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그림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9
히사오 주란.마키 이쓰마.하시 몬도 지음, 이선윤 옮김 / 이상미디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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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나카야마 시치리 등 일본 현대 추리소설가들의 작품들은 늘 만나고 

있지만 고전 추리소설가들은 요코미조 세이시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이후 제대로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작가들을 만나는 재미가 솔솔

했다. '어느 가문의 비극', '유리병 속 지옥', '흑사관 살인사건'까지 세 권을 봤는데 각각 색다른 매력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이 책에선 과연 어떤 작품들이 실려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히사오 주란, 마키 이쓰마, 하시 몬도라는 세 명의 작가의 여섯 편의 작품이 실려 있는데 기존에 익숙한

일본 미스터리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들었다. 먼저 히사오 주란의 세 편이 차례로 소개되는데, 첫

작품인 '호반'은 아들에게 아내이자 아들의 엄마인 여자를 죽였다는 한 남자의 고백으로 시작된다. 

시대 배경이 화족이 등장하는 19세기 말 ~ 20세기 초의 일본 개화기라 그런지 왠지 우리 개화기 당시

분위기가 연상되었는데 이기적이고 자의식이 강한 귀족 출신 남자가 미인 아내를 얻지만 콤플렉스에

기인한 성격적 결함으로 아내를 학대하다가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는 과정을 남자의 의식을 따라

가며 그려나가고 있다. 자신과 결혼한 아내를 의심하며 발랄했던 아내를 학대해서 병들게 만든 후 

요양 중이던 아내를 남자가 갑자기 찾아갔더니 아내가 엉뚱한 짓(?)을 하고 있자 남자는 체면을 지키기 

위해 특별한 계획을 세우는데 그냥 그렇게 흘러갈 줄 알았던 얘기는 전혀 예상밖의 결론으로 치닫게 

된다. 첫 작품으로 어떤 스타일의 작가인지 대략 맛을 본 후 다음 작품 '햄릿'에선 셰익스피어의 명작 

'햄릿'을 절묘하게 활용한 얘기를 들려준다. '햄릿' 공연 중에 불의의 사고를 당한 후 간신히 목숨을 

건지지만 자신의 '햄릿' 속 실제 인물인 줄 알고 살아가는 배우와 그런 상태를 이용해 재산을 가로챈 

친척 사이에 진실을 알게 된 남자가 겪는 갈등이 그려지는데 딸을 미끼로 유인하여 자신의 계획을 

완전범죄로 만들려던 악당에겐 천벌이 기다리고 있었다. 책 제목과 동명의 '나비 그림'에선 제2차 

세계대전에 어쩔 수 없이 참전했던 귀족 도련님의 얘기가 그려지는데 예나 지금이나 부모 찬스를 

사용해서 특혜를 받는 '신의 아들'들이 존재하였음을 여실히 보여줘 씁쓸함을 더해주었다. 마키 

아쓰마의 '사라진 남자'는 살인 혐의를 받자 외국 배를 타고 도망간 남자가 겪는 아이러니한 얘기를, 

'춤추는 말'은 전형적인 치정극을, 하시 몬도의 '감옥방'은 제대로 된 대우를 해달라고 문제제기를 

하던 죄수들이 당하는 뒷통수를 잘 보여주었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전형적인 사건 해결형의 

추리소설은 아니었지만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 등이 상당히 돋보여 미스터리로서의 또 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게 해주었다.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를 통해 소개되는 작품들을 볼 때마다 일본 추리소설의 

깊이와 연륜을 새삼 실감하게 되는데 다음 책에서도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작가와 작품들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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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된 기억의 세계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민경욱 옮김 / 하빌리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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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상실은 많은 소설, 영화, 드라마의 단골 소재이다. 단기 또는 장기 기억 상실로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이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하기 때문에 진부한 소재임에도 사골처럼 계속 우려먹게 되는데 이 

책에서는 기존에 종종 사용되던 설정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알고 보니 이 책의 저자인 

고바야시 야스미는 전에 만났던 '앨리스 죽이기'의 작가로 고전이라 할 수 있던 '앨리스 죽이기'를  잔혹 미스터리로 재탄생시켰던 바 있어 이번에는 과연 어떤 솜씨를 보여줄지 기대가 되었다.


