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꿀벌의 멸종은 비단 파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꿀벌의 예언>이라는 제목을 보고는 꿀벌의 멸종을 막기 위한 일종의 환경 소설이 아닐까 했는데, 의외로 시간을 넘나드는 최면이 나온다. 그리고 최면과 어째서 예언이 만난다. 보는 것만으로 바뀌어 버리는 미래, 현재를 바꾸기 위해서 개입해야 하는 과거, 시간 여행은 복잡하게 얽힌다.
최면이라는 장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식의 접근을 통해 현대적인 설득력을 갖는다. 주술 또는 뉴에이지가 아닌 자신을 찾고 내면에서 보다 많은 가능성을 발견하는 정신의 고양으로 풀어낸다. 최면도, 예언도, 시간 여행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이야기 속에서는 생생하고 몰입력 높은 이야기로 응집된다. 그리고, 직은 곤충, 평범한 동물, 그리고 방대한 지식과 지적 유희, 새로운 통찰, 놀라운 재해석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읽는 재미가 아닐까? 고대, 중세, 르네상스, 현대를 잇는 역사의 거시적 흐름과 누구나 잘 아는 성경의 이야기는 그저 거들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