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는 열네 개의 챕터로 시점이 모두 동일하지 않다. 주요인물들의 시점으로 그들의 심리 깊숙이 들어가기도 하고,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사건이 묘사되기도 한다. 배경과 심리 묘사가 세밀하며, 여러 관점의 서술이 퍼즐을 맞추듯 맞아들어간다. 13살의 브라이어니, 브라이어니와 나이 차이가 있는 대학생 언니 세실리아, 세실리아와 같은 나이로 이들 자매와 자라고, 이들 가문의 후원을 받아 교육을 받은 로빈, 그리고 자매의 엄마인 에밀리의 관점은 각기 다르게 와닿는다.
방학을 맞아 에밀리와 브라우니만 있던 저택에 가족들이 모이고 큰 오빠의 친구, 이모와 이모부의 이혼으로 친척 언니와 동생까지 모인 상황, 셰익스피어 같은 희곡 작가가 되려는 브라이어니는 갓 완성된 각본으로 가족 공연을 하려고 한다. 연극 연습에 달뜬 13살 아이의 부산스러움과 저녁식사 준비에 활기찬 저택은 사소한 몇개의 해프닝이 벌어진다. 해프닝이라고 할 수 없는, 경찰이 출두하고 범인이 잡히는 하나의 사건을 제외하면, 산발적인 에피소드가 있는 소란한 날 저녁이었다.
여러 인물의 깊은 심리, 여름날의 찌는 듯한 더위와 활기, 모두에게 버거운 일상의 소용돌이에 푹 빠져 재미있는 소설을 읽는 듯한 1부, 그 끝에 사건이 터지고, 갑자기 2부는 전쟁 한가운데에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