이 책에선 인류 전체의 기억이 단 10분 정도만 유지된다는 설정으로 얘기가 진행된다. 딱 영화 '메멘토'가

연상되는 설정인데 '메멘토'와는 달리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상황을 겪게 돤다는 점이 확실히 다른 

부분이었다. 당연히 엄청난 혼란이 발생하는데 여고생 유키 리노는 자신의 상황을 계속 기록으로 남겨

나름의 현명한 대처를 한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근무하는 리노의 아버지도 현재 어떤 상태인지를 몰라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게 되지만 여러 사람들이 지혜를 모아 위기를 간신히 넘긴다. 어떻게 보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 사태는 이 책에서의 인류 전체의 단기 기억 상실 사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는데 적응의 동물이라 할 수 있는 인간은 이런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외부

기억 장치를 활용하기 시작한다. 쉽게 말하면 뇌가 잃어버리는 단기 기억을 반도체 메모리에 저장시켜

놓는 방식이었는데 요즘 우리가 흔히 쓰는 USB나 외장 하드에 기억이 저장되어 언제든지 몸에서 뺏다

꽂았다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방식을 사용하면서 새로운 문제들이 대두하기 시작한다. 메모리 

속에 한 사람의 인생이 모두 담겨 있다 보니 이를 다른 사람 몸에 꽂으면 남의 기억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게 되고 심지어는 메모리만 옮겨 심을 육체를 확보하면 영원히 죽지 않는 상황까지 발생한다.

몸과 기억이 따로 노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이용한 각종 범죄도 벌어지게 된다. 남의 기억을

빌려 시험을 본다거나 하는 사소한(?) 일부터 메모리 제조사의 실수로 쌍둥이의 메모리가 잘못 복제

되어 발생하는 혼란, 교통사고를 당한 일가족 중 살아남은 몸에 다른 가족의 메모리를 꽂아 대신 삶을

살아가고, 심지어 다른 사람들의 메모리를 돌려 사용하거나 잠시 몸을 빌려줘서 죽은 사람의 메모리를

꽂게 해주는 사업이 번성하는 등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얘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기억을 이 책에서처럼 메모리에 저장해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는 세상이 언젠가 올 지도 모르겠지만

단기 기억 상실이라는 흔한 소재를 이렇게 다양한 형태로 변주해내는 저자의 능력에 새삼 감탄하게

되었는데 기억이 10분 정도밖에 유지되지 않는 세상이 온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지 미리 엿볼 

수 있는 흥미진진한 상상력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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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쌍곡선
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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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의 대표작 중 하나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클로즈드 서클의 고전이다 보니 이후

여러 작가들이 이를 모방(?)한 작품들을 쏟아내었다. 전에 읽었던 나쓰키 시즈코의 '그리고 누군가 

없어졌다'도 오마주 내지 패러디 버전이라 할 수 있었고, 이 책의 띠지에서 언급하고 있는 아야츠지

유키토의 '십각관의 살인'도 그 영향 하에 있는 작품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십각관의 살인' 이전에

이 책이 있었다고 해서 과연 어떤 작품일까 궁금하고 기대가 되었는데 알고 보니 이 책의 저자인 

니시무라 교타로와는 초면이 아니었다. 제34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종착역 살인사건'

저자였는데 첫 페이지부터 마치 엘러리 퀸이 국명 시리즈에서 '독자에의 도전'을 하는 것처럼 대놓고

이 책의 메인 트릭이 쌍둥이를 활용한 것이라고 알려 주고 시작한다.


쌍둥이 트릭이라고 하면 도진기 작가의 '악마의 증명'이라는 단편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었는데, 이 

책에서도 딱 그런 설정으로 쌍둥이 트릭이 등장한다. 쌍둥이인 고시바 가쓰오와 고시바 도시오가 대놓고

강도짓을 하는데도 둘 중 누가 범행을 한 것인지를 밝히지 못해 경찰들이 속수무책인 상황이 되고 만다.

