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도망자의 고백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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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인 아쿠마루 가쿠의 약력을 살펴보면서 상복이 많은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였다.

2005년 천사의 나이프로 제 5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고

이어 차례로 37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70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단편 부문상을

수상하였다.

어딜가도 상복 많은 사람들은 있지..라고 생각하며 '어느 도망자의 고백'을 읽다가

상을 받을 만한 작가였구나..라고 생각을 고쳐먹게 되었다.



어느 도망자의 고백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뺑소니 사건을 다루고 있다.

대학생인 쇼타는 어느날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친구들과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게 된다.

그러다 요즘 사이가 틀어지고 있는 여자친구한테서 문자 한통을 받게 된다.

지금 당장 만나러 오지 않으면 헤어지겠다는.. 약간의 협박과 투정이 담긴 내용이었다.

마음이 여리고 착한 쇼타는 술은 마셨지만 충분히 운전 할 수 있겠다고 판단하고

아버지의 차를 타고 비가오는 밤거리를 달린다.

옆자리에 태운 고양이에게 신경을 쓰는 그 잠깐 사이에 무엇인가 부딪혔는지 둔탁한 소리와 함께 차가 덜컹거린다.


덜컥 겁이 났지만 개나 고양이일거라고 애써 자신을 합리화한다.

두려움에 더 이상 운전을 할 수 없게 된 쇼타는 공용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택시로 집으로 돌아왔지만 그가 차로 친 것이사람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다.

불안한 마음으로 티브 뉴스를 시청하다 81세의 할머니가 차에 치여 사망했다는 뉴스를

듣게 되고, 자신이 사람을 죽인것을 알게 된다.

얼마못가 경찰에 체포 당하게 되고, 그날 이후 쇼타와 그의 가족,

그리고 하루아침에 배우자를 잃은 노인과 노모를 비명에 떠나보내야 했던 피해자의 자식들..

그 모두의 인생과 삶은 사정없이 비틀어지고 꼬이게 된다.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음주 운전을 한 쇼타.

형무소에서 4년 가까이 형을 살고 바깥 세상으로 나오지만 그 사이에 세상은 아주 많이

바뀌어 있었다.

TV 시사 정보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교육평론가로 꽤나 유명했던 아버지는

자신이 저지른 죄로 인해세상사람들의 질타에 그날 이후 술에만 의지하다

결국 부모님은 이혼을 하셨다.

사고전 일류대학을 다녔지만 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는 동안 학교는 퇴학처리가 되고

범죄자로써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일용직 노동뿐이다.

사고전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며 친하게 지냈던 옛 친구들은 그새 번듯한 직장인이

되어 있었고, 사람이 그리워 연락하여 만났지만 겉으로는 아닌척해도

쇼타를 꺼린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상처를 받는다.






동전에는 양면이 있듯이 내가 만약 피해자의 입장에서 쇼타를 바라보게 된다면

어린 놈이 술이나 쳐마시고 빗길에 운전을 하다가 사람을 치었고, 그 상태로 200미터가 끌고가서

사람을 죽게 만들고 도망을 친 죽일 놈이다.

하지만 가해자 가족의 입장에서 보면 아직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아들이 순간의 잘못으로

사람을 죽이고 인생을 망치고만 불쌍하고 안타까운 아들인것이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사고이후의 각자의 삶을 담담히 필체로 풀고 있어서

읽다보면 쇼타에 대한 연민도 느끼게 되고, 평생의 반려자를 비명에 보낸 아흔의 노인의

아픔도 느껴져 섣불리 어느편에 서지도 못하게 된다.


그의 전작들에 비해 이번 작품은 가해자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고 있다.

내가 만약 가해자가 된다면 사람을 죽인 죄의 댓가로 형무소에서 구형된 형을 살고 나오면

그걸로 죄가 없어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다시 아무일 없었다는듯 사고전의 자신으로 돌아가 떳떳하게 사회인으로써 살아갈 수 있을까. 모르겠다.

솔직히 자신이 없다.


저자는 이 책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자신의 저지른 죄을 똑바라 바라볼 수 있는 용기가 있는지 묻고 있다.

두려워서 피하게 되는 자신의 죄에 대해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죄의식을 느끼고 속죄해야 남은 인생을 똑바로 살아갈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듯하다.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는 저자의 이야기 스타일도 좋았고, 입장을 바꿔가며

생각해볼 수 있도록 피해자와 가해자의 이야기를 교차로 풀고 있는 것도 좋았다.

