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 닮았다 - 과학적이고 정치적인 유전학 연대기 사이언스 클래식 39
칼 짐머 지음, 이민아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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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학이 정치적일 수 있다니! 모든 사람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통념을 파헤치고, 유사과학을 분리해서 올바른 이해로 이끌어 주는 책이 아닐까? 무척 기대되는 칼 짐머의 새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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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
에드거 앨런 포 지음, 박영원 옮김 / 새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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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단편 속에 공포적 분위기를 구현해 낸 시대를 앞선 애ㅔ드가 앨런 포! 단편선으로 여러 단편을 읽으며 공포의 세계로?! 무척 기대중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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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수메르 신화 한빛비즈 교양툰 23
멍개 지음 / 한빛비즈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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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큰 실타래를 푸는지 모르고 풀고 또 푸는데, 실이 계속해서 나오듯 끊임없이 이어지던 <수메르 신화>

단순한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해서 최초의 신화를 제대로 개괄해 볼 수 있었다.

너무 방대해!

쉬워 보이는 '만화로 보는' 책인데다, 흙으로 빚은 점토판에 남겨진 기록인 '최초의 문명사' <수메르 신화>의 내용이 많아봐야 얼마나 많겠냐고 생각했지만, 웬걸, 예상치 못한 웅장한 스케일과 디테일에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만화는 컷마다 대사도 있고, 적절한 유머로 재미있는데, 만화를 즐길 여유가 없었다. 그저 곁눈질로 만화를 보고, 흘끗거린 덕분에 신의 성격도, 상징들도 좀 더 쉽게 알 수 있었다. 만화는 거들 뿐(?) 알짜배기 수메르 신화가 총망라된 책이었다.

신화의 내용과 흐름에 집중하려면, 만화 위에 한 줄씩 있는 내용을 차근차근 읽어가야 한다. 총 24화의 만화는 한 화에 채 20페이지가 안되지만, 각 화의 제목 하에 상당히 많은 양의 내용이 담겨있다. 그리고 1화가 끝날 때마다 <멍개 상식>으로 다양한 지식으로 흥미와 이해를 높였다. 수메르 신화에서 그리스 로마신화, 태양계와 우주, 성경의 뜻밖의 상식을 접하면서, 수메르 신화에 대한 방대한 역사를 알 수 있었다.



우주? 이집트? 성경?

수메르 신화는 어째서 태양계를 다루고 있는 걸까? 정말 우주인일까? 그리고 근동, 이집트 지역의 유적인 피라미드, 스핑크스, 오벨리스크가 수메르 신화에서부터 연결된다. 그뿐만 아니라, 구약의 다양한 민족들, 아브라함 민족이 아닌 여러 민족들이 나온다. 창세기의 단위를 여기서도 보고, 바알이 등장하고, 대홍수와 카인과 아벨 이야기의 모티브까지, 예상치 못한 내용들이 수메르 신화에 등장한다. 구약은 성경으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익숙한데, 수메르 신화는 왜 그만큼 명확하게 총망라되지 못한 걸까? 저자 멍개님은 어떻게 이렇게 많은 이야기들을 다 수집하고 정리하신 걸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과, 계속되는 신기한 이야기, 제대로 된 개미지옥 같다.



강력한 상상력 자극제

가장 오래된 최초의 문명사이니 만큼 확실히 알 수 없다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매력적이고, 상상력을 자극한다. 수메르의 창조우주론, 니비루 행성이 존재한다는 가정하에 다뤄지는 초고대외계문명설은 독특하고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하지만 수메르 신화의 상당 부분은 이 창조 우주론과는 별개로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실제 지역적 배경을 가지고 있고, 성경에서 기원 전후의 역사적 상황과도 맥을 같이 한다. 종교의 시대, 인간의 형상을 한 유일신 이전의 신화이고 아무 제약 없이 펼쳐진 문명이다. 가톨릭이 신성을 정의하기 전, 신과 우주에 대한 종교와 과학 이전의 상상력, 그 원형을 맛볼 수 있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인간의 욕망의 원형을 담고 있다고 하는데, 수메르 신화도 수많은 욕망과 창조력, 상상력의 원형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강력한 상상력 자극제, 모티프의 보고가 아닐까?