가쓰오 형제들이 도쿄에서 강도 행각을 벌이고 있는 동안 도호쿠의 외딴 호텔 관설장에는 무료 숙박

초대장을 받은 사람들이 모인다. 하야카와라는 주인 혼자 운영하는 관설장에 초대받은 6명은 아니나

다를까 폭설로 외부와 고립된 상태에서 한 명씩 차례대로 죽어나가는 상황을 맞는다. 한 명씩 죽을 

때마다 볼링핀이 없어지는 등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설정을 최대한 가져와서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사실 관설장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보다는 오히려 도쿄에서 가쓰오 형제가 벌이는 강도 행각이

더 흥미진진했다. 얼굴을 드러내고 강도행각을 해도 쌍둥이라 특정을 못하니 뻔히 알고도 당하는 

상황이 계속되는데 훔친 돈도 우편 등의 기발한 방식으로 경찰의 추적을 피한다. 수사의 돌파구가

열리게 되는 건 쌍둥이들에게 범행을 지시했다는 편지가 오면서인데 경찰들을 갖고 노는 쌍둥이 

범죄를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자와 관설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연쇄살인사건의 연관성은 마지막에 

가서야 드러난다. 결국 관설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죽고 경찰을 비롯한 언론, 피해자 가족들이 

쌓인 눈을 뚫고 현장을 찾아오는데, 피해자가 남긴 유서는 물론 피해자들 사이의 공통점을 찾다가

피해자들이 죽을 때마다 남겨진 카드에 있던 이상한 마크의 비밀을 발견하게 되면서 서서히 거대한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의 범행 동기도 좀 특이했지만 이 책에서 

범인의 동기는 좀 지나친 감이 없지 않았다. 피해자들이 과연 죽을 만한 짓을 했다고 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충분히 들 수 있었는데 처절한 복수의 대가로 엉뚱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혔으니 결코

정당화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대놓고 쌍둥이 트릭을 쓴다고 선언하면서 흥미진진한 얘기를 선보인

이 작품은 동기 등 좀 작위적인 부분이 없진 않았지만 충분히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다. 전에

봤던 '종착역 살인사건'도 인상적이었는데 이 책까지 읽고 나니 니시무라 교타로도 믿고 볼 수 있는

작가로 등록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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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코를 위해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이기웅 옮김 / 모모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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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밖에 없는 고등학생 딸 요리코가 누군가에 살해당한 채 공원에서 발견되자 아버지 니시무라 

유지는 딸이 임신한 채 죽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딸을 임신시키고 죽인 범인을 찾아내기 

위해 혈안이 된 니시무라는 유력한 용의자를 추적하고 그를 죽인 후 자살하면서 수기를 남기는데...


노리즈키 린타로의 작품은 예전에 '킹을 찾아라'를 읽어봤는데 본격 추리소설 스타일이라 딱 내 취향 

저격이라 할 수 있었다. 엘러리 퀸을 숭배하는 작가답게 경찰인 아버지와 탐정이자 추리소설 작가인 

아들이란 설정을 사용하는 신본격의 기수 중 한 명인 노리즈키 린타로의 작품이라 이 책도 당연히 

본격 추리소설일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약간은 독특한 스타일의 작품이었다. 살인범의 

수기로 시작하는 설정은 왠지 신본격을 대표하는 '점성술 살인사건'을 연상시켰는데 딸을 임신시키고

죽인 범인을 처단하고 자살하려다 미수에 그친 아버지와 관련해 딸이 다니던 학교에서 부정적인 

얘기가 나도는 걸 차단시키려고 노리즈키 린타로를 고용하면서 본격적인 진실 찾기 게임이 시작된다. 

수기의 내용 중에 의문을 품게 된 노리즈키 린타로는 감시꾼의 방해를 받으면서도 사건 주변 인물들을

하나씩 탐문하면서 사건의 진실에 조금씩 다가간다. 무엇보다 니시무라 가족에게는 14년 전 교통

사고로 그 당시 임신했던 니시무라의 아내가 유산과 함께 반신불수 상태가 되면서 가족의 불행이 

시작된다. 믿었던 딸이 임신한 채 죽자 딸을 그렇게 만든 놈을 죽이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되었지만 그렇게 단순히 끝나지 않을 게 뻔했기 때문에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이 뭔지 궁금했다. 

