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감정들 - 나를 살아내는 일
쑥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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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마다의 '무명'이 내비춘 감정들을 포근히 안아주는 흰 천 같은 책

✒️ 서평

사실 난 인스타툰을 잘 보지 않는다. 싫어서 그런 것은 아니고, 단순히 인스타툰이라는 창작물의 형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서 그렇다. '쑥 작가가 그리는 인스타툰이 있다'라는 것을 이 책을 접하고 나서 처음 알았고, 그렇게 백지 상태에서 이 책을 한 장 한 장 읽어 나아갔다.

책의 프롤로그에서는 책의 주인공 '무명이'가 '무명'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경위를 그리고 있다. 비어 있다는 것은 무엇으로든 채울 수 있다는 말이며, '무'는 '가능성의 무'라는 작가의 해석이 인상적이었다. '무명無名'이 아니라 '무명無明'이라는 것도 재미있는 지점이었다. (당연히 전자의 의미일 줄 알았는데!)

쑥 작가의 인스타툰은 그림으로 승부하는 인스타툰이 아니라 글로 승부하는 인스타툰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단행본으로의 물성화가 굉장히 잘 어울린다. 짧은 호흡의 글로 독자들에게 차근차근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는데, 어쩐지 시가 가진 호흡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력적인 짧은 호흡의 문장과 신비로움을 지닌 캐릭터 '무명이'가 어우러져 아주 매력적인 인스타툰이 되었다.

자신이 이름 없는 무명無名의 존재처럼 느껴질 때, 혹은 빛이라고는 없는 무명無明의 존재처럼 느껴질 때. 이 책을 읽으면 좋을 듯하다. 당신의 쌍둥이 무명이가 당신만을 위한 문장을 이미 준비해놓았으니 말이다.

✒️ 문장 수집

다정은 노력으로 가지게 되는 것이지만 다감은 태어날 때부터 물렁한 마음을 가지면 되는 거라서 다감은 쉽고 다정은 어렵다. 다정은 내내 고민하게 되는 것이어서. (p. 51)

묻지 못하는 슬픔이 있고 대답하지 못하는 초라함이 있어, 나는 기꺼이 침묵을 선택한다. 내비치지 못하는 참담함이 있고 헤아리지 못하는 다정이 있어, 나는 고민 않고 고요를 택한다. (p.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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