에필로그의 아쉬움에 힘입어 길가메시 서사시를 읽어보고 싶은데, 몇 권 서칭해 보았지만 녹록지 않아 보였다.

아무래도 멍개 작가님을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너무 배경지식이 없어서, 나에게 길고 긴, 예상치 못하게 심하게 신선했던 책이었다.

힘들게 읽고 보니, 그리고 길가메시 서사시를 잠시 서칭해보니 만화로 보는 쉽고도 멋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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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이코노미 - 유튜브부터 챗GPT까지 나만의 방식으로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는 웹3.0시대 새로운 수익의 기술
안정기.박인영 지음 / 한빛비즈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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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일 발매한 신간, 최신의 주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읽으면서 신세계를 탐구해 볼 수 있었다. 무한히 확장하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여러 가지지를 알 수 있었던 책!

알쏭달쏭 궁금증 - 해소?

'경제적 자유'가 가능한, 모두가 크리에이터인 시대를 살면서 궁금증은 시시때때로 생긴다. '그게 가능해?', '어떻게 가능해?', '나도 해볼까?', '왜 안되지?', '안되는 거 같은데?', '이제 여기는 아닌가?', '이렇게 가 아닌가?' 초보가 초보를 가르치는 판도, 무료로 제공되는 양질의 정보도 많지만, 그 속에서 길을 찾기란 쉽지 않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자체를 세 단계로 나누어, 발전 계보와 흐름, 차이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책을 읽고 보니, 아직도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1.0의 정보와 방법론에도 현혹되기 쉽다는 것 알 수 있었다. 번아웃을 경험하게 되는 구조의 개인 크리에이터들이 양산되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1.0은 이미 2.0으로 진화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2.0에서의 새로운 문제는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3.0은 AI, 챗GPT를 어떻게 활용하게 될지 알아보는 일은 무척이나 신선했다.



수많은 예시, 그리고 통찰!

책에는 많은 예시가 나온다. 해외 사례와 해외 사이트뿐만 아니라, 국내 작가의 책이니만큼 국내에서 유명한 유튜버, 인플루언서, 국내 기업의 시도가 예시로 나오니 이해가 훨씬 쉬웠다. 일부 사이트는 들어가서 탐색해 보기도 했다. 사이트 소개뿐만 아니라, 비슷한 사이트에서 통용되는 다양한 용어들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몰라서 찾아볼 수도 없었던 다양한 개념도 한 번에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NFT는 알지만 화이트리스트와 에어드랍은 몰랐다면, 자연스럽게 미리 연결해서 알 수 있어서 유용했다.

더불어, 책 중간의 '읽을거리'도 재미있었는데, 경제학자 존 메이너스 케인스의 여가시간 보편화 예측을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와 연결시키니, 전체를 조망해 다양한 이해를 해볼 수 있었다.

보통 사람의 경제

모든 궁금증이 해소되었는지 자문해 본다면, 현재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실시간 경제의 많은 모습과 미래를 전부 정확히 예측하고 모든 궁금증을 해소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많은 것들이 질서정연해졌고, 수많은 것을 정리하고 연결한 통찰들에 감탄하며, 더 이상의 혼란스러움보다는 이해와 기대를 할 수 있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 대한 이해와,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 어떻게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편승할 수 있는 주체가 될 수 있는지 궁금한 게 참 많았다. 그리고 아무것도 몰라도, 우리나라 인구의 34%가 크리에이터이니만큼(p.330, 국가별 전체 인구 대비 크리에이터 수 참조), 이미 보통 사람인 크리에이터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자각할 수 있었다.



이 책의 정리와 통찰, 그리고 앞으로의 예측을 기반으로 새로운 경제 흐름을 주체적으로 개척할 수 있는 보통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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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3
이언 매큐언 지음, 한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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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3부 중간까지만 읽어도 참 좋았을 걸 그랬나? 멋진 소설로 마무리될 줄 알았던 이야기는 3부 끝에서, 에필로그에서 새로운 문제를 마구 던져주며 <속죄>를 곱씹게 했다.

