라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임을 알려준다.

물론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행복해지는 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을 때가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행복해지는 건 사람으로 태어나 살아가는 우리의 권리이자 의무임을

누구나 맞닥뜨릴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법률 스님 특유의 화법으로 잘 가르쳐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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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 온전한 나를 위한 혜민 스님의 따뜻한 응원
혜민 지음, 이응견 그림 / 수오서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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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로 한국 사회에 힐링 열풍을 선도했던 혜민 스님의 신작이 나왔다. 

제목부터 완벽함에 요구받는 스트레스와 열등감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의 애환을 달래주는 메시지가 담겨 있을 거라 추측을 하게 만들었는데, 자애, 관계, 공감, 용기, 가족, 치유, 본성, 수용이란 

8가지 테마를 가지고 혜민 스님 특유의 친근한 화법으로 여러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명대사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방탕한 삶을 살던 아들 폴(브래드 피트)이 갑작스레 폭행으로 사망하자 아버지인 목사는 설교 중에 '우리는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어도,

온전하게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라고 얘기를 통해 완벽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음을 전달하고자 한다. 먼저 '자애'에선 다른 사람보다 먼저 본인에게 착한 사람이 되라고 말한다.

요즘은 착하다는 말이 왠지 바보같고 어리숙하다는 의미로 변질된 감이 없지 않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착한 사람 컴플렉스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서 정작 본인에겐 착하지 못해 괴로운 순간들이 많은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자신의 감정에 좀 더 충실할 필요가 있었다. '관계'에 있어도 상대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거나

집착하지 않고 상대가 나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했다.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할 때는 좋은 위로의 말도 좋지만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을 줄 수 있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수와 실패를 통해 배워나가는 자세가 필요했다.

가족은 가장 가깝고 허물 없는 사이면서도 그래서 더 상처를 많이 주는 애증의 관계이기도 한데,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도 사랑할 수는 있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관계라 할 수 있었다.

우리의 생각과 감정, 기억은 하늘의 표정처럼 늘 변화무상한데, 과거를 자꾸 떠올리며 머물게 할

것이 아니라 과거를 가만히 내버려두면 강물처럼 흘러가버릴 것이고,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심리적으로 저항해서 힘들 때는 그냥 그 상태를 허락하는 게 바람직했다. 

혜민 스님의 책을 읽다 보면 뭔가 가슴 속에 답답한 것이 조금은 풀리고 치유되는 느낌을 받는데

이 책에서도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대처방법들이 꼭 정답은 아니더라도

고민과 상처, 고통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적절한 처방전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이런 책들을 읽으면 읽을 때는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되지만 일상으로 돌아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 효과가 금방 사라지는 문제가 있는데

효과를 지속시키려면 아무래도 꾸준히 반복해서 읽어 완전히 내것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요즘과 같이 여러 가지로 몸과 마음이 힘든 사람들에게 유용한 처방전을 제시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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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전 - 법정이 묻고 성철이 답하다
성철.법정 지음 / 책읽는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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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는 말로 대중들에게도 친근한 성철 스님과

'무소유' 등 여러 에세이로 대중들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던 법정 스님.

불교도가 아니더라도 이름은 들어봤을 두 큰 스님들의 문답을 실은 이 책은

그동안 잘 몰랐던 두 사람의 인연과 함께 구도자로서 평생을 수행한 성철 스님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

성철 스님은 입적하고 나서 언론에 보도되면서 알게 되었는데 이 책을 보니 그의 삶은

정말 속세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범접할 수 청빈한 수도자의 삶이었다.

그럼에도 본인과 자신과 같은 길을 가는 후학들에게는 대단히 엄격해서 

제자와 후학들은 성철 스님 앞에선 오금도 펴지 못했다는데,

법정 스님만큼은 때대로 쓴소리도 하고 대화를 나누는 중에 궁금한 걸 그냥 넘기지 못했다니 성철 스님이

법정 스님을 그만큼 인정했고 법정 스님도 성철 스님의 인간적 면모를 잘 알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선 법정 스님이 성철 스님에게 궁금한 점을 물으면 성철 스님이 대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불교가 지향하는 가치와 성철 스님의 생각, 그리고 성철 스님의 여러 에피소드들이 담겨 있었다.

평생을 오로지 수행에 힘쓴 성철 스님은 의식주 세 가지에서 최저의 생활을 하면서

최고의 노력을 하자는 신념으로 성불해서 중생을 위해서 남을 위해서 살기 위해 노력했다.

공부하는 스님들에게 권한 5계는 잠을 적게 잔다, 말하지 말라, 문자를 보지 말라, 과식하지 말고

간식하지 말라, 돌아다니지 말라였는데, 정말 수행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님을 잘 보여주었다.

영원한 진리를 위하여 일체를 희생한다는 생활자세로 끊임없이 정진한 성철 스님은

본래 생사가 없고 삶 이대로가 열반이고 해탈이라고 얘기한다.

현실을 바로 보기만, 마음의 눈만 뜨면 지상이 극락이라고 하는데

그런 경지에 이르기는 결코 쉽지 않겠지만 정말 모든 게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근본적으로는 타당한 말씀인 것 같다. 단지 삶의 무게에 치이고 현실에 시달리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음의 눈을 닫은 채 욕망의 노예로 살다보니 삶이 고통스럽고 지상이 지옥과 같이

느껴지는 게 아닌가 싶다. 더 놀라운 사실은 성철 스님은 불교의 근본사상이 중생이 본래 부처이고,

현실이 극락세계이며 현실 이대로가 절대라는 데 불교의 근본이 서 있다고 얘기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내가 아는 불교는 중생이 부처의 가르침을 본받아 수행을 통해 부처가 되면

윤회에서 벗어나 극락세계로 갈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성철 스님은 부처나 극락세계를 먼 곳에서

찾을 필요가 없다고 얘기한 것이다. 그러면서 불교를 믿는 첫 조건으로 모든 생명, 모든 존재를

부처님으로 모시고, 모든 존재를 부모같이 섬기며, 모든 사람, 모든 존재를 스승으로 섬기는

3대 조건을 제시하는데, 실천하기는 결코 쉽지 않지만 만약 세상 사람들이 저런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정말 모든 사람이 부처고 바로 여기가 극락세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현실과의 괴리감이

너무 큰 게 문제인 듯 하다. 불교가 다른 종교와 다른 점으로 불교는 많은 지식을 얻거나 절대신의

계시에 의지해서 세운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힘으로 자기의 자성, 즉 일체만법의 자성을 바로 깨쳐서

부처가 되었고 바로 거기서 불교가 출발하고 있다고 설명하는데, 여기에 불교의 차별화된 가치가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절대자에게 기대는 게 아닌 스스로 깨달음에 의해 상대유한의 세계에서 절대무한의 세계로 들어가 영원한 행복을 얻는, 인간 스스로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인간에게 최고의 가치를 둔다는 점에서 절대자를 믿는 다른 종교들과의 차이점을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이 책에 나오는 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의 인연 얘기도 흥미로웠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그동안

얼마나 불교에 대해서 잘못 생각하고 있었고, 삶의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온 게

아닌가 하며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하루하루 아등바등 살아가기 바쁘다 보니 뭐가 중요한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아무 생각없이 허송세월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자책도 했는데,

성철 스님의 말씀을 제대로 실천해서 살아가기는 쉽지 않겠지만 지금 바로 이 순간에 충실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면서 살아간다면 성불은 아니더라도 보람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꼭 불교도가 아니더라도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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