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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사람들 - 위대한 예술가들의 사랑, 우정, 스캔들에 관하여
최연욱 지음 / 온더페이지 / 2025년 6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합니다.
사전 지식이 있으면 그전에는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부분도 보이게 되고,
이해가 되는 법이죠.
그림을 보는 것도 마찬가지 일겁니다.
이 그림을 그린 화가가 어떤 상황에서 그림을 그린건지, 왜 이런 화풍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림 속 깊은 곳에 숨겨둔 작가의 의도는 무엇인지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살펴보는 것은 그 어떤 소설보다 더 흥미롭고 자극적인 이야기일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예술가들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희대의 스캔들을
모아놓은 책이 출판 되었습니다.
"화가의 사람들"
서양 미술의 거장이라 불리는 20여명의 사람들의 이야기는 꽤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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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썸'만 타다가 끝난 인상파 커플
에드가 드가 그리고 메리 카사트
부유한 가정의 미국인 메리 카사트는 미국의 부유한 사업가이자 투자가의 딸로 태어나
원하는 그림을 마음껏 그리며 자랐습니다.
그녀는 1874년 독립 화가 협회의 파리에서 첫 개최된 전시회에 '아이다'라는 인물화를 내놓게 되고,
그 그림을 본 에드가 드가는 강렬한 끌림에 느끼며 그녀의 작업실까지 찾아가게 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호감을 쌓아가게 되죠.

메리 카사트 아이다
카사트는 드가의 도움으로 인상화 화가인 마네, 모네, 바지유, 카미유 피사로등과 친분을 쌓을 수 있었고,
집안이 몰락하여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드가를 돕기 위해 전시회에서
드가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않는 선에서 그림을 사주는 등
경제적으로 그에게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습니다.
유대인을 대하는 시선의 차이로 그 둘은 오래동안 헤어져 서로를 만나지 못하기도 하였지만
카사트에게 있어서 에드가 드가는 그림을 그리는 동료 화가이자, 스승이며, 친구이며, 연인이었을
것이다. 평생을 서로가 서로에게 애틋한 마음을 품고 깊은 존경의 마음으로 지냈을 둘의 마음이
애틋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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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릴때 부모에게 버려져서 초등교육조차 받지 못했던 알린.
그녀의 유일한 취미는 휴일마다 몽마르트 언덕을 거닐며
보헤미안 화가들의 작품을 구경하는 일이었습니다.
어느날 그녀는 우연히 인상화 화가들의 아지트인 까페 게르브와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자신의 이상형인 남자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를 만나게 됩니다.
르누아르도 알린만큼이나 가난하고 고된 삶을 살아왔고, 30대때 후원자를 만나 전업화가로
이름을 알리며 자립할 수 있었죠.

르누아르- 보트 파티의 오찬
르누아르는 마흔이 가까운 나이에도 결혼하지 않고 여러 여인들을 만났고 잦은 연애로
몽마르트르에서는 유명한 플레이보이로 통했다고 합니다.
여인들의 누드화도 많이 그렸던 르누아르는 많은 모델들과 염문설을 뿌렸지만 알린은
결국 르누아르 사이에서 아들을 낳음으로써 르누아르의 동반자이자 연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알린은 조강지처 타입으로 남편인 르누아르의 내조에 힘을 쏟았다고 합니다.
그의 어마어마한 바람기도 혼외자식을 두고 있다는 의심으로 속을 끓이면서도
르누아르르 프랑스 회화의 살아있는 거장으로 만드는데 일조를 하였죠.
그리고 큰아들을 유명배우로, 둘째 아들은 세계적인 영화감독으로
막내는 훌륭한 도예가로 길러냈지만 정작 그녀의 삶은 만개한 꽃의 그림자 아래 조용히 시들어가는
꽃봉오리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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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아는 렘브란트는 네덜란드 황금기를 최전성기로 끌어올린
바로크 미술의 대표 거장으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30대 초반에 연인 사스키아와 결혼하였는데 그녀는 예쁘고 착하고 똑똑했으며
상속녀로 부유하기까지 하였기에 렘브란트는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할만큼 정말 부유한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부사이의 아이는 계속 유산이 되었고 간신히 살아 남은 아들도 언제 세상을 떠날지
모를 정도로 허약했습니다.
또 하녀와의 정을 나누고도 결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했고
그에게는 불리한 판결로 거액의 별거 수당금과 매년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소장품은 압류되어 경매로 넘어갔고, 미술품과 가재도구들을 헐값에 팔아야만 했죠.
그가 인생의 가장 깊은 수렁에 빠져서 허우적 거릴때 그를 구해준 인물이 바로
또 다른 하녀 핸드리키에 스토펠스였습니다.
핸드리키의 증언으로 법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된렘브란트는 안정을 되찾게 되었고,
헌신적인 핸드리키에의 도움으로 다시 그림에 전념하게 되었고
둘은 연인 관계로 발전하게 됩니다.

램브란트 - 개울에서 목욕하는 여인
그리고 둘 사이에 아이가 생기게 되자 핸드리키에는 소위 '처녀가 20살 연상의 사별한 남자와
관계를 가져 아이를 가졌다'라는 것은 그 당시 네델란드 교회에서는 크나큰 문제가 되었고,
그럼에도 렘브란트를 선택한 핸드리키에는 사회적으로 매장이나 다름없지만
최선을 다하여 그를 지켜냈습니다.
하지만 끝내 그녀는 그와 결혼을 하지 못한 채 세상을 뜨게 됩니다.
내 모든 것을 주고 헌신을 하였지만 미완성인 채로 끝난 사랑이야기.
잔인하도록 슬픈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듯 이 책에 나오는 화가들은 빈센트 반 고흐,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리바조, 폴 세잔, 에밀졸라, 구스파프 클림튼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화가들의 생전 그들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작품세계에 영향을 준 인물들을 알아봄으로써 서양화의 이해를 돕고,
더욱 친숙하게 명작에 다가가게 해줍니다.
미술사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서양 세계사에 대한 지식도 쌓을 수 있는 의미있는
양서라고 생각합니다.
미술에 대해 관심과 조예가 깊은 분들이면 꼭 한번 읽어보실 권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