비극적인 이야기 속에서도 순간순간 마음을 후벼파는듯한 절절한 대사도 좋았다.

아쿠마루 가쿠.. 주목해야할 대단한 작가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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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우정으로 1 스토리콜렉터 10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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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좀 읽는다는 독자들이 이 책의 책 표지를 보면 어디서 많이 본듯한 느낌이 들것이다.

북로드 출판사에서 넬레 노이하우스의 작품들이 연달아 출판되었고,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사랑받지 못한 여자, 산자와 죽은자, 깊은 상처, 바람을 뿌리는 자등

비슷한 느낌의 책 표지를 가진 책들을 기억해 낼 것이다.

마치 넬레 노이하우스 컬렉션을 하는 것처럼 그녀의 작품들을 모아놓아도

왠지 뿌듯할 것 같은 느낌이다.





넬레 노이하우스의 소설들은 집 책장에 몇 권인가 꽂혀있다.

이번에 나온 영원한 우정으로..라는 책 또한 반가운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저자인 넬레 노이하우스는 법학, 역사학, 독문학을 전공하였고 광고회사에서 근무하였다.

결혼을 한 후에 틈틈이 미스터리 소설을 집필하였다.

자비로 첫 책을 펴내고 자기 집 마당에 쌓아놓고 판매를 하기 시작하였다고 하니

작가가 되고자 하는 그녀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진다.

그녀의 그런 열정덕분이었을까, 이제는 유럽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이라는 책이 독일에서 출판과 더불어 초대박 히트를 치게 되고, 전 세계 20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었다고 한다.

20개국중 하나였던 한국어 번역 된 그 책을 읽고 작가의 신박한 미스테리 소설에 강력한 매력을 느꼈었다.

아까 언급한 대로 표지가 비슷한 그녀의 미스테리 소설들은 "타우누스 시리즈"로 불리면서 출판과 동시에 많은 독자들이 득달같이 책을 구매해 읽고 있으니, 작가로써 그녀는 제대로성공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다.



영원한 우정으로는 타우누스 시리즈 10번째 소설로서 1, 2권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제법 두툼한 책 두 권이면 이 지겨운 여름도 휘리릭 지나갈 듯하다.

근데 나는 전작들을 뜨문뜨문 읽었던터라 등장 인물들이 가물가물하다.

전작들과 전혀 다른 내용이라기보다는 인물들이 이어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지만 올리버 폰 보덴슈타인과 피아 산더 형사가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아가는

형식은 비슷하다.

비굴한 기억력을 소유하고 있기에 그저 오늘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것처럼

독서를 시작했지만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타우누스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시리즈는 이야기의 중심축이 출판계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일반인들에게는 낯설지 모르겠지만 글을 쓰는게 직업인 작가에게는 꽤 익숙한 세상일테니

작가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주지 않았을까 싶다.

유명 출판사의 편집자인 하이케가 어느날부터 연락이 되지 않으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피아는 부탁을 받아 하이케의 집을 방문하게 되는데 부엌에서 혈흔을 발견하게 된다.

치매에 걸린 하이케의 아버지는 발목이 묶여 거동조차 불편한데 하이케는 어디로 사라진걸까.

보덴슈타인 형사와 피아 형사가 주변인을 탐문하며 하이케를 행방을 찾고 있는데, 결국 하이케는 시신으로 발견된다.

사건에 가까이 갈수록 이야기는 흥미롭게도 용의선상에 오른 이들이 더 늘어난다.

결국 2권에서 사건의 실마리가 찾고 본격적으로 수사가 이루어지면서

범인을 잡게 되겠지만 작가 특유의 치밀함과 섬세한 심리묘사와 분량이 많은 만큼 씨실 날실이 잘 엮어져 탄탄한 구성, 작가의 집요함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작가의 작품을 다수 접해본 독자들에게는 오랫만에 읽는 작품이 신날 것이고,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신선함을 줄것이다.

무엇을 해도 지치고 의욕이 없어지는 무더운 여름,

먼길을 나서는 즐거움도 있겠지만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서 고품격 미스테리 작품에 빠지는 즐거움도 솔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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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초판본 WINNIE-THE-POOH classic edition 1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그림, 박성혜 옮김 / FIKA(피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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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생각해보면 내 어릴때 친구들 중에 성격 좋아보이고, 잘 먹고, 통통하게 생긴 친구들에게

어김없이 붙어다니던 별명이 하나 있다.

곰돌이 푸.