퍼즐 같은 전개

1부는 열네 개의 챕터로 시점이 모두 동일하지 않다. 주요인물들의 시점으로 그들의 심리 깊숙이 들어가기도 하고,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사건이 묘사되기도 한다. 배경과 심리 묘사가 세밀하며, 여러 관점의 서술이 퍼즐을 맞추듯 맞아들어간다. 13살의 브라이어니, 브라이어니와 나이 차이가 있는 대학생 언니 세실리아, 세실리아와 같은 나이로 이들 자매와 자라고, 이들 가문의 후원을 받아 교육을 받은 로빈, 그리고 자매의 엄마인 에밀리의 관점은 각기 다르게 와닿는다.

방학을 맞아 에밀리와 브라우니만 있던 저택에 가족들이 모이고 큰 오빠의 친구, 이모와 이모부의 이혼으로 친척 언니와 동생까지 모인 상황, 셰익스피어 같은 희곡 작가가 되려는 브라이어니는 갓 완성된 각본으로 가족 공연을 하려고 한다. 연극 연습에 달뜬 13살 아이의 부산스러움과 저녁식사 준비에 활기찬 저택은 사소한 몇개의 해프닝이 벌어진다. 해프닝이라고 할 수 없는, 경찰이 출두하고 범인이 잡히는 하나의 사건을 제외하면, 산발적인 에피소드가 있는 소란한 날 저녁이었다.

여러 인물의 깊은 심리, 여름날의 찌는 듯한 더위와 활기, 모두에게 버거운 일상의 소용돌이에 푹 빠져 재미있는 소설을 읽는 듯한 1부, 그 끝에 사건이 터지고, 갑자기 2부는 전쟁 한가운데에서 시작한다.

전쟁 vs. 속죄

내가 <속죄>의 영화 <어톤먼트>에 기억이 희미한 건 아마 전쟁신 때문인 것 같다. 전쟁이라면 치를 떨고 싫었다. 전쟁영화는 말할 것도 없이 최악의 영화. 도대체 어디서부터 슬퍼해서 뭘 기뻐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전쟁은 현실 속에 존재하는 사건이고, 모든 것을 전쟁 탓으로 돌릴 수 없는 개개인의 인생이 있다. 전쟁 속으로 개인이 속죄할 일을 던져버릴 수 있을까?

됭케르크 철수작전의 행렬 속, 전쟁 전 일을 떠올리며, 전쟁에서 살아남아야 할 이유를 되새기는 전개는 모든 상황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눈앞에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아무 죄 없는 주민들이 미사일을 맞아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가운데 용서와 복수, 기다림과 희망 사이의 외줄 타기는 더없이 위태로웠다. 3부는 일종의 속죄랍시고 간호사가 되기로 한 것 같은 인상(307p)의 간호사의 시점이다.

숨 가쁘게 달려온 2부에 비해서 3부는 다소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 불안을 잊기 위한 노동, 복종을 통한 자유, 자신을 혹사시키는 와중에 느끼는 해방감, 그리고 평행세계?


 


 


카페에서 속죄 중 / 집에서 속죄 중 / 갑자기 속죄 중 / 빵 사서 속죄 중? ~

하나의 소설로 끝나지 않는 이야기

3부를 끝까지 읽고, 또다시 달라지는 판도를 따라잡으며 에필로그를 읽다 보면 이 소설이 과연 하나의 소설인지,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속죄의 베일이 몇 번씩 벗겨지는지 차라리 참담한 심정이 된다. 이 책이 왜 걸작인지, 왜 마스터피스인지, 왜 소설이 최고인지를 실감한다. 몇 번씩 바뀌는 시점에 몰입해가며 극적이고 효율적이고, 그래서 획기적이며 아름다운 서술에 넋을 읽고 읽다가, 소설 그 자체에 매료되는 이야기이다.



빠르게 읽었는데, 한동안 다른 이야기를 읽고 싶지 않았다.

그냥 다시 처음부터, 또 처음부터 <속죄>를 몇 번이고 읽으며 매료되고 또 매료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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