여기저기 관련자들을 들쑤시면서 진실의 모자이크를 다시 꿰맞춰나가던 노리즈키 린타로은 결국 

차마 얘기하기 힘든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게 되고 범인에게 사건을 마무리할 선택의 기회를 준다.

이 부분은 왠지 애거서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과 비슷한 느낌도 들었지만 그걸로 끝은

아니어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작가의 후기를 읽어 보니 원래 중편을 장편으로 만든 작품이었는데 

좀 더 길이만 늘리면 될 거라 만만하게 생각했던 과정에서 작가적 전기를 맞게 되고 말았다고 한다.

생각과는 달리 본격 스타일은 아니고 설마설마 하며 왠지 직감적으로 다가왔던 부분이 진실이 되고 

말아 약간은 개운하지 못한 느낌을 준 작품이었는데 '킹을 찾아라'에서 첫 만남을 가졌던 노리즈키

린타로와 훨씬 가까워진 기분이 들었다. 좀 더 본격 스타일의 노리즈키 린타로의 다른 작품들과도 

만날 기회가 어서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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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관 살인사건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8
오구리 무시타로 지음, 강원주 옮김 / 이상미디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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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에 '관'이 들어가다 보니 한때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에 속하는 작품이 아닌가 

착각을 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유메노 규사쿠의 '도쿠라 마구라'와 나카이 히데오의 '허무에의 

공물'과 더불어 일본 추리소설 3대 기서 중 하나로 난해하여 완독하기 어려운 책이라는 악명(?)이 붙어 

있었다. 과연 어떤 책이기에 이런 명성을 누리고 있는지 궁금했지만 아무리 일본 추리소설과 친한 

편이라도 쉽사리 손이 가진 않았는데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8권으로 이 책이 다시 나와서 이번에야 

말로 도전할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에 사용된 흑사관이 바로 연쇄살인사건의 무대인데 웅장하고 호화스러운 켈트 르네상스 양식의 

성관이라는 화려한 미사여구로 포장된 건물로 표지에 실린 그림을 보면 전에 갔던 노이슈반슈타인성의 

느낌도 조금 나지만 이름부터 흑사병의 냄새를 풍겨(흑사병으로 죽은 사람들의 시체를 넣어둔 성관의

모습과 닮아서 붙여졌다고 한다) 불길한 조짐이 가득했다. 이 성관의 주인인 후리야기 집안은 유명한 

카테리나 메디치의 숨겨진 자식이라는 비앙카 카펠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흑사관에서는 동기 

불명의 변사사건이 잇달아 일어난다. 이렇게 언제 사건이 터져도 이상할 게 없는 흑사관에서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하기 시작하고 탐정인 노리미즈를 필두로 하제쿠라 검사와 구마시로 수사 국장의 

3명이 팀을 이뤄 끔찍한 사건에 맞서지만 연이은 끔찍한 사건들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만다. 건물 

자체도 기괴하지만 살인사건도 충격적이라 확실히 자극적인 소재들을 다루지만 이 책의 난해성은 

책에서도 직접 언급하는 것처럼 밴 다인의 작품들과 유사한 장광설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밴 다인의 

작품에서 파일로 밴스가 자신의 방대한 지식을 늘어놓는 장면들이 종종 전개되어 집중력을 떨어지게 

만드는데 이 책에서도 많은 책들을 인용하면서 작가가 정말 독서가이자 해박한 지식의 소유자임을 

대놓고 자랑을 해대는데 당연히 사건에는 몰입하기가 어렵게 만들었다. 너무 많은 지식을 녹여내고 

있다 보니 정작 산만한 분위기가 연출되는데 그래도 중간중간에 정리하는 듯한 내용이 나오면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 속에서 벌어지는 살인의 향연은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어떻게 저지르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싶게 만들었다. 결국 밝혀지는 살인의 진실과 동기는 충격적인 반전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1930년대 작품이라고 하기엔 정말 방대한 작품이면서 묘한 분위기와 독특한 스타일의 

작품이었다. 솔직히 이해하기에는 좀 난해한 점이 있는 작품이긴 했는데 다시 한 번 읽어보면 이 

작품의 진수를 제대로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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