빨간 윗도리에 아랫도리를 벗어던진 동글동글 귀엽고 순둥순둥하고

프로 먹방러인 곰돌이 푸..그 별명을 가진 친구들은 하나같이 착하고 좋은 친구들이었다.

곰돌이 푸라는 별명은 친구들은 애정 듬뿍 담아 붙여주는 별명이었던 것이다.


어른 아이들 할것없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곰돌이 푸는 언제부터 탄생되었으며,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캐릭터가 되었을까.

나는 WINNIE THE POOH-곰돌이 푸라는 책을 통해서 몇가지를 처음 알게 되었다.


무려 1926년에 동화작가이며 극작가인 알란 알렉산더 밀른이 그의 아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이야기로 만들어지게 되었고 그해 초판이 나왔다고 하니

이제 곧 탄생 100년을 맞는다.

어렸을때부터 늘 항상 곰돌이 푸의 캐릭터를 보며 자랐는데

이렇게나 오래전에 탄생된 캐릭터라니 믿기질 않았을 정도로 놀랍다.


근데 왜 제목이 위니 더 푸일까?

그건 바로 WINNIE THE POOH가 곰돌이 푸의 본명이기 때문이란다.

알란 알렉산더 밀른이 그의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곰 인형 '위니'와 다른 동물 인형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고 WINNIE THE POOH라는 책을 만들었고 월트 디즈니가

만화영화화 하면서 [곰돌이 푸]로 제작되면서 우리들에게 너무나 익숙해진 곰돌이 푸가

되었던 것이다.

이제서야 알게 된 곰돌이 푸의 본명은 생각했다 훨씬 훌륭했다.




이 책에는 곰돌이 푸 외에도 숲 속에 사는 사랑스러운 동물 캐릭터들이 나온다.

겁 많은 피글렛과 우울한 이요르, 항상 똑똑한 크리스토퍼 로빈, 오지랖인 래빗,

허풍쟁이 아울등 개성 가득한 친구들이 함께 하는 숲 속.

지도까지 그려져 있어서 숲 속길을 걸어서 가면 그들을 만날 수 있을듯 한 행복한

상상을 하게 된다.


대단한 일은 일어나지 않지만 친구들과 함께하는 매일매일의 숲 속은 분주한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하나같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내 어릴적 친구들이 아직도 100에이커의 숲속에서 오손도손

살고 있는것 같아서 반갑고 그립다.






저자인 알란 알렉산더 밀른은 이 책을 통해 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던 걸까.

어른들에겐 그저 약간 바보스럽고 웃기는 행동들이지만 곰곰 생각해보면 숲 속 친구들은

누군가 어려움에 처하면 서로 서로 도와준다.

생일을 맞은 이요르에게 보잘건 없지만 선물을 준비하여 축하도 잊지 않는다.

함께 하고 서로를 아끼며 사이좋게 지낸다.

그런 점을 저자는 그의 아들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게도 알려주려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곰돌이 푸와 함께 자라온 우리 어른들에게도

잊고 있던 동심을 흔들어 깨워주고 어릴때의 순수함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오랫동안 소식을 못들고 살다가 오랫만에 어릴적 친구들 만난 듯한 기쁨과 그리움

추억이 동시에 밀려오는 책이다.


초판본과 동일한 삽화는 화려하지 않아서 좋다.

마치 그 시절 푸가 처음 탄생한 그 시간을 함께 하는 듯한 감동까지 전해진다.

표지 또한 재생용지를 사용한 듯한 100년전 감성이 묻어 있어서 더욱 좋다.

오래오래 곁에 두고 어릴때의 나의 추억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앨범을 들추듯

세상에 시달리고 찌들렸을때 꺼내서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과 제휴업체와의 협약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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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에는 코코아를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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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야마 미치코 작품인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이라는 책은

마블 카페와 인근 유치원을 주무대로 한 12편의 작품으로 구성된

연작 단편집이다.

작가의 책은 처음 접하게 되었지만 부드럽고 온화한 필치로

여성들의 고민과 그에 대한 힐링을 담고 있다.

정중하고 부드러운 문체라 책 읽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


12편의 각각 독립된 단편이지만 복선이나 얽히는 방법도 위화감 없이 자연스럽게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어 좋았다.

도쿄와 호주의 시드니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며 '장소'와 '사람'으로 교차점을

찾아가며 등장인물 각각의 시간이나 삶을 주제로 삼고 있다.

작가가 호주에서 생활하였던 적도 있어서 시드니를 배경으로 하는 단편들은

한번도 가본적 없는 낯선 곳의 정경을 그려가며 소설을 읽을 수 있어서 나에게는 나름 힐링이 되었다.





첫편인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이라는 단편은 늘 항상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찾아오는 손님인 그녀에게 마음이 가는 마블 까페의 젊고 훈남인 마스터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느날 여느 때와 다른 모습으로 까페를 찾은 그녀가 마음에 걸린다.

그날따라 늘 앉던 자리에 다른 손님이 이미 자리잡고 있어서 다른 자리에 앉은 채 축 늘어뜨린 어깨를 하고 고개를 푹 숙이고 앉아 있다.

그리고 그만 주르륵, 그녀의 뺨을 타고 내리는 눈물을 젊은 마스터는 보고 만다.


달리 그녀를 위해 해 줄것이 없는 마스터는 마음만 탄다.

그리고 마침 자리에 앉아 있던 손님이 마침 계산을 하고 나가자, 마스터는 '정리 선수권'이 있었다면

우승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빠르기로 테이블을 정리하고 그녀에게 말한다.


"비었습니다."

들뜬 목소리로 코코아 씨에게 말하자, 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얼굴을 들었다.

"늘 앉으시던 자리 말입니다. 좋아하는 자리에 앉는 것만으로

힘이 날 때가 있잖아요"


이 대단할 것 없는 관심과 배려의 한마디에 눈물을 짓던 코코아씨는 환하게 웃게 된다.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를 구원한다'라는 표지에 적혀있던 말처럼

다른 이에 대한 따뜻한 마음 한조각이면 충분히 세상은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이다.

매일 극악스러운 뉴스에 날카로워지는 요즘, 작가는 순하디 순한 소설로써 우리들의 마음을 보드랍게 만들고 싶었던 걸까.. 읽고 있으면 절로 마음이 순해진다.

"상대 입장이 된다는 건 어렵네요."

"그러네요. 그러나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전해질지 모릅다. 게다가 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 상상하는 것만으로 즐겁기도 하고."

일본이라는 사회적인 특성과 문화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할것이다.

일, 결혼, 출산, 육아.. 여성이기 때문에 인생의 통관절차처럼 치뤄야 하는 일들이다.

바라고 소원하는 일들은 불량스럽게도 어제는 잡히는듯 하다가 오늘은 열걸음 정도 저만치 달아나 있다.

또 힘을 짜내서 쫓아가려고 하지만 힘에 부쳐 주저 앉고 싶다.

절망스러운 그 순간에 누군가의 의도치 않은 배려가 지치고 힘든 이들을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소설은 열심히 피력하고 있다.


1.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Brown/Tokyo

2. 참담한 달걀말이 Yellow/Tokyo

3. 자라나는 우리 Pink/Tokyo

4. 성자의 직진 Blue/Tokyo

5. 만남 Red/Sydney

6. 반세기 로맨스 Grey/Sydney

7. 카운트다운 Green/Sydney

8. 랄프 씨의 가장 좋은 하루 Orange/Sydney

9. 돌아온 마녀 Turquoise/Sydney

10.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Black/Sydney

11. 삼색기의 약속 Purple/Sydney

12. 러브레터 White/Tokyo

각각의 단편에는 제목 되에 색깔이 적혀 있다.

에피소드에 따라 작가는 다른 색깔을 넣었다. 각 단편을 읽으며 독자는 어떤 색깔을 느끼게 되었는지 작가의 색깔과 비슷한지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듯 하다.

12편의 등장인물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재미도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이 따끈해지고 싶을때 부드러운 기분에 휩싸이고 싶을 때

추천할 만한 책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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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나에게 말하지 않은 것
로라 데이브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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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데이브의 장편 소설 '그가 나에게 말하지 않은 것'은 미국에서는

2021년 5월 출간된 미스터리 소설이다.

출판되자마자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현재도 베스트셀러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남들이 많이 보거나 많이 먹거나 많이 읽는 것은 그 만한 이유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이 소설이 미국 현지에서 1년 넘게 독자들의 주목을 받는 이유를 읽어보니

단숨에 알 수 있었다.

열두살짜리 낯선 여자 아이가 건넨 종이 위에는 남편인 오언의 글씨로 ' 해나에게 '라고 적혀있었다.

그리고 그 종이에는 급하게 휘갈겨 쓴듯한 필체로 단 한줄이 적혀 있었다.

"당신이 보호해줘"

결혼하지 이제 겨우 14개월된 해나는, 한창 예민한 16살 사춘기 딸이 있는 오언과 결혼을 하고

소살리토의 수상가옥에서 함께 살기 시작한다.

해나의 직업은 선반공으로 가구 디자이너다. 그녀의 작품을 사는 고객들은 대부분 돈 많은 부자들로 그들 사이에서 투박한듯, 독창적인 해나의 작품은 꽤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남편인 오언은 스타트업 it회사에서 개발자로 일을 하고 있다.

이들 가족에게 문제라면 반항기 심한 베일리가 아빠를 빼앗겼다고 생각하는지 새 엄마를 영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항상 틱틱거리기만 한다는 것이다.

해나는 자상하고 로맨틱한 남편을 사랑하는 만큼 베일리와도 친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그런데 날벼락같이 어느날 남편은 달랑 한줄짜리 메모를 남긴채 홀연히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그 말의 의미를 미처 헤아리기도 전에 학교에서 돌아온 베일리는 잔뜩 부은 얼굴로 자신의 학교 사물함에 아빠가 현금 60만불을 넣어두었다는 말을 한다.

뭔가 심상찮은 느낌을 받은 해나는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남편이 일하고 있는 회사의 대표가 횡령과 사기죄로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 알게된다.

수상가옥으로 연방 법원 집행관이 찾아오고, 그녀의 작업실로 FBI가 찾아온다.

남편이 회사 일에 연루되어 몸을 숨기고 있을거라고 생각한 해나는 남편의 행방을 찾기 위해 단독으로 베일리와 함께 티끌만한 단서를 가지고 오스틴행 비행기에 오른다.





비극의 끔찍함은 여기에 있다.

늘 희생자 옆에 있는 것이 아니라 슬며시 잊혔다가

어느 순간 다시 돌아온다.

남편의 행방을 찾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를 찾기 시작하면서 그녀가 사랑하는 남편 '오언 마이클스'는 실제하지 않은 이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의 고향, 출신학교, 출신대학, 사고로 죽었다는 베일리의 생모의 이름까지

모든 것이 다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된 해나..그리고 베일리..



이쯤되면 멘탈이 탈탈 털릴만할텐데 한 남자를 사랑하는 두 여자는

슬픔과 분노와 절망과 희망을 품고서 남편을, 아빠를 찾기 위해

낯설고 위험 가득한 여정을 계속한다.

진실을 알면 알수록 두렵고 혼동스럽지만 둘은 서로를 돕고, 서로를 의지하게 된다.

16살 반항기 많던 베일리가 드디어 새 엄마를 믿고, 그녀를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해나는 베일리를 위해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된다.

그녀의 인생의 괘도를 바꿔놓을 수 있는.. 하지만 그녀의 신념으로 선택하게 되는..

나는 이 소설의 재미는 짜릿한 흥분을 선사하는 미스테리와

가슴 따뜻해지는 가족애라고 생각한다.

남편의 행방을 쫓아가며 펼쳐지는 다이나믹한 상황들과 예상을 초월하는 전개는 435페이지나 되는 분량이 많다고 느껴질 사이도 없이 그 다음이 궁금해서 책장을 넘기는 손이 분주해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항상 데면데면했던 해나와 베일리가 낯선 곳에서 함께 위험한 상황을 겪고 헤쳐나가며 생기겐 된 끈끈한 동지애, 믿음, 사랑..

어려움이 닥치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알게 된다고 한다.

이 사람이 내 편인지 아닌지를..

내 옆을 지켜줄 든든한 내 편이라고 느끼게 되는 그 과정들이 뭉클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어떻게 해야 더 잘할 수 있는지는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했어.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건

어떻게 해야 더 쉽게 할 수 있는가야.

끝내 남편은 찾을 수 없었다. 더 이상은 함께 살 수 없게 된것이다.

스포가 될듯하여 자세히는 말할 수 없지만 해나의 선택은 옳았을까.. 나는 책을 덮은 후에도

그리고 이 매력적인 보라색 표지의 책이 눈에 띌때마다 문득문득 생각하게 된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글쎄.. 나같은 사람이라면 해나와 같은 선택을 하지 못했을듯하다.

그녀의 선택은 엄청난 용기와 인내와 외로움을 견뎌내야 하는 일이므로..

이 책이 인기에 힘입어 애플TV 신작 드라마로 확정되어 촬영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드라마가 나오면 꼭 정주행 하리라 생각한다.

책에서 느꼈던 긴장감과 비밀을 풀어나가는 게임 같은 구성, 가장 어려울때 피어난 가족애..

그걸 잘 그려낼 수만 있다면 드라마도 대박을 칠것임에 틀림없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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